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고교시절의 검은고양이
 
 
 
 
 
오늘은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간단하게 말하자면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렛을 건내는 행사다. 지금은 여성이 여성에게 주는 『우정 초코』라는것도 있어, 그것이 진화한 『의리 초코』라는 여성이 남성에게 우호의 증거로 건내는것도 있다.
 
하지만 그건 리얼충이나 학교에서 눈에 띄는 남자가 받을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인기 없는 남자나 오타쿠, 외톨이에게는 고행이라고 해야할 행사인 모양이다. 『성스러운 밤크리스마스』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성스러운 밤』 에는 겨울방학이기 때문에 집에 있으면 OK)으로 성가신 모양이다.
 
요컨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하면
 
 
 
 
"어이, 하치만. 언제까지 나를 노려볼거야"
 
"안 노려봤거든. 애시당초 이런 눈이야"
 
"기본으로 그런 눈을 하는 놈이 있겠냐"
 
 
 
아침 식사 자리에서 동생이 살인할법한 눈을 하고 있다. 이유는 알고 있다. 크리스마스에도 아침에 일어났더니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는 하루노와 외출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데이트라고 생각한거겠지. 평범하게 거리에서 둘이서 쇼핑한것 뿐인데.
 
그다지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래뵈도 인기많은 편이라고 자각하고 있다. 하느님 특정으로 인해 모 청소부랑 같은 용모를 하고 있으니까 그야 인기 있겠지. 초등학교부터 많은 초콜렛을 받고 고백받은 적도 있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그런 눈을 해선 인기 없으니까 같이 고치자고"
 
"고친다니, 완전히 병취급이잖아. 그보다 인기없다고 생각한적 없거든? 애시당초 이 날은 발렌티누스가 처형당한 날이거든? 처형당한 발렌티누스는 세계를 암흑으로 바꾸기 위해 세계의 초석이 된거니까"
 
"어디서 배운건진 모르겠지만 틀렸다. 발렌티누스는 세계를 암흑으로 바꾸기 위한게 아니야"
 
 
이 녀석, 크리스트교에게 들키면 살해당한다.
 
 
"어이쿠, 슬슬 지각하겠다. 나는 먼저 간다"
 
"얼른 가버려. 그리고 비리얼충동지에게 화풀이 당해버려라"
 
"도저히 형에게 할 소리가 아니구나"
 
"아, 야코우. 기다리렴"
 
"음?"
 
 
지금까지 묵묵히 먹고 있던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내게 비교적 큰 손가방(검은 생지에 어째선지 십자가 페인트가 되어 있는 화려한것)을 건냈다.
 
 
"뭐야 이거"
 
"너, 어차피 초콜렛 많이 받을거지? 작년처럼 가방에 안 들어가면 곤란하잖아"
 
"……아아, 그건 곤란했죠"
 
"너를 위해서 사둔거니까 쓰거라. 그렇다고 할까 줄게"
 
"고마워요, 엄마"
 
 
 
작년엔 근년 희유할 만큼 초콜렛을 받았지만 어째선지 가방에 다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덕분에 손으로 들도 가게 되서 질투의 시선이 위태로웠다.
나는 엄마한테 받은 지포가방을 접어 학생용 가방에 넣고 집을 나갔다.
 
덧붙여 코마치는 친구와 초콜렛 교환을 위해 집을 일찍 나갔다.
 
 
 
 
 
 
 
 
 
 
"……거짓말이지"
 
 
 
 
소부고에 도착해 신발장에서 신발을 갈아신으려고 했더니 이미 거기에는 초콜렛이 2개 들어있었다. 신발장이라는 곳에 넣을 줄이야……라고 생각하면서 고맙게 가방 안에 넣어둔다.
 
그리고 교실로 가던 도중
 
 
 
"저, 저기 히키가야 선배!"
 
"음?"
 
"이, 이거 괜찮으면 받아주세요!"
 
"오, 땡큐. 아침은 좀 그러니까 점심때라도 먹을게"
 
"고, 고맙습니다!"
 
"아니아니, 고맙다고 해야할건 이쪽이야"
 
 
라는 느낌으로 학교에 온지 5분도 채 되지 않고 초콜렛을 3개나 받았습니다.
 
후배와 헤어져 교실로 향했다.
 
 
 
교실로 들어가니 거기는 이상한 광경이었다. 나는 국제교양과이기 때문에 남자가 적고, 나를 포함한 6명 밖에 없는 것이다. 나를 제외한 다섯명은 의리초콜렛을 받아 주춤해하면서 기뻐하고 그걸 보고 저주하거는 등 우리 반은 의뢰로 캐릭터가 짙구나아, 실감한 순간이었다.
 
하루노는 여자 친구와 초콜렛 교환을 하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흔들어서 나도 적당하게 손을 흔들면서 자기 자리에 앉았다.
 
거기부터는 반 여자애들에게 의리 초콜렛이랑 진심인지 모를 예쁘게 포장된 초콜렛을 받았다.
 
 
 
그리고 1교시 수업이 끝났을때 문득휴대폰을 쳐다보니 하루노에게 메일이 와 있었다.
 
 
 
제목 : 점심시간!
 
본문 : 점심시간은 학생회실로 와! 하루노 씨랑 밥 먹자~

 
 
 
 
라는 초청 메일이었다. 평범하게 부르면 되잖아, 생각함녀서 여자애란 어렵구나 라며 자기완결하고 『라저』라고 답변을 보내뒀다.
 
