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처가 프로 아싸였습니다. 위험혀. - 빙의처가 프로 아싸였습니다. 위험혀. 그 4
특별동으로 들어간 순간에 손을 놓는다니, 좀 주의 부족한거 아닙니까.
상대가 우쭐댈때 그 녀석은 이미 패배하고 있다, 였던가.
자 글머 도망치기로 할
"아아, 히키가야. 하나 말하는거 잊었다만"
"읏……뭡니까?"
"여기는 내 영역《필드》이다. 하고 싶은 말은 알겠지?"
……큭.
어디까지나 나를 놓치지 않겠다는 소리냐고.
알고 있습니다요. 순순히 가면 되잖아요, 순순히 가면.
특별동의 일각은 그런 나의 갈등하고는 전혀 관계없이 썰렁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자 그럼.
"노크하고 여보세요-"
"입으로가 아니라 손으로 해주겠니, 잡기가야?"
"다음부터 조심하겠습니다, 씹기노시타 부장"
"누구를 말하는거니?"
"글쎄? 잘 모르겠네"
어이쿠야, 이 녀석이 도발에 저항성이 낮다는걸 잊고 있었구만.
역시 꿈과 로망을 접했으니까 잊어버린건가.
"……더는 안 올거라고 생각했어"
"아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 말하는 의미를 잘 모르겠단다?"
"히라츠카 선생님은 강제적이구나"
"아아, 그런거구나. 이해했어"
"그거 다행이군"
왜 이 녀석은 나한테 말을 걸어오는거야?
나는 내버려달라는 오러를 내고 있잖아, 엄청 내고 있잖아.
책 읽는게 안 보이냐고, 아아 이 녀석도 책 읽고 있네.
"아아, 그리고 온지 얼마 안 되서 미안하지만"
"음?"
"오늘 활동은 이제 10분 정도만 하면 끝나"
"엥, 아, 어"
히~라~츠~카~선~생~님~!
제대로 부원의 예정은 파악해주세요!
이거 완전히 헛걸음이잖습니까!
"미안해"
"아니, 신경쓰지마"
"그렇게 말해주면 고마워"
그보다 왠지 둥글지 않아?
아니, 에로하지 않거든, 매료는 없다만.
각이 없다, 아니. 뜨뜻해?
일단 위화감밖에 없다.
설마 이 녀석도 |DT《디멘션 트랜스포머》인가?!
"그럼 문을 잠글테니까"
"알았어. 수고했어"
"수고했어"
……. 진짜로 뭐야. 나 좀 무서운데.
예를 들자면 블루 아이즈 3체 소환한 순간에 상대에게 배틀 매니아가 발동되어서 체인으로 리미트 리버스로 유벨 소생된것 같은건가. 참고로 수패는 0이고 마법, 함정도 세팅되어 있지 않다. 완전히 플레이 미스군요, 압니다.
……. 알기 어려워졌다.
다음날.
"너는 그거냐. 생애 트라우마 선언이라도 한거냐"
아직 하지 않았고 할 생각도 없는데.
그보다 왜 가정과 수업 레포트인데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설교를 받고 있는걸까.
당신, 국어 교사 아니었습니까?
"이상해보이는 얼굴을 하니까 대답해주겟지만, 나는 생활지도 담당이기도 하다"
아아, 교사중에선 젊으니까요.
"자, 우선 땡땡이 친 이유는 뭐냐"
"길가에서 할아버지가 산기를 느껴서 간호했습니다"
"주니어 알렉스 박사냐 뭐냐? 거짓말을 할거면 좀 더 제대로 된 거짓말을 해라"
나의 역작을 둥구르게, 제작자의 머리를 후려친다. 요컨대 내 머리를 맞았다.
"그리고 문제는 거기만이 아니야"
"거기?"
그흑……. 선생님, 당신 왜 이런데서 교사 같은걸 하고 있는거야.
세계를 노릴 수 있는 주먹이라고…….
"제대로 듣지 못할까, 멍청한 녀석"
"예이"
아니, 거기라고 들으면 돌아보는건 버릇이거든요-.
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 안한다.
교무실에서 입이 찢어지는 김에 리버스 카드 오픈하다니, 절대로 나는 하지 않는다.
