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65화
 
 
 
 
몇분 만에 도착하여 주륜장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홀에서 방 번호를 입력해서 인터폰을 누르자 잠시 유키노시타의 목소리가 들리고나서 자동문이 열렸다.
엘레베이터에 타고 15층을 누른다.
뭐라고 할까…………새삼스럽지만 나, 전에 유키노시타네 집에 잤었지.
그때 광경이 어째선지 지금되어 플래쉬백하고 묘한 부끄러움이 솟아오른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목표로 하던 층에 도착해서 표찰에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는 방 앞으로 가서 인터폰을 누르자 이번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고 문이 개폐되었다.
문을 열어보지만 안은 시커멓다.
"어이어이. 설마 없었습니다~ 라는 결말은 아니겠지……실례합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 벽을 잡으며 걸어가 거실 문을 연 순간.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갑자기 불이 켜졌다고 생각하니 산타클로스 코스프레를 한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가 구석에서 나왔다.
…………왜 유이가하마의 코스프레가 그런 미니스커트 산타인걸까.
"이거봐! 나랑 유키농이 케이크 만들었어!"
"엥, 네가 케이크……폭발하지 않겠지"
"너무해!"
"괜찮아. 유이가하마는 테이블에 옮긴것 뿐이니까"
그거 같이 만들었다고 안 하잖아.
"그래서, 왜 너는 코스프레 하고 있냐"
그렇게 말하자 유키노시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홱 돌린다.
"……유이가하마가 남자애는 다들 좋아한다고 하니까"
……뭐, 뭐어 산타 코스프레는 좋은거지……특히 유키노시타와 갭이 더 좋다고 할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어딘가 부끄러워져서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의자에 앉고 케이크를 자세히 보니 한 가운데에 우리 셋을 모방한듯한 설탕과자가 셋 놓여있다.
……진짜로 유키노시타의 요리스킬은 뭐야.
자세히 주위를 돌아보니 방 여기저기에 장식이 붙여져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고 있다.
"자, 얼른 먹자! 배고팠거든!"
그렇게 말하면서 유이가하마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파티 배럴 상자를 열어 안에 들어있는 치킨을 맛있다는듯이 중얼거리면서 보고 있다.
"그러네. 히키가야도 왔으니까"
"게임 갖고 왔는데"
"그것도 나중에 하자!"
그리 듣고 적당한데 게임기가 든 가방을 두고 앉으니 종이그릇과 컵이 놓여졌다.
탄산음료와 사과 주스, 오렌지 주스……잘도 뭐 이렇게나 샀군.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크리"
"메리 크리스마스"
유이가하마의 기운찬 목소리로 셋 뿐인 크리스마스파티가 시작되어, 치킨을 먹으면서 추억담을 꽃피운다.
"그러고보니 힛키는 봉사부에 들어가기 전에는 뭐했어?"
"게임밖에 안 했어. 그보다 너 나랑 같은 반이잖아"
"유이가하마의 눈에마저도 들어가지 않았구나. 옅은가야"
"맞으니까 할 말이 없다"
사실 2학년에 올라가고나서 처음 며칠 동안은 누구하고도 얘기하지 않고 그저 게임만 하고 있었으니까. OC에서 겨우 주위 녀석들이랑 대화하기 시작했지만.
"그러는 너도 교실에서는 존재감 옅잖아"
"어머. 나는 초청받는단다. 수학여행에서도 많은 조에게 초대받았는걸"
"뭐……라고"
나도 게임에서는 친구 신청은 썩을만큼 오지만 현실세계에선 친구 신청은 오지 않는거나 같다. 아니, 게임 친구 신청도 거의 안 받지만.
"그치만 말야, 여러모로 있었지. 지난 1년간"
이 1년간 정말로 여러가지로 있었다. 우선 내가 봉사부에 입부했고, 그 후에 유이가하마가 입부해서 토츠카를 도와주고 자이모쿠자를 돕고 카와사키를 도와주고……아, 그건 나 개인이 했던가. 그리고 문화제, 체육대회, 수학여행……그리고 학생회선거에서 공중분해 직전까지 가고 관계를 청산짓고 크리스마스 행사가 끝났다. 정말로 지난 1년간, 지금까지 없을정도로 바쁜 1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탄산음료를 꿀꺽 마시니 목이 타듯이 아팠지만 그것도 또한 여흥이다.
"그래. 여러가지로 있었어"
"…………"
소란스러웠던게 거짓말처럼 조용해진다.
"……힛키"
"응?"
"자"
그리 듣고 건내받은건 예쁘게 포장된 작은 사각 상자.
"뭐야 이거"
"뭐, 열어봐"
그리 듣고 포장을 깨끗하게 벗겨서 상자를 열어보니 깨끗하게 접힌 한 장의 종이가 있어서 그걸 펼쳐보니 내가 이전에 유키노시타에게 냈던 퇴부서였다.
왜 퇴부서 같은게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 안에 있는거야.
"그게……이제 슬슬 괜찮지 않을까해서. 돌아와도"
"……아니, 하지만"
"딱히 나는 이제 신경쓰지 않아"
"유키노시타……"
"고등학생일때 안 된다면 대학생때 하면 될 뿐인걸"
그거 괜찮은거냐고 딴지걸고 싶지만 그걸 하면 좀 더 카오스하게 될것 같고……여기는 둘의 다정함에 감사하면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나.
나는 퇴부서를 찌익찌익 찢고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걸로 내가 퇴부서를 냈다는 사실은 사라지고, 결국 또 봉사부로 돌아와버린 것이다.
"뭐어……앞으로도 잘 부탁해"
"그래, 잘 부탁해"
"힛키도 봉사부에 돌아왔으니까 게임하자!"
그런고로 게임 큐브를 세팅하고 전원을 키자 파티 게임의 대표라고도 할 수 있는 그 M이라고 쓰인 붉은 모자를 쓰고 수염을 기른 아저씨가 나오는 캐릭터들이 대집합한 게임이 기동했다.
"피코피코를 하는건 처음인데"
"엥, 게임 큐브 해본적 없어?"
"그래. 너와 달리 내 안에서 게임을 한다 = 상식이라는 등식은 없어"
유키노시타에게 하나부터 조작을 가르쳐주고 바로 프리 게임으로 배틀로얄 방식으로 미니 게임을 개시한다.
규칙은 A버튼을 누르면 발사되는 탄을 상댕에게 맞추면 된다고 하는 지극히 간단한 게임이지만 필드가 이상하게 변화한것으로 인해 조작성이 수수하게 필요해지는 것이다.
"아"
그 작은 목소리와 함께 유키노시타가 조작하는 캐릭터가 떨어졌다.
"아-! 당했어……"
"……한번 더"
그런고로 한번 더, 같은 게임을 하지만 이번에는 스테이지에서 떨어지지 않는데 너무 집중했는지 유이가하마한테 한방 맞고 게임오버가 됐다.
참고로 두번 다 내가 이겼다.
"큭……이게"
3회전. 역시 요령을 얻었는지 스테이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탄을 발사하지만 아직 어색하다는것도 있어서 탄은 맞지 않는다.
이 녀석…………상당히 지기 싫어하네.
"뭣……지, 지금 그건"
"그야 너 벽에 쏘고 폭풍에 휘말리면 죽을거 아냐"
"다음은 다른거 하자~"
유이가하마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이번에는 유이가하마에게 게임을 선택하게 한다.
"저기, 힛키는 못하는 게임같은거 있어?"
"못하는건진 모르겠지만 정신쇠약은 싫어. 그리고 운이나 확률이 관계없는 게임도 별로 좋아하진 않아"
"예를 들면?"
"예를 들면……금붕어 뜨기"
"그거 게임 아니잖아"
"그리고 낚시도"
"그건 게임이라기보다도 오락이 아닐까"
정말로 금붕어 뜨기만큼은 못한다. 그 녀석들 자신의 의사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퍼도 종이를 찢고 수조로 돌아가버리니까. 그것만큼은 몇 년을 해도 코마치에게 연패중이다.
"이번에야말로 이길거야"
"절대로 이길거야……힛키한테"
"핫. 게임 KING인 나에게 도전하는건 100년이나 이르다는걸 보여주마"
 
