맛있는 카레 만드는 법은 여럿 있지만 맛없는 카레 만드는 법은 거의 없다.
아니, 아내의 밥이 맛없다 스레로 가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건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까지 알고 싶은건 아니다.
무슨 소리를 하고 싶냐고하면, 시판 카레가루만 사용하면 실패하는건 거의 없는 카레를 초등학생 야외취사 메뉴로서 선택되는건 필연이라는 것이다.
 
"남자는 불 준비. 여자는 식재를 구하러 갔다와라"
 
"아니, 히라츠카 선생님. 불 준비하는데 네 명은 많지 않습니까? 야채라던가 무거운게 많이 있을테니까, 제가 가질러 가겠습니다"
 
그런 내 발언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히라츠카 선생님이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유키노와 코마치가 응응 끄덕이는 점에서 보아, 저 녀석들은 내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다.
뭐, 별거 아니다. 언제나 처럼 코마치의 가르침이다. 어무리 무거워도 10kg은 안 될테니 나 혼자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런가. 그럼 여자는 돌아올때까지 조금 쉬어라. 재료를 갖고오면 밑준비를 할테니 그런줄 알거라"
 
말하면서 재료를 가질러 가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뒤를 쫓는다.
 
 
 
 
 
"심심하면 순찰이라도 할까"
 
카레 준비도 끝나, 이제 완성을 기다리면 되지만 심심해하는 우리들에게 히라츠카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한다.
'나는 사양이다만'이라는 뉘앙스를 느끼게 하는 점에서 정말로 성의가 없다. 뭐, 히라츠카 선생님은 우리들의 감독이지 아동 인솔자가 아니므로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뭐, 초등학생과 대화할 기회는 그리 없으니까요"
 
아마, 네가 초등학생일때는 매일 대화하고 있지 않을까.
 
"아니. 냄비에 불떼고 있으니까요"
 
"그렇군. 그러니까 근처 한 군데 정도군"
 
……뭐, 냄비 상태를 보는것 만이라면 혼자서도 충분하고, 가고 싶다면 가면 된다.
 
"내가 냄비를 보고 있으마"
 
누가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카레가루를 집어넣은 바보가 있으니까. 제대로 보지 않으면 확실하게 늘러붙는다. 그리고 그런 맛없는 카레는 나는 먹고 싶지 않다.
 
"신경쓰지마라, 히키가야. 내가 봐주마"
 
……어째서 당신은 저를 남과 연관짓고 싶은겁니까.
그저, 그 방식에 의미가 없다구요. 나는 필요를 느끼지 않으니까 관여하지 않는것 뿐이지, 필요하다면 관여하겠다고 말했을 것이다. 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자원봉사로서 곤란해하는 아동을 돕는건 보통이며 필요한 일이다. 스스로 나서서 하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역할을 연기하는 자체에 불만이 있는건 아니다.
말을 꺼낸 사람을 필두로 가장 가까운 그룹을 찾아가고, 이윽고 깨닫는다.
 
"카레 좋아해?"
 
주위에 혼자 있는게 당연하듯 방치된 츠루미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내가 눈치챘으니까 당연히 유키노도 눈치채고 작게 한숨을 쉰다.
저 녀석, 역시 깨닫지 못했군.
낮에 봤던 광경의 연장 같은 상황. 오히려 악화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방금전에는 어디까지나 넷 안에 밀어넣은것 뿐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츠루미는 아동 전체 속에 집어넣어진 상태다. 싹싹하고 다정한, 인기많은 자원봉사 오빠. 거기다 개인적으로 말을 거는 츠루미에게 다수의 시선이 꽂힌다.
자칫하면 독점하고 있다고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이 상황에서 그건 아니다. 츠루미의 대답과 불문하고서 악감정이 향하는건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둬, 로리콘!"
 
"히, 히키타니. 갑자기 무슨 소리를"
 
어떻게 대답을 해도 악감정을 향하는건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대답조차 없으면 된다.
 
"얌전히 두 손을 들고 천천히 뒤로 빠져라. 알겠냐, 천천히다"
 
"그러니까 무슨 소리를"
 
"닥쳐 로리콘. 초등학생 여자애한테 개인적으로 말을 거는 놈이 로리콘이 아니면 뭐라는거냐"
 
로-리-콘! 로-리-콘!
손을 치며 부추긴다. 서서히 나의 콜이 아동들에게 퍼져서 이제는 많은 아동이 로리콘 콜에 참가하고 있다.
시기를 보고 가장 먼저 내 콜에 반응한 여자애한테 살짝 귓속말을 한다.
그리고 등을 밀어 끝을 낸다.
 