선생님은 한숨을 쉬면서 둥글게 말은 내 역작을 펴서 읽었다.
아니, 읽을거면 처음부터 둥글게 말지 않으면 될 텐데.
"맛있는 카레 만드는법. 제출한건 좋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1, 양파를 빗살무늬 자르기를 한다. 가늘게 썰고 간을 낸다. 얄팍할 정도로 인간에게 영향받기 쉬운거나 마찬가지로 얇게 써는 편이 맛이 보다 배어나온다……누가 비아냥을 섞으라고 했냐. 소고기를 섞어라 소고기를"
"선생님, 그거 맛없습니다"
"……나참. 알고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시 제출이다"
"예이"
"…저기, 히키가야"
"뭡니까?"
"………………2월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아뇨, 아무것도. 굳이 말하자면 점술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것 정도입니다"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독신자에게 연인이랑 헤어졌다고.
절대로 연인이 있었다는것만으로 곡해해 올게 틀림없다.
그러니까 입을 다물어둔다.
"뭐, 깊게는 안 물으마"
거짓말치네. 아까전의 얼굴은 어떻게 꼬치꼬치 파내줄까하는 얼굴이었다고.
"하하하. 다행입니다"
"그런고로 여자의 수제 요리를 하나라도 먹고 기운을 내라"
무슨 소립니까.
"하아. 저에게 만들어줄만한 그런 기특한 녀석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히키가야 하치만"!
"아, 느엡!"
이런. 놀라서 깨물었다.
"봉사부로 출근을 명한다!"
한자냐고…….
평소처럼 부실에는 독서를 하고 있는 유키노시타가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면서 언제라도 도망칠 수 있도록 문측에 자리를 잡는다.
반골정신이라는 것이다.
가방에서 영어단어장을 꺼내어서 단어를 외운다.
봉사부는 나에게 있어서 제 2의 자습실로 변했다.
……. 이름뿐인 부활동인거 아냐?
라는 의문은 내방자의 미약한 노크로인해 중단됐다.
"들어오세요"
유키노시타는 대답을 하면서 꼼꼼하게 책갈피를 끼워넣었다.
"시, 실례합니다"
목소리가 뒤집혀있다. 긴장하고 있는걸까.
드르륵 문이 열리고 조금 틈새가 빈 곳에 몸을 미끌어들이듯이 해서 그녀는 들어왔다. 마치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것처럼.
어깨까지 갈색머리지만 빛이 있는 부근에서 금발로도 안 보이는건 아니다. 부드러운 웨이브가 걸려 걸을때마다 그것이 흔들린다.
뻐꾸기가 우는 듯한 곳에 무슨 용건이야……. 유이가하마…….
나를 발견하고 비둘기가 콩알탄을 맞은듯한 얼굴을 하면서 두 세걸음 물러난다.
"어, 어째서 힛키가 여기에 있는거야!?"
"아니, 나 여기 부원이니까. 뭐, 일단 앉아"
"고, 고마워"
당혹해하면서도 유이가하마는 의자에 툭 앉고 정면에 있는 유키노시타와 시선을 마주쳤다.
"유이가하마 유이구나"
"아, 나를 알고 있구나. 힛키한테 들었어?"
왜 이쪽을 힐끔 쳐다보는걸까.
"아니. 그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어"
"질문조차 못 받았다고 기억한다만?"
"어머, 물어보는 편이 좋았던거니?"
"아냐. 묻지도 않은걸 대답할리가 없다는 얘기지"
"물론, 비아냥인게 뻔하잖니"
"……즐거워보이는 부활동이네"
나와 유키노시타와 대화를 보고 어디를 어떻게 착각한건지 유이가하마는 그렇게 말한다.
전부터 생각했지만 역시 이 녀석의 머리속은 꽃밭인거 아냐?
"……그 착각이 심히 불쾌해"
누구-? 유키노시타가 둥글어졌다고 지껄이신 바보는 누구-?
유키노시타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유이가하마는 당황하면서 양손을 붕붕 흔든다.
"아, 아니 뭐라고 할까 오랜만에 힛키가 제대로 말하는거 봤으니까. 괜찮구나- 해서"
"아니, 아무리 그래도 말없는 캐릭터는 못 된대도"
"유미코도 히나도 걱정하고 있단 말이야"
민폐끼쳐서 진짜 죄성함다.
