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마치"약혼 신고서"
코마치"우와-, 그리워라! 설마 수험공부 숨돌리기로 방 청소를 했더니, 이런게 튀어나오다니!"
코마치"정말로 그립네에"
코마치"이런걸썼다니. 오빠한테 부탁해서 강제로……"
코마치"……아, 그러고보니 이건"
코마치"……"씨익
◆◇◆◇◆
코마치"아-, 테스트테스트. 지금 마이크 테스트 중입니다-앗☆"
유키노"코마치……네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건 아무리 봐도 단순한 필통이라고 생각하는데"
유키노"거기다, 방 넓이 정도라면 딱히 마이크를 쓸 필요도 없어"
코마치"에헤, 여러분이 모여주셔서 그만"
유이"응, 그렇지-. 방에 그냥 왔더니 사람이 많이 있었는걸. 놀랬어"
시즈카"네가 불러서 왔지만, 나도 별로 한가하지는 않는데"
하루노"에-, 시즈카짱은 한가하잖아. 비교적"
시즈카"므, 그, 그런건 아니다. 이래보여도"
하루노"혼인 활동같은거?"
시즈카"크헉"
유키노"그보다 어째서 언니까지……"
사키"아무래도 좋지만, 나는 진짜로 바쁘니까, 정말 아무래도 좋은 일이라면 슬 돌아간다"
이로하"저도 학생회가 있고요……거기다, 선배가 없는데 여기 있어봐도"중얼
토츠카"그러고보니 왜 하치만은 없어?"
유이"왠지, 힛키한테는 오늘 휴일이니까 도와달라고 해서, 유키농한테 들었는데"
유키노"이도저도 전부 코마치의 지시야"
코마치"그렇네요-. 여러분의 귀중한 시간을 너무 쓰게 하는것도 그러니까요, 그럼 슬슬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끄덕
(이 사람들을 모았는데……)
(히키가야(힛키, 하치만, 선배, 그 녀석)는 없다……)
(대체 무슨……!)
코마치"그럼 여러분, 이걸 봐주세요! 짜잔!"
유키노"이건……?"
유이"슈퍼 광고지?"
유키노"아니, 유이가하마. 광고지인건 보면 알아. 문제는 무엇이 쓰여있는지가 아닐까"
코마치"네, 유키노 언니 잘 알아내셨어요! 플러스 1포인트!"
유이"포인트제!?"
사키"그 포인트, 무슨 의미 있어……?"
코마치"아뇨, 전혀"
유이"없구나!?"
코마치"문제는 유키노 언니가 말한대로, 이 광고지에 쓰여진 내용이에요! 이건……"
코마치"코마치랑 오빠가 어렸을때 쓴 약혼 신고서랍니다!!"
"……그래서?"
유이"아-, 있었지. 그런거 유행했어. 응, 알아알아"
유키노"나는 들은 적도 없는데"
하루노"그건 유키노한테 말할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런거잖니"
유키노"큭……"
시즈카"하하하……약혼 신고서라……흐뭇하구나……"
사키"저기, 집에 가도 돼?"
이로하"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소리야?"
코마치"훗훗후, 이거. 이 아래 쪽에 오빠랑 코마치의 이름이 쓰여있는데요"
코마치"이걸! 필통 속에 있는 이걸로!"뽀깍
벅벅벅벅
코마치"네, 코마치의 이름만 지워졌습니다-. 실은 이런 일이 있을거라 생각해! 지울 수 있는 볼펜으로 이름을 쓴거에요!"
유이"이런 일?"
코마치"네에, 옛날에는 오빠하고는 코마치가 결혼할 수 밖에 없어! 라고 생각했지만……그게 무리라는걸 알은 지금!"
코마치"이건 아름다운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아아, 하지만! 소중한건 과거보다도 미래에요! 투모로우에요!"
