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52화
 
 
 
그날밤, 학교를 나온 나는 국도를 곧장 자전거로 달려 치바로 향해, 중앙역 쪽에 있는 영화관 맞은편에 있는 도너츠 샵에서 혼자 PFP를 하면서 도너츠를 먹고 있었다.
역시 파운드 쇼유는 맛있네. 정말로 부활제가 행해질때마다 먹고 있지만 요즘은 여러모로 있던 탓에 못 먹었으니까.
"상석해도 될까요?"
"마음대로 하세요"
PFP를 하면서 파운드 쇼유를 먹고 있을때 그런 목소리가 들려와서 얼굴도 들지 않고 대응하고 마지막 하나 남은걸 집으려고 했을때 남의 손이 닿았다.
상석한 사람이가 생각해서 다른 곳으로 손을 움직이지만 거기서도 손이 닿아서, 또 다른 곳으로 움직여도 닿길래 짜증이 나서 고개를 들어 확인했을때 순간 목에 걸렸다.
"부헉"
"햣하로~. 히키가야"
하얀 블라우스를 옷깃을 세우며 꼬임 니트 가디건과 롱 스커트를 입고 있는 봉사부의 부장인 유키노시타 유키노를 능가하는 괴물. 유키노시타 하루노가 미소를 지으면서 파운드 쇼유를 먹고 있었다.
왜 이 사람은 멋대로 내 파운드 쇼유를 먹는걸까.
"왠일이래, 이런 시간에 네가 이런데에 있다니"
"자택 주위에 도너츠 가게가 없어서요……그래서, 뭡니까"
"친구랑 밥먹으러 갈때까지 시간죽이기야"
미소를 지으면서 그렇게 듣고 나는 바로 이어폰을 준비하고 귀에 꽂으려고 하지만 가늘고 길고 눈처럼 흰, 예쁜 손가락에 한쪽 이어폰을 잡혀서 황급히 고개를 드니 그녀의 귀에 들어있지 않은가.
에-. 이 사람 대체 뭘 하고 싶은거야? 왜 남이 귀에 꽂으려던걸 사양없이 꽂는거야?
"헤~. 게임은 이런 BGM이구나~"
"하, 하아. 뭐어……그래서 진짜로 뭐하러 온겁니까"
"거기에 네가 있으니까, 려나?"
멋진 미소를 지으면서 그렇게 듣지만 두근거리지도 않는다.
평범한 남자라면 "어? 호, 혹시 이 사람 나 좋아해? 고백해?"같은 착각을 하겠지만 수많은 벌게임 대상이 되어온 나에겐 그런건 효과없다.
그래. 나는 주위 남자들하고는 다르다. 강철의 마음을 갖고 있다. 아이언하트……왠지 멋지네.
"역시 너는 재미있네. 지금 그건 볼을 붉히고 시선을 피해야했어♪"
"헤- 우와-. 왠지 두근거림이 불끈불끈하네요-"
"아하하하! 역시 너는 재미있네-!"
하루노 씨는 정말로 재미있는지 주위 사람은 신경쓰지도 않고 웃는다.
"후우. 정말로 너는 재미있네. 남에게는 흥미가 없으면서 점점 남을 바꿔가"
"그렇슴까?"
"그렇다구……왜냐면 유키노가 학생회장으로 입후보할 정도인걸"
손가락이 멎었다.
……무슨 의미일까.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나에게 말했다. 자신은 정직한 녀석일수록 살아가기 힘든 이 세상을 사람과 함께 바꾸고 싶다고. 그러니까 봉사부에 있는거라고. 그런 그녀의 터무니 없이 커다란 꿈을 위해 학생회장이라는건 머스트 플레이한 행동이며, 머스트 아이템일 것이다. 그런데 왜 그녀가 바뀌었기에 겨우 입후보했다고 하는것처럼 이 사람은 말하는걸까.
"저래 보여도 유키노는 부끄럼쟁이거든. 학생회장이나 남들 앞에 서는 일은 좋아하는 애가 아니었어"
"잘 알고 있네요. 도청기라도 달아뒀나요?"
