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이 히로인 - 역시 내가 히로인인건 잘못됐다. 이로하의 경우
하치만 쟁탈 4일째.
하루노 씨와 유원지 데이트 다음날.
내 방에는 학생회장 님이
"선배…커요"
라며 조금 부끄러운듯이 얼굴을 붉히면서 쳐다본다.
어째서 이렇게 된거야…
아침, 나는 평소 시간에 일어났을때 잇시키가 집에 오지 않은거에 안도했다.
일일 유사 연인 관계를 시작하고나서
주위 여성진이 진심이 되어버렸다.
아침의 기습에서 점심 수제 도시락과 방과후 데이트.
뭐야? 잘 잤어에서 잘 자까지 제공이야?
거기에다가 등교 도중에 유괴당해서 유원지 데이트라는 잘 모르는 일까지 되었다.
자, 이야기는 바꾸겠는데, 외톨이가 하루 중에 가장 기쁜 시간은 무엇인지 알고 있어?
그래, 혼자서 조용히 보내는 시간이다.
3일간 연속으로 혼자만의 시간이 팍팍 줄어든 나는 정신적으로 피로했던 걸테지.
결국엔 감기를 걸려서 누워버렸다.
"여자에한테 호의를 받고 열이 나다니… 이러니까 오레기는…"
"이성한테 받는 호의는 외톨이에게 고행 말고는 아니니까…"
"네네, 바보같은 소리 말고 누워있어…"
그렇게 말하고 코마치는 나한테 차가운 물수건을 붙이고 약을 건낸다.
"늘 미안해…"
"그건 말 안하기로 한 약속이잖아?"
시대극의 약속된 전개를 하는 오늘도 사이가 좋은 히키가야 남매.
"거기다 이건 기회야!"
"뭐가"
"됐어! 오빠는 신경 쓰지 말고 자면 돼!"
그렇게 말하고 나한테 모포를 덮어준다.
"그럼 코마치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누워 있는 나에게 약삭빠르게 경례를 하고 코마치는 등교해갔다.
열이나서 머리가 어질어질하다…됐어, 자자.
나는 피로도 있어서 그런지 강한 수마를 느끼고 잠에 빠졌다.
어느 정도 잤던걸가.
열때문에 달아오른 몸이 뜨겁다. 자다 흘린 땀으로 옷이 끈적거려…
하지만 아직 열이 내리지 않은 것이다. 시야가 일그러져서 어질어질하다.
갑자기 이마에 차가운 감촉이… 코마치가 돌아온건가?
"…저기 말야"
"왜 그래요?"
코마치 치고는 서먹서먹한데…뭐, 됐어.
"미안하지만 몸을 닦아주면 내 입장으로 포인트 높아…"
"에에!? 곤란하다구요!"
곤란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나랑 네 사이잖아?"
"아, 알겠어요. 선배가 말하는거라면"
응? 선배?
몸을 일으켜서 멍하니 있으니
"선배. 준비 다 됐어요"
거기에는 세면기에 물을 담아온 잇시키의 모습이…
"왜 네가 집에?
"왜냐고 하셔도 오늘은 제가 유사 연인이 되는 날이잖아요? 정말이지 선배는 저에 한해서 열을 내고…"
"미안…"
"오늘은 되게 솔직하네요. 혹시 저한테 폭 빠져버린거에요? 기쁘네요, 사귑시다"
"야 야… 이야기가 날아갔거든…"
"농담이에요"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는 타올을 물에 담그고 짜고나서
"자아, 선배! 알몸이 되어주세요"
"어?"
"어? 가 아니에요! 자, 얼른!"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는 내 옷을 벗겨간다.
"좀, 그만해! 나한테 심한 짓을 할 생각이지? 동인지처럼!"
"무슨 소리 하는거에요? 선배 소름끼쳐요."
하치만의 심장에 8만 대미지!?
나는 열이 올라서 제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탓인지 상반신이 알몸이 되고 말았다.
"그, 그럼 시작할게요…"
"어, 어어"
잇시키는 어딘가 긴장한 표정으로 닦기 시작한다.
"선배… 크네요"
"그, 그래?
"아, 네…"
어째서일까. 좋지 않은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저, 처음인데 잘 하고 있어요?"
잇시키 씌! 그거 약삭빠른게 아니라 외설스런거라구요!
"기분 좋아. 고마워"
"그, 그런가요~"
어색해. 엄청 어색해.
설마 동생이랑 착각해서 후배한테 몸을 닦아달라고 하게 됐다니, 이거 어디의 야겜 주인공이야!
여, 여기는 화제를 바꿔서 이 분위기를 환기시켜야…
"저기, 잇시키. 학생회 쪽은 괜찮아?"
"조금 일이 쌓였지만 오늘은 유키노시타 선배가 대역을 해준다고 해줘서…"
"헤에, 그 녀석이…"
"네! 엄청 도움이 됐어요."
"오늘 병문안 답례로 다음에 도와주러 갈게."
"정말인가요? 꼭이에요~"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는 어딘가 기쁜듯 웃으며 모을 닦아준다.
"이제 괜찮아. 고마워 잇시키"
"그런가요"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는 수건과 물을 치우기 시작했다.
나는 잇시키가 치우고 있는 사이에 옷을 입고 다시 눕는다.
