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갑자기 정이 솟는다 - 나의 옆자리, 오늘도 이상없음
 
학년이 하나 올라 2학년이 된 오늘.
옆자리의 남자애는……눈이 썩었다.
 
여자애들은 '저거 기분 나쁘지 않아-?"
라며 남자애를 가리키고 웃고 있었지만 나로서는 어떡하면 그런 눈이 되는건지 신경이 쓰이지 딱히 기분 나쁘지는 않나 생각한다.
 
아, 자기소개가 늦어져버렸네.
나는 토우나기 나기. 그런대로 A급 미소녀일테지만 교실에는 유이가하마 유이나 미우라(여왕). J반에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라는 S급 미소녀가 있기 때문에 나는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
 
교실 안의 카스트도 1위에 하야마 그룹, 2위에 사가미 그룹이고 나는 그 아래에 있겠지.
하지만 위쪽이 너무 띄어서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나는 공기다. 따, 딱히 눈에 띄고 싶다고는 생각 안 하거든! ……아니, 진짜로.
 
오늘 영어 수업에서 옆자리 사람과 읽어주세요-. 라고 교사는 말한다.
저거 그만뒀으면 싶어. 내가 영어를 못하는게 들키잖아.
 
옆자리 사람은……. 아, 눈이 썩은 사람이다.
 
"쥬, 쥬스튜스?"
 
"……저스티스"
 
"헤-. 고마워"

대수롭지 않게 못 읽는 단어를 가르쳐줬다. 평범하게 착한 애 아냐?
여러분도 저스티스는 못 읽지! 그게 잘 안쓰는걸!
 
그는 늘 혼자 있었다.
누구하고도 대화하지 않고 방과후가 되면 이어폰을 끼거나 독서를 하거나, 항상 누구도 먼저 말을 걸지 않도록 하고 있다. 뭐, 그건 자기 맘이지만 독서중에 웃는건 그만두는 편이 좋다구?
 
오늘은 물통을 잊고온 모양이다.
점심 시간에 자판기로 가서 테니스 코트가 보이는 인기 없어보이는 곳에서 혼자서 밥을 먹고 있는 그.
 
저곳 좋겠다-. 기분 좋아보여.
응? 여기 가끔 특이한 바람이 부네?
 
자판기에 돈을 넣고 이로하스 귤맛을 선택한다.
아무래도 좋지만 1학년에 이로하스가 있는 모양이다. 마실 수 있는걸까?
그리고 그는 MAX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엄마한테는 당뇨병에 걸리니까 마시면 안 돼! 라고 들었지만 마셔봐도 괜찮네.
 
오늘은 여왕이 화를 냈었다.
유이가하마 유이가 잘 안어울려서 똑바리 하지-? 라고 했다. 아니, 똑바리라고는 안 했지만.
 
하지만 점심 먹을때 그러는건 그만해. 교실 모두가 얼어붙어서 젓가락이 멈췄잖아.
모두는 앞다두터 교실에서 나가듯이 나갔지만 나는 식사가 더 중요해서 젓가락을 움직인다.
 
어라? 옆자리 사람의 상태가……?
여담이지만 진화할때의 음악은 시리즈마다 다르네.
 
"어이, 그쯤―――"
 
"닥쳐"
 
"……그, 그쯤에서 음료수라도 사올까나아. 하, 하지만 그만둘까나아"
 
"………푸후."
 
뭐야 그거, 폼잡을거면 마지막까지 해야지.
 
하지만 그는 그녀를 도우려고 했다. 교실 남자가 누구도 못하는 짓을 하려고 한 것이다. 그것만으로 내 안에서 그의 평가는 급상승이다. 그는 결코 멋지지 않고 중요한 점에서 선택하질 못하지만 누구보다도 용기가 있는게 아닐까. 그의 이름, 뭐라고 하지?
그는 히키가야 하치만. 세상에서 제일 꼴사나운 외톨이 히어로다.
 
그 후에 그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다가와서 여왕을 논파.
뭐야 저 독설 무서워. 마음속으로 얼음의 여왕이라고 부를까. 유이가하마 유이는 미우라에게 한 마디 말하고 얼음의 여왕의 뒤를 쫓아간다.
흠. 잘 먹었습니다. 어째선지 기분 좋게 완식할 수 있었다.
 
오늘은 점심에 MAX커피에 도전하기 위해 자판기에서 구입했다.
늘 가는 곳에 눈을 돌리니 그와 토츠카, 그리고 유이가하마가 히키가야 하치만과 함께 있었다.
그리고 토츠카는 귀엽네. 처음에 여자애라고 생각했는걸.
 
그나저나 히키가야 하치만과 유이가하마 유이가 같이 있는게 마음에 안 들었다. 어째선지 가슴이 웅성거린다. 어째서 이런 기분이 드는걸까? 혹시 이 마음……호기심?
 
