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실은 바닐라 엣센스의 달콤한 냄새로 감싸여있었다.
왜 가정과실에 있냐고? 그건 유이가하마의 의뢰가 『수제 쿠키를 먹어줬으면 하는 사람이 잇는데, 자신감이 없으니까 도와줬으면 싶어』이기 때문이다. 설마 봉사부 부실에서 작업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왜 너는 그렇게 지친거야?"
 
부장인 유키노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다운되어 있는데 괜찮나? 일단 나도 쿠키를 만들지만 유키노만큼 잘하지도 않고, 가르칠 수 있는 자신이 없다. 까놓고 말해 유키노가 의지처였는데……
 
"아니, 유이가하마와 대화하는데 좀 지쳤을 뿐이야……. 그녀, 전혀 이쪽 이야기를 듣지 않는걸"
 
대화만으로 유키노를 이렇게까지 소모시키는 유이가하마 씨 쩔어~! 그보다, 무슨 얘길 한거야?
 
"그건 큰일이었구만……"
 
"남일이라고 생각하긴………뭐, 됐어. 작업을 시작하자"
 
유키노는 익숙한듯이 냉장고를 열고 계란과 우유 등을 가져온다. 그 밖에도 조리기구 등을 척척 준비하기 시작한다. 재빠르게 준비를 마치니 여기서부터가 진짜라는듯 에이프론을 입었다. ……매일 보고 있지만, 역시 교복에 에이프론은 잘못되지 않았어!
 
―――――――――――――――――――――――――――――――――――――――――――――――――――――――――
 
결론부터 말하자. 유이가하마에겐 요리 스킬이 결여하고 있었다. 그릇에는 조이풀 본전에서 파는 목탄같은 쿠키? 아니, 물체 X가 올려져 있었다.
 
"어이, 이거 진짜로 먹는거냐"
 
"먹을 수 없는 원재료는 쓰지 않았으니까 문제없어, 아마. 거기다 나도 먹을거니까 괜찮아"
 
"어이, 이상한 짓은 하지마. 진짜로 농담이 아니니까 그만둬. 그만두세요"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그녀의 의뢰를 받은건 나야? 책임 정도는 질게"
 
단고하게 결의를 보이는 유키노. 싫다, 내 약혼자 멋져……//// 라고 생각하자, 물체X를 집어든 유키노는 꼬옥 내 손을 움켜쥐었다. 기분탓일까 눈이 조금 젖어있는 유키노에게 뀽! 해버린다. 싫다, 내 약혼자 귀여워. 였다.
 
"……하치만. 죽을때는 함께야"
 
"아지 죽고싶지 않아……"
 
마침 좋다. 동료가 될것 같은 유이가하마도 이 녀석을 먹여서 데려가자. 남의 고통을 알라.
 
――――――――――――――――――――――――――――――――――――――――――
 
요리를 먹고 죽을뻔하다니, 2차원에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진짜로.
유키노가 타준 홍차가 없었으면 위험했다. 아니, 진짜로 농담빼고. 그 정도로 유이가하마의 물체X는 살육병기로 변해있었다.
 
이젠 해결방법은 『유이가하마가 두번 다시 요리를 하지 않는것』이면 되지 않아?
 
"역시, 나 요리 어울리지 않는걸가……. 재능이라는거? 그런거 없구"
 
"그건 아니야. 유이가하마"
 
낙담하는 유이가하마의 말을 유키노가 끊는다. 어디의 학급재판이냐. 고등교급이야? 푸크크……
 
"해결방법은 노력 뿐이야. 최저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 인간에겐 재능 있는 사람을 부러워할 자격은 없어. 성공할 수 없는 인간은 성공자가 쌓아올린 노력을 상상할 수 없으니까 성공할 수 없는거야"
 
"하, 하지만, 이런건 요즘 다들 안한다고 하구. ……역시 이런거 어울리지 않아. 분명해"
 
탁, 하고 컵이 놓이는 소리가 났다. 그건 차갑디 차가운 분위기를 뿜는 유키노가 낸 것이었다.
 
"……그 주위에 맞추려고 하는거 그만두지 않겠니. 굉장히 불쾌해. 자신의 서투름, 꼴사나움, 어리석음의 원인을 남에게 구하려고 하다니, 부끄럽지 않니?"
 
"……"
 
유키노의 강한 어조에 유이가하마는 압도되어 입을 다문다.
그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높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룹에 속한다. 한편으로 유키노는 자신의 길을 가는 인간이다. 그러니까 그룹에 속하지 않는다. 방식이 전혀 다른 둘. 그런 그녀들의 생각이 다른건 당연하다. 허나 지금은 유키노의 말이 정론이다.
 
"머……"
 
머야 그거! 나 집에 갈래! 라고 하려는걸까. 그거라면 그거대로 좋다. 빨리 집에 갈 수 있고, 무엇보다 유키노와 오래 단 둘이 있을 수 있다.
 