정리가 끝나자 잇시키는 어딘가 걱정스러운듯 얼굴을 쳐다봤다.
"걱정하지마"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런…코마치를 대하는 태도로 이 녀석의 머리를 만져버렸다.
"선배. 기분 좋아요"
잇시키는 눈을 가늘게 뜨며 싫은 모습도 아닌 모양이다.
평소 약삭빠르니까 잊어버리지만 이 녀석은 귀여운 부류니까. 대수롭지 않게 배려도 잘하고"
"후에?"
이런…열때문에 생각한게 입에서…이 참에 자포자기다!
"약삭빠른게 귀엽고, 패션도 좋고, 응석쟁이로 보이면서 배려도 잘 하는 착하는 애고, 1학년부터 학생회장을 맡은 노력쟁이니까"
"서, 선배 부끄러워요…"
오, 얼굴이 새빨개졌다. 귀엽네.
"새빨개진 이로하도 귀여워"
"이로하 귀엽다니…"
"갑자기 귀엽다고 듣고 안절부절하는 이로하 귀여워"
"서, 선배 슬슬 그만해요!"
"그만해라고 하면서 실은 좀 더 말해줬으면 싶은 이로하 귀여워"
"우으…"
분위기를 바꾼다고 하면서 또 이상한 달짝지끈한 분위기로…
역시 지나쳤나?
잇시키도 얼굴을 붉히면서 꼼질거리면서 나를 노려본다.
여기는 사과해둘까.
"아-, 잇시키. 그, 미안"
"…이로하"
"어?"
"잇시키가 아니라 이로하라고 불러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는 부끄러운듯 고개를 홱 돌리면서 말한다.
"이, 이로하"
"네, 선배"
이름으로 불린 이로하는 태양에도 지지 않을 밝은 미소로 대답해준다.
굉장히 귀여워…
"저기, 이로하."
"네?"
"지금까지 외톨이라서 열이 나도 집에 혼자 있어서 늘 조마조마했어. 그러니까…내가 잘때까지만이라도 손을 잡아주지 않을래?"
"뭐에요, 그 귀여운 이유. 저한테 홀딱 반해버렸어요?"
"…그럴지도"
"그, 그런가요. 어쩔 수 없네요. 글러먹은 선배를 돌보는건 후배이며 학생회장이기도 한 저의 역할인걸요!"
그렇게 말하고 이로하는 내 손을 다정하게 잡아준다.
열이 나고 있는 지금은 이로하의 손이 차가워서 기분 좋다.
"기분 좋아…"
"그, 그런가요"
"고마워 이로하"
"정말, 진짜로 오늘은 솔직하네요"
"…열이 나서 약해진걸지도"
"약해진 선배도 싫지는 않지만, 저의 앞에선 늘 멋진 선배로 있어주세요. 만약 또 약해지면… 이렇게 간병해줄게요"
그렇게 말하고 이로하는 얼굴을 붉히면서 내 머리를 만져준다.
"아아…"
이 녀석의 앞에선 반드시 멋진 선배로 있자.
지금은 학교에서 제일 미움받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도 기비파당할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로하는 나를 받아들여준다.
그렇기에 나는 이로하의 앞에서 만큼이라도 반하게 만들만한 선배로 있자.
"선배, 정말 좋아해요. 견딜 수 없을 만큼 정말 좋아해요."
"…고마워"
이런… 급격한 수면이…
"소녀의 진심어린 고백이라구요?"
"…그런가"
지금 이로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지?
"받아들여줄거에요?"
그 진지한 말에 나는…
" "
틀렸다… 더는 깨어있을 수 없어.
"선배. 고마워요"
무언가가 입술에 닿은 느낌이 들었다.
이젠 한계…
밤중에 부모님이 돌아왔을 즈음에 나는 눈을 떴다.
그건 꿈이었던걸가?
열이 나서 후배에게 간병을 받고 입술을 빼앗기는 망상을 했다고 하면 지금 당장 죽고 싶다…
아아, 내일부터 그 녀석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나…
그렇게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
――You got a mail
휴대폰이 진동한다.
이런 시간에 누구야?
나는 휴대전화를 열어 메일을 본다.
열은 어때요?(~ω~;)))
귀여운 이로하짱이 간병해줬으니까 내일은 학교에 올거죠?(*´ω`*)
약속대로 멋진 선배의 모습을 볼거에요!(。・ ω<)
당신의 귀여운 후배로부터
역시 그건 꿈이 아니었나…
지금 생각하면 엄청 부끄럽다.
일단 이로하. 이 메일 약삭빠르다.
(사키사키편으로)
'내청춘 > 짧은 시리즈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속이 있어 - 역시, 초속 5센티미터인건 잘못됐다.2 (0) | 2015.01.17 |
---|---|
초속이 있어 - 역시, 초속 5센티미터인건 잘못됐다. (0) | 2015.01.17 |
하치만이 히로인 - 4. 역시 내가 히로인인건 잘못됐다. 하루노의 경우 (0) | 2014.12.31 |
하치만이 히로인 - 3. 역시 내가 히로인인건 잘못됐다. 유이의 경우 (0) | 2014.12.31 |
하치만 여체화 시리즈 - 【하치만 여체화】천사 삐줍데레, part3 (0) | 2014.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