"아아, 그러고보니 유이가하마도 F반이었구나"
"아아"
"의외야. 네가 이렇게나 착한 아이와 사이가 좋아지다니. 점점 이해할 수 없네"
"시꺼, 냅둬"
"안 돼, 힛키! 그러니까 반에서 둥 떠있는거라구!?"
"저기 말이다, 유이가하마. 나는 좋아서 혼자 있는거야. 알아? 주위 탓이 아니야"
"엑"
"에?"
"에"
왜 유키노시타까지 놀라는거야? 나도 덩달아 놀라버렸잖아.
"그, 그런데 뭘 의뢰하러 온거야?"
"아, 그랬지. 여기는 학생의 소원을 들어주는 곳이지?"
"조금 다르려나. 어디까지나 봉사부는 보조를 할뿐. 소원을 이룰 수 있는지는 너에게 달려있어"
유이가하마의 질문에 대해 유키노시타가 차갑게 떨쳐낸다고 볼 수 있는 대답을 한다.
"어떤게 다른데?"
수상쩍은 표정으로 유이가하마는 묻는다.
"굶주린 사람한테 물고기를 주는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가의 차이야. 단적으로 말하자면 말이지"
"왜, 왠지 굉장해!"
글렀다, 이 녀석. 절대로 이해를 못 했어.
"그래서 의로는?"
"저기, 그게, 저기말야, 쿠키를……"
"아, 유키노시타. 나 화장실에 다녀올게. 그러니까 나중에 승낙했는지 아닌지를 가르쳐줘"
"알았어"
위험해라. 하마터면 심부름꾼이 될뻔했다.
자 그럼. 5분 정도 시간 죽이면 되겠지.
……. 옥상에 갈까.
우리 학교는 울타리가 튼튼하므로 안정성이 높기 때문인지 옥상은 개방되어 있다.
"후우. 이거야원"
"헷?"
"하?"
그러니까 이런 느낌으로 선객과 마주치는 일도 많이 있다.
울고 있던 쪽은 처음이지만.
"아-, 일단 여기 휴지"
"고, 고맙습니다"
아마 후배인가?
"……음, 여기는 자주 오는곳인가요?"
"어? 아, 아아. 오늘은 우연히 온거야. 의외로 여긴 전망이 좋으니까. 마음이 내키면 오려고 생각해"
"그런가요. 아, 저는 잇시키 이로하라고 해요"
케엑?! 진짜냐!? 어음, 어음.
"거 안녕. 나는 시로메구리다"
죄송합니다 학생회장님.
"…시로메구리 선배인가요. 다음에 만나면 휴지 돌려드릴게요!"
그렇게 말하고 잇시키는 옥상에서 가버렸다.
잽싸게 남의 이름을 써버렸지만 안 들켰네.
왜 본명을 안 대냐고?
어차피 한번밖에 안 만날테고 딱히 기억하지 않아도 되잖아.
그보다 귀찮아.
아, 벌써 5분 지났잖아.
"늦어"
돌아오자마자 그렇게 글러먹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입을 열자마자 그렇게 말한후 유키노시타는 말없이 손을 내민다.
"이 손은?"
"어머, 음료를 사온게 아니었니?"
"하아? 사오라고 들었으면 마지못해 사왔겠지만 아무말도 못 들은 녀석한테 왜 사와야하는건데? 고마운 민폐니까 아깝잖냐"
"참 보람 없는 남자네"
"반한 여자한테만 공헌하기로 마음 먹었거든"
"그러니"
유키노시타는 납득이 가지 않는 얼굴로 마지못해 물러난다. 왜 이 녀석은 얻어먹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이야? 바보야?
……. 제대로 그 녀석에게는 바쳤다고. 조그만한걸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어떻게 굴러갔어?"
"가정과실로 갈거야"
"흠. 알았어"
만드는 흐름이 된건가. 어떡하지. 목탄이 나오겠는데.
쉬고 싶다. 라는건 무리한 상담이군요. 알고 있습니다.
장소를 바꾸어 가정과실.
