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포인트 낮아!
"아니 말이다? 갑자기 선배 포인트 낮아라고 들어도 이해할 수 없거든? 응? 그러니까 외톨이라도 알 수 있도록 부탁하마"
침대 위에 둥글게 말아 마치 눈이 쌓인 산처럼 이불을 덮어 쓰고 있다. 아니, 달걀인가.
"그러니까 방에서 뒹굴거리면서 거기 쓰레기통 속에 조금 축축한 그 휴지. 그리고 이 방에 충만한 냄새. 선배 역시 낮아요."
"아니. 콧물투성이인 휴지랑 거기 떨어져 있는 습포를 보면 알거 아냐. 애시당초 여기는 내 방이다!! 뭐가 나빠! 하지만 기다려. 하나 중대한걸 말하마. 왜 네가 있어?"
그래, 평일 낮 시간에 왜 네가 있는거냐.
"아니, 선배가 쉬었다고 코마치한테 연락이 왔으니까요. 간병하러 왔어요."
잇시키는 코트를 벗으면서 의자에 앉는다.
"아니, 일단 말해두겠지만 나 인플루엔자라고?"
"네, 알고 있어요. 딱히 학교를 쉬고 싶은게 아니에요. 봉사부 선배가 무섭다거나, 학생회 선배가 무섭다거나, 축구부 선배(웃음)가 짜증난다거나."
"야, 일단 토베도 선배다. 실례 아냐?"
"아니, 선배. 저는 이름 말 안했어요. 선배가 훨씬 실례잖아요."
"음, 그렇군. 뭐, 토베니까 됐나."
"네, 됐어요. 어차피 토베 선배구요. 거기다 선배 여기에 죽을 만들어 왔는데요 숟가락이 없어요. 그러니까 입으로 먹여도 되나요? 그러면 구내감염할테구요."
"아니, 안 되거든. 이제 그 인플루엔자 마지막 이틀째다. 평범하게 생각해서 스스로 먹을게. 그리고 밑에 젓가락이 있으니까 갖고 와줘."
"에-."
"후배 포인트 낮네. 아무튼 부탁한다."
"알겠어요. 그러엄."
잇시키가 방을 나간다.
"갔군"
그리고 이불에서 고개를 든다.
놀랍게도 그는 반라였다.
그리고 거기에는 따뜻한 휴지와 낯익은 후배의 사진.
하지만 그는 깨닫지 못했다.
그녀는 문 뒤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와 그의 눈이 마주친다.
"선배 포인트 낮아요. 그런 마음이라면 말하면 될텐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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