코마치"그러한고로, 이 신부 측의 서명이 없어진 약혼 신고서를, 이 안의 누군가가 유효 활용하면! 하고 모은거랍니다"
유이"유효 활용이라니, 이런걸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유키노"기껏해야, 히키가야한테 이 무렵부터시스콘이었네, 라고 까는것 정도니"
하루노"아, 그거 재미있어 보여"
코마치"후후후, 모르겠나요……? 예를 들면, 이 신부란 측에 자신의 이름을 조금 어린애가 쓴것 처럼 채워넣으면, 어떻게 될거라 생각해요?"
유이"에, 그렇게 하면 짜가……"
코마치"맞아요, 새빨간 거짓말이에요! 오빠한테도, 이 신고서를 쓴 기억이 있겠죠! 하지만, 그건 상당히 옛날 일!"
코마치"설령 코마치가 썼다고 기억을 해도, 제가 정면으로 부정하면! 오빠는 그럴거라고 생각할 거에요!"
코마치"그리고, 코마치가 조오금, 그러고보니, 오빠랑 잠깐이지만 같이 놀았던 여자애가 있었는데, 그런거 쓰지 않았어? 라고 말하면……"
코마치"이건 그 두 사람이 소꿉친구였다는 증거가 되는거에요! 거짓말이지만!"
웅성……
유이"에, 그치만 그런거, 아무리 그래도 심하지 않아?"
유키노"마, 맞아"
시즈카"음……"
하루노"나는 재미있을것 같다고 생각하는데에. 뭐, 시즈카짱은 무리 아닐까? 연령상"
시즈카"뭐라고"
코마치"그 경우엔 코마치가 옛날에 놀아줬던 여자애를, 옛날에 예쁜 언니라고 개편해서 대응할게요!"
시즈카"과연……"
사키"……따, 딱히 그 녀석과 소꿉친구에 무슨 의미가"
토츠카"에, 저기. 나는 뭘 위해서 부른거야?"
이로하"아, 여러분 해보실 생각 없어요? 저도 재미있을것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선배를 놀리는데 딱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럼 이건 제가"슥
"잠깐만"
유키노"코마치, 조금 질문이 있는데"슥
코마치"아, 네에네. 유키노 언니, 말하세요-"
유키노"이 용지는 한 장밖에 없어. 즉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중에서 한 명 뿐이라는거지?"
코마치"그렇네요-. 뭐, 오빠도 한 명밖에 없으니까 어쩔 수 없구요"
유키노"그럼, 만약 손에 넣지 못한 누군가가, 이걸 히키가야에게 밀고한다면?"
시즈카"의심 깊고 상처받기 쉬운 히키가야다. 속았다고 판단된 상대하고는 거리를 두려고 하겠지……"
코마치"그렇네요. 그건 당연히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럼 만약 여러분이 지금부터 이 용지를 손에 넣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이 계약서에 사인을 해주세요"
유키노"계약서……?"
코마치"네. 이 사인을 쓴 사람은, 한번은 이 용지를 사용해서 오빠를 속이려고 한 사람, 이라는 증명을 위한 사인이에요"
코마치"즉, 공범이라는거죠"
유키노"과연……그럼 그 용지를 필요없다고 말한 사람이 밀고했을 경우엔?"
코마치"그 경우엔 그 사실을 코마치가 전력으로 부정할거에요"
코마치"거짓 울음도 가능해요. 오빠, 코마치가 하는말 못 믿어!?"흑흑흑
코마치"오빠는 이걸로 일단 틀림없이, 그 사람이 하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할거에요"
코마치"즉, 고발한 쪽이야말로 거짓말 취급을 받는거에요"
하루노"흐으응, 잘도 생각했구나"
시즈카"무시무시한 남매관계로군……"
코마치"그럼 여러분, 어떡하시겠어요? 이 용지를 손에 넣기 위해, 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던가"
코마치"이런 종이조각 하나로 오빠가 어떻게 될리 없다고 믿거나"
코마치"선택해주세요"
유키노"……"
유이"그, 그렇지-. 힛키는 실은 소꿉친구라고 알아도, 태도가 바뀌는건"
시즈카"학생을 속이다니……아니, 하지만……"
하루노"이건, 만약 손을 넣어서 소꿉친구의 추억을 멋대로 날조해도, 뒷받침이 된다는 소리지?"