 
 
 
 
 
 
 
그리고 점심시간, 나는 어느샌가 하루노가 없는걸 놀라면서 교실을 나갔다.
학생회실로 들어가니 이미 하루노가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나이트 군 늦어~"
 
"네가 너무 빠른거다. 깨닫고보니 없다니. 무슨 닌자냐"
 
"뭐, 그런건 됐잖아~. 자, 얼른 자리에 앉고 먹자!"
 
"……너 벌써 먹고 있잖아"
 
 
그리고나서 담소를 나누면서 도시락을 다 먹으니
 
 
 
"자, 나이트 군. 오늘은 무슨 날일까요?"
 
"그야 발렌타인 데이잖아?"
 
"띵동-! 그런고로 내가 주는 초콜렛을 선물!"
 
"오! 진짜로?"
 
"진자진짜! 내가 주는 초콜렛은 이거다!"
 
 
 
그리고 가방에서 꺼낸것은 빼빼로였다.
 
 
"……빼빼로다"
 
"그래, 빼빼로! 맛있지!"
 
"아니, 맛있긴 하지만……"
 
"수제를 기대했어?
 
"……뭐어"
 
 
실은 상당히 쇼크를 받았다. 이 녀석하고는 그런대로 사이 좋아졌으니 하다못해 의리 초콜렛 정도는 주겠지? 라는 기대도 있기는 있었지만………이게 현실인가.
 
그리고 하루노는 빼빼로 상자를 뜯어 빼빼로 하나를 꺼냈다.
 
 
"게다가 자기가 먹는거냐"
 
"아닌데? 같이 먹을거야"
 
"앙?"
 
"응---"
 
"읏!?"
 
 
 
하루노는 입에 빼빼로 끝을 물고 내 쪽으로 돌아봤다.
 
이, 이건 혹시……
 
 
 
 
"서, 설마 빼빼로 게임?"
 
"♪"
 
 
맞은 모양이다. 빼빼로 게임. 그건 주로 연인끼리하는 놀이 같은 것이다. 둘이서 끝으로 빼빼로를 먹어가며 마지막으로는 키스를 해버리고 만다는 전설의 게임!
 
 
 
"너, 너 진심이냐?"
 
"응-"
 
 
얼른 해라는듯 빼빼로를 흔드는 하루노. 아, 아니 괜찮나? 안되잖아. 사귀는것도 아니고. 그치만 여자애가 이렇게까지 하고서 나는 하지 않다니. 헤타렌가?
 
"가, 간다?"
 
나는 하루노의 대답을 듣지 않고 끝을 물었다. 그러자 하루노는 순간 놀란 얼굴을 지었지만 바로 기쁘다는듯 웃고 갉갉 빼빼로를 먹기 시작했다.
 
 
"~~~~~~!?"
 
나는 패닉 직전이라 하루노가 조금만 더면 내 입술과 닿을 지접에서 얼굴을 뗐다.
 
 
 
"하아…하아…"
 
"정말, 이런걸로 부끄러워 하는거야~?"
 
"너도 얼굴 빨갛잖아. 그보다 부끄러워하는건 당연하지"
 
"그렇구나♪ 그치만 아직 한참 남아있는데?"
 
"헤?"
 
하루노의 얼굴을 보니 이미 빼빼로가 물려있었다.
 
 
 
"너, 전부 그거 전부 할 생각이냐!?"
 
"응-♪"
 
결국 하루노에게 이길리 없어서 한 상자를 다 써버렸다. 바로 없어지는 빼빼로가 저렇게나 있다고 느낀건 이게 처음이었다.
 
 
 
 
 
 
 
 
 
 
 
 
 
 
 
 
 
 
집으로 돌아가 엄마랑 코마치가 초콜렛 숫자를 세고 있던 때에
 
 
"오빠는 여전히 많이 받았네~. 그치만 코마치가 만든게 애정이 가득담겨있거든! 어라? 지금 그거 코마치 입장으로 포인트 높다? 아, 오빠, 이거 누구한테 받은거야? 왠지 다른것보다 예브게 포장되어 있는데"
 
"응?"
 
 
내가 코마치에게 고개를 돌리자 본 적이 없는 초콜렛이 있었다. 일단 받은 초콜렛은 세어뒀고 포장도 봤을텐데.
 
 
"코마치, 그 초콜렛 줘"
 
"응"
 
 
코마치한테 초콜렛을 받아 안을 바라보니 가게에서 팔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형태가 다듬어지고 하나 먹어보니 조금 써서 내 취향……이라기보다 스트라이크에 있는 초콜렛이었다.
 
누가 이걸……하고 생각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하루노다. 이전에 조리 자습으로 같은 반이 됐을때 내가 하루노의 쿠키를 칭찬한 적이 있었다. 그 이외는 나의 취향이 조금 쓴 초코나 쿠키인걸 아는 녀석은 없다.
 
 
"빼빼로는 위장? 하지만 언제……앗, 그때인가"
 
 
 
점심을 다 먹은 후에 교실로 향하던 도중에 『시즈카짱이 불렀어』라고 해서 갔더니 부르지 않았다는 한 마디로 돌아왔다. 그러고보니 그 때 『내가 야코우의 가방 들어줄게』라고 했었다.
 
 
 
"………무슨 부끄럼쟁이야"
 
"오빠, 왜 그래? 기쁘단 얼굴 하구"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거실을 나와 자실로 향했다. 화이트 데이에는 무슨 서프라이즈를 할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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