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했다"
 
히라츠카 선생님이 교실 앞에서 멈춘다.
지금 우리들은 소부고교 특별동에 있다.
어? 왜 그런곳에 있냐고? 그건……그거다, 그거. 아무튼 위험해. 얼마나 위험하냐고 하면 치바에서 MAX커피가 없어질 만큼 위험해.
 
교실문을 드르륵 연다.
 
안은 지극히 평범한 교실. 하지만 그곳이 너마누다 이질적이게 느껴진건 한 명의 소녀가 거기에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나는 불찰이게도 넋이 나가버렸다.
 
그녀는 방문자를 깨닫고, 읽고 있던 책에 책갈피를 끼우고 고개를 들었다.
 
"히라츠카 선생님. 들어올때는 노크를, 부탁……하, 하치만!?"
 
"여, 여어. 유키노"
 
"음? 뭐냐. 둘은 아는 사이였나?"
 
그녀.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놀란 목소리를 내며, 선생님은 그런 우리를 의문스럽게 생각한거겠지. 그런 질문을 던진다.
 
"네, 뭐……"
 
"하치, 히키…, 그, 그하고 저는 '소꿉친구'입니다. 그리고 '약혼자'이기도 해요"
 
앗, 바보!!
지금 그런 소리를 하면…
 
"약혼자, 라고……크헉!!"
 
……늦었나. 독신 아라사 교사가 무릎과 손을 지면에 대고 원망스러운듯이 고개숙이고 orz. 왠지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아, 히키가야?"
 
"……네"
 
"너는……여친은 없을텐데?"
 
"선생님의 말대로 제게 여친은 없습니다. 여친은"
 
대신에 귀여운 약혼자가 있습니다.
 
"그런가……. 이를 악물어라아아아!!"
 
"크헉!!"
 
"하치만!!"
 
히라츠카의 주먹을 몸에 먹고 웅크린다. 그런 나를 걱정하며 유키노가 다가온다.
그보다, 이를 악물 필요 없잖아.
 
"하치만. 너 괜찮아!?"
 
"어, 어어. 괜찮아. 걱정마"
 
"다행이다. 너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나는…!!"
 
"……유키노"
 
"……하치만"
 
유키노의 볼에 살며시 손을 대고 서로 쳐다본다. 자연스레 얼굴이 가까워져간다. 20cm…15, 10…유키노는 눈을 감고 나를 받아들인다.
 
"내 앞에서 히히덕대지마아아아!!"
 
입이 닿으려던 차에 히라츠카 선생님의 노성과 벽을 치는 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진다.
 
"……아직 있었나요, 히라츠카 선생님? 출구는 저쪽이에요"
 
"아아. 있었다! 말 안해도 나갈거다!! 더 이상 학생의 히히덕대는 모습 따위 보고 싶지 않으니까!!"
 
"그럴 수가, 히히덕 대다니……천박해요///"
 
"그럼 하지마!! 젠자아아아아앙!!!! 결혼하고 싶어어어어어어어어어!!!!!!"
 
히라츠카 선생님은 교실에서 달려나간다. 정말로 누가 받아줘! 나는 무리니까!
 
"……그런데 하치만은 왜 여기에?"
 
"아~ 좀 일이 있어서. 히라츠카 선생님의 벌로 부활동에 입부하게 될것 같아. 그래서, 끌려온곳이……"
 
"내가 있는 봉사부. 라는거구나. ……좋아. 봉사부 부장으로서 하치만의 입부를 인정할게"
 
"어? 아니, 나 입부할 생각은…"
 
"뭐가?"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님다……"
 
굉장히 좋은 미소인데, 공포밖에 느낄 수 없는건 어째선가요, 유키노 씨?
 
"착하지♪ 그럼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하치만의 입부 축하로 오늘은 대접해줄게"
 
"딱히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됐어, 내가 하고 싶은것 뿐이니까. 아니면 폐가 되는거니…?"
 
울상 + 올려다보기 + 미소녀 = 최강.
게다가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고 있다. 라고…….
 
"……폐일리 없잖아"
 
"!!"
 
파아아아앗!! 효과음이 어울릴법한 미소를 보이는 유키노. 그녀는 정말로 기뻐보인다……. 그렇게까지 기뻐하면 왠지 부끄럽다.
 
"자, 자아! 얼른 돌아가자"
 
"그래, 돌아가자"
 
나랑 그녀는 나란히 걷는다. 그리고 그것이 기본인듯 자연히 손을 잡는다.
 
"……하치만"
 
"왜?"
 
"사랑해"
 
"……나도…"
 
외톨이인데다 눈이 썩은 내게 그녀같은 약혼자가 있다니.
 
역시 내 청춘 러브 코메디는 잘못됐다.
 
"사랑해"
 
왜냐면 러브 코메디는 일어나지 않으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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