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2권분량 6 - 1
직장 견학 희망조사표
2학년 F반 히키가야 하치만
1, 희망직종
사회의 톱니바퀴
2, 희망하는 직장
어디라도
3, 이유를 아래에 기술
고인 말하길, 사회의 톱니바퀴 따위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건 착각이다.
톱니바퀴가 빠진 기계가 정상적인 동작을 할리도 없는 것이다.
요컨대 사회의 톱니바퀴라는건 사회에 있어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그리고 사회의 톱니바퀴가 되기 위해 필요한것은 자신의 의견을 갖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묵묵히 따르며, 흘러가는것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직장견학은 주위 의견에 흘러가는 연습으로서 남이 가고 싶은 장소를 희망한다.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2학년에 '직장견학'이라는 행사가 있다.
숭고한 의사를 갖고 순수 자택 경비원을 지향하는 내게 있어 전혀 필요없는 것이지만, 이것도 커리큘럼의 일환이다.
요컨대 땡땡이치면 단위가 위태롭다.
레포트를 다시 제출하여, 거기다 봉사부라는 의미불명한 부활동에 입부하는것을 강제된 사건. 그 경험으로 인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건 때로는 자신에게 불리해진다, 라고 생각할 정도로 나는 성장했다.
그런고로 바보 정직하게 희망직장 자택경비원, 희망장소 자택 등을 쓰지 않고 근로의욕으로 넘쳐나는 사회의 톱니바퀴라고 썼지만, 세상은 아직 나를 따라가지 못했던 모양이다.
어째선지 다시 제출을 강요받아, 그런데다 제출받은 조사표의 개표까지 돕게 됐다.
정말이지 의미불명하게도 말이다.
시험전인데 왜 내가…….
"이런 시기에 이런 짓을……"
"이런 시기니까 하는거다. 여름방학이 끝날때는 3학년 코스 선택이 있으니까. 이 시기에 문제제기하여 여름방학을 다 쓰고서 제대로 생각하라는 학교측의 상냥함이다"
내게 이 고행을 강요한 원흉인 히라츠카 선생님이 나의 투덜거림에 대답한다.
"그런겁니까"
히키가야 하치만에게는 꿈이 있다! 갱……이 아니라 어엿한 자택 경비원이 되는 것이다. 정년후에는 생활용으로 팔릴법한 물건을 팔고, 청경우독같은 생활을 보낸다.
그런 명확한 목표를 가진 나이기 때문에, 코스 선택을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요컨대 직장 견학이란 필요없는 것이 된다. 라고하는 완벽한 로직. 반해버리겠네요, 진짜로.
"아아, 그런거다. 그런데 히키가야. 너는 문과, 이과, 어디로 할거지?"
"저 말입니까. 저는――"
"아-! 힛키 이런곳에 있었구나!"
내가 입을 열때 바보스런 목소리가 그걸 가로 막았다.
나를 힛키 따위로 부르는 녀석은 세상 어디를 뒤져봐도 한 명밖에 없다.
"유이가하마냐. 미안하지만 히키가야를 빌리고 있다"
"히라츠카 선생님, 곤란합니다. 히키가야는 봉사부의 비품이니까 제대로 허가를 받고 가지 않으면"
유이와 같이 있었는지 유키노가 대답한다.
그보다 허가라니 뭐가? 내 소유권은 언제부터 네것이 된거야?
"비품이냐……. 그보다 왜 그래? 무슨 일이냐?"
"힛키가 암만 지나도 부실에 안오길래 찾으러 왔어!"
내 지각이 불만이었는지 캬흥 하며 팔짱을 끼고 서 계신다.
그보다 지각 정도로 마중나오지 마. 기다릴 줄 모르나, 이 애?
"불만이라면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해. 나는 돕기를 강요당한것 뿐이다"
강제로 당하는거라고!
뭐, 히라츠카 선생님의 입장에서 보자면 내가 얼토당토않는 직장견학 표를 제시해서 그 벌로 돕게 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선 진짜이며 진심이다. 오히려 진짜라고 쓰고 레알이라고 읽는다.
