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인 나와 선배인 저 - 그와 그녀는 교차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은 어디 갈겁니까?"
 
"밥! 밥먹으러 가자!"
 
그것도 그렇다.
이제 곧 1시니까 배고프다.
 
"그렇네요. 어디 갈까요?"
 
"훗훗후…나리타케같은건 어때?"
 
뭐……라고………?
그, 그그, 그대! 그대 지금 뭐라고 했나!
나리타케의 훌륭함을 알고 있다니!
이건 이젠 멋대로 나와 취향이 같을뿐인데 내가 좋아한다고 착각해서 고백하고 차여버린다.
아니, 차이는거냐고.
 
 
그런고로 나리타케에 왔다.
자아, 주문할까나♪
 
"그럼 저는 기타기타로"
 
"그럼 나는 초 기타!"
 
 
후에?
여자가 초 기타?
그거 지인중에 주문하는거 본 적이 없는데요?
점원도 깜짝 놀라고 있다고요?
 
하고 뭐, 아연해하고 있으니 라면이 왔다.
하지만 뭐, 그거네요, 맛있다는듯이 먹네요!
핫! 설마! 이 라면의 등기름이 그 가슴의 부풀음으로!
이건 그냥 그거네요! 세상의 여성에게 나리타케의 훌륭함을 전해야겠네!
 
 
 
 
뭐, 그러고 있는 사이에 다 먹었다.
나리타케에 와서 다행이다.
맛있었습니다.
엄청난것도 알았고 말이지!
코마치한테도 가르쳐줘야지!
 
 
가게를 나오니 선배가 기쁜듯이 말한다.
 
"설마 히키가야가 나리타케 마니아였다니~"
 
"아니아니, 선배가 더 마니아라고요?"
 
"뭐 그렇지♪"
 
그렇게 말하면서 엄지를 세워서 윙크를 한다.
아니아니, 반짝-☆이 아니거든요.
약았다 약았어.
 
"그래서 이제부터 어떡할래요? 이제 집에 갈래요?"
 
"무우슨 소리를 하는거야 히키가야! 이제부터라구-!"
 
"그럼 어디 갈건데요?"
 
"히키가야는 가고 싶은곳 있어-?"
 
"집에 가고 싶네요"
 
"헤에-, 그러면-……게임 센터는 어때?"
 
호호오, 완벽하게 무시입니까.
하치만, 조금 상처입어버렸다☆
하지만 뭐, 선베가 게임 센터에 간다는건 의외였다.
순전히 양복 보러가자거나 잡화점에 가자고 할거라 생각했는데.
대개 여자의 양복 보러가자고 하고 그저 보기만 하는 비율은 이상하다.
 
나는 "그럼 그렇게 하죠" 하고 잡아당기는 선배의 뒤를 따라간다.
이 사람, 게임 센터에서 뭘 하는거지……
 
 
 
 
× × ×
 
 
 
"훗훗후, 또 나의 승리네!"
 
"선배 너무 센거 아닙니까?"
 
"뭐・어・그・치!"
 
선배가 게임 센터에 와서 뭘 할지 생각했더니 설마했던 마리오 카트였다.
왠지 그냥 위험했다.
그게 옆에 있던 엄청 잘해보이는 사람한테 압승했는걸.
손도 발도 못써서 불쌍했다.
 
"후으~, 즐거웠어어-!"
 
"선배 너무 세잖아요. 옆에 있던 사람이 불쌍했어요"
 
"그건 저 사람들이 약한거야~"
 
라고 하면서 칭찬받아서 기뻐보이는 선배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내 눈 앞을 걸어간다.
그런 기분 좋아보이는 선배를 주위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어서 조금 마음에 위화감을 느낀다.
뭐야 이 두리뭉실한 느낌은…
 
"그래서 지금 이거 어디로 가고 있는겁니까?"
 