"멋져……"
 
""하?""
 
하지만 유이가하마의 말은 나의 예상을 엇나간다. 이 녀석, 머리 이상한거 아냐? 라며 어딘가의 눈의 여왕님이 만들어낸 눈사람 마냥 생각한다.
 
"겉치레를 전혀 하지 않고……. 뭐라고 할까, 그런거 멋져……"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 이 애……. 얘기 들었어? 나, 이래봬도 꽤 심한 소리를 했는데"
 
"으응! 그런거 아냐! 아, 아니 확실히 말은 심했구, 까놓고 말해 가볍게 깼지만……그래도 진심으로 말한 느낌이 들어"
 
유이가하마는 도망치지 않았다.
 
"미안. 다음에는 제대로 할게"
 
"!"
 
사과하고나서 바로 유키노를 쳐다본다.
예상밖의 시선으로부터 도망치듯 나의 뒤로 숨는 유키노. 그 얼굴은 조금 당혹스러움을 읽을 수 있었다. ……유이가하마 같은 타입은 처음이니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모르는거겠지. 정말이지 애드리브에 약하다니까, 진짜.
 
"……올바르게 만드는법을 가르쳐줘"
 
"……응"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거기에 반응하듯이 꼬옥, 교복을 움켜쥐는 손에 힘이 실린다.
 
"좋아. 유이가하마, 제대로 얘길 들어라"
 
――――――――――――――――――――――――――――――――――――――――
 
유이가하마의 쿠키는 유키노의 지도 덕분에 아까전의 목탄보다 진화하여, 쿠키다운 목탄이 됐다. 하지만 본인은 그 결과에 납득하지 않았다.
 
"왜 잘 안되는걸까아……. 들은대로 했는데"
 
"이상하네……"
 
유이가하마는 침울해하고 유키노가 머리를 감싼다.
 
"있잖아, 아까부터 생각했는데 왜 너희들 맛있는 쿠키를 만들려는거야?"
 
"하아?"
 
"무슨 소리니, 하치만?"
 
"10분 뒤에 다시 여기 와라. 내가 '진짜' 수제 쿠키라는걸 먹여주마"
 
~ 몇 십분 후 ~
 
"그래서, 이건 어떻게 된 일이니, 하치만?"
 
"맞아! 영문 모르겠어!!"
 
나는 그녀들에게 이게 '진짜' 수제 쿠키라고 속이고 유이가하마의 쿠키를 건냈다.
그 행위에 유키노와 유이가하마는 의문을 띄운다.
 
"간단한 이야기야. 모처럼만든 수제 쿠키니까, 수제 부분을 어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그러니까 맛이 조금 나쁜 정도가 딱 좋아. 잘 만들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라는 점에 남자는 착각을 한다고. 슬프게도 말이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잖아……"
 
유이가하마가 의심스럽게 나를 본다.
 
"아니, 남자라는건 유감스러울만큼 단순해. 말을 거는것 만으로 착각을 하고, 수제 쿠키라는것 만으로 기뻐해. 그러니까"
 
나는 거기서 말을 끊고, 유이가하마를 쳐다본다.
 
"딱히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두근거리는 돌맹이같은, 똑바로 말해 그렇게 맛있지 않은 쿠키라도 좋아. 네가 열심히 했다는 자세가 전해지면 남자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겠냐? ……이건 내가 아는 녀석의 이야기인데, 그 녀석한테는 『Y』라고하는 엄청 귀여운 소꿉친구가 있었어.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으로 그 아는 녀석은 『Y』의 수제 쿠키를 받았어. 하지만"
 
"하지만"
 
"처음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어. ……아, 유이가하마가 만든것 보다는 맛있었다. 하지만 굉장히 기뻤어. 왜냐면 그 애의 손이 상처투성이었거든. 어제까지 상처 하나 없던 아이가 엉망진창이 될때까지 자신을 위해 힘내줬다고, 내가 아는 녀석의 남심이 흔들렸지"
 
"……그럼 힛키도 흔들려?"
 
"아? 그야 엄청 흔들리지. 오히려 다정하게 대해주는것 만으로도 좋아해버릴 수준이다"
 
어디까지나 농담이다, 농담. 중요하니까 두번 말한다. 그러니까 동공에서 빛을 지운 눈으로 보는건 그만둬줘요. 유키노 씨? 무섭거든. 그리고 무서워!
 
"흐, 흐응"
 
유이가하마는 마음에도 없는 대답을 하고, 문에 손을 대고 그대로 집에 가려고 한다. 그 뒤로 유키노가 말을 걸었다.
 
"유이가하마, 의뢰는 어떡할거니?"
 
"그건 이젠 됐어! 다음엔 내 방식으로 해볼래. 고마워, 유키노시타……내일 또 봐. 바이바이"
 
손을 흔들고 이번에야말로 돌아갔다, 에이프론인 차림으로.
 
