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60화
 
 
 
 
약속을 따낸 잇시키와 함께 커뮤니티 센터에 인접해있는 시립 유치원으로 향한다.
시립이라는것으로 학교에서 제안도 기꺼이 승낙해준 모양이라, 이런 시간에 약속을 해도 오히려 웰컴한 상태였던 모양이다.
유치원 문에 있는 인터폰을 누르고 사정을 얘기하니 바로 안으로 안내받는다.
이미 수업은 끝났는지 직원들은 유아들과 모래사장에서 놀고 있고, 작은 교실에서 블럭 쌓기 등을 하며 놀고 있지만 아까부터 보육원들에게 뭔가 소근소근 듣고 있다.
"왠지 나 환영받지 않는거 아냐?"
"선배, 눈이 위험한걸요……"
뭐, 유아로부터 보면 교복을 입은 언니랑 오빠는 무섭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하다못해 나에게 보일만한데서 소근거리지 말아줘.
"일단 여기서 기다릴게"
"그러는 편이 좋을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는 조금 앞에 있는 직원실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벽에 기대어 그대로 웅크려앉아 PFP를 하려고 생각했지만 옆에서 보면 수상함 Max로 밖에 안 보여서 경찰을 불리는것도 싫어서 결국 일어선채로 PFP를 하기로 했다.
역시 PFP는 좋네. 마음을 치유해준다. 하지만 유치원이라…………전혀 기억이 없다. 그 무렵에는 게임에 빠지지 않아서 제대로 된 평범한 애였는데 전혀 기억이 없어……어라?
필사적으로 유치원 기억을 끄집어내려고 분투하면서 PFP를 하고 있을때, 옷자락을 꾹꾹 잡아당겨져서 문득 고개를 드니 푸른색이 섞인 머리카락을 둘로 나누어 헤어슈슈로 묶은 여자애가 있었다.
"아. 케이카……였나"
"응. 인형 오빠 오랜만"
분명히 카와사키의 동생이었지……그런가. 여기 유치원에 다니나……그보다 나이 차이가 장난 아니지 않아? 10년 이상 차이나잖아.
"사짱이 안 와"
"그런가. 사짱은 이제 곧 올거라 생각해"
"……이름 뭐라고 해?"
"하치만"
"하군이다!"
왜 이 애는 이름의 첫글자를 따서 군을 붙이고 싶어하는거야……딱히 상관없지만 하군이라는 별명을 붙여진건 처음이다.
"있잖아 있잖아"
꾸욱꾸욱 잡아당겨와서 하는 수 없이 PFP 전원을 끄고 주머니에 넣어 케이카의 상대를 해주기 위해 그녀를 빙그르 그녀쪽을 돌아봤다.
"사짱이 말야. 하짱 얘기를 많이 해"
"헤-. 어떤 얘기인데"
뭐, 대충 예상은 되지만. 저런 사람을 보면 안 돼! 게임에 감염되서 마지막엔 살해당하니까! 같은 소리를 했겠지. 딱히 상관없어……슬프지 않다 뭐!
"응 그게 말야. 멋있대!"
무심코 미끌거리고 말았다.
대단히 엉뚱한 발언이 왔다. 기분나쁘다고 듣는다면 모를까 설마 그 정반대에다 평생 들어본적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말을 들을 줄이야……그보다 그 녀석, 집에서 나를 뭐라고 가르친거야.
"사짱이 말야. 인형을 꼬옥 안고 있어!"
"헤-"
설마 그 녀석에게 그런 취미가 있었을 줄이야……무서운 얼굴의 뒤에는 귀여운 얼굴이라는건가.
"케짱"
"아, 사짱이다!"
그렇게 불린 그녀는 파앗 얼굴을 빛내며 내 옆을 지나가 껴안았지만 바로 맞이하러 온 사람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따뜻한 눈빛으로 케이카를 보고 안아올리는 카와사키의 모습이 있었다.
"……어, 어째서 네가 여기에"
"일이야"
그렇게 말하자 카와사키는 내 뒤를 엿보듯이 본 후에 나를 본다.
"유키노시타네는?"
아아, 그런가. 평소 내가 일이라고 하면 봉사부 일로 온거니까……어라? 그보다 나, 이 녀석의 앞에서 봉사부 일을 한적이 있었나? 왠지 타이시때는 나 혼자서 해결했던것 같은데……뭐, 봉사부에 유키노시타가 있다는것 정도는 알고 있나.
"부활동은 이미 그만뒀어"
"……왜 또"
"그 뭐냐……책임 사임이라는거지"
그렇게 말하자 하아? 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보다 너네집에서 여기는 멀지 않아?"
"요즘은 어느 유치원도 빈데가 없으니까 조금 먼곳이라도 어쩔 수 없어. 거기다 여기는 시립이라서 값이 싸고. 갈때는 부모님이 차로 태워주니까"
자녀 간소화 운운하는 이유로 유치원도 줄어든다고 하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뒤로 파닥파닥 발소리가 들리고, 뒤돌아보니 회의를 마친 잇시키가 직원실에서 나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문득 카와사키를 보니 교실 문을 열고 안에 있는 보육사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럼"
"아, 응. 또 봐"
그렇게 말하고 카와사키는 케이카의 손을 잡고 돌아갔다.
"아는 사람인가요?"
"같은 반. 그래서 어땠는데"
"네. 완벽해요. 참가인수도 정했고. 그저 조심해달라는 요망을 받았지만요"
"그야 그렇겠지. 유아를 맡고 있는 입장으로는 다치게 하면 배상 문제니까……돌아갈까"
그런고로 무사히 유치원 약속을 잡은 우리는 커뮤니티 센터로 돌아갔다.
 