유키노시타는 사정을 아는 모습으로 냉장고를 열어 계란이나 우유 등을 갖고 온다.
이거 비품 아냐? 멋대로 써도 돼?
재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에이프런을 입었다.
유이가하마도 마찬가지로 입지만 익숙치 않은건지 끈을 묶는게 엉망이었다.
그보다 입는데 익숙치 않아도 끈 정도는 묶을 수 있잖아…….
"삐뚤어졌어. 너는 에이프런도 제대로 못 입는거니?"
"미안, 고마워……아니 에이프런 정도는 입을 수 있어!"
"그래. 그럼 제대로 입으렴. 적당한 소리를 하면 저 남자처럼 돌이킬 수 없게 될거야"
"남을 교육 도구로 쓰지 말아줄래요?"
"처음으로 남의 도움이 된거니까 좀 더 기뻐하렴"
"아 예예"
"유이가하마도 묶어줄테니까 이쪽으로 오렴"
"……그래도 되려나아"
유이가하마는 나와 유키노시타를 교대로 보고 굉장히 망설였는지 중얼거린다.
"얼른"
그런 망설임을 사소한걸로 본 유키노시타의 차가운ㅇ 목소리가 재촉한다.
성질 너무 급한거 아니야?
"미미미미미안해"
유이가하마는 사과하면서 마치 강아지처럼 피융 유키노시타에게 달려갔다.
……. 그래도 되는거냐.
그보다 말이지. 종언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어버렸잖아.
과연. 세상은 수속한다는건가.
……. 남무삼!
"힛키는 가정적인 여자애 좋아해?"
"흠. 뭐, 제대로 요리를 할 줄 안다면"
"그런가. 조오아, 힘내야지!"
이건 그냥 완전히 운명석의 선택이네요.
가 아니라 먹을 수 있는걸 만들 수 있다면이라고 해야했다.
『요리라는건 말이야, 현대에 전해지는 연금술이야』
라고 내가 되기 전의 나의 아버지가 농담삼아 말했던가.
아버지…. 연금술이 아니라 연탄술이 될것 같은데?
이러저러해서. 위험하고 무시무시한 깜짝 완성 쿠키는.
"그보다, 이거 정말로 쿠키?"
"어, 어라?"
"이, 이해할 수 없네……. 뭘 어떻게 하면 저렇게 실수를 거듭하는걸까"
대충 쿠키라고는 할 수 없는 물체 X로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겉보기는 그렇지만……먹어보지 않으면 몰라!"
"그러네, 마침 맛보기 역할도 있으니까"
"어이어이. 총명한 유키노시타치고는 왠일로 실수했지 않냐. 알겠냐, 이건 맛보기가 아니야. 독보기라는거다"
"어디가 독이야!? ……독, 으응, 독인걸까아"
위세좋게 반론을 하지만 꽁무니를 내리는 느낌으로 이쪽을 살피는 유이가하마.
바보냐 너, 이쪽을 보지마.
푸치 씨, 조금 말을 빌릴게요.
"생각보다 해보는게 쉽다던가. 좋아, 죽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슬아슬하게 보건실에 안 가도 될 수준의 대용품이었다.
살리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기를 체현하고 있는 듯이 맛이 없고, 이건 고문에 쓸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버린다.
그보다 꽁치 비늘은 넣었던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넣은거야?
내가 모르는 이야기야?
"화학반응이란 무섭네"
"그래, 이해하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줄이야"
"혀를 찌르는 아픔과 쓴맛으로 기절하지 않을 정도의 고도의 기술이구만"
유키노시타가 타준 홍차를 마시며 다스린다.
그런 이완된 분위기를 바꾸듯이 유키노시타가 입을 연다.
"글머 이제 어떡하면 보다 나아질지를 생각하자"
"유이가하마가 결단코 요리를 하지 않을것"
"전부정?! 근데 결단코는 뭐야?
"두번 다신 이라는 의미야. 히키가야, 그건 최후의 수단이야"
"최후의 수단?!"
경악하며 낙담해버리는 유이가하마. 어깨를 떨구고 깊게 한숨을 쉰다.
"역시 나는 요리에 어울리지 않는걸까……. 재능이라는거? 그런거 없구"
그걸 들은 유키노시타가 후우, 짧게 한숨을 쉬었다.
