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노의 집에 묵고나서 2주일이 지나자, 유이가하마가 있는 봉사부에도 대충 익숙해져갔다. 어째선지 유이가하마가 찔끔찔끔 바디 터치해오지만, 그건 무시하는 방향으로. 신경쓰지 말자, 신경쓰지 마.
 
지금은 수학 수업을 받고 있지만……왜 유이가하마도 수학도 히에로그리프를 쓰는거야? 그렇게나 이집트를 좋아해? 파라오야?
 
이야기를 바꾸겠지만, 인간은 자고 있을때 뇌를 정리한다는건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있다. 요컨대 사람은 자면 잘 수록 머리가 정리되고, 지식으로서 쌓을 수 있는 모양이다.
 
따라서, 앞으로 수면학습을 하는 나는 정의이며, 누구도이것에 대해 비난을 할 수 없다. 왜냐면 과학이 증명하고 있으니까. 과학 대승리!
 
잽싸게 교과서를 정리하고, 필기도구도 모두 가방에 집어넣는다.
 
잘 자라.
 
 
 X X X
 
 
사락사락……
 
 
"……응"
 
 
……어라? 지금……아아, 마침 수학 끝났나. 그렇다는건 나는 완전히 수업동안 졸았다는거로군. 수면학습이 좋은 방향으로 가면, 나는 수학의 천재가 되는게 아닐까.
 
그나저나 왠지 따뜻한데. 모포라도 덮었던가? 아니, 여긴 교실이고. 그런건 없나……아, 좋은 냄새. 그보다 그 전에 나한테 모포를 덮어줄 인물이 같은반에 없었을텐데.
 
……왠지 주위의 시선이 따갑다. 유키노와 항상 있기 때문일까, 주위 시선에 민감해져버렸다. 너무 민감해져서 초직감을 사용할 수준
 
 
"응, 으응……"
 
"아. 하치만, 일어났구나"
 
"……유키노야?"
 
"맞아"
 
 
모포라고 생각했던건 유키노였던것 같습니다. 유키노가 뒤에서 나를 껴안는 형태로, 턱을 내 머리에 올리고 있다.
 
 
"뭐 하는거야?"
 
"하치만이 춥지 않도록, 따뜻하게 해주는거야"
 
"그러냐. 너, 여기가 우리 반이라는거 까먹은거 아니냐?"
 
"뭐가?"
 
 
아무래도 아무것도 모르는것 같다.
 
 
"내가 밤길에 등뒤로 찔리기라도 하면, 유키노의 탓이 된다고"
 
"괜찮아. 누가 너를 찌르기라도 하면 유키노시타가의 총력을 다해서 그 사람을, 가족을, 가정을 붕괴시킨 후에 나도 하치만을 따라 투신할거야"
 
"뭐가 괜찮은건지 전혀 모르겠다"
 
 
옛날부터 붕 뜬 방향으로 사고가 틀어졌는데……뭐, 머리는 좋지만.
 
 
"아니면……피해돼……?"울먹울먹
 
"그럴리 없잖아. 행복하다 행복 만세"
 
"후후. 나도 행복해"
 
 
그런 얼굴을 보면 거절할 수 없게 되잖아. 너는 책략가냐.
 
 
"유, 유키노시타……"
 
"하치만.이제 점심인데 부실에 오지 않으니까 마중나왔어"
 
"아-. 그러고보니 수학 다음은 점심이었나. 일부러 오게해서 미안"
 
"으응. 빨리 만나고 싶었으니까, 미안할 일 없어"
 
 
말하면서 더욱 어리광부리듯 세게 안겨온다. 그보다 달콤한 냄새가 비공을 찔러서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뭐야, 콜론? 향수? 저거, 같은거?
 
 
"저, 저기. 유키노시타……?"
 
"하치마-안♪"
 
"야, 유키노. 너한테 말 걸고 있어. 하다못해 반응 해줘라"
 
"……왜, 하야마"째릿
 
"아, 아니……그……아, 아무것도 아니야……"
 
 
유키노의 눈, 무섭다.
 
 
"자, 가자"
 
"유이가하마는?"
 
"오늘은 감기 걸려서 쉬는 모양이야. 그보다 같은반인 네가 모르면 어쩌자는거니"
 
"같은 반 따윈 몰라. 자, 얼른 가자"
 
"하다못해 부원은 알아둬……뭐, 그런 점도 하치만 답지만"
 

유키노를 안은 상태로 일어서서, 어부바를 한다. 아, 왠지 자연스럽게 해버렸지만, 여기 교실이었지. 주위에서 드센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읏"
 
 
아-, 하야마. 그리 무서운 눈으로 나 보지마. 너한테도 언젠간, 이런걸 자연스럽게 해줄 여자가 나타날거다.
 