 
 
 
 
 
 
 

 
 
 
다음날 종례 종료 직후, 나는 하품을 하면서 PFP를 하고 있었다.
어제 일단 결과는 냈지만 요만큼의 성과는 성과라고 할 수 없다. 애시당초 할 일조차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지금 상황으로는 진행되지 않은거나 거의 같다.
유아들의 참가인수는 정했다. 하지만 유아들에게 뭘 해달라고 하나. 장소는 정했다. 일시도 정했다. 그럼 뭘 하지? 합동으로 하는 이상 카이힌 측이랑 정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애시당초 놈들이랑 회의를 하면 귀찮게도 회의가 확산될 뿐이다. 뭐가 부족하지? 대체 저 회의에 뭐가 부족한걸까. 옆에서 보면 무거운 회의로 보이겠지. 하지만 거기에 부족한것은 뭔가……어떻게하면 이 늦춰진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정도의 파츠를 찾을 수 있는거야.
"……힛키"
"아? 왜 그래"
"…………지금, 이로하를 도와주고 있지?"
어디에서 그런 정보를 입수한거야…….
"뭐, 그 녀석이 회장이 된건 내 책임도 있으니까"
"괘, 괜찮으면 말야, 봉사부에서"
"아니. 됐어"
유이가하마가 그 이상 말하는걸 막으니 어째선지 방금전까지 소란스러웠던 교실이 단번에 조용해지고, 우리들 쪽으로 시선이 집중한다.
"됐다니 왜"
"내가 잇시키를 학생회장으로 만든 책임을 지는것 뿐이니까. 그 책임에 봉사부를 말려들게할 수도 없잖아"
"그, 그치만 말야. 힛키 왠지 힘들어 보이고, 이럴때야말로 봉사부의 차례가 아냐?"
"됐대도. 딱히 봉사부에 상담한것도 아니고"
"하지만……하지만 힛키"
"됐다니까"
회의가 늦어지고 있는것과 피로가 겹쳤는지 평소 이상으로 어투를 세게 유이가하마에게 말하자 유이가하마는 놀란 표정을 짓고 나를 쳐다보지만 바로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없이 교실에서 나갔다.
교실 녀석들의 시선이 더욱 짜증을 증폭시켜서 나는 PFP를 주머니에 찔러넣고 가방을 어깨에 매고 시간은 아직 이르지만 교실에서 나갔다.
밖은 공교롭게도 비. 나는 PFP를 수건으로 감고 가방을 매고 우산을 한 손에 들고 커뮤니티 센터까지 한손 운전으로 간다.
…………다음에 유이가하마에게 사과하러 가자. 멋대로 짜증내서 멋대로 화풀이를 해버렸다……그 녀석에겐 아무 책임도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전거를 몰고, 역 앞의 주륜장에 세워두고 평소 가는 강의실이라고 쓰인 방으로 들어가니 초등학생같은 여자애가 한 곳에 모여있고, 그 속에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츠루미 루미……임간학교에서 괴롭힘에 승리한 승리자다.
루미도 나를 깨달았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지만 바로 시선을 피했다.
아무래도 내가 마지막이었는지 타마나와가 앞으로 나온다.
"지금부터 모두 함께 결정하자! 적극적으로 여러모로 말해줬으면 좋겠어!"
그렇게는 말하지만 뭘 할지조차 정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초등학생에게 오라고 해도라는 말을 듣는게 솔직한 기분이다. 어차피 타마나와가 초등학생의 의견도 듣는답시고 부른거겠지만.
"그럼 나중에 대응을 잘 부탁 해볼까"
타마나와의 부탁에 잇시키는 어려운 표정을 짓는다.
"어떡하죠"
"일단 필요한걸 하면 되겠지. 트리를 장식한다거나. 물건 사러가서 작업을 해달라고 하면 그거면 된다고 생각해"
"그렇네요~. 하지만 트리 같은거 장식다는거 방해가 되지 않아요?"