"……과연, 해결방법을 알았어"
"그래서, 어떡할건데?"
물어보니 태연하게 대답을 했다.
"노력만이 있을 뿐이야"
"그건 해결방법이냐?"
노력. 딱히 나로서는 좋아하는 부류이다. 하지만 최저이기도 하다.
노력해라는 말은 늬앙스로 포기해라고 말하는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어쨌든 대책없어서 열심히 하는수밖에 없고 기타 요소가 개입할 여지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평범하게 포기하라고 말해주는 편이 양심적이지 않은가.
쓸데없는 노력인만큼 허무한건 없다.
"노력은 어엿한 해결법이야. 올바르게 하면 말이지"
마치 내 사고를 읽어낸듯한 말투. 설마 너도 사토리였냐.
"유이가하마. 너 아까 재능이 없다고 말했지?"
"으, 응…"
"그 인식을 고치렴. 최저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 인간에겐 재능이 있는 사람을 부러워할 자격은 없어.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은 성공하는 사람이 쌓아올린 노력을 상상할 수 없으니까 성공하지 못하는거야"
유키노시타의 말은 신랄하고 반론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어디까지나 올발랐다.
유이가하마는 윽 하고 말이 막힌다.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정론을 들은 경험이 없을테지. 그 얼굴에는 공포와 당혹이 떠오르고 있다.
그걸 얼버무리듯이 유이가하마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하, 하지만 말야, 이런거 요즘 다들 안 한다고 하구. ……역시 이런건 맞지 않는거야, 분명해"
헤헷, 하며 유이가하마의 함박웃음이 사라지려고 했을때, 탁 하고 컵이 놓여지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무척이나 조용하고 작은 소리였는데 투명한 얼음같은 음색을 내면서 소리의 주인의 모습을 있는대로 비추어내고 있었다.
소리의 주인, 유키노시타는 차갑고 예리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그 주위에 맞추는거 그만두지 않겠니. 심히 불쾌해. 자신의 서툰점, 한심함, 어리석음의 원인을 남에게 찾는건 부끄럽지 않아?"
유키노시타의 어조는 강했다. 언어의 나이프라는걸 새삼 인식해버릴것 같다.
"머………"
머라고! 나 집에 갈래! 나 집에 갈래-?
"멋있어……"
"헤?" "하?"
나, 유키노시타 순서대로 얼빵한 소리를 내버린다. 아니, 무리무리. 지르지 말라는 쪽이 무리지, 이건.
아무리 봐도 지금 집에 갈래 발언이 나와야하잖아? 어, 그거 나 뿐이야? 거짓말-.
그보다 지금 뭐라고 했어?
무심코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고 만다.
"겉치레라던가 전혀 말하지 않는구나……. 뭐라고 할지, 그런거 멋있어……"
유이가하마 열띤 표정으로 유키노시타를 빤히 쳐다본다. 당사자인 유키노시타는 경직된 표정으로 두 걸음 물러났다.
유키노시타도 이런 표정을 짓는군.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니 얘는……. 얘기를 들었어? 나 이래보여도 심한 소리를 했을텐데?"
"으응! 그런거 아니야! 아, 아니, 확실히 말은 심했구, 까놓고 말해 가볍게 깼지만……"
엥, 지금 말로 가볍게밖에 안 깨는거야? 도리어 놀라운데…….
그보다 유키노시타가 여자애를 상대로 그렇게까지 말하는걸 처음 봤다.
아, 그야 만난지 며칠밖에 안 됐으니까 그야 처음이군요. 깜빡쟁이 하치만☆
……우에엑, 스스로 해놓고 토할것 같아. 기분 나빠. 소름 돋는게 아니라 기분 나빠. 조심하자.
"하지만 진심이라는 느낌이 들어. 힛키랑 대화할때 심한 말만 하지만, 제대로 말해주고 있어.
나, 남에게 맞추기만 했으니까 이런건 처음이라서……"
굉장한데, 유이가하마. 도망치지 않았어.
"미안, 다음은 제대로 할게"
사과하고 곧게 유키노시타를 쳐다본다.
