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71화
 
 
 
다음날 방과후, 연락을 넣은 유이가하마와 직접 말한 유키노시타, 그리고 선생님에게 들은 우리 셋은 문화제 실행위원회 회의때 사용된 회의실에서 잽싸게 파티션과 책상과 의자를 깔며 여섯개의 부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진로상담이라고 말해도 역시 현내유수의 진학교, 우수한 대학에 합격한 졸업생에게도 말을 걸어서 튜터로서 연락을 해온 모양이다.
하지만 졸업생인가…………절대로 그 사람은 오지 말기를.
그런 생각을 절실하게 하면서 의자와 책상을 옮기고, 그걸 파티션으로 구분지어간다.
"선배 살았어요~"
"……왜 너는 아무것도 안 해?"
"제대로 하고 있어요-. 저는 구분짓는게 끝난 책상에 여러모로 올려둔다구요"
앉아서 그렇게 말하는 잇시키의 무릎에는 대량의 서류가 있다.
딱히 모든 구분이 끝날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다 된곳부터 놔두면 되지 않을까.
"하치만. 거기 남아있는 의자를 이쪽에 주지 않겠니"
"음"
아직 이름을 불리는데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어제와 비교하면 아직 내성은 붙은 편일 것이다. 어제 난데없이 이름 부르기는 진짜로 심장이 뛰쳐나갈뻔했다.
그때, 있는 힘껏 교복을 확 잡아당겨져서 성가시단 표정을 지으면서 돌아보니 잇시키였다.
"서, 선배 언제부터 유키노시타 선배와……그건 거짓말이었나요?"
"여, 여기에는 사정이 있어서 말이지……아무튼 꼬치꼬치 캐묻는건 그만해"
그렇게 말하자 잇시키는 조금 생각하고 무언가를 생각했는지 나에게 서류의 산을 내밀어온다.
……이 자식……남을 발밑에 보고 있어………….
"잇시키"
"뭔가요-?"
"……선배는 존경하는 편이 좋다-"
"아야야야야야!"
방에 잇시키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역시 화가 난 나는 양손을 주먹으로 꾹 움켜쥐고 잇시키의 양쪽 관자놀이를 빙글빙글 돌린다.
"죄, 죄송해요-"
"흥"
사과해서 일단 빙글빙글을 그만두자 관자놀이를 잡으며 울상지으며 나를 가볍게 노려보지만 그런건 지금의 내게는 통하지 않는다. 이른바 데스머신3를 사용한 후에 생츄어리를 발동, 거기에 500 배리어를 펼친것 같은 무적 상태다.
잇시키는 아직도 아픈 관자놀이를 잡으면서 준비가 끝난 책상에 서류를 올려둔다.
"힛키가 이로하를 괴롭혔어~"
"안 괴롭혔어. 그보다 너는 왜 기분 나빠하는거야"
"딱히~"
"…………"
"왜 너까지 그렇게 차가운 눈으로 보는거야?"
그렇게 말하자 유키노시타는 시선을 홱 피한다.
왠지 내 취급이 나날로 높낮이 차이가 장난이 아닌것 같은데…….
그때 회의실에 산뜻한 한 차례의 바람과 포근한 분위기가 흘러들어온걸 느끼고, 문쪽을 쳐다보니 반짝 빛나는 이마의 메구리 선배와 하루노 씨가 있었다.
"오, 히키가야 햣하로~"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지만 나는 경직된 웃음을 지으면서 손을 흔든다.
그렇지이~. 우수한 대학에 간 졸업생이라고 하면 이 사람밖에 없지이……라고할까 이 시람에게 지금 그 소문을 들키면 그야말로 위험하지 않나.
그런 불안을 알고 있는건지 지금 당장이라도 여기서 떨어지고 싶을만큼 히쭉거리는 미소를 지으면서 하루노 씨가 손짓을 한다.
……이거 안 가면 좀 더 귀찮아지겠지.
하는 수 없이 하루노 씨의 근처로 가자 어깨를 안겼다.
"요놈요놈~. 유키노랑 사귀지 않는다고 해놓고 사귀고 있잖아~. 메구리 한테 들었어~. 유키노랑 사귀고 있다며"
"단순한 소문입니다"
이 사람에게 사귀는 척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면 더 귀찮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의리가야도 참~. 요놈요놈"
"하아……그런데 하야마의 진로라던가 못 들었습니까?"
"갑자기 난데없네……하야토의 진로? 몰라~. 아, 그치만치만! 의리가야의 진로라면 알아!"
"헤에~. 그건 대단하네요~. 참고로 그건"
"들을래?"
"역시 됐습니다"
"히키가야가 장가오기~"
말하는거냐……라고할까 그건 대학 진로가 아니라 인생의 진로가 됐잖습니까. 나는 학업 진로를 물을 생각인데……역시 이 사람은 모르겠다.
"하루 선배. 슬슬 시간이에요"
"오케이-. 그럼 또 봐, 의리가야"
낭랑한 웃음을 지으면서 사라지는 하루노 씨를 보고 겨우 나는 해방됐다고 생각했다.
"유키노"
"뭐야"
"언니는 기뻐~……그치만, 유키노가 원하는건 진짜가 아닐까?"
나에게 말할 생각인전기 큰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잇시키의 안내대로 파티션으로 구별된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 그건 못 들은걸로 치자.
"……슬슬 돌아갈까"
"그, 그래"
진짜…………그건 그때, 내가 말한것과 조금 의미가 다르다는걸 나는 무의식중에 이해하고 있었다.
 