"경찰아저씨! 이 사람이에요!"
 
 
 
아동들의 입장에서 봐도 좀 장난친것 뿐이다. 그런 소동이 끝나면 변명하는건 간단한 일이고, 그건 저 녀석 자신에 손에 맡긴다.
저 녀석이 없어도 카레 만들기는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까.
 
"잠깐 히키오! 방금 그거 뭐야!"
 
카레 만들기에는 문제 없었지만, 내게는 문제가 있었다. 파트너를 로리콘 취급당한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미우라가 내게 다진다.
 
"자자, 애들도 즐거워보였으니까 됐잖아. 아니면 미우라는 저녀석이 로리콘이면 곤란한거라도 있냐?"
 
내 말에 미우라는 대답이 막힌다. 그보다, 가까이에 썩은 사람도 있으니까 로리콘이 늘어난다 한들 새삼스럽다고 생각하지만.
분개하는 미우라를 에비나에게 맡기고 나는 그 자리를 뒤로했다. 미우라를 달래면서 내게 눈짓하는걸 보건데 에비나는 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모양이다.
 
소동에서 벗어나 사람 없는 곳으로 향했을텐데, 어째선지 거기에는 유키노가 있었다.
 
"정말이지 수단을 고르지 않는 사람이구나"
 
접근하는 나를 깨달았는지 유키노가 말을 걸었다.
 
"조금은 자원봉사답게, 애들을 띄워준것 뿐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나쁜 판단은 아니잖냐? 한 사람을 표적으로 집단에 일체감을 붙여준다. 사실무근하니까 변명해주는것도 쉬울테니 말이다"
 
실제로 시선을 향하니 미소짓는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있다. 오해는 벌써 풀었을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잖니?"
 
내 생각을 꿰뚫어보듯이 유키노는 나를 빤히 쳐다본다.
 
"글쎄다"
 
그런 유키노의 시선에서 눈을 피한다.
무언. 이렇다할 대화도 없이 취사 연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런 우리들에게 소동에서 밀려나듯이 한 명의 소녀가 다가온다. 말할것도 없이 츠루미다.
 
"……바보 투성이"
 
일시적인 소동에 들어갈 수 있다면 애시당초 혼자가 아닐 것이다. 그런 소동을 보고 바보라고 단정 짓는 점에서 꽤나 소질을 느낀다. 주스를 사주자.
 
"뭐,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세상은 대개 다 그런거다.  빨리 눈치채서 다행이군"
 
바보처럼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극히 자연스럽게 모두의 틀이라는 것을 형성헌다. 모두의 틀을 의문시해버린 것이 올바른건진 모르겠지만.
내가 그렇게 말을 하니 츠루미는 이상하다는 얼굴을 한다. 평가를 하는듯한 시선에 의도를 알아챌지 모른다.
 
"덧붙여, 그 일부 예외라는 것이 이 남자야"
 
"너도 비교적 그런 느낌이잖냐"
 
"그렇구나, 약간 불본의하지만. 너랑 똑같다고 하는 그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어"
 
우리들의 대화를 츠루미는 묵묵히 듣고 있었다.
조금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이름"
 
"히키가야 하치만이다. 잘 부탁해 츠루미"
 
"유키노시타 유키노야"
 
"그리고, 저게 유이가하마 유이다"
 
"응, 왜? 무슨 일?"
 
유키노를 찾았는지, 탓탓 달려온 유이를 가리킨다. 갑자기 화제가 와서 놀라지만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왠지 모르게 헤아린 모양이다.
 
"나 유이가하마 유이야. 츠루미 루미였지? 잘 부탁해"
 
하지만 츠루미는 유이의 말에 끄덕일뿐이지 그쪽을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발밑을 보면서 띄엄띄엄 입을 연다.
 
