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두 사람은 알몸의 교제를 당한다.③
 
 
 
"무, 무리하지 않아도 돼, 유키노시타. 이 정도는 나에겐 어떻지도 않아"
 
 
허세를 부리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치만, 이렇게나 빠르잖니……"
 
 
유키노시타는 내 가슴에 왼손을 댄다. 그저 손바닥이 거기에 닿고 있는것 뿐인데, 나의 욕망의 덩어리가 솟아오를것 같다. 둘 다, 이 특수한 상황을 겪고 있다. 나도 그렇지만 유키노시타도 틀림업이 성적으로 흥분해버린것을 알 수 있다. 껴안고 싶어지는 충동을 강철의 이성으로 누르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언제 무너져버릴지도 모른다.
 
 
"있잖아, 히키가야. 나는 말야, 감사하고 있어"
 
 
가슴에 놓여이던 손이, 몸을 매만지면서 허리 부근까지 내려온다. 아까부터 가까워! 가깝다고!
 
 
"너는 언제나 그래. 참기만 하고……"
 
"아니, 그건 아니야. 나는 참는 일도 이따끔 있지만, 기본적으로 게으르니까. 아무것도하지 않는걸 하는것 뿐이다. 우선 하지 않아도 되는건 안 하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것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오해야"
 
 
이럴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른다. 지금도 괴로운김에 한 소리다.
 
 
"정말로? 그럼 지금은?"
 
 
스윽, 나에게 다가오는 유키노시타의 얼굴. 주먹 두개 정도의 거리로 쳐다본다. 얼버무릴 수 없는 눈초리.
 
 
"지금은, 참고 있지 않는거야……?"
 
 
슬프다는 얼굴을 하는 유키노시타. 참고 있는게 뻔하잖아! 하지만 참고 있다고 말하면 어떻게 되는데!
 
 
 
 
……그만두자. 그런 표정 짓지마.
 
 
 
 
"……엣"
 
 
나는 어깨에 있는 머리에 손을 폭 더하고 쓰다듬는다. 유키노시타는 작게 놀란 목소리를 질렀다. 싫지 않은……거지? 이럴때, 어떤 말을 해도 무의미한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행동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정말……. 비겁해……"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는 머리를 내 왼쪽 어깨에 비벼왔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조용해질때까지, 우리는 욕조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떠나 진정하고 싶다는 마음과, 조금 더 여기서 이러고 싶은 상반되는 마음 둘이 부딪쳐서, 결과적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유키노시타는 내 허리를 꼭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움직일 수 있나? 움직일 수 없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이제부터 어떡할지 생각한다. 안 돼. 점점 머리가 뜨거워졌다.
 
 
"유키노시타?"
 
"왜에-?"
 
 
어라? 유아화 하지 않았어? 그러고보니 이 녀석, 여동생 속성 있었지. 내 여동생이 이렇게 성적으로 문드러질리가 없다.
 
 
"슬슬 나가지 않을래?"
 
"싫어. 아직 괜찮잖아"
 
"이제 실신할것 같은데"
 
 
볼을 부풀리면서 삐친듯이 말한다.
 
 
"……그럼 어쩔 수 없네. 먼저 나가"
 
"아, 아니, 네가 먼저 나가줘"
 
"왜 그런거니. 실신할것 같잖니?"
 
"아니, 그게, 말야……. 지금은 설 수 없어"
 
"의미를 모르겠는데. ……앗"
 
 
유키노시타가 갑자기 시선을 떨군다.
 
 
"~~~~~~~~~~~~~~~~~읏!!!!"
 
 
소리나지 않는 소리를 지르면서 첨벙첨벙! 물을 헤치며 욕조에서 나간다. ……뜨겁다. 여러의미로. 여러군데가.
 
 
옷 갈아입기가 끝난 유키노시타가 말을 걸고, 겨우 노천목욕을 나왔다.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가볍게 혼미해질것 같다. 피곤해라~.
 
