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오늘 공부는 여기까지 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지를 구입한 다음 일요일. 나는 유키노시타가의 가정교사와 6시간이나 수학 공부를 하고 있었다.
 
점심시간 1시간을 준다니, 의미불명임다. 가정교사, 되게 엄하고.
 
게다가 방과후는 매일 3시간, 이 집에서 공부한다니……코마치, 외로워서 또 가출해버리는게 아닐까.
 
그보다 어제 너무 힘냇 탓에 허리가 위태롭다. 아무튼 아프다.
 
 
"침대가……침대가 필요해……"
 
 
아무튼 누워서 허리를 쭉 피고 싶다. 비교적 진심으로.
 
달칵!
 
 
"햣하로- 하치만!"
 
"돌아가주세요"
 
"만나자마자 너무하네!?"
 
 
너무하지 않다. 지금 나로선 하루노 누나의 텐션에 딴죽을 넣을 수 없으니까. 집에 가줬으면 싶다.
아, 여기가 하루노 누나의 집이지.
 
 
"훗훗후. 그렇게도 안 돼-. 자아, 가자!"
 
"잠깐! 잡아당기지 말아주세요, 진짜로!"
 
"유키노가 기다리고 있어. 서두르는 편이 좋아"
 
"……알았어요"
 
 
어째설까. 유키노의 이름을 들으면 도저히 거스를 수 없다. 물론 코마치의 소원이라면 지구 반대측까지 갈 자신은 있다. 이동비는 청구하겠지만.
 
 
"그래서, 어디로 갈겁니까?"
 
"도장이야"
 
 
……하? 도장?
 
유키노시타 가를 가로질러, 그 앞에는 유서바른 The 도장이라는 느낌의 건물이 있었다.
 
 
"여기서 뭘 하려는건가요?"
 
"훗후-. 실은 말야, 하치만은 유키노를 몸을 던져서 지켜야할 중요한 의무가 생겼어! 결혼할거니까!"
 
 
……설마.
 
드르르륵!
 
문을 연 그곳에는 검도 방어구를 착용한 아저씨. 유도복을 입은 훈남. 공수도 복장을 입은 여성. 가슴팍에 『고무술』이라는 자수를 새긴 할아버지. 그리고 구석에서 정좌하고 있는 유키노.
 
 
"그런고로! 전국에서 모은 검도, 유도, 공수도, 고무술 달인에게 힘껏 지도를 받습니다! 유키노를 지키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과보호잖아요, 이거!
 
죽는다고!? 지금까지 일부러 운동을 자제하던 나보고 죽으라고!?
 
 
"일단 시즈카짱한테 말해서 하치만은 1주일간 공결 취급받게 했으니까. 우선 기본적인 유연성이나 근육 트레이닝부터야-"
 
"아, 아니, 저 100만엔짜리 반지를 기고 있어서……"
 
"괜찮아-. 자 봐"
 
 
뻐벅. 뻑. 뚝.
 
 
"……네?"
 
 
어? 빠졌다? 진짜로?
 
 
"뼈를 뽑고 붙이는것 정도는 간단해"
 
 
……새삼스럽지만 이 사람한텐 거스를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그럼 지금부터 4시간 정도는 힘내-. 나는 유키노랑 응원할테니까"
 
"4시간!? 잠깐, 스톱!
 
 
 
 
 
 
 꺄아아아아아아아!"
 
 
 
 
 
 
4시간 후.
 
 
"……불탔다……새하얗게……"
 
 
착색이 적다는 사태에 빠졌습니다.
 
 
"하치만. 착하지 착해. 이리로 오렴"
 
"우으……유키노. 죽는줄 알았어……"
 
"그렇구나. 역시 낙법을 실패했을땐 틀린게 아닐까 생각했어. ……정말로……다행이야아……후에에……"
 
"울지마 유키노. 봐, 나는 멀쩡하니까"
 
 
아무튼 유키노가 울어선 안 된다. 내 아내가 울다니, 참을 수 있겠냐.
 
 
"좋아 착하지 착해. 유키노는 착하구나-. 착하지 착해. 그러니까 울지마-"
 
"하치만이 죽는거 시러-. 후에에엥……훌쩍, 히끅"
 
"괜찮아 괜찮아. 나는 안 죽으니까"
 
 
차에 치여도 골절만으로 끝났으니까.
 