코마치"네! 코마치의 완전 서포트 하에, 코마치가 소꿉친구 프로듀스를 할게요!"
사키"그 녀석과 소꿉친구로……장래 결혼 약속……"중얼중얼
토츠카"저기, 정말로 나는 왜"
이로하"괜찮네, 그거. 재미있을것 같잖아!"
코마치"그럼 여러분, 사인을 해주시는걸로"
유키노"그런데, 이것의 소유자는 어떻게 정할거니"
하루노"어느샌가 의욕이 넘치는구나, 유키노"
유키노"나는 딱히……"
코마치"그거 말인데요, 여기는 공평하게 가위바위보로!"
유이"가위바위보!?"
사키"에, 저기"손을 모아서 자세잡는다
코마치"그럼 여러분! 처음에는 주먹이에요!"
"가위바위……"
하치만(평소처럼 한가한 부활동을 끝내고, 주륜장으로 자전거를 가질러 간다)
하치만(오늘은 줄곧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가 무척이나 복잡해보이는 얼굴을 하고, 돌아갈때까지 그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는데)
하치만(말해주지 않는걸 억지로 들어도, 반드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는 선구자의 지혜를 믿고, 완전 무시를 결심했다)
하치만(아니, 어쩌면 코털이라도 비집어 나왔던걸지도 모른다. 그건 현시연 2대째 부장같은 수상쩍음이었어)
하치만(뭐, 아마 그 정도로 작은 일이겠지. 무슨 일이 있으면 코마치가 말해줄테고, 가능한 누구하고도 만나지 말고 돌아가자)
하치만(라고할가, 원래 하교중에 지인과 만나는건 내게는 그리 없지만)
하치만(오히려 내가 상대에게 있어 만날 확률이 낮지. 바로 도망치니까. 사파리존의 스트라이크 수준)
하치만(자아, 돌아ㄱ)
하루노"햣하로-, 히키가야"생글생글
하치만(……마을을 나가니 갑자기 마왕과 조우하다니, 드립으로 만든 RPG 쿨이냐……진짜로 리얼은 망겜이구만)
하루노"어라, 대답이 없네에. 그런 태도라면 누나 여기서 울어버린다"
하치만"여기서라니……"
하치만(그렇다. 교문을 나오고 한 발짝이다. 최종 하교시간이기 때문에, 부활동을 마친 다른 학생도 여기저기 있다)
하치만(그리고 하루노 씨는 원래 인목을 끄는 사람인데다, 지금 엄청 큰 목소리로 나한테 인사를 한 덕분에, 다른 학생들이 힐끔힐끔 우리들을 신경쓰고 있는게 보였다)
하치만(그런데다 여기서 울어버린……다고……?)
하치만(나는 즉시 백기를 들었다. 무시하려고 했던 태도는 보이지 않고, 경이적인 속도로 손목 쿨)
하치만(이 속도, 기네스도 꿈은 아니다)
하치만"안녕하세요. 유키노시타한테 일입니까?"
하치만(내가 아니지? 그치? 의외로 말해보는 테스트. 오히려 그래줬으면 좋겠다. 나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위험해진다고?)
하루노"으응, 내가 용건이 있는건 너야. 너"
하치만(손가락까지 찔렸다. 이의있음!)
하치만"나한테 용건이라니…… 농담이죠? 혹은 벌게임이나"
하루노"벌게임이라아. 그치만, 내가 벌게임같은 걸 할만한 실수를 할거라 생각해?"
하치만"안 합니다"
하루노"그렇게까지 딱잘라 말 안해도 되는데"
하치만"그래서, 무슨 용건인가요"
하치만(이 사람이 나한테 용건이라니, 제대로 된 일이 아닐것 같다. 오히려 그런 느낌 밖에 안 들어)
하루노"실은 말야-, 오랜만에 실가의 방 청소를 했더니, 꽤 재미있는게 튀어나왔거든?"
하치만"재미있는거?"
하치만(이 사람이 재미있는거라고 하는건, 위험도 + 80)
하치만(바로 회피하는걸 추천합니다. 그렇게 경고를 울리는 나의 위기감지능력이었지만, 그럼 회피를 하면?)
