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가하마"힛키가 유키농에게 가위바위보로 졌어"
 
 
오늘도 지루한 수업이 끝나고, 히나랑 토베랑 얘기한 다음에 부실로 갔더니 힛키랑 유키농이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었다. 왜 가위바위보야…
그보다, 평소엔 인사 답해주면서… 어쩔 수 없으니까 자리에 앉으니 힛키가 진심으로 분해하는것 같아! 이런거 보면 힛키도 역시 고등학생이구나 하고 생각해.
 
하치만"칫… 고작 가위바위보라고 얕보고 있었는데, 지면 분한데"
 
유키노시타"♪"흐흥
 
우와-, 유키농 엄청 기뻐보이는데! ……역시 유키농은 귀엽네에…… 남자라면 역시 유키농처럼 청초한 여자애를 좋아하는걸까아…
 
유이가하마"알아! 나도 유키농이랑 주스 사기 가위바위보에서 지면 되게 분한걸!"
 
유키노시타"♪"흐흥
 
하치만"뭐, 유키노시타의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대단하니까, 의외로 져도 괜찮은걸지도"
 
유키노시타""
 
유키농을 사이에 끼우는 느낌으로 힛키가 나한테 말을 걸어온다.
유키농에겐 미안하네- 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이런데서 우월감? 같은걸 느끼고 만다. 단순하구나아…
 
유이가하마"그럴지두-!유키농 지면 대단해! 남들 앞에서는 안 그러지만, 단 둘이 있을때 발을 동동 굴리고 뺨을 부풀리고 삐치는걸!"
 
유키노시타"유, 유이가하마!"화아악
 
하치만"……보고 싶은데…"
 
하아…가끔 있지. 힛키의 혼잣말. 그치만 유키농한테 말한건 처음일지도……우와아, 유키농 엄청 빨개졌어! 본인은 절대로 부정하겠지만, 기뻐하는거라고 나는 생각해……그보다, 힛키 열받아!
 
유키노시타"히, 히키가야?"
 
하치만"음? 뭐야 유키노시타"
 
유키노시타"아니, 저기…지금…"허둥지둥
 
하치만"?"
 
유이가하마"힛키, 자각 없을지도 모르지만 소리내서 말했어! 진짜 기분 나빠…"
 
하치만"지, 진짜냐…"끝났다
 
조금 짓궂긴 하지만, 이 정도는 말해도 벌받진 않겠지………그치만, 좋겠다아 유키농. 보고 싶다는 소리는 나도 듣고 싶어.
 
하치만"아-, 저기…미아, 유키노시타. 경솔한 발언이었어"
 
에에?! 왜 힛키가 그런걸로 사과하는거야?! 유키농의 안색을 보면 기뻐하는것 정도는 알잖아!
 
아아… 둘 다 침묵해버렸구……… 어라? 그보다, 힛키가 궁지에 몰린거 혹시 나 때문이야!? 어, 어쩌지…어떡하면…생각해라, 나! 생각하는 다리가 되라! …그치만 생각하는 다리는 뭐지? 내비게이션 달린 자동차는 생각하는 다리구나…
 
유이가하마"…"허둥지둥
 
하치만"…"힐끔
 
유키노시타"…"팔랑
 
하치만"…"하아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되려면 어떡하면 좋을까…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되려면 어떡하면 돼?! …어라, 나 무슨 생각하고 있던거지…… 그보다, 힛키 한숨 쉬고 있구, 그런거 하면 쓸데없이 유키농이 거북해할텐데…
 
유이가하마"…"허둥지둥허둥지둥
 
유키노시타"유이가하마. 이 남자랑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니까 잠시 자리를 비켜줄 수 있겠니?"
 
유이가하마"에…그치만"
 
유키농의 진지한 눈을 보면, 아무리 내가 바보라도 알 수 있다…으응, 바보니까 알 수 있다. 그렇게 이래저래 몸을 돌린채 유키농은 말한다.
 
유키노시타"부탁해, 유이가하마. 추한 현장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힛키는 아직도 고개숙인 자세로 귀를 쫑긋 세우고고고? 있고, 여기서 억지로 남으려고 하는건 내게는 불가능해…
 
유이가하마"응… 알았어. 그, 그럼 끝나면 연락줘! 그리고 둘이서 싸우면 안 돼!!"
 
하다못해 나의 저항…
싸움을 할리도 없는데, 관계를 부수고 싶지 않으니까 아무것도 눈치채지 않아. 아니, 괜찮은거지…
 
분명 힛키도 그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부실을 나갔다.
 
성큼성큼
 
 
부실을 나와, 조용해진 복도로 나오니, 안에선 바로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됐다.
 
나는 돌아보지 않은채로 복도 끝을 향해 걷는다.
 
