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 여체화 시리즈 - 【하치만 여체화】천사 삐줍데레, part2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자 아직 몸이 삐걱거리는 듯한 통증을 느껴서 병원에서 받은 진통제를 먹고 계단을 내려간다. 받은 약은 즉효성이지만 그 효력은 그리 길지 않다. 하룻밤 자면 끊겨버리는 모양이다. 몸이 급격히 변화해버린 부작용인건지 심할때는 걷는것도 곤란할정도로 아프다. 병원에선 응급처치로써 약을 받은것 뿐이라서 원인을 알때까지는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다.
 
오늘은 마침내 면담날이다. 면담은 오후부터라서 엄마는 아침 일찍 일하러 가서 조퇴해오는 모양이고, 아버지는 어젯밤 돌아오지 않았다. 면담에는 반드시 간다고 아침에 연락이 왔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나한테 적극적으로 행동하는거 처음 아냐?
 
코마치를 학교에 보내고나서 오후까지는 한가해서 집에서 혼자 게임을 하면서 널널하게 쉬고 있었다. 이상사태라고는 해도 다른 놈들이 수업을 받을때 당당하게 빼먹을 수 있는건 꽤나 행복하다. 약이 효력이 들고 있어서 지금은 아프지 않지만 아침 통증 탓에 눈이 완전히 떠버려서 다시 잘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점심 지난 무렵에 부모님이 돌아오고나서 같이 학교로 향한다. 면담에는 히라츠카 선생님,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과 어째선지 체육 담당 아츠키 선생님이 있었다. 부모님과 인사를 나누고 가볍게 상황을 설명한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이 입을 연다.
 
"실은 병원에서도 연락이 있었습니다. 그의 상황이 이례적인 케이스였기 때문에 의학연구를 위해, 학교 측에서도 협력을 요청받았거든요. 그는 지금까지대로 이 학교에서 면학에 힘써주면 그거면 됩니다. 남학생으로서 다닐지 여학생으로서 다닐지는 당신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아아, 그리고 체육 수업에 관해서는 아츠키 선생님이 설명하시게나."
 
그렇게 말하고 이번에는 아츠키 선생님에게 얘기를 촉구한다.
 
"네. 히키가야, 네 담당 의사 선생님한테 네 용체에 대해 설명은 받았다. 한동안 격한 운동은 피하도록 하고, 이후 운동에 관해서는 의사의 감독을 따르게 될테니까 수업은 너에겐 과제제출이 된다. 급우와 수업을 받을 수 없는건 유감스럽겠지만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다."
"하아, 그런가요."
 
유감스럽기는 커녕 럭키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운동에 관해서는 하야마 선생님한테 확실하게 닥터 스톱이 걸려있다. 왠지 점점 박차를 가해서 얘기를 하던게 긴장이 빠져간다. 뭐, 하지만 의학연구를 위해서라고 했으니 학교측에도 메릿트가 있는 것이다.
 
"아아, 그리고 화장실은 교직원용 화장실을 써도 좋다는 허가가 내려왔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에게 말하거라. 너는 내가 맡고 있으니까."
 
히라츠카 선생님이 만며의 미소를 지으며 그런 말을 해줬다. 나를 담당하게 됐는데 왜 그렇게 기뻐 보이는거야? 뭐, 나도 히라츠카 선생님이라면 안심하지만. 화장실까지 배려해준건 솔직히 고맙다. 어라? 어디로 가면 돼? 로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뭐, 그런 이유니까 아드님…아, 아니, 이 경우엔 따님이 되나? …의 일은 안심하고 저희 학교에 맡겨주세요. 절대로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할테니까요."
"네, 감사합니다."
 
왠지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 자체가 나쁜 이미지가 있는데 말이야. 특히 교장같은 권력이 있는 연배의 사람이 말하면 더더욱. 아니, 딱히 교장 선생님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건 아니라고? 정말이다?
 
이야기가 수습되서 나랑 부모님은 학교를 뒤로하기로 했다. 오늘은 목요일이라서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나는 내일 학교를 쉬기로 하고 다음주부터 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토요일, 평소처럼 나는 거실에서 쉬고 있었지만 코마치가 왠지 안절부절 거리고 있다. 아까부터 시간을 무척이나 신경쓰고 있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으려고 할때 초인종이 울었다.
 
"야, 코마…"
 
띵동-
 
"네넹-!!"
 
코마치는 나를 무시하고 기세 좋게 현관으로 가버렸다. 말하려던 타이밍에 초인종이 우니까 왠지 열받네.
 
"얏하로- 코마치!"
 
현관에서 이쪽까지 들려온건 그 바보같은 인사. 유이가하마가 와준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코마치한테 볼일이 있는걸테지, 아마.
 
"얏하로에요, 유이 언니! 자자, 다들 들어와주세요."
 
응? 다들? 그 밖에도 있나?
코마치를 따라 줄줄이 들어온건 죄다 내가 아는 얼굴 투성이었다.
 
 
 
 
 
 
 
 
 
 
"우왓! 이거 진짜로 힛키야!?"
"어머, 꽤나 귀엽고 아담한 작은 동물이 있구나."
"안녕, 정말로 하치만이지. 몸 상태 나쁘다고 들었는데 괜찮아?"
"안녕, 히키타니. 몸 상태는 어때? 꽤나 변해버렸네."
"으음! 설마 이런 일이 현실에 일어날 줄이야! 마침내 하치만은 각성해버린건가, 그 "중2, 시끄러워!" …네, 죄송합니다."
"안녕…… 그래서, 너 괜찮아?"
"다들 오빠를 위해 와줬어~"
 
그보다 왜 다들 알고 있는거야? 아, 정보원은 코마치인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토츠카를 불러워준거에 관해선 굿잡이다, 코마치!
 
