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야 하치만은 사랑을 모른다.【3】
 
 
 
 
 
그리고나서 퇴원까지 일주일간 여러 사람이 병문안을 하러 왔다.
 
엄마랑 코마치는 이쪽이 식겁할정도로 울었지만,그래도 나를 생각해서 껴안지는 않는다. 껴안는것도, 사랑의 표현 중 하나. 나에게는 너무 무겁다. 너무 괴롭다.
 
거기다 하루 누나. 이 사람은 평소같은 밝은 기세는 없고, 진심으로 나를 걱정했다. 하지만 하야토가 하루 누나를 보는 얼굴이 조금 빨갰던건……감기라도 걸렸나?
 
거기다 유이가하마네 가족. 학교 선생님. 하야토네 가족도 와주었다. 다들 너무 걱정하잖아. 고작 골절가지고.
 
그리고 예상대로 일주일후 퇴원. 맞이하러 와준건 코마치랑 엄마. 평일에 퇴원이었는데, 어째서 코마치가?
 
"어쩐 일이야, 코마치. 진급해야하는데 땡댕이냐. 오빠는 그런거 칭찬 못한다"
 
"바보. 오빠 퇴원 축하하는게 당연하잖아. 학교 쪽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선생님한테 말했더니 공결 취급 해줬으니까"
 
"하아? ……아, 과연"
 
코마치네 지금 담임은 나의 중학교시절 담임이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보내준건가. 그러니까, 골절 정도로 너무 호들갑이다.
 
"하치, 오늘 어디 가고 싶어? 어디라도 좋아"
 
"음? ……어디라도 좋아. 두 사람이 알고 있는, 맛있는 가게로 소개해줘"
 
"……알았어"
 
"오빠……"
 
어? 왜 그렇게 비통해보이는 표정을 짓는거야?
 
"(자신의 의사가 통하지 않는다는걸 생각하니까……)"
 
"(그 남자……!)"
 
이번에는 분노!? 뭐야 이 백면상…….
 
엄마랑 코마치의 추천으로 어째선지 고급 노포의 초밥가게에 데려가졌다. 뭐, 초밥은 내 역사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요리중 하나지만……퇴원 축하치고는 지나치게 고급스러운거 아냐?
 
"괘, 괜찮아? 이런 고급 가게에 와도"
 
"오빠는 아무 신경쓰지 말고 많이 먹어! 그치, 엄마"
 
"아아. 하치, 오늘은 죽을만큼 먹어도 돼"
 
"??? 고, 고마워요"
 
왜 둘 다 이렇게나 다정한거야? 죽을만큼 먹을 수 있다면 먹을거지만. 아, 역시 죽을 만큼은 관둘래. 죽는거, 하치만, 싫어.
 
카운터에서 가족끼리 점심. 고급노포인 만큼 지금까지 먹으러 온 초밥가게 중에서도 제일 맛있다.
 
"맛있네"
 
"이렇게 맛있는 초밥은 처음이야!"
 
"얘. 코마치, 조용히 해"
 
라고 하면서 다정한 표정으로 코마치의 머리를 쓰다듬는 엄마. 나는 그 얼굴을 보지 않도록, 초밥 쪽으로 눈을 돌렸다. 정말이지, 내가 생각하도 참 귀찮은 놈이다.
 
배 한 가득까지는 아니더라도, 배 8할까지는 먹고 가게를 나온다. 재판때 받은 돈이 있으니까, 이런데 왔던걸지도.
 
"오빠. 내일부터 학교 갈거야?"
 
"아아. 하야토랑 유키노가 노트를 갖고 와줬으니까 일단 공부면은 괜찮겠지만, 학교에는 가야지"
 
"이번에는 조심해라구?"
 
"뭐, 사고를 겪는건 좀처럼 없잖아. 걱정하지 마"
 