뭘까, 이 불합리한 노동은……. 대가도 없고, 그저 힘들고 불합리할뿐. 그런 고행. 게다가 그 탓에 어째선지 유이가 기분 나빠하고 있고. 진짜 못해먹겠네-.
"일부러 물어보러 돌아다녔으니까. 그랬더니 다들 '아아, 그……' 라고 말하구. 힛키 유명해졌네-"
"뭐, 어중이떠중이의 기대를 배신하고 국립을 공개처형해버렸으니까. 유명하다기보다 악평으로 눈에 띈것 뿐이겠지"
"아아, 그거 말이지……. 하지만 전에 같은반 애들이 '얼마전에 그 테니스 치던 사람, 유이 아는 사람?' 이라고 물었었어-"
공개처형 당한 인물이 친구이기 때문인가, 약간 얼굴이 어두워진다.
"미안. 폐를 끼쳤다. 아마 그때 미우라 쪽에 갔으면 됐을텐데. 그보다 너, 설마 가르쳐준건 아니겠지?"
"어? 안돼? 같은반 친구야- 라고 가르쳐줬는데"
"너 말이다……, 내가 암습이라도 당하면 어떡할거냐? 책임 져줄거냐?"
내 프라이버시는 네 안에서 어떻게 되 먹은거야? 그렇게나 사람을 모으는 국립이다. 열광적인 신자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데 내 신원을 밝힌거냐, 너…….
"그런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 뭐가?"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구 메일 주소 교환하자, 메일주소. 매번 이렇게 찾는거 귀찮으니까. 응, 괜찮지?"
"뭐, 같은 봉사부니까. 연락망이 필요할테니 상관없어. 자"
그렇게 말하고 휴대전화를 꺼내들어서 내 메일주소를 표시하고 유이에게 건낸다.
화면을 보면서 귀엽게 꾸며진 휴대폰에 매끄러운 손가락놀림으로 내 메일 주소를 등록하고, 이번에는 마찬가지로 내 휴대폰에 자기 메일주소를 등록해간다.
"잘도 망설임없이 휴대전화를 거내네-. 보여져서 곤란한건 없어?"
"바보냐 너. 내 교우관계를 얕보지 마. 사적인 연락처는 유키노 밖에 없어"
덧붙여 메일주소 교환은 친구라는 관계를 강요받을때 행해졌다.
처음에는 특별히 용건도 없어서 메일하지 않았지만, 유키노가 우리 집에 온 이래 카마쿠라 사진을 찍으라고 강요받게 됐다.
덧붙여 기상시와 취침전에 유키노에게 메일 보내는게 요즘 나의 일과가 됐다. 한번 메일을 보내지 않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대단히 긴 문장으로 나를 비난하는 메일이 왔다. 너 얼마나 카마쿠라 좋아하는거야.
"에, 유키농하고는 교환했었어?"
유이가 휴대전화로부터 고개를 들어 유키노를 보니, 유키노는 어색한듯 눈을 피했다.
안 가르쳐준거냐. 뭐, 그랬으니까 찾으러 다닌거겠지만.
"부장으로서 부원과 언제라도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건 당연하잖니? 거기다……그하고는 친구고……"
"그럼 유키농이 힛키한테 메일 써줬으면 안찾아도 됐잖아"
"그건…… 그게, 그는 학교에 있을때는 메일 체크를 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그렇지, 히키가야?"
"울지 않는 휴대폰을 신경써봐야 소용 없으니까. 학교에선 시계 대용으로 쓴적도 없다"
내 수신이력의 7할은 유키노이며, 이어서 2할이 코마치. 마지막으로 DM이 1할이다.
얼마나 유키노랑 메일하는거야.
"왠지 치사해-!"
불만스럽게 뿌-뿌- 볼을 부풀리는 유이.
하나하나 몸짓이 어린애스런 녀석이다. 과연 바보다.
뭐, 아마 그것도 그녀의 매력이겠지만, 말해줄 생각은 없다. 왜냐면……소문 퍼지기라도 하면 부끄러우니까.
그보다 저거 왠지 딴죽 걸고 싶어지는데-. 하면 화낼까나-.