 
 
 
 
 
 
 
 
 
 
 
"…………크아아아~"
……이런. 게임을 너무 해서 유이가하마가 잠들고 유키노시타도 잠들어서 마지막에 내가 전원을 끄고 잤던가……설마 그렇게까지 들뜰줄은 생각 못했다.
문득 눈을 뜨고 일어나니 방의 불은 모두 꺼져있고 유이가하마는 소파에서 쿨쿨거리며 기분 좋게 자고 있지만 유키노시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주위를 돌아보니 발코니에서 그녀의 모습을 발견했다.
"여"
"어머, 일어났구나"
창문을 열어 밖으로 나가니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지만 지금까지 따뜻한 곳에 있었던 탓인지 조금 기분 좋게 느낀다.
"……미안하다, 학생회장말야"
"이제 됐어……너는 네 생각으로 잇시키를 도우려고 생각한거니까"
"……그렇게 말해주면 고맙겠어"
확실히 나는 내 생각으로 잇시키를 도우려고 했다……하지만 그 생각 속에 봉사부도 넣고 생각을 했어야 했다. 잇시키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결과, 그런 사태까지 가버렸다……더는 그런 일은 가능하면 일으키고 싶지는 않다.
나와 유키노시타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그 침묵을 깬것은 유키노시타였다.
"얘, 히키가야"
"음?"
"…………언젠가는 봉사부는 사라질거야. 우리도 수험이 가까우니까"
"그렇군…………하지만 우리는 또 만날 수 있겠지"
설령 봉사부라는 틀이 사라져버려도 이세계에 사는게 아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있고, 연락을 해서 만나는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자연소멸하는것도 아니잖아. 그보다 저 녀석이 정기적으로 모이자고 말해올테고"
자고 있는 유이가하마를 가리키면서 말하자 유키노시타는 살짝 미소짓는다.
"그래…………정말로 너는 남을 바꿔가는구나"
"……그럴까나"
남을 바꿔간다고하면 그 순간부터 나도 조금씩 바뀌어간거겠지. 그러니까 지금의 내가 있다.
슬슬 안으로 들어가려고 창문에 손을 대려고 한 순간, 뒤로 유키노시타가 껴안아서 머리도 팔도 전부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멈춰버렸다.
"유, 유키"
"얘, 히키가야"
내 말을 가로막듯이 유키노시타가 말을 한다.
"언젠가 나를 구해줘"
"…………아아"
고동치는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유키노시타의 손에 내 손을 겹치며 그렇게 말했다.
 
 
 

:
BLOG main image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fpvmsk) by 모래마녀

공지사항

카테고리

모래마녀의 번역관 (1998)
내청춘 (1613)
어떤 과학의 금서목록 (365)
추천 종합본 (2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
05-18 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