아 알았다고. 여기는 평범하게 이건 사랑? 이 될 상황이 아닐까…….
뭐, 알아낸건 히키가야 하치만이 다른 여자와 있는걸 나는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늘은 왠지 테니스 코트에서 분위기가 오르는 모양이다.
하야마 그룹과 유이가하마가 결투하고 있다거나. 어째서 하야마 그룹의 그녀가? 라고 의문스럽게 생각하지만 어거지로 나를 데려온 친구는 하야마가 목적이너겠지. 아니, 분명 여기에 있는 사람 9할이 하야마가 목적이다.
 
대체 적팀은 누구지?
 
"……읏!"
 
거기에 그는 있었다.
거짓말, 어째서? 그는 스스로 성가신 일에 파고드는 성격은 아닐 것이다.
 
관객은 하야마네 밖에 보지 않고 누구도 그를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 사실이 거슬렸다.
평소라면 어느쪽이 이기든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가 이겼으면 했다.
 
유이가하마가 발을 삔다. 이대로라면 히키가야 하치만이 혼자가 되겠지만 멤버 체인지다.
그 후에 유키노시타 유키노가 무쌍을 해서 마침내 1점! 이라며 들떴었지마안, 그녀. 체력이 없는 모양이다.
 
방금전까지 초조해하던 미우라는 기어올라서 도발을 한다. 짜증나……. 역시 여자는 싫네.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놀랍게도 마지막 공은 히키가야 하치만에게 맡겼다. 틀렸다. 하야마 그룹은 둘 다 테니스를 정말로 잘한다. 아마추어의 실력을 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저래도 패배해버린다.
 
그리고 히키가야 하치만은 공을 친다.
무척이나 다정하고 포근한 공. 그걸 사냥감을 잡았다는 듯이 미우라의 입이 히죽거렸다.
 
틀렸다. 이대로라면.
이겨줘. 리얼충 핸섬 그룹에게 한방 먹여줘. 외톨이가 핸섬남에게 이긴다는건 최고로 멋있잖아.
그러니까 이겨. 이기라고 히키가야 하치만!
 
"이기라고 히키가야 하치만!"
 
아. 정신을 차리니 나는 소리지르고 있었다.
얼굴이 빨개지는걸 스스로도 깨닫는다. 친구도 놀란듯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지금 나를 보지마…….
 
"청춘 이 바보자시이이이익!!"
 
그가 크게 소리지른다.
 
그리고 갑자기 바람이 불었다.
그게 어쨌냐고 하면 아무 말도 못하지만, 나는 이 바람을 알고 있다.
 
분명 그와 나밖에 모르는 바람이다.
그의 입술은 승리를 확신한것처럼 말아올라갔다.
 
그런가. 이 바람은―――
 
"유미코! 물러나! 큭!"
 
하야마는 라켓을 집어던지고 미우라에게 뛰어간다.
순간의 정적.
하야마는 철망에 등을 부딪치고 펜스로부터 미우라를 지키듯이 껴안고 있었다.
 
순간, 관객은 큰 환성과 넘쳐나는 박수가 테니스 코트를 매웠다.
 
"HA・YA・TO! 후우!"
 
그 목소리를 듣고 나는 또 웃어버렸다.
하극상을 이루어내도 외톨이는 영원히 외톨이인 모양이다. 그는 뭐라 말 못할 표정을 짓고 얌전히 그 자리를 떠난다.
 
지금의 히키가야는 최고야.
 
 
나는 교실로 돌아온 후에 MAX커피를 마셔본다.
 
"……달아, 달아라……"
 
이렇게까지 단 음료는 없을 것이다. 엄마가 제지한 이유를 왠지 모르게 안다.
하지만 싫지 않다.
 
나는 또 하나의 MAX 커피를 옆자리 책상에 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히키가야side
 
하아―. 뭔데. 이겨도 이 꼬락서니냐……. 불만을 늘어뜨리며 교실로 향한다.
글고 거기에는 어째선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MAX 커피가 놓여있었다.
 
"……뭐야 이거"
 
? 뒤쪽에 종이가 있네.
 
"수고하셨습니다? 뭐야 이거"
 
하치만은 의문스럽게 생각하면서 MAX커피의 마개를 따고 단번에 들이킨다.
 
"인생이 쓰니까. 맥스 커피 정도는 다는게 딱 좋지"
 
그렇게 중얼거렸다.
 
 
 
나기side
 
오늘도 하야마 그룹이 눈에 띄고 나는 공기가 되어 있다. ……미소녀인데.
 
옆을 보니 외톨이 히어로가 이어폰을 기고 자신의 세계에 몰두중이다.
 
정말이지,
 
내 옆자리, 오늘도 이상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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