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75화
 
제 75화
 
2월도 들어가고나서 얼마간 지났다는것도 있어서 창문은 이슬이 맺히고 밤은 난방을 틀지 않으면 너무 추워서 영면에 드는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추워져버렸다.
나는 물론 게임을 할때는 우선 목욕통을 준비하과 거기에 따뜻한 물을 반 정도까지 넣고 비닐 장갑을 낀 상태로 손끝을 5분 정도 데운다. 의외로 이게 따뜻해서 기분 좋다.
그리고 나의 워밍업은 종료하고 평소대로 게임을 하는 것이다. 요즘 게임 행사로서는 랭킹이 있었지만 그건 오늘부터 시작됐다. 그래. 그 랭킹의 타이틀은 제목부터 발렌타인 랭킹. 이제 곧 세상 남자들이 안절부절해서 견딜 수 없는 날이 온다는 것으로 발렌타인 사용 무기나 방어구가 갖춰지는 것이다. 게다가 1위에게는 모든 스테이터스를 맥스로 올릴 수 있을 정도의 양이 나눠지므로 모두 열심히 해서 스코어를 쌓고 있지만 아무도 1위는 되지 않는다.
왜냐고? 내가 1위인게 뻔하니까. 랭킹이 시작되는건 딱 0:00시. 그 5분전부터 아까 말한 워밍업을 시작해서 손가락을 만전의 상태로 만들어서 랭킹에 임했다.
놀랬겠지. 어쨌든 스코어가 맥스를 찍었습니까.
 
"우워-. 왠지 달달한걸 먹고 싶어-"
"그렇군"
"진짜로"
이어폰을 끼고 있는 상태로도 들려오는 토베의 큰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반응해서 힐끔 그쪽을 쳐다보니 평소 하야마 그룹이 보이지만 하야마를 제외한 남자는 안절부절해하고 있다.
그야 그렇겠지. 이제 곧 발렌타인 데이인걸. 뭐, 나는 관계없다.
 
 
――――――히키가야
 
 
"……핫"
발렌타인 데이를 생각한 순간 내 이름을 부르는 그 여자애의 얼굴이 떠올라서 자조의 마음을 담아서 자신에게 엔헌스와 리버스 그래피티와 작열의 일격을 먹일 정도의 위력으로 쳐낸다.
요즘 나는 이상하다. 발렌타인 데이라는건 과자 기업의 책략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고, 그날 하루를 게임으로 평범하게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요즘은 초콜렛을 신경써버린다. 어째서일까? Why?
 
"초코한 달달한거 먹고 싶지 않아?"
"…………아?"
 
그런 더럽게 썰렁한 개그를 말한 순간, 미우라한테 가벼운 혀차기와 째려보기, 그리고 노골적이게 짜증나보인다는 목소리라는 트리플 콤보를 먹고 토베는 격침했다.
어디의 마인 트리플츈이야. 다이아 카키마젤이라도 좋군.
 
"그러고보니 이제 곧 그런 시기인가"
"하야토는 좋겠네. 잔뜩 받을 수 있고"
"아니, 실은 안 받기로 했대. 하야토"
 
오오오카의 말을 지워버리듯이 토베가 얘기를 끼어든다.
애시당초 하야마같은 핸섬남 리얼충은 공통으로 초콜렛을 안 받는다고 말하는 녀석을 많이 본다. 대개 그런 녀석은 옛날에 초콜렛 관계나 연애관계로 질척한 수라장을 목격, 혹은 경험한 적이 있는 녀석이다.
아마 하야마도 마찬가지로 그런 경험을 한거겠지. 나? 나는 반대로 수라장이 아니라 살랑살랑장을 본적이 있다. 응. 벌게임……아니. 졸업 가까운 시일에 오리모토에게 받은 초콜렛은 제외한다고 쳐도 대개의 여자애한테는 의리 초콜렛 따윈 무시당하고 있다. 뭐, 게임을 계속했다는것도 있지만.
지금도 이렇게 게임을 하고 있으므로 누구도 말을 걸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기분 나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는거겠지.
"이런건 늦어버려-!"
교실 카스트 2번째, 3번째 정도의 여자가 필사적으로 재봉 머플러를 짜고 있지만 1할도 완성하지 않은 모양이라서 아마 늦어버리겠지.
한번 코마치에게 도우라고 들었을때 이후로 저런건 보고 싶지도 않다. 그때, 일종의 게임이라고 보고 손가락을 컨트롤러, 실을 추격자로서 재봉을 했더니 코마치보다도 빨리 만들어버려서 무진장 욕먹었다. 격렬 분노 코마치마루가 탄생한 순간이다. 어째서?
 