 
"휘유- 휘유-! 누나한테 잘도 보여주는구나!"
 
"하루노 누나, 장난치지 말아주세요"
 
"미안미안. 아, 구급세트 갖고올게. 그리고 이거, 반지. 제대로 끼렴"
 
"감사합니다"
 
 
하루노 누나한테 반지를 받아 약지에 낀다.
 
……응. 역시 안 빠져.
 
 
"유키노, 올려다봐"
 
"후에? 읍"
 
 
쪽――――……
 
 
"……푸하. 괜찮아?"
 
"……좀 더……좀더 해줘……"
 
"예이예이"
 
 
결국 하루노 누나가 돌아올때까지 우리들은 줄곧 키스를 하고 있었다. 하루노 누나에게는 미안하지만, 나, 역시 유키노를 제일 좋아하니까. 실컷 보여주겠습니다.
 
 
그리고나서 1주일 후.
 
 
"살아 있었다아아아아아아!"
 
 
낮에는 공부나 훈련, 밤에는 유키노와 알콩달콩 못했던 만큼 알콩달콩하여, 겨우 1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나는 살아있다! 살아있다는건 훌륭해!
 
 
"……하아……아-, 텐션이 오른 만큼 텐션이 떨어지네"
 
 
역시 억지로 텐션을 올리는건 안 된다.
 
 
"하치만, 잘 했어. 대단해"
 
 
쓰담쓰담
 
 
"어. 이것도 매일밤 유키노가 마사지를 해준 덕분이야. 고마워"
 
"나는 하치만을 만지고 싶어던것 뿐이야"
 
 
맨날 만지고 있잖아.
 
 
"하치마-안! 유키노-! 어머니가 불러-!"
 
"당신은 기운차군요"
 
"나는 아무것도 안했으니까"
 
 
그 말대로라서 반론할 수 없다.
 
 
"그보다, 어머니가 불러?"
 
"응. 얼른 가는 편이 좋아-"
 
"……갈까"
 
"그렇구나"
 
 
요 일주일 사이 스스로도 알만큼 근육이 붙었다. 내가 얼마나 말랐는지 이제와서 알았다.
 
수학도, 상당히 실력이 올랐다고 생각한다. 저 선생님 실은 굉장한 사람이야?
 
 
"어머니, 유키노에요"
 
"하치만입니다"
 
"들어오렴"
 
 
장모님의 목소리를 듣고 서재로 들어간다. 늘 그렇지만 장모님의 앞에 서면 긴장한다.
 
 
"그럼. 츠즈키, 차를 준비하세요"
 
"알겠습니다"
 
"……저기, 장모님. 어째서 차를?"
 
"어디 나갈건가요?"
 
"그래. 너희들도 따라오렴"
 
 
……어째서?
 
 
"어, 어디로 갈건가요?"
 
 
설마, 도장깨기하러 간다고는 하지 않겠지.
 
 
"그리 긴장하지 마, 하치만. 내가 둘에게 줄 선물이 있어"
 
 
선물? 그건 반지가 아니었나?
 
 
"……설마, 어머니……"
 
"그 설마야"
 
 
어, 뭐야? 둘만 대화를 진행하지 말고. 그리고 설명해줘.
 
 
"사모님. 준비가 다 됐습니다"
 
"그럼 가볼까요"
 
"장모님, 어디로 가는건가요?"
 
"……아직도 모르다니, 과연 그 남자의 아들이구나"
 
 
어, 아버지를 말하는거야? 그 사람이랑 같은 취급하지 마아주세요. 가족이지만 쓰레기라구요, 저건.
 
 
"지금부터 갈 곳은, 새집이야"
 
"새집?"
 
"그래. 유키노랑, 하치만의 새로운 가족의 보금자리. 새집"
 
 
……진짭니까.
 
 
차로 이동하길 30분. 겨우 차가 멈췄다.
 
 
"……크다……"
 
 
뭐야 이거, 문? 목조 문으로, 외벽에는 무려 유사철선이 설치되어 있다.
 
 
"이건 자동으로 열리게 되어있어. 이거, 여기 열쇠야"
 
 
건내받은건 크레딕 카드같은것. 그보다, 카드키잖아, 이거.
 