 
"여기"
 
"……미안"
 
 
환담 공간에서 쉬고 있던 나에게 유키노시타는 물이 든 컵을 내밀었다. 유카타로 갈아입은 그녀는 안절부절 차분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맞은편 의자에 앉고 무겁게 입을 연다.
 
 
"방금전에는 그게, 지나쳤다고할까. 아니, 그런 의미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게, 저기……"
 
 
손에 든 컵에 입을 대지도 않고 눈을 요동치는 유키노시타. 동요하고 있는데 눈에 잡힐듯 알 수 있다.
 
 
"그러한 행동을 했던건 분위기에 휩쓸린거지……그래. 불가항력이야. 나한테 책임은 있어도, 무거운건 아니야. 분명해"
 
"아, 아니. 뭐어 그거다. 여행의 부끄러움이라고 하니까"
 
 
유키노시타가 변명. 희소한 현상이지만 탓할 수 없다. 나도 상당히 위험했으니까. 무척이나 흔들리는 제다이 기사급의 위기였다. 그 자리는 흔들린다기보다는 커흠커흠.
 
 
"나도, 그게, 미안했다"
 
"마, 맞아! 너, 너의 조악한걸 보여주다니. 정말이지 M가야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한테 괴롭혀지고 싶은거니?"
 
"하아? 너야말로 그 있을지도 모를 부프러기 같은 무언가를 들이댔잖아. 찌찌노시타"
 
"읏!! 남의 이름을 멋대로 바꾸지 말아주겠니? 상식, 아니 너에게는 인권조차 없었구나. 좀비가야"
 
"너, 자기가 하는 말에 책임을 가져라. 국어 학력 괜찮아?"
 
"너보다는 높아"
 
"칫……"
 
 
음음. 역시 이래야지. 너무 어색하면 나도 대하기 힘들다. 이걸로 일단 리셋 완료라는건가. ……후우. 현자 타임.
 
 
"자기에는 아직 이른데, 이 후에는 어떡할거니?"
 
 
확실히. 아직 9시 정도고. 자기에는 이르다. 잔다. 이불. 우와, 이게 남아있었어…….
 
 
"책이라도 읽을래?"
 
"오늘은 안 갖고 왔어"
 
"그럼 적당하게 돌아다닐까"
 
"그러자"
 
 
나와 유키노시타는 여관 안을 조금 산책하기로 했다. 작은 중앙정원은 있었지만, 몇 마리의 잉어가 헤엄치고 있을뿐이라 조금도 재미가 없다. 아직 정원을 즐기는 나이는 아니니까. 그대로 복도를 걸어가니 타구대가 하나, 툭 놓여있었다.
 
 
"정석이지. 온천에서 탁구"
 
 
이래보여도 탁구는 좋아한다. 옛날에 코마치랑 여관에서 시합했을때 꽤 불이 붙었다. 서로 풋내기였고, 실력도 차이가 없었으니까 승부도 접전이었다.
 
 
"그러니?"
 
 
이 녀석, 이런거 안 할것 같군. 혹시 지금이라면 이길 수 있어? 유키노시타한테?
 
 
"여관에 오면 탁구하는 녀석은 많지 않냐"
 
"헤에……"
 
 
빤히 라켓과 공을 보는 유키노시타.
 
 
"그럼 승부하자. 이긴 사람이 진 사람에게 하나, 뭐든지 하는 말을 듣게 한다. 괜찮겠지"
 
"에, 싫어 그런거"
 
"그래. 나한테는 못 이긴다고 생각하는구나"
 
"아니, 조건이 이상하잖아. 왜 내기를 해야하는건데. 적당하게 하면 되잖아"
 
"그래선 재미가 없잖니?"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이런 녀석이다. 포기하자. 거기다 내가 이길지도 모르고.
 