하치만(라고 예측이 되어도, 그쪽도 경고를 울린다. 어쩌란 말이야)
하루노"이거 말인데 말야?"
하치만(라고 말하면서 내미는 종이 보다도, 나는 하루노 씨의 미소 쪽에 신경이 팔렸다)
하치만(아니, 팔렸다고 할가, 차에 치일것 같은 감각과 같아서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하치만(위기 감지 능력은, 무슨 일을 제치더라도 그 종이만큼은 읽지말라고 말했다. 그걸 읽으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하치만(하지만 도망……무리! 본다……무사해!? 가능해!? 아니……죽음! 과 같은 판단을 내려도, 나에겐 백의 현자 같은걸 낼 수 없으므로, 결국 읽게 됐다)
하치만"어디"
하치만(하루노 씨는 히쭉히쭉 미소를 멈추지 않는다. 그걸 가능한 신경쓰지 않도록 읽으니, 거기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 있었다)
『약혼 신고서
우리들은 장래에 결혼하는 것을 맹세합니다
만약, 이 맹세를 깼을 경우, 상대는……사형!
히키가야 하치만
유키노시타 하루노』
하치만"뭡니까 이거……"
하치만(어린애가 쓴듯한 글자인데, 그 내용이 무지막지하게 살벌해서 무심코 되물어버리는 나)
하치만(뭐야 이거. 사이코패스가 쓴거야?)
하루노"읽은 그대로야. 약혼 신고서"
하치만"아, 아니아니. 거기다 왜 저랑 하루노 씨의 이름이……"
하루노"그걸 보고 생각난건데, 나는 옛날에 짧지만 자주 놀던 남자애가 있었지 해서"
하치만"설마요……"
하치만(아니아니, 설마)
하루노"응, 그게 히키가야였던 모양이야"
하치만"아니, 그것만큼은 아니겠죠"
하치만"애시당초 당신같은 임팩트 덩어리같은 사람, 한번 만나면 기억한다니까요"
하치만(뭐야 이건. 설마, 츠키시마 씨냐!? 그렇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이런건, 진짜로 내 기억에는……기억에는)
하치만"아"
하루노"왜 그래?"
하치만"아니. 확실히 그런걸 쓴 기억이 있어요"
하루노"거봐"
하치만"아니, 그치만 그 상대는 코마치라고요"
하루노"……"
하치만"당신이 그 종이를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날조된거에요"
하치만"어쩔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저는 속지 않는다구요"
하루노"……너무하네에. 약속했던 여자애가, 생각나서 굳이 일부러 만나러 와줬는데"
하치만"저에겐 이런 러브코메디는 있을 수 없다구요. 옛날부터 친구라는 그런 부류는 없었으니까요"
하치만(내가 자물쇠를 갖고 있고, 상대가 열쇠라도 갖고 있지 않는한, 말도 안 돼. 하지만 저거, 열쇠 엄청 많이 갖고 있을것 같은데……)
하루노"그 증거는 어디에 있어?"
하치만"코마치한테 확인을 하면 되죠. 그게 증거입니다"
하루노"가족한테 증언이라니. 증거가 안 되지 않을까"
하치만"……큭"
하치만(확실히 그 말대로다. 하지만, 여기는 코마치에게 거는 수 밖에……)
하루노"하지만 좋아. 코마치한테 확인이 되면, 그걸 증거로 해줄게"
하치만"에"
하치만(뭐……라고……? 설마 절대적인 자신을 가진 비장의 패를 받아들인다고?)
하치만(정말로 하루노 씨는, 이 종이조각이 우리들 둘이 쓴 약혼 신고서라는 자신이 있다는건가……?)
하치만(아니, 하지만 이건 나와 코마치가 썼다. 이건 틀림없을거다……)
하치만(그 사실마저 뒤집을 무언가를, 하루노 씨는 갖고있나? 비장의 패는 저쪽에 있다는건가?)
하치만(……만약, 이 종이 조각이 정말로 우리 둘이서 쓴 약혼 신고서라면, 어떻게 되지? ……사형?)
하치만(나는, 단두대에 올려진건가……?)