"……응"
 
~~~~~~~~~~~~~~~~~~
 
플래그라고 생각했어? 유감! 제대로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뭐, 하야토에게 말했더니 집까지 마중나와줬지만. 유키노랑 같이. 하야토는 그렇다치고 왜 유키노도?
 
"야, 왜 유키노도 있어?"
 
"……그, 그게……으, 으으……///////"
 
……말을 머뭇거린데다 눈을 피했다. 뭐, 하야토의 눈 앞에서 하야토랑 같이 있고 싶다고 말 못하겠지.
 
"미안. 말하기 어려운걸 물었다"
 
"에……괘, 괜찮아. 응, 괜찮아……후후"
 
응? 왜 기뻐하는거야?
 
"(서, 설마, 하치만을 좋아하는걸 개닫고……꺄----!)"
 
"(아마, 유키노랑 하치만이 생각하는건 다른 의미라고 생각하지만……재미있으니까 조용히 있자)"
 
유키노는 가끔 영문 모를 짓을 하네. 밖에서 보는 측에선 재미있지만.
 
"있잖아, 저거……"
"소문난 핸섬 신입생이야……!"
"하야마 멋져……"
"야, 유키노시타도 있어"
"여전히 예뻐……"
"하지만……"
"아아……"
"누구야 저 남자……"
"기분 나쁘네"
"눈이 죽어있어……"
"칫, 뭐야 저 녀석……"
 
으-응……다 들린다, 너네. 뭐, 유키노랑 하야마의 방해가 된다는 자각은 있으니까.
 
"……하치만, 가자"
 
"열받네. 지금 험담한 녀석은 얼굴을 기억했으니까 이름도 조사해둘까"
 
"아, 그거 조사 끝나면 나한테도 정보 줘"
 
"물론이야"
 
"아하하하하"
 
"우후후후후"
 
……가끔 두 사람이 무섭다고 생각하는건 나 뿐인가?
 
"나랑 하치만은 같은 교실이니까. 갈까"
 
"유키노는 J반이었지? 그럼 또 봐"
 
"아……으, 응……//////"
 
방금전까지는 상당히 큰 목소리였는데 갑자기 작은 목소리……어째서야.
 
"하치만은 죄많은 남자네"
 
"무슨 소리야"
 
"그건 안 말해. 지금 네 상황은 말해본다한들 어떻게 안 되니까"
 
"뭐야 그거"
 
하야마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고, 잽싸게 혼자서 걸어가버린다. 뭐야.
 
교실로 가던 도중에 아까전의 일로 나쁘게 눈에 띄었는지, 여기저기서 적의있는 시선을 느낀다. 이런 시선은 초, 중학교때 시점에서 익숙해져 있다. 왜냐면 항상 그 둘이 있었으니까.
 
"야, 거기 너"
 
"……응? 나?"
 
목소리가 들린 쪽에는 팔짱을 낀 떡대 좋은 남자가 있었다. 에, 이거 위험하네?
 
"너, 유키노시타랑 뭐야? 뭐냐고"
 
"뭐냐니, 단순한 소꿉친구인데……윽!"
 
두통과 함께, 남자의 적의가 몸에 꽂혔다. 아직 맞은것도 아닌데 느낀다는건, 진짜 적의…….
 
"왜 너 같은 놈이……! 이게!"
 
"이봐"
 
휘둘러 올라간 팔이 누군가에게 막힌다. 그걸 하야토라고 깨닫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하치만한테……무슨 짓을 할 생각이야"
 
"하, 하야마……네놈하고는 관계없잖아!"
 
"있어. 하치만은 내 친우다"
 
친우가 아냐. 친구지만.
 
"하야토……미안"
 
"사과하지마. 사과해야하는건……너잖아"
 
"시, 시끄러워어어어어!"
 
휘둘러올려진 주먹이 이번에는 하야토에게 향했다. 하지만 나는 전혀 하야토에 대한 걱정은 안 한다.
 
"어이쿠"
 
왜냐면, 하야토가 싸움에서 진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까.
 
살짝 뒤로 물러서면서 피한 하야토는, 뺨에 가벼운 펀치를 받았다.
 
"이걸로 정당방위다"
 
뻗은 팔을 잡고, 화려하게 엎어치기. 내가 폭력을 싫어하니까 때리는건 그만둔건가? 역시 좋은 녀석이다.
 
엎어치기를 먹인 하야토는 산뜻한 미소로 일어섰다. 거기에 소란을 피우는 구경꾼이 시끄럽다.
 
"나, 남자끼리 우정!? 와・씁・니・다・요-!"
 
부샤아---!
 
"너, 너 괜찮아!?"
 
우왓, 뭔가 붉은 분수가 나오고 있어…….
 
"하치만, 괜찮아?"
 
"뭐. 중학교때부터 이러니까. 하지만……역시 적의에는 민감한것 같아. 주춤거리고 말았어"
 
한심하다……언젠가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지금은 좀 어렵지만.
 
"……하치만, 지금 이대로라면 안 될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천천히 나아가자"
 
"아아, 알고 있어. ……그런데, 어디에 메일 보내는거야?"
 
"유키노네 부모님이랑 유키노랑……하, 하루노 누나한테"
 
왜 마지막에 말을 더듬은거야.
 
"어째서?"
 
"뭐, 조금 일이 있어. 하치만은 신경쓰지 않아도 돼"
 
따돌려진것 같아서 상처입어라-(국어책 읽기).
 
"자, 가자"
 
"이 녀석은 괜찮아? 내버려둬도"
 
"괜찮아, 대책은 짜뒀어. 거기다 나는 맞았으니까 반격한것 뿐이야. 그렇지, 얘들아?"
 
"꺄---!"
"하야토 멋져---!"
"하야토-!"
"젠장, 얼짱이다……!"
"분하지만 얼짱이야……"
"우와-. 하야토 진짜 쩔어-"
 
이 녀석……산뜻하게 미소와 얻어맞았다는 현실로, 주위를 단번에 아군으로 만들었어. 소꿉친구인데 이 차이는 뭐야?
 
"나, 너랑 친구라서 다행이야"
 
"그, 그래? 그건 영광이네"
 
왜냐면 적으로 돌리면 주위에서 폭력받아서 나 죽을거라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못하니까.
 
선생님이 오기 전에 교실로 향한다.
 
 
 
 
 
 
 
 
 
 
 
 
 
 
 
 
 
 
 
 
 
 
 
 
 
 
 
 
 
 
 
 
 
 
 
기절한 남자가 새까만 차에 납치되었다는걸 모르고.
 
 
 
 
~~~~~~~~~~~~~~~
 