 
"전자 마그넷처럼 이 패널에 대면 열릴거야"
 
"유키노, 해봐"
 
"에, 에에"
 
 
유키노가 카드키로 패널에 대자 문이 좌우로 자동으로 열렸다.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지는, 우리집 6개는 될 정도의 넓이의 정원. 연못에 다리까지 세워져있다.
 
그리고 그 배는 될 크기의 집 한채.
 
 
"……뭐야 이거"
 
"……어머니, 괜찮겠어요?"
 
"그래. 유키노와 하치만이 살 곳인걸. 이 정도의 지출은 아무렇지도 않아. 아, 나는 지금부터 일이 있으니까 실례할게. 이건 여기 일대의 지도야"
 
"하아……감사합니다"
 
 
장모님한테 집안 지도와 이 부근의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차에 타서 우리들을 두고 가버렸다.
 
 
"……아무튼 들어가볼까"
 
"그렇구나……"
 
 
어 그게……정원에는 연못, 작은(이라곤느 해도 우리 집보다는 크지만) 석원. 창고나 차고가 떨어져 있었다.
 
 
"아, 연못에 잉어가 있어"
 
"여기에 둘이서 사는구나……"
 
"……둘이 아니지. 한 명 더……새로운 가족이랑"
 
"……그렇구나"
 
 
뭐,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대면하는건 졸업후겠지.
 
카드 케이스를 슬라이드시켜 문(5미터 정도?)을 열자, 먼저 나타난것은 대리석 현관. 내 방보다도 큰건……뭔가 분하다.
 
 
"우와아…… 나 지금 대리석 밟고 있는거냐"
 
"유키노시타가에 장가오는거니까, 이 정도는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돼"
 
"예이예이"
 
 
신발을 벗고 옆에 스모선수가 세 명 나란히 서도 남을 넓은 복도를 걷는다. 바닥? 이건 평범하게 플로링이다.
 
 
"어, ㅡ겍. 우선 이 방은 응접실인 모양이야"
 
 
응접실을 열어보니, 거기는 옛 귀족이 앉아있을법한 의자가 넷. 칠흑의 탁상이 하나. 족자나 고급스러워보이는 단지. 아메지스트 원석과 비취 원석이 장식되어 있었다.
 
 
"아니아니아니. 응접실 너무 호화스럽잖아"
 
"이게 응접실이라고 해도 나도 못 믿겠어……"
 
 
다음!
 
 
"『응접실 ~ 서양실 ~』"
 
 
달칵
 
서양실 버전에는 유키노 가에 있는 소파보다도 고급스러워보이는 소파. 유리 탁상 중간에는 꽃무늬 공기가 들어있다. 샹들리아, 난로, 붉은 융단, 은식기.
 
 
"……뭘까. 이 격차는……"
 
"하, 하하……자, 자아 하치만. 다음으로 가자"
 
 
응. 여기에 있으면 감각이 마비될것 같다.
 
 
"자, 여기는……욕실인가"
 
 
달칵
 
탈의실은……뭐 평범한가. 좀 넓지만.
 
욕조는……
 
 
"이, 이건……노송나무 욕조지?"
 
"그렇구나. 이건 뭐 평범해. ……아, 하치만. 노천 욕실도 있는것 같아"
 
 
유키노가 문을 연 곳에는 석조로 된 노천욕실이 있었다. 밖에서 보이는게 아니면서 안쪽에서는 밤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구조다.
 
 
"유키노, 이 노천목욕 물이 솟고 있는데"
 
"솟고 있다……라기보다는 끓고 있는게 아닐까. 가스비는 아마 어머니가 낼거라 생각하고"
 
"무시무시한걸, 장모님"
 
"……하치만, 나중에 같이……"
 
"알았어"
 
 

 
 
"읍……후후"
 
"뭐, 뭔데"
 
 
갑자기 웃지마. 부끄럽잖아.
 
 
"아니. 정말로 행복하다고 생ㄱ가해서……"
 
"……가자"
 
"하치만, 얼굴 빨개"
 
"시끄러-"
 
 
다음다음-!
 
화장실1. 화장실2. 화장실3.
 
왜 화장실이 이렇게 많아.
 
 
"다음은……유키노의 방인 모양이네"
 
"내 방……기대 되네"
 
"역시 그런가?"
 