하루노"그럼 내일, 너희 부활동에서 만날까? 코마치를 데려와줘"
하루노"거기서 흑백을 가리는걸로 하자"
하치만(코마치의 증언만 인정되면, 내게 패배는 없을거다……그럴텐데)
하치만(나는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게 아닐까. 그런 초조감마저 뿌리칠 수 없었다)
◆◇◆◇◆
코마치"그런거 썼던가?"
하치만(집에 돌아가자마자 코마치한테약혼 신고서를 물어보니, 대답은 무뚝뚝했다)
코마치"응-…… 오빠가 그런걸 썼다는건 본 적이 있지만, 코마치는 쓴 기억이 없는데에"
하치만"아니아니아니. 썼잖아. 거, 네가 5, 6살 쯤에"
코마치"에-, 기억 안나. 그보다 오빠, 그런 옛날부터 코마치를 사랑했구나…… 코마치도 오빠를 사랑해……"애교
하치만(얼굴을 붉히며, 조금 부끄러운듯이 애교를 부리는 코마치. 이것 뿐이라면 진짜로 내 동생이 되게 귀여운건데)
코마치"랄까, 지금 그거 코마치 입장으로 포인트 엄청 높아!"
하치만(바로 엉망이 된다. 아아, 유감스럽기 짝이없는 내 동생)
하치만"아니, 그건 코마치가 유치원에서 유행한다면서 써주라고 부탁받은건데"
코마치"그런거 전혀 기억에 없는데에"
코마치"애시당초 가령 그게 진짜라고 해도, 왜 그 코마치랑 오빠가 쓴 약혼 신고서를 하루노 언니가 갖고 있는거야?"
하치만"문제는 그거다"
하치만(그 사람을 우리 집에 부른 적은 없을터다. 애시당초 나도 코마치도 잊고 있다니, 어디 갔는지도 모르니까)
하치만(가설을 세워보자. 10년 정도 전에 쓴게, 이제와서 그 사람의 손 안으로 건너간 경위……)
하치만(가설, 고서점에 팔던 책 속에 우연히 끼여있던걸, 우연히 하루노 씨가 발견했다거나)
하치만(……아니지. 얼마나 우연히 겹쳐야 그게 그 사람의 손에 들어간다는거야)
하치만(뭐, 하루노 씨는 그게 가능할것 같은 이미지는 있지만)
하치만(그렇게 되면, 정말로 나와 하루노 씨가 쓰고, 하루노 씨가 갖고 있던건가……?)
하치만(하지만, 옛날에 자주 놀면서 약혼 약속까지 한 여자애가 있으면, 나도 잊을리 없다고 생각하는데……)
코마치"으-음, 일단 코마치가 내일 봉사부 부실로 가면 되는거지? 보면 뭐가 떠오를지도 모르구"
하치만"미안하다"
코마치"괜찮아, 괜찮아. 그치만 조금 신경쓰이는데에"
하치만"그렇군. 역시 어째서 그 사람이 갖고 있는지 신경쓰이는데"
코마치"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코마치"하루노 언니가 오빠의 소꿉친구고, 거기다 결혼 약속까지 했다면, 싫어?"
하치만"……"
코마치"하루노 언니는 오빠 풍으로 말하면 스펙 높잖아? 정말로 결혼하면 좋을텐데"
하치만"너……무시무시한 소리 하지마……"
하치만(공포스런 나머지, 사이어인 왕으로서 지금까지 운 적이 없었던 베지터처럼 된다고)
하치만"확실히 하루노 씨는 스펙은 높겠지"
하치만"하지만 그런 사람과 결혼하면, 절대로 어딘가에서 맞물리지 않는게 생겨. 그런거야"
하치만"그러니까 나는 내 주제에 맞는 상대와 결혼할거야"
하치만(그런대로 귀엽고, 그런대로 다정하고, 그런대로 나를 길러줄만한 사람이랑)
코마치"오빠, 평소엔 자기는 고스펙이라고 했으면서"
하치만"아아, 그러니까 내 스펙과 알맞는 상대가 좋아. 하루노 씨의 상대는 역량 부족이다"
코마치"그치만, 오빠. 하루노 언니랑 결혼 안 하면 사형……이지"
하치만"……아니아니. 설령 그 약혼 신고서가 진짜였다고 해도, 어릴때 이야기고"
하치만"그저 나를 놀리기 위해 쓰여진것 뿐이겠지. 분명. 아마. 필시"
하치만(응. 아냐아냐. 아니지?)
