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68화
 
 
 
 
겨울방학도 끝나, 학교도 통상운영을 시작한 어느날 아침. 나는 평소처럼 자전거를 삐걱거리며 학교로 가고 있었다. 겨울방학은 방학이 아니지. 어느쪽이냐고 하면 연말 전이니까 쉬어도 좋다는 느낌이다. 여름방학이나 봄방학은 쉰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겨울방학만큼은 그렇게 생각할 수 없다.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면서 주륜 공간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터벅터벅 걷고 있으니 순간 뒤에서 쳐다보는 그리운 시선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니 평범하게 친구와 얘기 나누고 있는 여자 두 명이 있었다.
…………자의식 과잉 ㅅㄱ. 번뇌퇴산 번뇌퇴산.
머리속에서 사념을 뿌리치며 신발장에서 실내화를 꺼내어 갈아신지만 또 방금전과 비슷한 시선을 느끼고 힐끔 뒤를 쳐다보지만 아무 변화는 없다.
……아, 그런가. 나 지금까지 봉사부 관계 녀석들밖에 만난적이 없으니까 시선을 착각했구나. 뭐어야. 나 바보네☆!
머리속에서 키라링 윙크 피스를 하면서 계단을 올라가, 교실 안으로 들어가자 새해복~ 이나 올해잘~ 이라는 말이 교차한다.
리얼충들의 틈새를 지나가듯 통과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 평소처럼 이어폰과 PFP를 준비하고 오늘은 배틀시티3를 한다.
크리스마스 한정장비 스테이터스 분배는 이미 끝났으니까 남은건 이걸 실전에서 어떻게 쓸지다. 크리스마스 한정인것도 있어서 무기의 스테이터스는 낮다. 게다가 휘두르면 반짝반짝 빛나는 연출이 나오고……하지만 이걸로 스토리 보스를 쓰러뜨린다는건 할 수 있었다.
잽싸게 보스공략을 위해 미션을 받으려고 생각했지만 왼쪽 끝에 표시되어 있는 시간이 이제 곧 선생님이 올 시간을 표시하고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나는 PFP를 가방에 넣었다.
이제 1월도 1주일이면 끝인가~……하아. 이제 곧 3학년인가……아니, 뭐 3학년이 되어도 게임은 여전히 할거지만. 사립 문과를 전념하는 나에게 있어서 솔직히 센터 시험은 받지 않고도 사립 일반시험을 쳐서 그 전에 추천입시를 얼마든지 받는다는게 베스트 스토리지. 국립 문과로 하게 되면 거의 센터에서 수학이 필요하고……나, 수학 확률 분야 말고는 못 한다.
밖과 안의 온기가 다른 탓인지 창이 흐려지고 있다.
그 흐려진걸 손으로 닦으면 바로 나타난다…………이런 학생생활의 추억도 언젠간 간단하게 지워질까.
 
 
 
 
 
 
 
 
 
 
 