"나도 인간이야. 새로운거엔 그런대로 흥미가 있어"
 
"……그런가. 그럼 들어가자. 유키노의 방이니까, 유키노가 열어줘"
 
"알았어"
 
 
유키노는 문을 열고……
 
콰앙!
 
엄청난 기세로 닫았다.
 
 
"유, 유키노?"
 
"……자아, 하치만. 다음 방으로 가자"
 
"어? 하지만……"
 
"됐으니까. 잊지 않으면 싫어할거야"
 
"……그거, 네가 참을 수 있어?"
 
"…………"
 
 
유키노는 턱에 손가락을 대고 생각에 잠기고는 뚝뚝 울기 시작했다.
 
 
"흐에에엥! 싫어!"
 
"자기가 못할 소리를 하지마"
 
 
유키노를 안고서 아이를 달래듯이 등을 문지른다.
 
 
"하치만을 싫어하는건 싫어!"
 
"네네. 알고 있어, 알고 있어"
 
 
내가 유키노를 싫어할리 없잖아.
 
아직 훌쩍이는 유키노를 포옹에서 어부바로 바꾸어 내 방으로 간다.
 
 
"내 방은……오오……"
 
 
한쪽 벽에는 거대한 책장. 반대측엔느 거대한 선반. 갑이 비싸보이는 오디오.
 
옷장 옆에는 별실이 있어보이는 문.
 
문 반대측에 사장이 쓸법한 책상과 의자. 최신형 초고화질 컴퓨터.
 
바닥은 흑색과 갈색체쿠무늬 융단. 중앙에는 이 또한 고급스러워보이는 소파와 고급스러워보이는 책상.
 
전체적으로 갈색의 느낌이지만, 내 이미지에는 딱이다.
 
 
"자자. 슬슬 그만 울어"
 
 
소파에 앉아 유키노를 무릎에 올리고 껴안는다.
 
후우. 부드러워-.
 
 
"앞으로는 스스로 못할 소리는 하지마"
 
"응……미안해……"
 
"좋아"
 
 
그나저나……내 방의 6배는 크다. 좀 진정이 안 되는데.
 
 
"후우……하치만, 이제 괜찮아. 다음 방으로 갈래?"
 
"아아. 그렇구나"
 
 
내 방 바로 옆에는 아이 방이 셋 정도 있었다. 아이 셋이라……뭐, 이상적이구만.
 
아이 방의 반대측은 우리들의 침실. 킹베드. 그 옆에는 작은 냉장고와 어두컴컴한 난색계열의 전등. 커다란 텔레비전. 발코니 바닥은 장판이며, 평범하게 파라솔이나 자동으로 각도를 바꿔주는 소파가 둘 있었다.
 
 
"밤이 기대되네"
 
"어느 의미로?"
 
"……바보"
 
 
유키노의 '바보'에 모든 내가 모에했다.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올라가니 테니스코트 2면적의 크기의 거실이 펼쳐졌다.
 
소파도 크다. 탁상도 크다. 텔레비전은 벽에 묻혀있고, 일면은 유리창.
 
바닥은 플로링. 천장은 샹들리아 둘. 온기나는 식물이나 열대어가 헤엄치는 거대한 수조.
 
그리고 부엌인데……딱봐도 업무용 냉장고. 사용법을 모르는 기구같은것도 갖추어져 있었다.
 
냉장고의 속은 고급 식재의 산. 뭐어, 이건 예상대로.
 
 
"……유키노……이거, 세 사람 정도 도우미를 고용하는 편이 좋지 않을가?"
 
"그렇구나……그건 나도 생각했어. 필시 밖에 떨어진 거주치는 도우미용이라 생각하니까"
 
"그렇지……아직 다 돌아보지 못했지만, 이걸로도 충분할 정도야"
 
"그렇구나. ……여기서 하치만과 신혼생활……후후"
 
 
읏. ……그 미소는 반칙이잖아.
 
 
"하치만……땀 흘렸으면 씻으러 갈까?"
 
"아아. 그렇구나"
 
 
오은……아마 자실에 걸려있겠지. 틀림없다. 왜냐면 그 사람들인걸.
 
그 날은 다음날이 학교가야하는것도 잊어버리고 듬뿍 힘내버렸습니다. 테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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