 
"예이예이, 알겠습니다. 그걸로 좋아"
 
"후훗, 안 질거야"
 
 
승부의 불씨가 붙고 말았다. 그러고보니 불씨는 어째서지. 뜨거울것 같아.
 
 
 
 
결과로 말하자면 유키노시타의 승리. 좋은 선이었는데. 장기전이 되면 내가 이길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는 전진속공형이었다. 그에 대하는 나는 컷으로 대항. 도중에 히어로를 불러봤지만 아무도 안와다. 초등학교 시절도 나 외톨이였고. 거기다 유키노시타 너, 누구보다도 탁구 좋아하잖아!!
 
 
"하악, 하악, 나의 승리, 구나……"
 
"후-우. 졌다졌어. 너, 되게 강하잖아?
 
"탁구는 옛날에 조금 했었어"
 
 
테니스도 강하고. 과연. 여라가지로 잘해도 당연하지.
 
 
"그런가"
 
"너도 꽤 하잖아"
 
"너한테는 못 이겨"
 
 
싸움 중에 강해지는 점프계 주인공은 아니지만, 스스로도 꽤 잘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뭐, 즐거웠다고 하면 그렇군. 유키노시타를 보면 살짝 이겼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귀엽다. 아니, 주목해야할 점은 거기가 아니다.
 
 
"그보다 너……"
 
"?"
 
"앞, 벌려져있어"
 
 
운동으로 흘린 땀이, 작은 계곡에 맺혀있다. 움직인 탓인지, 그 하얀 피부가 드러났다. 유키노시타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재빨리 옷고름을 고친다. ……왜 노브라야?
 
 
"네가 실신할것 같다고 하니까 급하게 입은거야! 결코 그런 취미가 있는게 아니야!"
 
"어, 어어"
 
 
운동을 해서 빨개진 얼굴이 더 빨개진다. 심장에 나쁘다. 아까 목욕도 그렇고, 오늘은 유키노시타를 굳게 여자로 인식해버린다. 잊어라. 이 녀석은 단순한 부활동 동기일 뿐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내가 하는 말을 들어줘야겠어"
 
 
유카타 상의를 입으면서 등 뒤로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유 사라는거면 상관없는데"
 
"……스스로 살거야. 거기다 지금은 됐어"
 
 
중얼중얼 입을 다문다. 할거면 빨리 해주지 않겠습니까. 진정되질 않으니까. 거기다 우유는 마시는구나. ……마시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그리고 상담도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자판기에서 나는 커피 우유, 유키노시타는 후르츠 우유를 사고 허릿춤에 손을 대고 꿀꺽꿀꺽 마신다. 이 포즈는 필수. 단번에 다 마신다. MAX 커피도 좋지만, 온천에서 마시는 커피 우유는 특별하다.
 
 
"슬슬 방으로 돌아가자"
 
"그렇군"
 
 
방으로 돌아온 우리들. 나는 텔레비전을 켜서 적당하게 채널을 바꾸면서 쉬고 있었다. 유키노시타는 내가 가져온 라노벨을 읽고 있다. 별로 텔레비전을 보는 타입은 아니라서 빌려줬다. 게다가 이따끔,
 
 
"요정 귀여워……"
 
 
라고 들려온다. 뭐, 그에 대해선 동의합니다. 그나저나 지방 채널은 적네. 심야 애니메이션도 전혀 안 하잖아.
 
 
"다 읽었어"
 
 
빨라! 아직 1시간도 안 지났는데. 뭐, 라노벨이니까, 이 녀석이 읽는것 보다는 문자수도 적으니 읽기 쉬웠던거겠지.
 
 
"슬슬 잘까……?"
 
 
텔레비전도 재미없으니 할 수 있는 행동은 그 정도다. 하지만, 잔다고 해도……. 한 장의 이불. 배게 하나.
 