 
모든 수업이 끝나고 종례도 끝나 이미 교실에는 몇 명밖에 남아있지 않다.
참고로 나는 유이가하마가 얘기를 끝내는걸 그저 PFP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지만 전혀 끝나라 모습이 보이기는커녕 대화의 텐션은 올라간다.
"에비나는 어디로 할거야?"
"나는 문과려나"
"유이는?"
"나도 문과"
아무래도 평소 하야마 그룹 녀석들은 진로희망 조사표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교실을 바꿀 수 없는 국제교양과를 제외하면 문과・이과로 반이 크게 변하여, 지금까지 1년간 함께 지내온 멤버하고는 거의 못 만나게 되겠지. 하지만 거기서 유리한것은 외톨이다. 외톨이는 누군가에게 좌우되는 일없이 문과를 정할 수가 있다. 뭐, 이과로 가는 녀석은 거의 없지만. 이과를 하는 녀석은 우리하고는 조금 머리 구조가 다른거겠지.
"유미코는?"
안경을 척 올리며 에비나가 물으니 미우라는 나른하게 금발 머리를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감으면서 조사표를 응시하고 으음, 생각하기 시작했다.
딱 봐도 이과는 아니겠지……아니, 하지만 나아씨가 수학을 팍팍 풀면……왠지 그건 그거대로 멋지네. 여기에 X를 대입해서~ 라고 하면서 안경을 척 올린다거나……아니군.
"토베, 너는?"
"나? 나는 아직 안 정했지만 암기 못하니까 이과할지도"
"하아?"
토베의 말에 미우라는 바보취급하는 표정을 짓는다.
토베과 이과……안 어울려. 아니 어울리나 안 어울리나 문제가 아니지만 왠지 토베가 이과라는건 생각할 수 없군. 그야말로 유이가하마가 이과를 선택할 정도다.
"네가 이과라니 좀 더 생각하지 그래?"
"맞아-. 이과는 단위 따기 힘들다고 했어-"
"우리랑 같이 문과 골라서 놀자-"
"아- 진짠가-! 그럼 문과로 할까"
빠르구만 어이. 아무리 그래도 인생의 분기점이다. 뭐, 아첨꾼인 토베니까 별로 그런건 생각하지 않나……게임 제작회사도 실은 별로 자격증 같은건 필요없으니까. 따두면 최고지만 어느쪽이냐고 하면 다른 녀 석들이 따지 않을만한 자격이 있으면 붙는게 좋은 모양이다. 그보다 이력서에 게임대회의 우승횟수를 쓰면 먹혀들려나……아, 그리고 해외전개한다면 TOEIC같은것도 필요한 모양이고……뭐, 단어는 전부 외우고 있으니까 영어 점수는 항상 좋지만.
그나저나……드물게도 하야마가 대화에 참가하지 않는군. 평소라면 맞장구를 칠텐데 오늘은 멍하니 있다고 할까……뭐, 아무래도 좋아.
"하야토는 어디로 할거야-? 나아, 하야토랑 같이 할까 하는데-"
과연 사랑하는 여왕. 자신의 인생을 연심 하나로 정하려고 하고 있다. 그건 그거대로 굉장한데……라고할까 얼마나 하야마를 좋아하는거야……왠지 차이면 얀데레가 될것 같은데……얀데레 여왕화……무서운데.
"……진로는 남에게 들어도 말이야. 자기 일이니까 스스로 정해야지"
"어, 아, 으, 응"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는지 미우라는 당혹의 표정을 지으며 금발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린다.
확실히 정론이라고 하면 정론이라고 할까, 완전 모범 정론이지만 하야마치고는 드물게도 남을 떼어놓는 해답이군. 대개는 그걸 따르고 이야기를 펼칠텐데.
"아. 유미코 그 소문 들었어?"
정말로 소문 좋아하는구만, 이 학교 녀석들은……결국 2학년에 카미하치가 있다는게 얼마전 통신대전에서 판명되버렸고 말야. 뭐, 지금은 1학년 애송이들은 일단 양심이 있는지 특정해오진 않지만……가능하면 이대로 졸업하고 싶은데. 내년에는 코마치도 들어오고, 카미하치의 동생이라고 들으면 확실하게 그 녀석 울거 아냐……그걸로 아버지나 엄마한테 죽어라 터지면……그것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회피해야.
그나저나 배틀시티3는 역시 재미있네. 스토리 모드는 스토리 모드라서 재미가 없다고 해도 온라인 대전이 뜨겁다. 참고로 나는 지금 전세계를 손안에 집어삼키기 위한 여행을 떠나고 있다. 각각의 나라 최강의 플레이어를 박살내는거다……게후후후. 보고 있어라, 아직 못 본 적아.