모퉁이를 돌아 가고자 하는 곳이 보이자, 조금 마음이 가라앉은것 같아서 깨닫고보니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지금쯤 둘은 무슨 얘기를 하고 있을까…
 
하지만 그것도 금방 알 수 있어…
 
나는 유키농에게 말하지 않은게 있다. 으응, 유키농 뿐만 아니라 힛키도 모르는 일이다.
 
사람 기척이 없는 특별동 여자화장실. 그 개인실에 들어가고 주머니에서 최근에 산 스마트폰을 꺼낸다. 내 입가에 복잡한 미소가 떠오르는걸 알고…조금 싫어진다. 하지만, 이 정도 하지 않으면 유키농에겐 분명 닿지 않는다.
 
짐도 갈라파코스 휴대폰도 부실에 두고 왔으니까, 의심받을 건 없을거야.
그렇게 자신에게 변명을 하며, 어플 하나를 기동한다. ……빨리 기동해…
 
--도청전용 어플 음성군--
 
아빠 회사의 후배를 어떤 사람에게 소개해줘서 손에 넣은 이 어플과 2개의 도청기…
 
내가 못된 짓을 하고 있다는건 알고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건 평범한거지? 엄마도 그렇게 말했구!
 
유이가하마"힛키의 방이 아니라, 부실에로 튜닝-……헤헤"
 
이걸로 나도 둘과 함께야…………헤헤헤……이게 있으면 힛키랑 언제든지 함께……
 
------자작……
 
하치만"어이"
 
아… 힛키의 목소리다아…///
 
 
하치만"드, 들어줘, 유키노시타. 아까전의 발언말인데 그건 뭐라고 할까, 왠지 모르게 생각한게 무의식중에 나온것 뿐이니까 신경쓰지 말아줘. 거기다 네가 바란다면 이제 유이가
 
유키노시타"…히키가야"
 
유키농… 목소리가 진지해…… 그보다 힛키, 지금 내 이름 꺼냈지? …어째서지…
 
하치만"아, 어"
 
유키노시타"너는 무의식중이라고는 해도 자기가 했던 말의 책임조차 지지 못하는 빈약한 남자인거니? 거기다, 내가 바란다는건 아까도 말했을텐데?"
 
에…? 책임……? 거기다, 유키농의 바램…?
 
순간 불길한 상상이 머리속을 감돌고, 가슴이 찢어질것 같은걸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계속 듣는다…가슴이 괴로운데, 그런데 손은 굳게 이어폰을 귀에 대고 있다…
 
하치만"…알았어! 더는 변명은 안 해. 한심한 모습 보여줘서 미안하구만"
 
유키노시타"…겨우 정상적인 눈으로 돌아왔구나. …미안해, 실수했어. 겨우 정상적인 썩은 눈으로 돌아왔구나."
 
유키농의 조금 안심한듯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동시에 그 아기 고양이처럼 만지는걸 좋아하는 미소가 머리에 떠오른다………역시 유키농은 이쁘구나아…목소리만 듣고도 이렇게까지 이쁘다고 생각하는건 유키농 밖에 없어…유키농에겐 역시 이길 수 없어…
 
하치만"굳이 말을 고치면서까지 남을 까고 싶은거냐…그래서, 할거지? 가위바위보"
 
뭘까나……읏, 으응?!
 
유키노시타"그래. 할거니까 진심으로 하렴, 히키가야"
 
하치만"당연하지. 간다, 처음에는 주먹, 가위바위"
 
가, 가위바위보?!
 
부실을 나올때 유키농이 뭔가를 결심한 눈을 보고, 고백한다고 생각했는데……하지만, 그게 왜……왜 가위바위보야!!?!?
 
두사람"보!"
 
귓속으로…둘의 보 소리가 들려서 나는 심장이 요동쳤다. ………요동쳤다는 놀랬다의 진화형이라고 힛키가 가르쳐줬는데, 그거 역시 거짓말이지?
 
내 마음속에 생긴 작은 안도감을 감추기 위해,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한 박자 뜸을 두고 둘 모두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온다… 여전히 고음질이네에… 히라………그 사람, 이런걸 어떻게 손에 넣은걸까……
 
하치만"무승부면…"
 
하치만"다시!"
 
???"……………"까득
 
유이가하마"까득??"
 
아, 그만 소리내버렸어…왠지 지금 엄청 불길한 소리가 들린것 같은데 뭐지……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던것 같구, 도청기 상태가 안 좋은건가? 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누군가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려온다……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유키노시타"…히키가야"
 
하치만"뭐, 뭔데요"
 
유키노시타"가위바위보야."
 
……유키농이 이겼구나. 여기까지 오면, 아무리 나여도 유키농이 뭘 하고 싶은건지 알아…… 아마 힛키는 그걸 조금도 깨닫지 못하겠지만……
 
그 후에도 유키농은 몇 번이나 가위바위보를 되풀이 하며, 마침내 자기가 뭐를 내겠다고 까지 말을 해버렸다! …유키농, 아마 그거 힛키한테는 효과 없을거라고 생각하는데에…
 
하치만"이야-, 졌다!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가위바위보를 한 적이 없었어! 완패다. 과연 유키노시타라고 해야겠구만"
 
아, 힛키. 그거 지금 유키농에겐 안 좋아……
 
내 예상을 뒷받침하듯 유키농은 반응했다.
 