수신 : 유키노시타 아버지, 유키노시타 어머니, 유키노, 하루노 누나
착신인 : 하야마 하야토
제목 : 히키가야 하치만을 지키는 모임
 
하치만이 어떤 학생에게 폭력을 당할뻔할때 아슬아슬하게 막았습니다. 하지만 두번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 학생에게 엄중한 처벌을 부탁합니다. 학생은 교문에서 기절하고 있습니다.
 
~~~~~~~~~~~~~~~
 
 
교실에 도착하니, 하야토와 함께 있던것 뿐인데 엄청 주목받았다. 뭐, 입원했으니까 '누구야 이 눈이 죽은 놈' 상태인거겠지.
 
"하치만, 우리가 있으니까 괜찮아"
 
"……뭐, 감사만 해둘게"
 
아직 학교가 시작한지 일주일이니까, 자리바꾸기는 하지 않아서 하야토의 뒷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보니 하야토랑 같은 반이 되면 기본적으로 앞뒤로 앉는군.
 
"하야토 안녕-"
 
"아아, 안녕"
 
"하야토-"
 
"안녕"
 
이런 광경도 당연하지. 하야토가 좋아할 녀석이 있는건 모르겠지만 힘내라.
 
드르륵
 
뒷문이 기세 좋게 열리고, 교실의 시선이 그 사람에게 향했다. 아마, 아니, 절대로 학년 1위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그 이름대로 눈처럼 하얗고 차가운 소녀.
 
그래. 우리들의 유키노시타 유키노다.
 
유키노가 천천히 교실로 들어와서 교실 안을 돌아본다. 그리고 우리를 발견하고 그 하얀 피부를 빨갛게 물들였다. 너, 하야토 너무 좋아하잖아.
 
"저, 저기……하치만……그게……//////"
 
"어, 나?"
 
순전히 하야토한테 용건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유키노, 힘내"
 
"…그, 그래……하,하치만. 저기……괘, 괜찮아……?'
 
……뭐가.
 
"야, 유키노. 너 정말로 학년 1위야? 전혀 요령을 못 잡잖아"
 
"유키노"
 
"으으~……커흠. 마, 맞을뻔했다고 들어서……걱정되서……"
 
"벌써 소문이퍼졌나. 되게 빠르네"
 
그렇게나 눈이 띄었으니까……특히 하야토가.
 
"나는 아무것도 안 했어. 그보다 하야토 걱정을 해줘라. 얻어 맞았으니까"
 
"하야마는 괜찮아?"
 
"응, 고마워"
 
……뭘까, 이 압도적인 차별. 모르겠다…….
 
"그, 그래서……그게……하, 하치만도 괜찮아……?"
 
"……뭐, 그래"
 
"휴우……다행이다……"
 
"""""읏"""""
 
그 표정은 정말로 안도한 미소로, 주위 모든것을 색이 바래지도록 할 만큼 빛을 뿜고 있었다. 아마 교실안에 있는 녀석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 나조차도 순간 두근거렷으니까.
 
"그럼 교실로 돌아갈게"
 
"어"
 
"또 봐, 유키노"
 
교실을 나가는 유키노에게 남녀 불문하고 모두 못이 박힌다. 그 정도로 방금전의 유키노의 미소는 파괴력이 있었다.
 
"인기남은 괴롭구나, 하치만"
 
"자기 자랑을 하는거면 짜증나니까 그만해라"
 
"(하치만을 말하는건데……뭐 됐나)"
 
띵-동-댕-동……
 
종이 울고, 교실 밖에 있던 녀석들도 안으로 들어온다.
 
이제부터 시작하는 고등학교 생활에, 조금이지만 기대를 하고 있는 나. 하지만 그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나인 이상은……
 
 
 
 
 
 
 
 
여담이지만, 우리를 때리려던 학생은 다음날 홀쪽하게 마른상태로 등교했던 모양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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