아, 그러고보니 저 녀석 주위는 꽤나 여자률이 높았지. 죽어.
 
 
"하치만 따뜻해-"
 
"유키노도 따뜻해. 뭐, 슬슬 여름도 가까우니까, 도리어 더울 정도지만"
 
"늘 그렇잖니"
 
 
그렇지-.
 
 
춘하추동, 올 시즌 항상 달라붙어있으니까. 중학생일때는 주위가 신경쓰였지만, 이젠 그렇지도 않고.
 
 
"히키가야, 유키노시타"
 
"음? 아, 히라츠카 선생님"
 
"무슨 일인가요?"
 
"너희들, 교실에서 그건 그만둬라. 딱히 유키노시타가 다친것도 아니잖아"
 
"헤? 딱히 평소대로 하는건데요"
 
"그렇구나. 특이한건 없어"
 
"아니, 어부바하고 있잖아"
 
""에, 안 되나요?""
 
 
이거 안 되는건가? 음-?
 
 
"큭……고, 공공 장소에서……게다가 남녀가 그렇게 밀착하면――"
 
"선생님. 자기가 못한다고 저희들의 사이를 짖으려고 하는건 그만두세요. 질투깊으면 결혼할 수 없어요"
 
"커헉! 겨, 결혼……결혼하고 싶어……"
 
 
……누가 받아줘라. 진짜로.
 
 
 
 
부실에 도착할때까지 여러 사람을 만났지만, 어째선지 바로 시선을 피했다. 게다가 전원 얼굴을 시퍼렇게 지리고. 어째서지?
 
 
"후우……있잖아, 유키노. 크헉!"
 
 
며, 명치……!?
 
 
"딱히 찌지 않았어. 2킬로정도 찌지 않았어"
 
"말하고 있다 너. 언제나 포옹이나 어부바로 이동하니까 그런거 아냐?"
 
"므으……어쩔 수 없구나. 한동안은 팔짱을 끼는것만으로도 좋아"
 
"음. 그거라면 괜찮지 않아?"
 
 
아마……응. 괜찮겠지, 그걸로도.
 
 
"아, 오늘 도시락은 하치만이 좋아하는것만 해봤어. 얼른 먹을래?"
 
"내가 좋아하는건 네가 좋아하는거잖아?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찐다"
 
"크흑! ……머, 먹는 양을 줄여야……"
 
 
어라라. 침울해졌다.
 
"자자, 그렇게 침울해하지마. 혹시 가슴이 커질――"
 
"잠시 보건실 다녀올게"
 
 
빨라!?
 
어느샌가 부실에서 나가는 유키노. ……먼저 먹을까.
 
 
"……응, 맛있어"
 
 
확실히 내 위장을 움켜쥐고 있다. 좋아하는 맛이고, 영양도 생각하고 있어서, 채색이 풍부해서 보기에도 좋다.
 
드륵
 
 
"다, 다녀왔어……"
 
"오-. 어땠어?"
 
"……1센치……늘었어"
 
"진짜로!?"
 
 
1센치……그거 꽤 바뀐거 아냐? 아니, 모르지만.
 
 
"하치만……하치마-안!"
 
"우오!?"
 
 
가, 갑자기 안겨붙지마! 머리부터 떨어져서 아까전의 수면학습 효과가 사라지면 어떡할거야!
 
……잘 생각해보려고 해도, 수학 공식 하나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테헤.
 
 
"잘 됐다. 그래 착하지"
 
"응.……에헤헤"
 
 
유키노 진짜 천사. 미소 진짜 여신.
 
 
"아-앙"
 
"아-, 응. 마시써. 우물, 하치만이 먹여주니까 배로 맛있어"
 
 
그저 먹는것 뿐인데 호들갑은.
 
그나저나 나날이 이 녀석이 만든 밥은 맛있어져가는 느낌이 든다. 무슨 일이든 타협하지 않는 점이 유키노답다.
 
 
"뭐, 어쨌든간에 잘 됐구나"
 
"이것도 매일밤 하치만한테 사랑을 받은 덕분이야. 아얏!"
 
"이상한 소리 하지마. 아직 그런 직을 한 기억은 없다"
 
"아직 이라는건 언젠간 할거란 소리지?"
 
"아직 그런 관계 아니잖아"
 
"봐, 또 말했어"
 
"……얼른 먹자"
 
"수줍어하는 하치만도 귀여워"
 
 
수줍어 하지 않았다. 수줍어 하지 않았다고 이 녀석아. 나는 단연코 인정 못해.
 
그 후론 평소대로 밥을 먹고, 고양이처럼 달라붙는 유키노의 등이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보냈다. 그 사이에 유키노는 줄곧 책을 읽고 있었지만……나도 읽고 싶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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