"책방이야-! 그게, 나 올해 수험생이니까 말야. 참고서를 사고 싶어서-"
 
"괜찮네요, 저도 자주 책방에 간다구요"
 
주로 만화나 라노벨을 사러 말이지!
일단 선배와 헤어져서 소설 코너로 간다.
그게 거봐, 그거잖아? 라노벨 코너에 있을때 선배가 오면 괜한 편견을 가질것 같잖아?
라노벨=오타쿠=징그러 같은 공식에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을 살까 고민하고 있으니 선배가 가게 바구니를 들고 돌아왔다.
 
"미안미안! 완전히 늦어져버렸어"
 
"아뇨아뇨, 안 기다렸어요"
 
"호호오, 제대로 안 기다렸다고 말할 수 있잖아!"
 
"말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역시 1시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 기다리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저는 착하지 않지만요"
 
"아으-! 그건 잊어줘!"
 
선배는 빨개지면서 뺨을 부풀린다.
제길! 귀여워!
내가 아니었으면 지금 그걸로 바로 반해서 고백해서 차여버린다.
내가 차이지 않는건 고백할 배짱이 없으니까 그런것 뿐이지만☆
 
문득 책방의 바구니를 보니 상당한 무게의 책이 몇권 들어있었다.
나는 그 바구니를 선배의 손에서 홱 뺏는다.
어벙해하는 선배의 얼굴이 점점 빨개져간다.
아차! 그만 오빠 스킬이 발동해버렸다!
하지만 선배 그렇게나 얼굴 새빨갛게 만들어서 화내지 않아도 되잖아요.
 
"으음, 이건 그게, 뭐라고 할까, 무거워보였으니까 그런거고요…"
 
수상쩍어 보이는게 징그럽다고 정평이 있는 내가 수상쩍게 말하니 선배가 고개숙이면서
 
"고마, 워"
 
라고 말한다.
선배 그렇게 새빨개지면서까지 화낼거면 고맙다는 말 안해도 된다고요?
 
 
 
 
 
× × ×
 
 
 
 
그후에 실컷 선배의 패션쇼에 어울려서 지쳤다.
어울린다고 말하면 새빨개져서 커튼을 촥 닫았다.
선배, 화낼거면 보여주지마요!
 
밤도 늦어서 선배가 집까지 바래다달라고 부탁받았다.
물론 거절할리도 없어서 짐꾼 종자로 변한 나는 선배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오늘은 내 응석에 어울려줘서 고마워! 그럭저럭 즐거웠어!"
 
"그거 다행이네요. 선배의 응석에 어울리는건 힘들었습니다."
 
"이런 미인이랑 데이트하는건 좀처럼 못한다구~"
 
그만 대답이 퉁명해진다.
솔직하지 않네에, 라며 선배는 말하면서 내 옆을 걷는다.
선배는 카나미라고 쓰여있는 표찰 앞에 멈춰서고 이쪽을 본다.
 
"아, 우리집은 여기야! 바래다줘서 고마워"
 
"아뇨아뇨"
 
그렇게 말하고 들고 있던 짐을 선배에게 건낸다.
고마워~ 말하면서 짐을 받는다.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걸 지켜보고나서 돌아가려고 생각하고 있으니 선배가 빙그르 돌아서 내쪽으로 돌아온다.
꾸물거리면서 고개숙이고 있다.
 
"저, 저기말야 히키가야"
 
"뭔가요?"
 
"나, 히키가"선배"
 
저도 모르게 큰 목소리가 나와버린다.
선배는 놀라 고개를 든다.
 
"저 돌아갈게요. 선배도 빨리 집에 들어가야죠. 아직 밖은 조금 추우니까요. 오늘은 즐거웠습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뒤돌고 왔던 길을 돌아간다.
 
선배가 뭘 말하려고 한건진 모른다.
그저 자의식과잉인걸지도 모른다.
오히려 거의 100% 자의식과잉이라고 해도 좋겠지.
하지만 이렇게 하는수밖에 없었다.
 
 
 
 
나에게는 아직 그렇게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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