"상자나 어디 넣어서 보존하면 되겠지. 일단 초등학생 쪽을 부탁한다"
잇시키에게 초등학생쪽을 맡기고 나는 타마나와에게 간다.
"타마나와"
"뭐지?"
"내용을 정하지 않으면 늦게 될거야. 일단 지금까지 기획안을 정산해뒀지만 대부분 다 쓸모없어. 시간도 부족하고, 어쨌든 예산이 부족해. 외부위탁은 무리라고 생각해주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
"그럼 그것도 다 같이 정하자"
무심코 크게 한숨을 쉰다.
이 녀석, 왠지 합숙때의 하야마랑 닮았어. 모두 사이 좋게……타마나와의 경우엔 뭘 정하려고 해도 모두 사이 좋게, 모두 함께 정하자는 녀석이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턱없는 소리 하지마. 스케줄도 밀려있어. 여기는 잇시키와 네가 얘기를 나눠서 전체를 결정해야해. 그러지 않으면 규모만 커지고 속은 엉망이 되버린다고"
"그건 안 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게 아니면 전체의 사기도 오르지 않잖아?"
"……그럼, 그 회의를 지금 당장 하는 편이 좋아. 하지만 지금 처음부터 시작하면 늦어. 초등학생이랑 유치원아, 둘 모두가 참가하는걸로 회의를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게. 그것도 다 같이 정하자"
오늘 제일 짜증을 느꼈다.
장식을 제작하는 초등학생들에게 감독역으로 한 명 남고 겨우 회의는 이번 행사에서 뭘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한 걸음 진행했지만 너무 늦은 한 걸음이다……대체 이 회의에 뭐가 부족한거야.
"그럼 얘들아. 이번 의제는 행사 주최에 대해서 생각하자. 제로 베이스에서 디스커션이니까 모두 적극적으로 발언해줬으면 좋겠어"
"역시 크리스마스다운걸 하는게 좋지 않아?"
"젊은 마인드를 집어넣는다면 밴드 같은거 아냐? 아니면 재즈나 성가대라던가"
한 손으로 의사록을 쓰면서 이전하고는 비교도 안 될정도로 올라가는 기획안을 메모하지만 그 대부분이 내가 정산한 결과, 부적격이라고 판단한것과 비슷한것, 혹은 거의 같은거라서 소부 고등학교 멤버가 찔끔찔끔 말하는 의견이 훨씬 현실미가 있다. 라고할까, 아까 말한거 잊고 있나?
"좋아. 대충 나왔으니까 다 같이 생각하자"
"잠깐 타임"
"왜 그래?"
"아까도 말했지만 시간이 없다고. 그런걸 전부 생각하면 그야말로 기획에 치여서 끝나. 아까도 말했지만 젊은 마인드라던가 넣고 싶다면 초등학생이랑 유치원아를 주역으로 세워서 하면 돼. 그렇게 어려운 연극이나 재즈같은것 보다는 데이 서비스로 온 사람들이 더 좋을거야. 대부분이 손자가 있는 연령이니까 귀여움도 늘어나겠지. 유치원측에서 조심해달라는 요망도 달성할 수 있으니까"
"그 대안도 넣어서 생각할까"
타마나와의 그 한마디로 카이힌 측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결합시킬 생각인지 아까부터 영화가 어쩌니 뮤지컬이 어쩌니 이야기가 시작되버렸다.
겨우 알았다. 이 회의에는 부정이 없다. 뭐가 브레스트냐. 뭐가 부정하지 않고 화합해서 생각하자냐. 그저 다나순히 회의에서 뜨겁게 떠들어대는 자신을 좋아하는것 뿐이다……정말로 옛날 어딘가의 누구씨를 보고 있는 느낌이라서 짜증나는데도 정도가 있다. 자신에게는 뭐든 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착각을 하고 있다.
이미 의사록을 정리하는 손은 멈춰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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