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후배는 어딘가 잘못됐다. - 내 후배는 변함없는 꿈을 갖고 있다
 
어느날 점심시간, 평소처럼 베스트 플레이스에서 밥을 먹고 있으니 시라카와가 왔다.
 
"선배, 옆에 앉아도 되요?"
 
"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시라카와는 영차 하며 내 옆에 앉았다.
 
"아직도 무릎이 아파?"
 
"상당히 낫기는 했지만요."
 
시라카와는 붕대를 보면서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승부 얘기는 무리일것 같네요"
 
"그런가."
 
유감스럽지만 본인이 무리라고 한다면 무리하게 시킬 수도 없으니까.
 
"그러고보니 테니스부 도우미로 갔었잖아? 그건 어떻게 된거야."
 
"재활운동 정도로 하면 문제 없어보여요. 그저 진심으로는 좀…"
 
그 녀석은 슬프다는 얼굴을 하면서 나한테 그렇게 말했다. 실은 과감하게 하고 싶을텐데, 상처 탓에 못한다는것도 왠지 불쌍하네.
 
"토츠카 선배에겐 나중에 사과하러 갈까 생각해요"
 
"나도 같이 갈게"
 
"아뇨, 혼자서 갈게요. 거기다 선배는 토츠카 선배랑 대화하고 싶은것 뿐이잖아요"
 
"들켰나…"
 
어째서 이 녀석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는걸까. 머리속에 하치만 센터가 붙어있는걸까.
 
"저기. 너는 인조인간인거 아니지"
 
"드래곤● 너무 봤네요. 한대 때려도 돼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시라카와의 손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화난 모양이다.
 
"잠깐! 폭력반대!"
 
"그 기세로 나다! 라는건 없나요."
 
왜 이 녀석은 이렇게나 애니메이션 드립을 알고 있는걸까, 실은 숨은 오타쿠인가…조금 물어보자.
 
"저기, 시라카와. 하나 물어봐도 돼?"
 
"뭔가요?"
 
"너는 혹시 오타쿠야?"
 
내가 그렇게 말한 순간, 시라카와가 나한테 배빵을 먹였다. 이게 바로 무언의 배빵…
 
"아닌게 당연하잖아요. 때릴거라구요?"
 
"때린 후에 말하지마"
 
맞은후에 생각했지만 이 녀석 의외로 힘이 있다. 역시 매일 트레이닝 하는 만큼 힘이 있다.
 
"여자치고는 힘이 있네. 과연 운동계 여자로군."
 
"뭐에요 그거"
 
"항상 운동하고 있으니까 운동계 여자"
 
"호호오, 그건 제가 운동바보라고 하고 싶은건가요. 한대 더 때릴까요?"
 
시라카와님이 손가락을 뽀득뽀득 울리며 주먹에 숨을 불어넣는다. 안 돼. 저걸 맞으면 죽어버려!
 
"미안하다! 너는 완벽 여자야."
 
"그거, 제가 아니라 유키노시타 선배잖아요~"
 
안 돼, 님은 이미 활르 사그라뜨려줄것 같지 않아. 여기는 할복하는수밖에 없나…
 
"할복할테니까 용서해주세요. 님"
 
"음. 할복은 아프니까 그만두자. 그 대시네 귀가길에 패밀리 마트의 푸딩을 사준다면 용서해주지."
 
"푸딩이라고…"
 
과연 푸딩 좋아하는 시라카와님이다.
 
"알았어. 사줄테니까 용서해줘."
 
"나의 관대한 마음에 감사하게나, 히키가야"
 
시라카와는 흐흥 가슴을 편후에 쿡쿡 웃기 시작했다.
 
"왜 그래?"
 
"선배랑 있으면 즐겁다고 생각해서, 딴지도 전부 회수해주는걸요"
 
"둘잇어 만담 콤비라도 자처할까?"
 
"아하하. 그것도 좋네요. 단 저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으니까 사양할게요."
 
"너는 전부터 말했었지. 애들을 돌봐주고 싶다고"
 
이 녀석의 중학교 시절의 꿈은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거라고 나한테 말했었다.
 
"그렇네요. 그러니까 저는 꿈을 향해 곧게 걸어갈거에요."
 
"힘내"
 
"네."
 
반짝반짝한 눈으로 그렇게 말하는 시라카와를 보고 나는 변함없는 신념을 갖는 시라카와가 부럽다고 생각했다.
 
 

:
BLOG main image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fpvmsk) by 모래마녀

공지사항

카테고리

모래마녀의 번역관 (1998)
내청춘 (1613)
어떤 과학의 금서목록 (365)
추천 종합본 (2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
05-10 0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