"…정말로 괜찮은걸까"
 
"글쎄. 뭐, 본인이 이제 됐어. 라고 한거다. 남은건 저 녀석의 노력에 달렸지,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그래. 거기다 지금은 그녀보다 중요한 일이 있어"
 
"아, 뭐야 그"
 
거. 라고 말하기 전에 유키노에게 가슴팍을 잡혀 잡아당겨졌다.
 
"물론. 너한테 벌을 주기 위해서야"
 
"하? 에?"
 
다시, 눈동자 빛을 지우는 유키노. 아까도 생각했지만, 그거 어떻게 하는거야? 진짜 신기해~.
 
"다른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고……말했지? 바람피우면 따질거라고"
 
"아, 아니, 방금전에는 말이죠, 유이가하마를 격려하기 위해……"
 
"응?"
 
"……미, 미아납니다"
 
이 후에 유키노에게 실컷 쥐여져, 유이가하마가 새로운 물체X를 만들어온건 또 다른 이야기…….
 
 
 
 
 
~ 덤 ~
 
『하치만 부재(심부름 중)의 여자 토크?』
 
"힛키는 다정하네"
 
하치만이 나간 문을 쳐다보면서 그녀, 유이가하마는 말했다.
 
"그래. 그는 다정해. 시누이가 말하기에는 『삐줍데레』? 라는 모양이야"
 
"푸핫! 뭐야 그거. 그보다 유키노시타. 아까부터 힛키를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아는 사이야!?"
 
"그래. 나랑 그는 소꿉친구야"
 
그리고 내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남자이자 장래의 반려.
 
"에엣! 진짜로!?"
 
"진짜야"
 
"……소꿉친구라면 나 불리하지 않아?"
 
"? 무슨 소리 했니?"
 
"으응!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냐"
 
"그래. 그런데 유이가하마. 너, 무슨 의뢰가 있어서 여기 온거 아니니?"
 
"아! 그랬다. 그게 말야……"
 
~ 의뢰 설명중 ~
 
"……과연. 수제 쿠키를 먹어줬으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신감이 없으니까 도와줬으면 싶다. 라는거면 되겠니?"
 
"응. 맞아"
 
"흠. 유이가하마"
 
"뭐, 뭔데?"
 
"의뢰는 받을게. 하지만 거기에 질문하고 싶은게 두, 세가지 정도 있는데 되겠니?"
 
"헤! 질문? 으~음. …응, 좋아"
 
"대답은 예스, 노로 부탁해. 그럼 첫 번째, 쿠키를 먹어줬으면 하는 사람은 남자다"
 
"예스!"
 
"둘째, 너는 그 사람에게 호의를 기대고 있다"
 
"에! 호의라는거, 좋아해. 라는거지. ……예, 예스,일까"
 
"셋째…… 마지막이야. 그 사람이란 히키가야 하치만이다"
 
"……에?"
 
"……"
 
"……"
 
"……"
 
"예스에요"
 
"……역시나"
 
"유키노시타 눈치채고 있었어!?"
 
"그렇게까지 노골적인 태도를 해놓고 내가 깨닫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니?"
 
뭐, 그는 깨닫지 못한 모양이지만.
 
"우~~~"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유이가하마. 그를 포기하렴. 너로는 무리야"
 
"……어, 어째서?"
 
"간단해. 그에게는 달리 좋아하는. 아니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힛키, 여친 있어!?"
 
"? 그에게 여친은 없는데?"
 
있는건 나. 유키노시타 유키노. 약혼자 뿐이야. 여친같은건 없고, 있을 수 없어. 만약 있다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헤?"
 
"?"
 
"? ……앗! 아~ 알았다! 힛키 짝사랑중이구나"
 
"아니, 그건 아니…"
 
"그럼 나한테도 찬스 있지 않아?"
 
전부 말하기 전에 유이가하마의 말이 거듭되어 내 목소리가 간단하게 지워진다.
이건 대단히 안좋네. 여기는 똑바로 말해둬야해!
 
"유이가하마. 그건 절대로 없다고 생각하고, 네 착각이야"
 
"으윽! 그, 그치만 괜찮아! 지금 무리여도 언젠가 반드시 힛키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되서, 뒤돌아보게 할테니까! 유키노시타도 응원해줘"
 
얼마나 긍정적인거니, 이 아이? 어느 의미로 존경스럽네.
 
"응원이고 자시고 그건 불가능……유이가하마, 얘기 듣고 있니?"
 
"좋~아. 우선 쿠키를 힘낼게! 예이예이오-!!"
 
"저기……유이가하마? 이야기를……"
 
"자! 유키노시타도, 예이예이오-!!"
 
잠시 뒤, 돌아온 하치만과 함께 가정과실로 향하는 유키노와 유이가하마였다. 그래, 유이가하마는 하치만과 유키노의 진짜 관계를 모르는 상태이다.
 
역시 유이가하마의 착각은 잘못됐다?
 
"……하아~. 불안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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