◆◇◆◇◆
코마치"아"
하치만"아라니, 뭐야. 아라니……"
하치만(왠지 굉자히 불안해지는 '아' 였다, 지금 그거. 강치새끼의 비속에 붉은 우산 아이 정도로 포근포근한 '아'로 해줘)
하치만(코마치의 태도에 기뻤다 슬펐다 하는 나를 뒷전으로 하루노 씨 쪽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우리들 남매를 보고 있다)
하치만(아니. 이 사람은 늘 그런 태도지. 평소대로 강화외골격이다)
하치만(다음 날, 수업 마치고 부실로 내가 가니 이미 하루노 씨는 와 있었다)
하치만(유키노시타와 하루노 씨 단 둘이 있다는 상황을 앞두고, 문을 연 순간부터 나는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하치만(하루노 씨는 유키노시타에게 나한테 일이 있다고만 말하고 사정을 말하지 않은 모양이라, 부실로 온 나를 죽일듯한 기세로 노려봤다. 불을 뿜을듯하다)
하치만(이어서 뒤로 유이가하마가 왔다. 퇴로를 끊긴 나는 어쩔 수 없이 부실로 들어가, 하루노 씨의 존재를 신경쓰는 둘에게 경위를 설명한다)
하치만(이야기를 들은 둘은 굉장히 복잡해보이는 얼굴로 나를 본게 조금 신경쓰였지만, 하루노 씨가 나한테 엉켜와서, 얼렁뚱땅 넘어가고 말았다)
하치만(그 얼굴은 대체 뭐였던걸가. 사형집행이 거의 확정된 나에게, 동정의 표정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치만(그리고나서 조금 뒤, 오늘 주역이라고 해야할 코마치가 찾아왔다. 응, 역시 주역이라는건 늦게 오는거라니깐!)
코마치"아-, 그게, 말이죠"
하치만(그 태도만으로, 나는 이해했다. 오빠와 동생으로서, 오랜 시간 살아온 우리들이기 때문에, 거기에 말은 필요없다……자, 도망칠까)
하루노"결과는 어떠니, 코마치"
하치만(하루노 씨도, 코마치의 태도를 보면 어떤 결과인지 알 것이다. 죽은자에게 채찍질을 하듯, 그걸 말하는것을 재촉한다. 진짜로 귀축이구나, 이 사람)
코마치"이거,아마 정말로 하루노 씨랑 오빠가 쓴거라고 생각해요"
하치만(졌다…나는 눈 앞이 새까매졌다)
하치만(나의 비장의 패는, 상대의 비장의 패였나……역시 비장의 패는, 항상 내 손에는 오지 않는 모양이다……조커-!)
코마치"이걸 보고 생각났는데요. 오빠, 분명히 옛날에 짧긴 하지만 매일 놀던 여자애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하치만"전혀 기억에 없는데……"
하루노"그치만, 네 동생은 있다고 말하는걸"
하치만(그렇지 말이죠. 코마치가 이런 일로 거짓말을 할거라고는 생각도 안 들고)
하루노"뭐, 네가 기억하지 않은건, 나도 짐작이 가는건 있지만"
하치만"에"
하루노"우리, 마지막에 만났을때 약속했거든. 다음 날도 놀자고"
하루노"그치만 나는 부모님 일때문에 그리고나서 계속 너와 만날 수 없었어……"
하루노"그 탓이 아닐까. 미안해……나를 잊을만큼 힘들게 해버린걸지도"
하치만(……과연, 이라고 생각해버렸다)
하치만(분명 거의 처음 생긴 친구. 게다가 연상의 예쁜 여자애다. 어린 나는 다음 날도 논다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치만(하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그걸 괴롭게 여긴 소년은, 이렇게 괴롭다면 사랑따윈 필요없어! 라며 여자애의 기억채로 자신의 마음속에서 지웠다……)
하치만(우오, 되게 불쌍하잖냐 어린시절의 나! 불쌍불쌍합니다)
◆◇◆◇◆
하루노(뭐, 전부 적당하게 둘러댄 거짓말이지만)생글생글
◆◇◆◇◆
유키노"잠깐 기다리렴"
하치만(반쯤 납득할뻔한 나를 현실로 도로 부른것은 유키노시타였다)
유키노"너랑 언니가 소꿉친구? 나는 들은 적도 없는데?"