유키노시타"…가"
 
하치만"헤?"
 
유키노시타"나가!!!"팡
 
유이가하마"아얏!"
 
유키농이 이렇게나 큰 소리를 지르다니…그보다, 진짜로 귀 아파…
 
유키노시타"…"훌쩍
 
아-아, 유키농 울었어……왠지 귀엽다아……슬슬 돌아가는 편이 좋을까나
 
 
하치만"유, 유이가하마 불러올게…"
 
유키노시타"…"훌쩍
 
드르르륵, 찰칵
 
힛키가 교실을 나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황급히 이어폰을 벗어 스마트폰채로 주머니에 넣는다. …응, 제대로 감췄어!
 
유이가하마"자-아……어떡할까나-…"
 
몇 가지 선택지를 머리에 띄우며, 나를 찾으면서 고양이 등으로 걸어올 힛키가 있는 복도로 나는 걸어갔다.
 
 
---특별동, 복도---
 
모퉁이에서 나와 마주친 힛키는, 딱 봐도 초조해하고 있어서. 평소보다도 꽤나 빠른 어조로 사정을 설명했다.
 
그 썩은 눈을 들여다보니 내가 비쳐서…하지만 지금 힛키는, 내가 아니라 유키농을 보고 있었다……
 
하치만"--라는 일이 있어서 쫓겨났어"
 
응, 알아…나도 있었어……알고 있는 내용을 나는 처음 들은것 처럼 액션했다. ……정말로, 나는 바보구나아……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말하자.
 
 
-그게 나와 유키농의 약속.
 
 
유이가하마"힛키, 두가지 말해도 돼?"
 
…그러니까 나는 말한다.
 
힛키도, 유키농도 좋아해.
하지만 힛키를 빼앗기는건 무서워. 하지만, 유키농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나도 있다……
 
하치만"어. 뭔데?"
 
아아, 올곧게 나를 쳐다보면, 역시 힛키는 넘겨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버려………하지만하지만, 나는 치사한 짓을 하고 있으니까, 이번 만큼은 유키농한테……
 
그래, 이번에만…
 
유이가하마"응. 그거, 딱히 유키농 화난거 아니라구? …방식이 좀 그거할 뿐이지…"
 
하치만"뭐, 화난게 아니라면 안심했다. 그래서, 두 번째는 뭔데?"
 
살짝 뜸을 두고나서 그렇게 대답했다. 아마, 힛키는 여러모로 생각하고나서 내가 하는 말을 믿어줬다………응, 그러면 지금은……그걸로 참자.
 
유이가하마"힛키는 진짜 바아아아아아보!! 라!"방긋
 
하치만"하아?"
 
유이가하마"아-아, 어떻게 될까 걱정해서 손해봤어!"
 
열심히 평소의 나를 만들고서 말한다.
 
하치만"뭐, 네가 걱정했던 싸움도 되지 않았으니까"
 
조금 득의양양하게 말하는 힛키. 하지만 완전 꽝. 내가 걱정했던건 그게 아니구!
 
유이가하마"응, 그것도 그렇지만. 다른것도, 다행이야! 어쩌면…하고 생각했으니까"
 
하치만"?"
 
너무 힛키가 둔하니까, 그만 의미심장한 소리를 해버렸다. 이번에는 유키농에게 힘을 빌려준다고 정했는데……
 
유이가하마"그렇지, 힛키! 다음에 유키농이랑 가위바위보 하면 이겨줘!"
 
하치만"하? 왜
 
하지만………유키농이 실패했을때 예약정도는 해도 되지?
경계를 전혀 하지 않는 힛키에게 기세에 맡겨 나는 말한다.
 
유이가하마"됐으니까! 약속이라구? 깨면 허니 토스트 사줘야해!"
 
하치만"어이, 멋대로 약속 잡지마"
 
그렇게 말하고 나를 보는 힛키. 그 눈은 역시 썩어있다. 하지만……
 
지금은 나를 봐주고 있었다.
 
유이가하마"그럼 나 먼저 부실 들어가서 유키농하고 얘기하고 올테니까, 2, 3분 지나고나서 힛키는 들어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봐주고 있다.
 
하치만"음, 어. 부탁한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
 
유이가하마"그리고 방금 한 약속, 잊지 말라구?"빤히
 
하치만"…알았다고"
 
…유키농, 나는 잔뜩 준비했어!
 
…그러니까, 앞으로는 내가 열심히 할게.
 
…남들보다 훨씬 서툴고, 어디까지나 상냥한……
 
 
--나의 정말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드르르륵
 
유이가하마"유키농, 다녀왔어-!"
 
끝입니다*\(^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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