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야 하치만은 어떻게든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미움사고 싶다 - 1. 히키가야 하치만은 어떻게든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미움사고 싶다
 
유키노시타"멍하니 있지 말고 들어오지 그러니?"
 
히라츠카 선생님의 분노를 사서 아무래도 미소녀가 부장을 맡고 있는 부활동에 연행되어버렸다.
본관에서 떨어진 이 부실에 단 둘이.
게다가 상대가 미소녀가 되면 교내에서 가장 미움산다고 자부하는 나와 둘이 있는 모습을 보여지면 이 미소녀에게 폐를 끼쳐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것만큼은 어떻게든 피해야해…….
 
유키노시타"얘? 듣고 있니?"
 
히키가야"엑, 아, 네"
 
큭. 하나하나 몸짓이 그림이 되네, 이 미소녀는. 살짝 고개 기울인것만으로도 이 위력이라니.
옛날의 나였다면 즉석으로 반했겠지.
그리고 박살난다.
 
틀렸다. 역시 내가 여기에 있어선 안 된다.
나와 무슨 일이 있다는 풍평피해로 이 미소녀가 상처받기 전에 여기를 떠나야한다.
 
유키노시타"나는 유키노시타 유키노. 2학년 J반이고 이 부활동의 부장을 하고 있어"
 
히키가야"아, 음, 2학년 F반 히키가야 하치만입니다. 저기, 이제 돌아가도 됩니까?"
 
유키노시타"안 돼. 나는 네 고독체질의 개선을 의뢰받았어. 의뢰를 도중에 내던질 생각은 없어"
 
히키가야"아니. 그래도 그런거 민폐잖아요. 알도보도 못하는 잘 모르는 눈이 썩은 기분 나쁜 남자를 갱생하려고 하다니"
 
유키노시타"어머. 너 자각은 있었구나. 혹시 극M인거니?"
 
히키가야"아니,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을 M 인정하는거 그만두지 않을래요?"
 
유키노시타"주저없이 자신을 기분 나쁘다고 하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히키가야"아-, 알았다. 알겠습니다. 이제 M이든 뭐든 좋으니까 집에 가게 해주세요. 유키노시타 양도 그런 ㅓ기분 나쁜 녀석이랑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 않을테죠"
 
좋아. 이 대답은 좋다.
이런 미소녀는 꽤 공격이 강한게 통례다.
 
여기서 유키노시타 양이 신물 달린다고 말해주면 나는 그걸로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해, 즉시 퇴장이다.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에게 보여지면 이상한 소문을 퍼뜨려질 가능성이 있다.
나는 상관없지만 유키노시타 씨에게 글너 풍평피해를 입힐 수는 없다.
그런 소문을 받는 괴로움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아아, 빨리 '신물이 달려, 나가버리렴' 하고 말해줘!
 
유키노시타"어머? 딱히 그런걸 신경쓸 필요는 없어, 극M가야. 나는 이래 보여도 넓은 마음을 갖고 있어. 그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히키가야"뭐……라고……"
 
말도 안 돼. 내가 생각한 작전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젠장, 이래선 합리적으로 이 부실에서 나갈 수가 없잖아.
 
유키노시타"적당히 앉지 그러니? 언제까지 서서 얘기할 생각이야? 아니면 서 있는 편이 마조가야에겐 기분이 좋은거니?"
 
히키가야"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한테 얼마나 남의 성씨를 개조하는거야, 이 사람……"
 
이대로라면 곤란하다.
여기에 흘려져서 몸을 맡기고 자리에 앉아버리면 그야말로 돌아갈 타이밍을 잃어버린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없는 교실에서 남녀가 둘이서 마주보고 앉으면 언뜻 보아 오해받는게 틀림없는 시츄에이션이다.
 
큭, 뭔가 돌파구는 없나?
 
일단 대책은 존재한다. 너랑 있는건 싫다. 라고 말하면 바로 유키노시타는 나를 풀어주겠지.
하지만 그 대책은 절대로 쓸 수 없다.
갈여 보도모르는 사람이라도, 정면으로 싫다고 들으면 크든 작든 마음에 상처를 입어버린다.
그것만큼은 절대로 있어선 안 된다.
 
유키노시타"얘? 어째서 안 앉는거니? 설마 정말로 집에 가려고 하는거니?"
 
큭, 유키노시타의 눈에 불안이 보인다.
틀렸다, 이 이상 질질 끌면 상대의 마음에 '혹시, 나 미움사고 있는걸까' 라는 의심을 안게 해버린다.
그 의심도 또한 작은 상처가 되어서 고통을 주고 만다.
 
젠장, 여기는 앉을수밖에 없나…….
 
히키가야"그, 그럼 실례하고"
 
틀렸다, 상황은 최악이다.
이래선 점점 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린다.
어쨌든 지나가는 사람이 적어도 누군가가 이 광경을 보면 그걸로 디 엔드다.
 