하루노"헤에-"
하치만(노려보는 자매. 그 오가는 시선의 불꽃은 단어 이상의 무언가가 오가는것 처럼 보였다)
유키노"애시당초, 아무리 그가 차인게 슬퍼서 현실도피를 하는 글러먹은 남자라고 해도"
하치만(에, 뭐야 이거. 나를 까대는거냐. 무슨 생각이야, 이 애)
유키노"그런 끝에 기억의 개변을 하려고 하는 인간은 아니야"
하치만(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어라, 왠지 아까 언니 쪽으로 의견에 동조한 나의 주체성은 어디 간거야)
하루노"어린 시절의 이야기잖니"
하루노"거기다, 잊고 있는건 히키가야 뿐만이 아니야"
유키노"히?"
하루노"유키노도 어렸을때, 히키가야랑 몇번이나 놀았잖니"
유키노"에"
하치만"하"
유이"에에에에!?"
하치만(그 문제발언에 가장 큰 비명을 지른건 부실에 오고나서 시종 외야에 있던)
하치만(어머, 있었니? 라고 듣는 평소의 나 수준으로 존재감이 얕았던 유이가하마였다)
유이"유, 유키농도 힛키의 소꿉친구야……?"
하치만(매달리는듯한 눈을 유키노시타에게 향하는 유이가하마. 그 시선은 강아지같다. 아이플 CM의 쿠짱같다. 그 개, 건강하게 지내려나)
유키노"아, 아니야. 그런건 말도 안 되니까 안심해, 유이가하마……언니"
하치만(유이가하마로부터 하루노 씨에게 시선을 고친 얼굴은 반야라고 부를 얼굴이었다. 세계에서 제일 귀여워)
하치만(그걸 시원스런 얼굴로 받아내는 하루노 씨. 2대 괴수 여름 대작전같은 구도에, 본격적으로 집에 가고 싶어졌다. 무섭다)
유키노"이상한 소리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나의 어린 시절에 그 남자가 있다니, 말도 안 돼"
유키노"만약, 한번이라도 접촉한 적이 있다면, 이 남자라고 하는 재액에 대한 대책을 내가 게을리하지 않을리 없는걸"
하치만(재액이라니, 뭐냐고. 나는 정령 종류냐. 데이트해서 나를 데레하게 만들어 주는거냐?)
하루노"뭐, 유키노는 방구석에 틀어박히기만 했으니까. 별로 만난 적은 없지만-"
하루노"그치만, 히키가야. 이 아이, 옛날에 너하고 만났을때는 굉장히 기뻐했어"
유키노"날조는 그만해"
하치만(노성은 없을텐데, 찌를듯한 차가운 목소리가 자리를 얼렸다. 모두가 움직임을 멈춘다)
유키노"언니가 그를 갖고 노는것 뿐이라면, 신경쓰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하치만"그건 신경쓰고 막아달라고. 네 가족이잖아……"
유키노"이쪽까지 걸고 넘어지는건 그만해. 나와 그가 소꿉친구? 거짓말도 적당히해. 애시당초 그 종이조각은"
하루노"……"
코마치"……"
유이"……"
하치만(무슨 일일까. 유키노시타가 마지막 말을 머뭇거린것과, 그 자리에 있는 여성들의 시선이, 애시당초 유키노시타에게 몰려있던 시선이 다른것으로 변질해서 부어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키노"그 종이조각……처럼 언니 뿐이잖아. 그하고 교제가 있던건"
하루노"헤에-. 그랬던가"
하치만(유키노시타가 시선을 피했다. 하루노 씨는 이겼다는 듯이 유키노시타를 보고 있다. 이건 원숭이 집단의 틀이라면 하루노 씨의 승리이다. 보스 원숭이 하루농 쎄다-)
하치만(하지만 어째서 유키노시타가 패배를 인정하고, 하루노 씨가 이겼는지, 애시당초 무슨 승부였는지도, 구체적으로는 나는 알 수 없었다)
하루노"뭐, 그런거야. 잘 부탁해, 약혼자군"
하치만"……그럼 약혼은 파기라는걸로"
하루노"에-, 사형?"