그때 시야 구석에 누가 서 있는게 보여서 그쪽을 쳐다보니 가방을 든 유이가하마가 서있어서 나도 PFP를 슬립모드로 바꾸고 가방을 매고 일어선다.
"히키타니 히키타니"
"응?"
문에 손을 대려던 순간에 에비나에게 불려서 그쪽을 쳐다본다.
"히키타니가 유키노시타랑 사귀고 있다는거 정말이야?"
직후 교실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불행중의 다행인건 우리를 제외하고 이미 교실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일까.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유이가하마와 나의 비명이 풀싱크로해서 교실에 울려퍼진다.
"히히히히히히힛키! 그, 그, 그, 그건 저저저저저저정말이야!?"
"지, 진정해"
지금까지 없을 정도의 기세로 유이가하가 캐묻지만 조금 떨어져서 진정시킨다.
어, 어, 어어째서 그런 소문이……그런가. 아침에 그 끈적한 시선은 착각이 아니라 그런 소문이 퍼져서 그런거였나.
"아, 그거 나아도 들었어. 그보다 그거 단순히 소문이잖아"
"그치만 문화제때 히키타니의 자전거 뒤에 태우고 같이 돌아가는거 봤다고 하구"
"어, 진짜? 내가 들은건 디스티니 랜드에서 둘이서 같이 있었다는건데"
"아, 그건 아니야. 왜냐면 우리랑 같이 갔거든. 그치- 하야토"
"아아. 디스티니 랜드는 우리랑 함께 갔으니까 아니야"
후자는 유이가하마라는 증언자가 있으니까 됐다. 문제는 전자다……그때는 유키노시타가 감기로 비틀거렸으니까 뒤에 태우고 돌아간것 뿐이라고 해도 믿어주지 않겠지……그보다 왜 나같은 히키니쿠 자식이랑 유키노시타같은 완벽초인 사이에 그런 소문이 생기는거야.
"유이가하마, 가자"
"아, 응. 또 봐!"
교실에서 나온 순간, 아침에 느낀 시선을 느꼈지만 아무래도 끈적한 표현은 나의 착각이었던 모양이라 끈적하지 않고 살랑살랑하지만 거기에 흥미관심이 듬뿍 담겨져있는 느낌이다.
유키노시타랑 사귀고 있대! 거짓말-!? 그런거 말도 안 되잖아! 라는 느낌인가?
"히, 힛키, 유키농이랑 사귀고 있는거 아니지?"
"안 사귀어. 제일 가까이 있으니까 그 정도는 알거 아냐"
"그렇긴 하지만……왠지 요즘 유키농이랑 힛키의 거리가 가깝다고 할까"
부정하려고 했지만 머리 속에 짐작가는 장면이 몇 가지나 머리속에 동시에 재생되기 시작했다.
보통은 간병을 위해서라고 해도 여자집에 잠을 자진 않지……라고할까 보통은 뒤에서 껴안기지도 않지……보통은 전차 안에서 키, 키스를 가능할정도의 거리가 되면 화내겠지……아니아니아니.
끙끙거리고 있으니 어느샌가 부실 앞에 도착했다.
……이 정도로 긴장하는것도 이상한 이야기군.
"얏하로-!"
평소처럼 기운 좋은 소리를 지르면서 부실로 들어가자 평소처럼 문고본을 읽고 있는 유키노시타와 어째선지 학생회장 잇시키 이로하가 앉아있었다.
"왜 네가 있는거야. 일 땡땡이 치지마"
"땡땡이 치는거 아니에요-. 이 시기는 아무것도 없다구요~"
"아 그려"
평소 앉는 정위치에 앉고 PFP 전원을 킨다.
"그보다 선배 왜 첫 참배가는데 안 불러준거에요-"
"하? 왜 아는거야"
"유키노시타 선배한테 들었어요~. 선배가 있다는건 하야마 선배도"
"없어. 그보다 왜 내가 있는 곳에 그 녀석이 있는건데"
"그치만 선배 사이 좋잖아요~"
사이 좋다니, 그 정도로 사이 좋다고 하면 지금쯤 내 주위는 친구투성이라 행복한 라이프로군……아니 잠깐만. 친구가 많다고 행복한건 아니잖아.
"그러고보니 힛키, 하야마랑 자주 얘기하네. 체육시간에도"
"그건 우연히 그 녀석이 옆에 있었기 때문이잖아"
"선배 치사해요~"
그렇게 말하면서 잇시키는 내 어깨 부근을 퍽퍽 때린다.
치사하다니 이 녀석은 축구부 매니저니까 맨날 보잖아.
"아, 그러고보니 역시 선배 그랬었잖아요~"
"하? 무슨 얘긴데"
"증말~. 유키노시타 선배랑 사귀는게 아닐까 하는 얘기에요~"
손목이 미끌어져 나는 PFP를 떨어뜨릴뻔하다 공중에서 움켜쥐고 유키노시타는 놀란 나머지 다리가 위로 들어져, 손에서 문고본이 떨어지지만 발군의 운동신경으로 공중에서 문고본을 낚아챈다.
"이, 이, 잇시키"
"네?"