아니, 진정해라 히키가야 하치만. 일단 상대의 상황을 엿보는거다. 대수롭지 않은 대화에서 미움살 요소를 찾아내어서 그걸 찔러서 탈출을 꾀하는거다.
16년의 시간을 들여서 갈마한 이 인간관찰력을 갖고 있으면 절대로 돌파구는 찾을 수 있을터다.
 
뭐, 보고 싶지 않은걸 너무 많이 봐서 썩어버렸지만!
 
히키가야"저, 저기 유키노시타. 나, 아무것도 모른채 여기로 끌려왔는데, 여기는 무슨 부활동이야?"
 
대수롭지 않은 대화로 시작이다.
 
그리고나서 대화는 보잘것없지만 나에게 있어선 귀중한 정보원이 되어간다.
이 부활동은 봉사부라고 하는 의뢰자의 자립을 촉구하기 위한 부활동.
발룬티어같은것과는 조금 다른 모양이다.
 
유키노시타"세상을, 바꾸고 싶어"
 
흥미본위로 물어봤지만 그것이 그녀가 이 부활동을 만든 이유.
솔직히 너무 비약되어서 놀랬지만 그걸 부정하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서 그 이유를 비웃으면 틀림없이 그녀에게 미움을 살 수 있겠지.
하지만 자신의 목표나 꿈을 비웃음받는건 그리 상처는 받지 않는다.
내 인생경험이 그걸 잘 알고 있다. 젠장, 왜 내 꿈을 다들 비웃는거야. 전업주부 좋잖아.
결국은 아직 귀가의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히키가야"요컨대, 유키노시타는 자기자신을 제외한 모든걸 바꾸고 싶은건가?"
 
그렇게 말하자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응? 지금 뭔가 이상한 소리라도 했어?
 
유키노시타"그런 의미는 아니야. 하지만 너는 변해야한다고 생각해. 지금 이대로라면 사회적으로 위험한 수준이란다?"
 
히키가야"고마운 말이지만, 나는 그렇게 간단하게 변할 생각은 없어. 남에게 간단하게 변해져버리면 그야말로 『자신』이라는 개체를 부정하게 되니까"
 
유키노시타"현재 상황에 안직하게 도망치는걸 긍정하면 아무것도 손에 들어오지는 않고, 아무것도 구할 수는 없어"
 
히키가야"변하는것도 하나의 도망이 된다고는 생각 못하는거야? 결국 변하는것이 전부 좋은 방향으로 가는건 아니잖아. 마이너스 방향으로 변해버리면 그야말로 현재상황의 이하다"
 
유키노시타"궤변이야. 어째서 그렇게까지 완고하게 변하지 않으려는건지 이해하기 어려워. 적어도 나는 자신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그것이 올바르다고 인식하고 있어"
 
응? 뭔가 위화감이 있다.
나의 인간관찰안이 뭔가를 발견한것 같았다.
 
유키노시타의 의견은 이치에 맞는다.
변하는것을 긍정하여 목표로 걸어가는 사람은 많이 있다.
 
그렇게해서 성공한 사람은 많이 있겠지.
하지만 유키노시타는 변하진 않는다. 바꾼다고 했다.
자신을, 마치 뭔가 다른 물건처럼 포착한 말이다.
 
말장난이라고 하면 거기까지지만, 이 위화감은 중요한 정보다.
나의 인간관찰 기록에서 이것과 유사한 케이스를 끄집어낸다.
 
바꾼다. 자신을 바꾼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은 사람에게 흔한 말이다.
아까전의 대화로 알았지만 학년수석의 성적을 갖고 용모도 단려한 유키노시타 유키노라는 소녀에게 걸맞지 않는 말로 보인다.
이러너 의식이 높은 인간이라면 바꾸는게 아니라 변해야하는 것이다.
 
국어력도 높은 유키노시타가 무의식으로 이렇게 말을 실수한다는건, 더는 대답은 하나밖에 없겠지.
 
자신이 걸어온 길이, 자신이 바란건 아니었을 경우다.
누군가의 발자취 위를, 마찬가지로 걸어버린것의 말.
 
허세를 부릴 가치는 있다.
아마 시간을 잡아먹어버리겠지만, 이걸로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미움을 살 수 있어서, 이 봉사부라는 곳에서 거리를 둘 수가 있다.
 
소문이 퍼지지 않기를 빌면서 자신이 아까전에 세운 가설을 들이댄다.
돌려말하지말고, 최단으로 결착을 낸다.
 
히키가야"바꾼다라. 과연. 하지만 그건 무언가를 모방해서 가능한거야?"
 
모방, 이라는 말을 한 순간, 유키노시타의 눈이 크게 뜨였다.
아무래도 정답이었던 모양이군.
 
신중하게 말을 선택한다.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거리를 숨긴다.
본질은 찌르지 않는다.
 
인간이 남을 멀리하고 싶을때는 어떠한 때인가.
 