하치만"어릴때 한 약속이잖습니까. 평범하게 생각해서 파기라구요. 거기다, 일본은 사형(死刑)은 용인해도 사형(私刑)은 금지잖아요"
하루노"하아, 역시 옛날처럼 사이 좋은 둘로는, 갑자기는 못 돌아가는구나"
하치만"그러니까 그 기억이 저한테는 없는데요"
하루노"그럼 한동안, 네가 생각나도록 어울려줄게"
하치만"아니, 저 딱히 잃어버린 기억이라던가 안 돌아와도 되거든요"
하치만(왜 이야기 주인공이나, 절대로 떠올리면 후회한다! 절대로다! 라고 하는 잃어버린 기억까지 되찾으려고 하는걸까)
하치만(세상에는 잊어버리는 편이 좋은것도 가득 있을텐데. 타조 클럽이냐)
하루노"너에게 거부권은 없는데? 그치만, 이 약혼 신고서의 진위승부로 패배했잖니"
하치만"그 종이조각도 아직 믿을수 없는데요"
코마치"응-, 그치만 이 사인은 오빠 사인이 틀림없잖아"
하치만"하아, 어째선데"
코마치"이오빠의 사인 옆에 있는 엉망진창 그림. 옛날에 오빠가 쓰던거잖아"
하치만"뭐라고"
하치만(황급히 약혼 신고서를, 그걸 보고 있던 코마치한테 뺏들어서 내 사인이라고 하는걸 빤히 쳐다본다)
하치만"켁……"
하치만(확실히 내 사인이었다. 이름 옆에 있는건, 내가 고안한 사인이다. 이미 어떤 의미였는지도 생각나지 않지만, 이 무렵에는 이게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하치만(하지만 그걸 빠르게 쓸수 있도록 연습하기 위해, 학교 노트에 일심불란하게 쓰던 모습을 급우로부터 이상하게 여겨져)
하치만(악마 소환을 하고 있다고까지 들은 보증붙은 사인이었다. 그 이래로 그 사인은 봉인했다)
하치만(확실히 내 소꿉친구라도 아니라면 이 사인을 복원하는건 불가능하다)
유이"헤-, 힛키도 어릴때 사인같은거 생각했구나. 조금 귀엽네. 저기, 보여줘"
하치만"싫어"
유이"괜찮잖아 괜찮잖아. 조금만"
하치만"아니, 싫다고"
유이"거기는 좀 보여줘……"
하치만(내가 진심으로 거부를 하니, 유이가하마가 슬프다는듯 포기했다. 분위기? 뭐야 그거. 공기냐?)
하루노"자아. 그럼 이걸로 의심은 없어진거지"
하치만"뭐, 상황증거만이라면 갖춰져 있네요"
하치만(젠장, 하지만 이건 절대로 무슨 트릭인게 틀림없다! 코난도 가끔 범인 단정하는게 빠르잖아. 뭐, 진범이긴 하지만)
하루노"완고하네, 너도. 어쩔 수 없네. 오늘은 이걸로 돌아갈게"
하치만(휴우, 겨우 돌아가나. 자, 너희들 실수하지 말도록 보내주마! 또 오면 견딜 수 없으니 말이야)
하치만(아-, 앞으로 한동안 만날때마다 이 소재로 놀림당하겠군. 어떡하면 이 사람과 만나지 않을 수 있을까, 등을 생각하고 있으니)
하루노"그럼 내일 봐. 약혼자군"
하치만(내일 보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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