 
"뭐, 그렇군. 할 것도 없으니까"
 
그래, 그렇구나. 빨리 자버리는 편이 좋아"
 
"아침까지 순식간이니까"
 
 
유키노시타는 책을 나에게 돌려주고 이불로 향한다. 나도 그에 따른다. 하지만 도입이라고 할까, 누가 먼저 침대로 들어갈지, 그걸 모르겠어!! 몸이 굳어버린다.
 
 
"먼저 들어가"
 
"아니, 네가 먼저"
 
"거, 레이디 퍼스트라고 하잖아"
 
"……알았어"
 
 
유키노시타는 이불 속에 들어가고 천천히 거기에 눕는다. 아앗, 실수했다. 후공인 편이 더 위험해. 요염한 곡선을 그리는 몸에 눈이 박히고 만다. 진정하고, 이불 끝을 센터에 넣고 스위치. 이불 끝을 센터에 넣고 스위치.
 
 
"빨리 들어와. 추워"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아니 도망치고 싶어. 엄청 도망치고 싶어. 젠장. 하지만 할 수 밖에 없나.
 
 
"시, 실례합니다……"
 
 
나는 불을 끄고, 가능한 유키노시타한테서 떨어진 위치에 눕는다. 등 뒤로 느껴지는 숨고르는 소리에 긴장감은 늘어간다. 틀렸다 이거, 잘 수 있는 느낌이 안 들어. 오늘 유키노시타가 플래쉬 백하듯이 뇌리에 떠오른다. 역시 이 녀석, 귀여웠지이……. 그런걸 생각하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히키가야? 깨어있니?"
 
"자고 있어"
 
"그래. 자고 있다면 그대로 들어줘"
 
 
유키노시타가 말을 걸었다. 너도 못 자겠냐? 뒤척뒤척 몸을 뒤척이는 소리가 들린다. 뭘 하고 있는거지?
 
 
"히키가야, 너는 나를 제대로 봐주고 있니?"
 
 
애절하게 말하는 목소리는 내 후두부에 닿고 있다. 떨리는 숨결. 머리 냄새. 유키노시타는 나의 바로 뒤에서 이렇게 말을 이었다.
 
 
"너는 떠나가지 않는거지……"
 
 
내 소매를 잡아당기는 감촉. 오늘 일도 그렇지만, 분명 유키노시타는 신경 쓰고 있는 것이다. 모처럼 다가가도, 마지막에 상대는 떠나간다.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이 나도 그렇게 되버리는게 아닐까 불안해져있다. 이 녀석에겐 장절한 과거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걸 알 수는 없다. 아니, 사정을 알았다고 해도 뭘 할수 있지. 나는 이 녀석에게, 대체 뭐를 할 수 있는걸까.
 
 
 
 
"나는 게으름뱅이니까"
 
 
자연스럽게 말이 솟아나온다.
 
 
 
 
"움직이는건 버거워"
 
 
 
 
조금 뒤, 등 뒤에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후훗, 너 답구나"
 
 
안심한것 같은 목소리다. 이걸로 좋았던걸까.
 
 
"하지만,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하는건 좋지 않아"
 
"어?"
 
"제대로, 나를 보렴"
 
 
꼬옥 팔을 잡아당겨져, 뒤로 누워진다. 억!? 뭐야!? 덮쳐지는거야!? 그만해! 난폭하게 할 생각이지! 에로 동인지처럼!
 
 
"유, 유키노시타!?"
 
 
내가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있는데, 유키노시타는 태연하게 올라탄다. 힉, 히에에~!
 
 
"포기하렴"
 
"지, 진정해! 승부는 어떡한거야, 승부는!"
 
"됐으니까 얌전하게 있어"
 
 
요염한 미소로 내려다본다. 그녀의 양 손은 내 머리 옆에 대어서 이미 도망칠 수 없다. 천천히 머리가 다가온다.
 
 
 
 
 
 
 
"자아, 내가 하는 말을 들어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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