한가지로 말하자면 자신의 본심을 간파당했을때다.
사이 좋은 친구나 가족이라면 모를까, 만난지 얼마 안 된 인간에게 들으면 그건 꺼림찍함말고는 그 무엇도 아니다.
그리고 사람은 무의식중에 그걸 멀리한다. 왜냐면 그건, 남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은 일이니까.
 
히키가야"모방하고 있는 인간은, 결국 그 오리지널에 이길 수는 없어. 오리지널과 비슷한 무언가가 될 뿐이다. 나쁘게 말하자면 의존하는것 뿐이지. 아까 얘기한 자신을 갖지 못한 인간이라는 소리야"
 
제 3자가 보면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 녀석, 같은 상태겠지만, 이 유키노시타 유키노라면 나의 독백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히키가야"자신을 갖지 않은 인간에게 나는 바뀌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고, 만약 바꿔진다고 한다면 그 앞은 지금보다도 심히 우울한 무언가가 된다고 생각해. 그런건 사양이다. 남을 바꾼다고 한다면, 그건 확고한 자신을 가진 인간이 해야해. 그렇다고는 생각 안해? 유키노시타"
 
쳐다보니 유키노시타는 아직도 눈을 크게 뜬채 아연해하고 있다.
모방하고 있는 인간을 직접 유키노시타라고 말한건 아니다.
 
솔직히 상처를 입히는 아슬아슬한 라인이다.
하지만 효과는 대강 있었다.
 
지금이라면 금방 돌아갈 수 있을까.
 
유키노시타"히키가야"
 
히키가야"헤아?"
 
돌아갈 계산을 세우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이름을 불려서 저도 모르게 얼빵한 소리가 나와버린다.
그보다 처음으로 제대로 이름을 불린것 같다.
 
유키노시타"오늘은 이걸로 끝내기로 하자. 내일 또, 이 얘기를 계속할까?"
 
히키가야"헤? 하?"
 
어라? 이상한데. 여기서 유키노시타한테 '나가버려!' 라고 듣고 나는 웃는 얼굴로 귀가 모드로 들어갈터였는데.
선택지를 뭔가 실수했나?
 
그보다 곤란하다, 이대로라면 내일도 봉사부에 강제참가하게 되어버린다.
쌩깐다는 선택지도 있지만 그건 유키노시타에게 폐를 끼치는데다, 뭔가 자신이 나쁜 짓을 한건 아닌가 하는 죄악감을 주고 만다.
우선 그 선택은 할 수 없다.
 
유키노시타"히키가야. 지금 얘기, 굉장히 참고가 됐어. 그걸로 나도 조금 생각하고 싶은게 있어. 그러니까, 내일 또 해줬으면 싶어"
 
히키가야"헤? 어라?"
 
유키노시타는 처음으로 미소를 짓고 이쪽을 쳐다본다. 어딘가 후련해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넋이 나가버린다.
 
위험해, 옛날의 나였다면……, 아니 그게 아니라, 지금은 그보다도 중대한 사태가 다가오고 있는고로.
 
유키노시타"나도, 히라츠카 선생님도, 너를 올바로 보고 있지 않았던것 같아. 조금, 아니, 상당히 다시 봤어"
 
본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 그 말에 저도 모르게 두근거리고 만다.
 
 
어쩔 수 없다. 자신이 상처입는다는 의미로 이것만큼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되면 쓰지 않을 수 없다.
 
히키가야"어이어이, 그런 오해를 부를법한 소리를 하지 말아줘. 깜빡하고 반해서 고백을 해버릴것 같잖아"
 
이름지어, 너에게 조금 마음이 있으니까 나랑 같이 있으면 위험하다구요, 라는 작전이다.
상대를 기분 나쁘게 만들어서 미움사는 작전이다.
 
유키노시타라면 '기분 나쁘네. 다가오지 말아주겠니'라고 해줄터다.
자아, 부탁해!
그 대신에 나에게 큰 대미지가 오겠지만!
 
유키노시타"엣, 앗, 아니, 나는 아직 너를 잘 모르고……, 너도 아직 나라는 『개인』을 잘 모르고……그게, 친구부터는, 안 되겠니……?"
 
얼롸아-? 뭔가 이상한데-?
아까부터 보통이라면 대개 미움살 소리를 했는데 왠지 유키노시타 양,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고요-?
미묘하게 뺨을 붉혀서 귀엽고…….
 
유키노시타"그게, 앞으로 잘 부탁해. 히키가야"
 
슥 손을 내민다.
어떻게든 미움을 사고 싶은데, 어째선지 호감도가 올라간 느낌이 든다.
 
이상한데- 뭐가 안 됐던걸까-……
 
내일, 학교에서 소문이 퍼지지 않기를 빌면서 유키노시타가 내민 손을 잡는다.
유키노시타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데-, 빨리 어떻게든 해야겠네-…….
 
나, 히키가야 하치만은 어떻게든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미움사고 싶지만, 아무래도 이건 생각 이상으로 큰일이 될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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