"왠지 그쪽의 둘은 다른 느낌이 들어. 저쪽 사람들이랑"
 
좀 알기 어렵지만, 아마 그쪽 둘이란 나하고 유키노. 저쪽 사람들은 웃는 얼굴로 장난치는 저 녀석들일 것이다.
뭐, 확실히 다르군. 나에게는 저쪽 사람들 처럼 '모두 사이좋게' 하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나도 달라. 저쪽이랑"
 
자신에게 말을 들려주듯 츠루미는 중얼거린다. 그 말로 봉사부의 '모두 사이좋게' 대표인 유이가 물고 늘어진다.
 
"다르다니, 뭐가?"
 
"주위는 다들 애들 투성인걸. 나는 그 안에 잘 있다고 생각하지만. 뭔가 그런거 귀찮아서 그만뒀어. 딱히 혼자여도 괜찮아서"
 
뭐, 그렇게 자신에게 말하는것 뿐이겠지. 주위를 애들이라고 단정짓고, 정말로 내려다보고 있다면 아래를 바라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 그치만. 초등학교때 친구들이랑 추억같은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에"
 
"딱히 추억같은거 필요없어……. 중학교 들어가면 딴곳에서 온 사람이랑 친해지면 되니까"
 
그녀는 자신의 말에 모순을 깨닫고 있는걸까. 추억을 필요없다고 하면서도 새로운 친구와 추억을 만들려고 하는 모순을.
 
"안 됐지만 그렇게는 안 돼"
 
그렇게 단언한것은 유키노다.
 
"네가 다니는 초등학교 학생도 같은 중학교로 진학하잖니? 그럼 같은 일이 일어날 뿐이야. 이번에는 '다른 곳에서 온 사람'도 같이 말이지"
 
유키노의 말에는 깊은 실체험이 동반하고 있었다. 그것도 당연하다. 그녀 자신의 체험담이니까.
그녀에게 들은것은 유학후, 귀국하고나서 학교생활 뿐이다. 하지만 유키노가 유키노인 이상, 유학 전에도 같은 상황이었을 거라는건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환경이 변한 정도로 한번 형성된 인간관계는 변하지 않아. 출처는 나' 라고 말하는 서툰 녀석이다.
초등학생에게 일찍이 자신이 본 잔혹한 현실을 보여줘서, 거기다 자신이 원망받고 분발하는 재료가 되어준다면 좋다. 그런 의도가 감추어져 있다.
……하고 있는 짓이 하루노 씨랑 똑같잖냐.
 
"그 정도는 너도 알고 있지 않니?"
 
유키노는 더욱 몰아붙인다. 그 모습은 고통마저 느낀다.
마음을 안다면, 공감할 수없다면 달래주면 된다. 나도 그랬다며 다정하게 안아주고, 상처를 달래줘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탓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키노는 그렇지 않는다.
 
――만약 내가 우수한 언니의 뒤를 쫓고 있다고 하면 어떡하겠니?
 
하루노 씨와 만난 그 날, 카페에서 유키노는 그렇게 말했다. 요컨대 유키노는 질투받으면서도 질투하고 있던 것이다.
우수한 능력, 미모. 그로 인해 남들에게 질투받고 그럼 자신은 더욱 우수하다며 자신이 멋대로 생각한 언니에게 질투한다.
그 상황에 있어 그녀는 질투를 원동력으로 자신을 소외하는 녀석들과는 다른 존재로 있으려고, 한결같이 자신을 드높히는걸 선택했다.
그런 선택을 한 그녀에게 있어, 상처를 달래주는건 발을 묶는 행위 말고는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
강하고, 강하게. 기세게, 고고하게 있으려고 하는 유키노. 그런 그녀라면 나를…….
 
"중학교에서도, ……그런식으로 되버리는걸까"
 
오열 섞인 츠루미의 목소리에 제정신을 차린다.
아니, 듣고 있었어. 제대로 듣고 있었거든.
세 문장으로 줄이자면 집단심리, 당하면 당한단대로, 되갚아줘라. 뭐 이런거겠지.
그러고보니 중학교때 도서관에서 심리학 관계 책에 빠져 살았지-. 자신의 이상함의 근원을 알려고 한다거나, 중2병을 생각해서. 결국 학문으로서 이해는 깊어졌지만 그것이 자신을 살리는것이 아닌, 자신의 이상함이 떠오르게 된 것으로 끝났지만.
그보다 나를 모방해서 다들 같은 행동을 할 의미가 어디에 있는건데. 자신의 의사를 구성하는건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집단심리 따위에 따라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뭐, 그러니까 나는 혼자인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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