"설마. 하야토한테 편지가 왔어"
아아, 과연. 하야마가 거기에 있었나. 뭐, 언니인 이 사람을 싫어하는 구석이 있는 유키노시타가 "나, 학생회장으로 입후보할거야!" 라고 말할리도 없나……코마치에겐 들어보고 싶네.
"그런가~. 마침내 유키노가 학생회장이라~……조금 늦네"
불쑥 중얼거린 말의 진의는 뭘까.
좀 더 빨리 행동해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좀 더 빨리 그 생각에 도달해라는 의미인지. 전자라면 어딘가 나무란다고도 할 수 있지만 후자가 되면 의미는 전혀 다르게 된다.
――――――절대적 승자가 보는 동정의 말.
유키노시타는 아마……아니, 확실하게 이 사람을 보고 입후보한건 아닐 것이다. 만약 이 사람만 보고 있다면 유키노시타 학생회장은 좀 더 빨리 탄생하여, 소부고등학교 역사상 최고의 학생회장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걸 돌아보면 이 사람을 보고 입후보한건 아니겠지.
그럼 왜 지금이 되어서…….
"어라, 히키가야?"
그때 내 이름을 뒤에서 부르기에 돌아보니 근처 카이힌 종합 고등학교의 교복을 입은 두 명의 여고생이 있고, 한쪽은 빙그르 감은 파마가 걸린 짧은 보브컷 여자가 있었다.
"엄청 그립네! 레어 캐릭터잖아!"
그렇게 말하면서 찰딱찰딱 내 어깨를 때리지만 나는 만면에 싫다는 표정을 짓지만 그런건 신경씃지 않고 그 여학생은 한가함 Max인 친구를 두고 말을 걸어온다.
"졸업하고나서 처음보지!? 1년 조금!? 그립다-! 아! 아직도 게임하네! 중학교 시절부터 계속 그랬지!"
"히키가야, 아는 사람이야?"
"글쎄요? 같은 중학교같긴 하지만요"
"무슨 소리하는거야-!? 같은 반이었잖아! 오리모토! 자주 대화했잖아!"
아아, 기억하고말고. 같은 중학교. 같은 반에서 벌게임으로 나에게 고백해온 녀석이다. 좋게 말하자면 누님처럼 누구하고도 거리를 두지 않고 친근한 느낌으로 거리를 좁혀오는 프렌드 메이커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남의 개인 공간에 흙발로 내딛어 와서 어지르고 그대로 나가는 관심종이다.
"히키가야는 소부고등학교였구나"
현내 유수의 진하가교인 소부 고등학교는 드물게도 블레이저다. 보면 단번에 알겠지.
"근데. 히키가야는 머리 좋았구나. 이쪽은 여자친구?"
"응. 맞아~"
"아냐. 세살 위 선배다. 여친은 아냐"
그렇게 말하면서 가볍게 노려보지만 하루노 씨는 윙크를 하면서 소악마같은 미소를 짓고 있다.
짱나.
"그렇지~. 게임밖에 안 하는 히키가야한테 이런 미인 여친은 없지-!"
깔깔 웃는 오리모토를 따라 일행도 쿡쿡 웃는다.
"아, 히키가야랑 동급생이었던 오리모토 카오리에요"
"헤에~……동급생인가~……나는 유키노시타 하루노. 있잖아, 히키가야의 중하가교 시절 얘기 듣고 싶은데!"
"에~. 뭐 있었던가~"
그렇게 말하면서 오리모토는 내 옆에 앉고 일행도 하루노 씨의 옆에 앉아서 대화에 들어가서 꺄아꺄아 남의 과거 얘기로 들뜬다.
특별히 듣고싶지 않은 얘기는 아니니깍 딱히 상관없지만……아무래도 좋아.
15분 정도 지났을가. 문득 대화가 없어졌다.
오히려 15분이나 초대면인 사람끼리 대화를 끈거다. 이걸로 해산하겠지.
"아, 그래. 히키가야. 소부고등학교라면 하야마 알아?"
왜 다른학교의 여자까지 알고 있는걸까.