"……뭐, 수제같은건 요즘 시긴 너무 무거우니까 파는걸 조금 개량하면 되구"
"그런가……무겁……지"
"중요한건 모양이 아니라 마음이 아닐까"
 
미우라의 한 마디로 침울해하는 유이가하마를 격려하려고 하는지 하야마가 다정하게 말을 건다.
미우라야. 그 발언이 뒤로 나왔군.
하지만 저 녀석은 즐겁다고 느끼고 있는 거겠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걸 바란 결과, 지금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은 없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누구도 상처입지 않는 평소대로의 관계. 사람은 그걸 모험심이 없다니 쫄았다니 말하지만 요는 현상유지다. 무엇도 이상한 선택지가 아니다.
이제 곧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오듯이 그들 그녀들에게도 자연히 변화는 찾아올 것이다.
 
 
 
 
 
 
 
 
 
 
 
특별동으로 향하는 복도는 이 시기가 되면 대단히 춥고, 평소처럼 PFP를 하면서 스마트폰 게임을 한다는 행동을 하면 손가락이 얼어서 나중에 할 게임에 지장이 나오므로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문득 창문을 쳐다보니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이가 있는지, 유리창에는 결로가 보이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뭐, PFP화면이 결로하면 속공으로 닦지만.
그나저나 요즘 어떤 스마트폰 게임의 랭킹 이벤트는 어떻게 된걸까. 이도저도 특정 캐릭터밖에 클리어 못하도록 되어 있고, 대체하려고 해도 우선 배율이 부족하니까.
뭐, 그런건 이 나에게는 관계 없이 맥스 찍을 정도의 수치를 박고 있지만.
 
"힛키"
"어"
"왜 먼저 가는거야"
"아니, 기다린다고 안 했잖아"
"그건 그렇지만……왠지 기다려준것 같았구"
"…………안 기다렸어"
 
사실을 말하자면 기다리고 있었다……라는건 아니다. 그건 그저 단순히 하야마네 그룹이 어떻게 됐는지를 관찰하고 있던것 뿐이지 단연코 기다리고 있던건 아니다.
뭐, 거의 관찰은 하지 않고 게임을 했지만.
 
"……그, 그런데 힛키"
"음?"
 
유이가하마 쪽을 쳐다보니 그녀는 조금 생각하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서 시선을 피하지만 바로 이쪽을 돌아보고 작게 미소를 짓고 조금 걷는 속도를 올렸다.
 
"역시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부실"
"……어"
 
평소 가는 복도, 평소 시간, 그리고 평소의 부실. 그건 내가 원하고 있던 진실된 것에 가장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고 완전히 먼걸지도 모른다.
딱히 그 두 사람과 나는 게임으로 얘기를 하는건 아니고, 자이모쿠자와 얘기할때처럼 소설 얘기가 나오는건 아니다.
하지만 늘 있는 그 곳에 있으면 나는――――――.
 
"얏하로~!"
"안녕, 유이가하마, 히키……하치만"
아, 그러고보니 사귄다는 설정이었던가.
"딱히 부실 정도는 괜찮잖아"
"그것도 그러네. 게임가야"
"일부러 고쳐 말하지마"
 
그런 대화를 하면서 늘 앉던 자리에 앉고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 쪽을 보고 나는 평소처럼 PFP를 재개해서 힐끔흘끔 게임을 시작한다.
지금 하고 잇는건 VS : 버스트 스트라토스라는 로봇게임이다. 여성밖에 움직일 수 없는 버스트라토스를 남자이면서도 기동시킨 남자가 주역인 라노벨이 원작이다.
규칙은 간단. 그저 오로지 싸울뿐. 딱히 뭔가 요소가 있는건 아니지만 최근에 나는 이걸 하고 있다. 뭐, 지금 현시점에서 소유하고 있는 게임의 모든 요소를 클리어했으니까 이것밖에 할게 없지만.
 
"좀, 다들 저를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아, 있었구나"
"칫"
"아, 지금 혀 찼어-! 혀 찼네요, 선배! 귀여운 후배가 선배를 보러 와줬는데 혀차는건 너무해요~! 그야 저보다 귀여운 유키노시타 선배와 사귀고 있으니까 저 같은건 아무래도 좋죠"
"잇시키. 용건이 없으면 돌아가줘"
 
우와아, 엄청 차가운 웃음과 말. 나였다면 공포를 느낀 나머지 경어를 쓰면서 사과하고 집에 간다. 역시 이터널 블리자드를 쓸 수 있는 유키농. 최강의 캐릭터군.
"아, 아하핫하~. 실은 용건이 있다구요~"
잇시키는 유키노시타의 차가운 말에 당한건지 조금 딱딱한 말씨다.
 