"뭐, 이걸로 봉사부의 연락망이 완성된거니까 신경쓰지마. 응?"
"그런거 아니다 뭐. 흥이다. 힛키 바아보"
그런거는 또 뭐냐. 의미 모르겠군.
"히키가야, 뭔가 잊고 있지 않은거냐?"
거기서 담배를 피우면서 우리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히라츠카 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어, 뭐가 말입니까?"
"봉사부의 연락망 말이지? 그럼 고문인 나를 무시하면 어쩌려고. 내놔라"
이미 입력을 끝냈는지, 여기요 하면서 유이가 휴대폰을 건낸다.
"딱히 상관없지만 멋대로 넘기지 마"
"에-, 괜찮잖아. 아, 히라츠카 선생님 나중에 저한테도 부탁드려요"
"아아, 좋고말고. 자, 끝났다 히키가야. 이걸로 언제든지 불러낼 수 있게 됐군. 전교방송을 듣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는 학교에서도 신경쓰도록"
"아, 나도 메일 보낼게-"
"아니, 너는 같은 반이잖냐. 뭐, 신경쓰겠습니다"
"오늘은 되게 솔직한데? 왜 그래? 몸 상태라도 안좋냐?"
"저는 언제나 솔직하다고요. ……자신한테"
오히려 나만큼 솔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보다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으면 일부러 세간 일반에서 벗어나 있다는걸 알면서도 혼자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 뭐, 자신에게 너무 솔직해서, 이따끔 이렇게 호출을 받게 되지만.
하지만 하치만은 자신을 굽히지 않아!
"뭐, 그것도 그런가. 좋아, 히키가야 도와줘서 고맙다. 이제 됐다. 가거라"
담배를 비벼 끄면서 히라츠카 선생님이 노동종료 허가를 내린다.
"예. 그럼 부활동 가겠습니다"
허가가 나온 이상, 여기에 있을 이유도 없어 가방을 쥐고 부실로 향한다.
그런 나의 등 뒤로 히라츠카 선생님이 부른다.
"그러고보니 히키가야. 깜빡했었지만 이번 직장견학. 3인 1조로 가게 됐다. 좋아하는 사람끼리 짜게 될거니까 알아둬라"
이 무슨 충격적인 사실.
"좋아하는 사람끼리라니……. 덧붙여 저도 묻는거 깜빡했는데요, 직장견학 땡땡이 치면 어떤 페널티가 붙습니까?"
"정말이지 너는……. 그런 짓을 하면 편하게 진급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그렇겠죠-.
그런 히라츠카 선생님의 무자비한 철퇴에 한숨을 흘린다.
"뭐, 강제참가라는 조건은 모두 매 마찬가지니. 좋아하는 사람 끼리가 아닌, 저는 남은 녀석들과 짜겠습니다."
애시당초 같은반 안에서 이름을 알고 있는건 유이랑 토츠카, 그리고 미우라 정도니까. 좋아하는 녀석들끼리 짜는건 처음부터 무리게임이다.
"추하네"
"그러는 너는 어떡할건데?"
"어머, 나는 잡아줄곳 없는 폐품같은 히키가야하고는 달리, 권유받는 측인걸"
그러고 자랑스럽다는듯이 옅은 가슴을 펴는 유키노.
"네네, 그러십니까 유키노 님-"
"뭐……같은 반이었으면 구원의 손을 내밀어줘도 괜찮았겠지만. 유감이네"
"뭐, 마음만 받아두마"
같은 반이었으면 너랑 짜고 싶었다. 의외로 그렇게 말해주는 유키노에게 가슴속으로 감사한다.
평소 독설에 익숙해져버린 탓일까, 그러한 사소한 상냥함에도 조금 두근거려버리는 자신이 분하다.
아- 왠지 길러지는것 같은데-.
'내청춘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6 - 3 (1) | 2014.10.06 |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6 - 2 (1) | 2014.10.06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5 (1) | 2014.10.06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4 - 4 (1) | 2014.10.06 |
내가 생각한 최강의 히키가야 하치만 4 - 3 (1) | 2014.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