"소개해줬으면 좋겠다는 애가 꽤 있어서 말야~. 이 애도 그렇지만. 아, 이 애는 말야. 나카마치 치카, 친구야. 저기, 연락처 같은거 몰라?"
"알것같냐"
"그치~. 게임밖에 안 하는걸"
"아, 나 알고 있어!"
또 이 사람은 옆에서 귀찮은 일을 갖고 오는구만-……그러니까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루노 씨는 재미있어보이는걸 발견했다는듯이 기뻐하면서 휴대폰을 꺼내어 하야마에게 전화하고, 바로 오도록 연락을 하고 싱글벙글 미소를 짓는다.
"뭐하는거에요"
"재미있어 보이잖아"
그 한마디에 나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이미 밤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하늘은 검게 물들고, 그걸 가로지르듯 모노레일이 달리며 환락가의 고개를 내민 거리 속을 젊은이들이 걸어다닌다.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려오고 하루노 씨가 그쪽을 쳐다보자 마침 부활동이 끝나서 돌아가다가 그대로 들렀는지 교복을 입고 에나멜 가방을 매고 있는 하야마 하야토가 와서 우리 모습을 보고 기막힌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다.
"하루노 누나, 이건?"
"하야토를 소개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애들!"
크게 손을 벌리면서 둘을 하야마에게 소개한다.
하야마를 보자마자 둘은 얼굴을 모아 텐션을 올리고, 그러면서도 작게 얘기를 한다.
하야마는 미간에 주름을 모으고 집중하지 않으면 깨닫지 못할 정도의 한숨을 쉬고 스위치를 넣은건지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앉는다.
"하야마 하야토입니다"
그리고나서 셋의 즐겁고 즐거운 환담은 시작됐다.
그 사이 나는 자리 이동했기 때문에 옆에 온 하루노 씨의 간섭을 피하면서 PFP를 하면서 얼른 끝나지 않으려나~ 같은 느낌으로 기다리고 있지만 10분은 경과했다.
"아, 저기. 다음에 다같이 놀러가자!"
"아, 그거 좋네!"
그 안에 나는 안 넣어도 됩니다. 그보다 진짜로 안 넣어도 됩니다.
"아, 슬슬 갈 시간이야"
"그러네. 그럼 또 봐, 하야마"
멋졌지, 위험했어 등 담소하면서 재빠르게 내 존재를 삭제하고 마치 하야마와 셋이서 떠들었다는 만족감을 내면서 오리모토네는 계단을 내려갔다.
둘의 모습이 사라지자 지금까지 미소를 짓고 있던 하야마가 슥 차가운 표정을 짓고, 힐끔 하루노 씨를 노려봤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한거야?"
"재미있어 보였으니까"
천진함도 악의가 없다고 써서 천진함이라고 읽지만, 천진함도 도가 지나치면 단순한 악의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가 웃으면서 벌레를 죽이는거랑 같다. 언뜻 천진하게 보이지만 도가 지나치면 그건 악의가 된다.
"뭐, 일단 놀러 갔다와. 어쩌면 잘 되서 즐거울지도 모르잖아? 거봐, 곧잘 말하잖아. 편식은 좋지 않다고"
그렇게 말하고 하루노 씨는 소매를 걷어 핑크 실버 시계를 봤다.
"아, 슬슬 갈 시간이야. 좋은 시간 죽이기가 됐어 히키가야. 또 봐"
그렇게 말하고 계단을 토토톳 경쾌하게 내려간다.
"너는……하루노 누나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가방을 들고 돌아가려고 할때 그런 말을 들었다.
"아냐. 저건 놀리기다. 괴롭히기지. 괴롭히기"
"저 사람은 말야. 흥미가 있는 사람에게만 호의적으로 대해. 반대로 흥미가 없는 사람에겐 일절 손을 대지 않아……좋아하는 사람은 너무 귀여워해서 죽여버리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철저하게 박살내버려"
"아 그려……나하고는 관계없어. 저 사람이 S든 아니든 알바 아니지"
"그것도 그렇군"
그렇게 말하고 우리는 가게를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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