"그건 학생회 관계?"
"실은 저, 요즘 한가하잖아요~?"
"몰라"
 
잇시키가 한가한건 알바없고, 알 생각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뭐 이 시기는 큰 행사도 없고, 학생회로서도 할 일은 작고, 이 녀석이니까 세세한건 부회장한테 맡기면서 자기는 『하야마 선배~ 꺄르르릉~☆!』같은 짓을 하겠지만.
 
"어라? 이로하, 축구부 매니저 하지 않았어?"
"……요즘 축구부는 춥잖아요~? 하야마 선배 말고 다른 사람한테 맨다리를 보여주고 싶지 않다구요~"
"체육복을 입어"
"체육복을 입으면 헐렁해서 다리가 두꺼워 보이잖아요"
 
잇시키의 말에 유이가하마도 끄덕인다.
그런건가? 그보다 애시당초 채육복은 헐렁한 옷이잖아. 딱 맞는 체육복이라니 그거야말로 추해서 입고 싶지 않다.
 
"아하하……그래서 용건은 뭔데?"
유이가하마의 질문에 잇시키가 빙그르 반회전하고 나를 쳐다보지만 불길한 예감밖에 들지 않아도 나도 거기에 맞추듯이 의자채로 반회전해서 창문쪽을 보지만 누군가에게 의자채로 다시 반회전 당해서 잇시키를 돌아보게 된다.
유이가하마 씨이~? 어째서 당신은 그렇게나 제 목숨을 깎으러 오는겁니까? 사신입니까? 브레이크 업해버리는겁니까?
 
"그런데 선배는 달달한거 좋아해요?"
"게임은 좋아해"
"……달달한건 좋아해요?"
어이쿠야. 마침내 나의 혼신의 회피도 무시당하게 되어버렷나.
"그는 너무 달달한건 싫어해"
"과연 선배의 여친! 뭐든지 알고 있네요~"
 
잇시키의 '여친'이라는 말에 나도 유키노시타도 이전에 실수로 들어간 가게에서 부끄러운 커플 세트의 그때 광경을 떠올려버린건지 동시에 얼굴을 붉혀버린다.
그, 그때의 유키노시타도 나도 조금 이상했지. 응, 이상했어.
 
"둘 다 뿌 네요~"
"이로하. 용건은 그것 뿐이야?"
"헤? 어, 아, 아니, 그게 말이죠"
 
유이가하마의 묘하게 낮은 말과 웃음에 직격을 당해 잇시키가 엉거주춤한다.
이제 그만해! 잇시키의 라이프는 이미 0이야!
 
"이, 이제 곧 발렌타인 데이니까 하야마 선배한테 주고 싶은데요, 남자는 얼마 정도의 단맛을 좋아하나 싶어서요"
"……야, 그거 요컨대 내 기준 = 하야마의 기준이 되지 않냐?"
"…………선배, 그렇게나 나르시스트였네요.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훌쩍. 이제 됐어"
 
결국 나는 올해도 발렌타인 데이 기념 스테이지에서 리얼충놈들을 말살하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무쌍해서 채팅으로 욕이나 얻어먹을거라고.
 
"농담이라구요. 남자의 평균적인 기준을 알고 싶었던거라구요~"
"하지만 남자는 너무 단걸 싫어하는 느낌이 있을지도. 그게, 생크림을 먹는것도 남자는 우와아, 같은 얼굴을 하잖아"
"아~. 하지만 그거 중간에 질려버려요~"
해본거냐.
"알아~"
너도 해본거냐.
"일단 얼른 학생회든 축구부든 돌아가. 지금 나는 엄청 바빠"
"게임하고 있는것 뿐이잖아요~ ……남자는 너무 달지 않고 적당하게 단맛이라고. 그럼 실례했습니다~"
잇시키가 부실에서 나가려고 한 순간, 봉사부 문이 그보다도 빠르게 가볍게 노크되었다.
 
 
 

:
BLOG main image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fpvmsk) by 모래마녀

공지사항

카테고리

모래마녀의 번역관 (1998)
내청춘 (1613)
어떤 과학의 금서목록 (365)
추천 종합본 (2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
05-05 0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