 
 
 
 
 
 
 
 
 
 
 
 
유키노시타를 역앞까지 바래다주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소파에 뒹굴어 배를 식히지 않도록 유탄포 대신에 카마쿠라를 배 위에 올려서 PFP를 하고 있었다.
이제 곧 마라톤 대회가 시작되는것과 동시에 진로희망 조사표의 제출기한이 다가온다.
결국 상당히 가까운 사이인 하루노 씨마저도 하야마의 진로를 모른다는건 늘 함꼐있는 에비나나 토베 등은 못 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야마의 주변 정보를 토대로 생각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도 상당한 난이도다. 한쪽이 변호사고 다른 한쪽이 의사라는걸 생각하면 어느쪽의 선택을 해도 아무 이상한 점은 없고, 성적면을 봐도 문과・이과 둘 다 유키노시타를 추구하는 기세로 우수한 성적이기에 두 가지의 가능성은 어느쪽으로 좁힐 수 없다.
――――――너는 좋은 녀석으로 보이면서 실은 그거구만.
문득 디스티니 랜드에서 하야마에게 말한 자신의 말이 뇌리에 스쳤다.
……그래. 주위 정보로 모른다면 하야마 하야토라는 인물을 한번 더 재평가하면 된다.
하야마 하야토……소부 고등학교의 학교 카스트에서 톱에 군림하는 명실상부 다정한 임금님. 누구에게든 다정하고 산뜻한 미소를 짓고 모두 사이좋게의 정신을 맡바탕에 두고 있다. 축구부 부장을 맡고 학업에서도 유키노시타와 견줄 우수함으로 교사에게 받는 기대도 높다. 부활동 내에서도 아마 지지율을 높을 것이다. 주위 학생의 신뢰도 두텁고 초연해하는 여자는 많다…………의사와 변호사 사이에 태어난 아이……그건 내가 상상한 적이 없을 정도로 기대와 선망의 소용돌이에 감싸인 인생이라는것과 동시에 실망과 실의의 눈치를 가장 많이 받은 인생이기도 할 것이다…………만약이다……만약 그 녀석이 모든걸 던져버리고 싶다고 가정하자. 선망, 기대, 그런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무엇을 할까. 배제, 배척……선망, 기대를 하는 존재를 튕겨낸다……하지만 그 녀석의 밑바탕인 생각이 어느 정도 억지력으로 움직일 것이다…………잇시키 이로하의 사건, 그리고 떼어놓는 발언…………그런건가.
한번 쌓아올린 신뢰나 기대라는것은 자랑이 되는 한 편으로 그 인물을 짓누르려고 하는 장해도 될 수 있다. 하야마는 쌓아올린것을 부수고 싶은게 아니다…………뭐어야.
"역시 너는 그거다……하야마"
그렇게 말하는것과 동시에 화면에 You win이라고 표시되었다.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날 아침, 1, 2학년 남녀가 출발 지점의 공원에 모여있지만 모두 하나같이 춥다니 귀찮다니 말하면서도 제대로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확실히 엄청 춥다. 게다가 입고 있는 체육복이 바람을 통과시킨다. 춥다고 하면 진짜 춥다.
이미 남자는 스타트 라인에 서 있다. 선두에는 물론 과거 우승해서 연패의 기대가 걸려있는 하야마 하야토의 모습이 보이고, 그걸 응원하려고 여자가 선두 라인 부근에 있다.