"그건 무슨 농담이니?"
"숨기지 않아도 돼요~. 지금 선배들이 사귀고 있다는 소문이에요~"
유키노시타는 살짝 책을 덮고 잇시키를 본다. 그러자 그 날카로운 안광에 순간 잇시키는 쫄고 마치 뱀에게 노려진 개구리처럼 움직이지 못하게 되버렸다.
"잇시키"
"아, 네에"
"그런 웃을 수 없는 농담은 싫어해"
"제, 제가 말한게 아니에요~. 지금 이 소문으로 학교가 난리에요오"
마지막 부근은 목소리가 잠겨져서 거의 못 들었다.
"그래…………"
그 이후로 유키노시타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문고본을 읽고, 잇시키도 그 이상은 그 화제를 건들지 않고 유이가하마와 꺅꺅우후후한 대화를 하고 나는 나대로 PFP를 계속하고 있었다.
"아, 그렇지. 오랜만에 고민 메일 보자"
그렇게 보고 먼지가 쌓인 컴퓨터를 책상 위에 두고 전원을 키자 기동음이 울린다.
조금 더 나은 세대의 컴퓨터 비품 정도는 있을텐데……뭐, 여러모로 우리에게는 모르는 사정이 있는거겠지……OS 업데이트해도 더럽게 늦네.
"아, 한건 왔어"
장소를 이동해서 노트북 앞에 위치를 바꾸자 확실히 NEW마크가 붙어있고, 더블클릭을 해서 그걸 열어보니 상대는 그 여왕・yumiko☆한테 온거였다.
"다들 문과이과 선택은 어떻게 정했어……래"
"아, 그거 저도 신경쓰여요. 실제로 어디가 좋아요?"
"어디라고 해도 어차피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이 있는 녀석은 그걸 참고로해서 정하면 되고, 아직 장래가 위태로운 녀석은 좋아하는 교과목이 있는 쪽으로 가면 되지 않아?"
"우왓. 선배는 의외로 머리 좋네요"
"지금 너 우왓거렸지? 선배라고 생각 안 하고 있구만"
"그러네. 수학 36점, 물리 24점, 화학 45점. 이전 시험에서도 여전히 이과 과목은 모래알같지만 문과과목은 전부 만점이었는걸"
이것도 게임의 산물이야. 게임을 하고 있기에 기억력이 강화되어서 지금은 한번 교과서를 보거나 듣거나 한건 거의 머리속에 남아있다는 말 그대로 세이브 데이터나 같은거지.
"역시 유키노시타 선배는 히키가야 선배를 뀨우, 죄송해요"
엄청난 안력으로 노려보아진 잇시키는 내 뒤로 숨었다.
약았어……이렇게 세상 남자들을 착각시키는거로군. 게다가 얼굴에 나오지 않으니까 이건 소악마다. 참고로 코마치는 얼굴에 다 드러나니까 바로 간파할 수 있다.
"그러고보니 하야마 선배는 어디로 정했나요?"
"음~. 하야토는 이미 조사표를 내버렸으니까~……아, 혹시 유미코"
"그렇겠네요~. 하야마 선배랑 같은 반이 되고 싶은거에요, 분명해요!"
예년 3학년의 다음 반 편성은 문과 7반, 이과 3반이 되는 일이 많고, 같은 반이 되는건 운도 필요하지만 애시당초 문과 이과가 다르면 같은 반이 되는 일은 없고, 게다가 교실이 있는 층도 2층과 1층으로 전혀 다르게 되니까 사랑하는 소녀의 입자에서 보면 사활문제랑 같다. 그러니까 고민상담으로 잘하면 들어내서 최소한 어디로 추측을 세울 수 있는지 생각한거겠지.
"하지만 문과 이과 선택은 말하자면 인생을 정하는거야……그걸 연심만으로 정하는걸까"
"사랑은 맹목이라고 할 정도니까 그런것도 있는거 아냐?"
"……즉 너처럼 무슨 일이든 게임을 우선시키는 그런걸까"
"그런거지"
뭐야 지금 예시. 엄청 알기 쉬워.
"음~. 슬슬 돌아가야겠네요. 선배, 실례했어요~"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는 나간다.
"미우라의 의뢰는 어떡할까"
"음~.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문과 이과 선택을 묻는건 금방 끝날테구"
"히키가야는?"
"아무래도 좋아. 너네가 한다면 나도 도울건데"
"알았어. 그럼 봉사부에서 받아들이는걸로"
그나저나……왜 그런 소문이 퍼진걸까. 평범하게 생각해서 어울리지 않는데도 정도가 있지……하지만 왠지 싫지는 않군. 아니, 나는 그렇지만 유키노시타는 별개겠지만……뭔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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