"유이가하마, 이거라니 뭐야, 이건. 그리고 유키노시타는 되게 작다는걸 강조하지 말아줘, 수수하게 상처입으니까. 토츠카,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야마는 왜 있어? 그리고 자이모쿠자…하고 싶은 말은 알겠짐나 자중하자. 카와뭐시기도"카와사키라고."…카와사키도 와줘서 고마워."
 
 
 
"사정은 코마치랑 하야마에게 들었어. 히키가야 힘들었겠네. 아니, 앞으로가 힘들겠다고 편이 올바르려나. 나도 봉사부 부장으로서도 한 명의 여성으로서도 협력은 아까지 않을게. 곤란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줘."
"힛키, 나도! 여자애는 여러모로 힘드니까 뭐든지 상담해줘?"
"너희들………고맙다."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의 말이 마음에 스민다. 스스로 생각했던것 보다도 이 상황에 침울해 했던 모양이다. 지금까지 지켜오던 지산의 개성을 유지해갈 자신이 없다.
약이 없으면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일이나 작아져버린 몸. 무엇보다 성별이 변해버려서 미래가 불안하다. 외톨이로서 살아온 지금까지 수많은 경험도 전혀 도움이 안 될것 같다.
 
응? 그보다 지금 하야마라고 안 했나??
감격해서 울뻔했지만 집어삼켰다. 왜 하야마가 내 사정을 알고 있는거야. 설마 담당의사인 하야마 선생님은…
 
"야, 하야마. 너 혹시…"
"아아. 히키가야에 대해선 엄마한테 들었어. 동급생이고 같은 반이니까 히키가야가 무모한 짓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라고 부탁을 받았어. 그러니까 나도 최대한 협력할게."
 
하야마는 부모에게 귀찮은 일을 넘겨받은것 뿐일테지. 부모의 기대에 응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하지만 그런건 위선이라고, 실은 나 같은거를 상대할 상황이 아닐텐데.
 
"진짜냐. 아니, 너는 됐어. 여러모로 바쁘잖아? 그런 배려는 필요없어. 거기다 무모한 짓을 할 만큼 나는 행동적이지 않고. 선생님한테는 내가 잘 말해둘테니까."
"그렇게 내버려둘순 없어. 부탁받아서가 아니야. 예전의 너라면 뭐든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강함을 가졌던걸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의 너는 내가 봐도 위태로워. 네가 말하는 위선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만약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나는 더 이상 후회하고 싶지 않아. 이건 나의 자기만족이야."
 
그렇게 말하고 하야마는 심히 절실한 표정을 지었다.
 
"하야토…"
"그래, 하야마가 하는 말은 올발라. 히키가야, 너 지금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알고 있니? 똑바로 말해서 평범한 여자애보다도 약해. 정신면으로도 육체면으로도. 나는 어렸을떄부터 무도의 마음가짐이 있으니까 누구에게도 지진 않았어. 유이가하마랑 코마치도 무도의 마음가짐이 없어도 처세술로써 위기회피능력을 갖추고 있어. 하지만 너는 지금까지 남자로서 살아왔어. 남자로서 위기회피능력이 갖추어져 있어도 여자로서는 아기나 마찬가지야."
 
유키노시타는 배려없이 사실만을 말한다. 유키노시타가 말한것도 하야마가 말한것도 올바른건 이해할 수 있다. 내가 계속 지울 수 없었던 불안감을 유키노시타는 확실한 언어로 표현한다. 내밀어진 손을 뻗지 않으면 불안감으로 짓눌려버릴텐데, 그 손을 잡는데도 공포를 느낀다. 망설이고 만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몸이 떨리고 있었다. 어느샌가 흘러나왔던걸지도 모를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그러자 또 기억에 잇는 감촉과 함께 누군가에게 안겼다.
 
"힛키…"꼬옥
 
괴로울정도의 힘으로 유이가하마에게 안겼다. 여자애 모습이라 그런지 유이가하마의 스킨십은 평소보다도 훨씬 심하다. 유이가하마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형태로 눈물이 그칠때까지 잠시동안 그대로 있었다.
 
"괜찮아 힛키…힛키는 나랑 유키농이 지킬테니까."
"그래, 히키가야가 자립할 수 있도록 제대로 책임을 지고 마지막까지 서포트 할게. 그러니까 너는 우선 우리를 믿으렴. 나쁜 짓은 안 해."
 
마지막은 어디선 들은 듯한 대사… 유키노시타가 말하니 나쁜 예감밖에 못 느끼는건 어째설까.
 
"하치만! 나도 믿어줬으면 좋겠어. 믿음직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하치만의 힘이 되고 싶어!"
 
토츠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치만! 본관도! 본관도~!"
 
시끄러워.
 
"히키가야…나도 너를 지키게 해줘."
 
하야마…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와. 타이시네도 기뻐할테고…"
 
정말로 좋은 녀석이구나, 카와뭐시기. 하지만 타이시에게 코마치는 안 줘!
 
"이야~ 오빠 사랑받고 있네~♪"
 
코마치, 히쭉거리지마. 보이진 않지만 히쭉거리고 있지.
 
 
 
 
 
 
 
 
 
 
 
 
 
 
후일, 유키노시타 산하 아래 『히키가야 하치만을 지키는 부대』(가명)이 결성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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