참고로 나는 최후미다. 이거면 된다……나, 지구력같은거 무리고.
"하치만"
"음……유키노"
직후에 엄청난 양의 시선을 느끼지만 뒤돌아보니 나의 정신적으로 위험해질것 같아서 일단 유키노시타 쪽을 빤히 쳐다본다.
"미우라의 의뢰, 오늘이 한계야"
"알고 있어"
"하지만 너 계속 게임하고 있으니까 체력은 나 이상으로 없을텐데 정말로 괜찮아? 체육 수업때도 선생님한테 걷지 말라고 혼났잖아"
"…………자, 잘도 보고 있구나 너"
그렇게 말하자 유키노시타는 저질렀다는 표정을 지으며 살짝 볼을 붉히면서 입 다물고 있어라고 하는것처럼 커흠 헛기침을 한 후에 가볍게 노려본다.
그렇게 얼굴 붉힌 상태로 노려봐도 무섭지도 않아……그나저나 왠지 시선을 받으면 부끄럽네.
"이, 일단……힘내 하치만"
"어, 어어. 힘낼게……유키노"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빙글 돌아보니 이미 떠들고 있는 녀석들은 아무도 없고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 그럼…………배틀 오퍼레이션 세트
"위치에 서고……준비"
땅!
직후에 마라톤 대회의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려퍼지고 남자들이 일제히 달려가는 가운데, 나는 느릿느릿 천천히 뛰기 시작해, 열의 최후미까지 일부러 떨어져서, 힐끔 주위를 확인하면서 달려간다.
공원구획을 빠져나가면 보도로 나온다. 교사의 눈은 거기서부터는 거의 없으므로 이번 내 작전은 최고로 좋다.
주위에 교사, 및 학생들이 없는걸 확인하고 미리 공원에 준비해둔 어떤 그늘로 들어간다. 내 눈 앞에는 애용하는 자전거가 있었다. 바구니에는 물론 장갑, 상의, 머플러의 완전방한구가 들어있다. 운동부에 들어간 적도 없고, 거기다 운동은 체육에서 밖에 안 하는 내가 선두 집단의 톱을 달리는 하야마를 쫓아갈 리도 없다. 그러니까 이런 작전을 한거다……하지만 하나면 주의할 점이 있다……내가 죽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좋아"
완벽하게 방한구를 장비하고 따뜻한 차림으로, 거기다 아버지의 품에서 슬쩍해온 니트모와 선글라스를 끼고, 거기다 긴 바지까지 입고 주위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필을 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나온다.
거기서 하나의 난관이 보였다.
"짜식들아! 뭘 걷고 자빠졌냐!"
아츠키다. 그 후덥지근 아츠키다. 한번 더 말하자……아츠키다. 저 녀석에게 들키면 끝. 설교다……하지만 안심을. 들킬리가 없다.
"아, 안녕하세요. 학생이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아뇨아뇨"
거 봐라. 그 아츠키가 학생에게 고개를 숙였다고? 쿡쿡쿠……자 그럼.
나는 페들을 밟는 힘을 늘리고 선두집단으로 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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