예상밖의 시선에 이번에는 도리어 유키노시타가 소리를 잃었다.
뭐, 아마도지만 유키노시타에게 있어서 첫 체험이겠지.
정론을 듣고 제대로 사과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대개는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며 우씨-! 하고 화내니까.
나는 어떠려나아. 억지 이론을 해야하는게 아닐까.
뭐, 그 몇없는 인간의 반응을 처음 보는 유키노시타 본인은 시선을 옆으로 홱 돌리고 손빗으로 머리를 쓰다듬는다.
뭔가 해야할 말을 찾지만 찾지 못한 모양이다. 엥, 혹시 이 녀석 애드리브에 약해?
예상밖의 사태에 너무 약한거 아니냐…….
"하아……올바르게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게 어때? 유이가하마도 제대로 지시대로 움직일것"
"한번 견본을 보여줄테니까 그대로 해봐"
"아니, 보여주는건 괜찮지만, 무리일테니까 성심성의껏 가르쳐줘라……"
"힛키 진짜 실례야! 나도 하면 한다구!!"
그럼 처음부터 해줘 라는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않지만 눈으로 호소한다.
"윽……"
뭐, 죽은 눈으로 시선을 받으면 무섭지-. 가, 같은건 아니거든!
그런 수작을 BGM으로 생지를 갈고 시트가 이미 깔려있는 오븐 천판에 신중하게 올려간다.
그리고 예약해둔 오븐에 넣는다.
잠시 지나니 굉장히 좋은 냄새가 풍겨온다.
뭐, 저 밑준비 시점에서 왠지 모르게 알았어.
…알맞은 황색으로 구워진 쿠키는 이게 딱 쿠키라는 것이었다.
아버지, 이게 연금술이라는건가……!
"그럼 사양않고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 맛있어. 유키노시타, 너 무슨색 파티셸이냐…"
아아,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좀 더 맛있는 쿠키를 나는 알고 있다.
그러니까 하나 먹고나서 손이 멈춰버렸다.
……. 일단 의심받지 않도록 하나 더 먹어둘까.
"정말로 맛있어……유키노시타 굉장해"
"고마워"
유키노시타는 아무 거리낌없는 미소를 짓는다.
왜 나와 대화할때는 짓지 않는거야…!
딱히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하지만, 레시피에 충실하게 만든것 뿐이란다? 그러니까 유이가하마도 제대로 똑같이 만들 수 있을거야.
아니, 만들지 못하는건 이상해"
"저기, 그냥 이걸 주자. 시판이라고 하고"
"그래선 의미가 없잖니. 자, 유이가하마. 만들자"
"네, 선생님-!"
사이 좋은건 좋지.
이야아, 유키노시타의 쿠키는 회복약 같은 효과도 있으니까.
아까 독물의 통증이나 괴로움이 빠져나간 느낌이 들어…….
후우.
"……어나렴. 일어나렴, 히키가야"
"으음?"
"석연치않지만 네 의견도 듣고 싶단다?"
"의견?"
"그래"
무슨 의견……아아, 쿠키.
이런, 나 잠들었나? 무슨 위력이었던거야, 저 독물…….
"아무리 해도 맛잇는 쿠키를 만들 수 없어"
"하아? 맛있어 보이는데?"
"먹으면 알아"
"그럼 잘 먹겠습니다……엥, 충분하지 않아?"
"그러니? 나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맛있게 만들었다고는 생각 안 해"
……엥, 수제를 줄거지?
얼라-?
왠지 목표가 바뀌지 않았어?
어쩔 수 없구만, 한 꺼풀 벗어줄까.
"좋아. 그럼 내가 지금부터 수제 쿠키를 만들어주마. 10분후에 여기로 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보도록 하겠어. 네가 말하는 수제 쿠키"
"오냐"
자, 10분동안 한가하구만-. 잘까.
찰딱.
"아얏! 뭐하는…거…야……"
반야가 강림하셨다.
"히키가야, 설마 이게 수제라고 하지 않겠지?"
"아니, 최고 걸작이야. 아마도 말이지"
유이가하마가 의심쩍은 표정인 유키노시타의 옆에서 홱 나타나 쿠키를 들여다보고 폭소한다.
"푸핫, 큰소리 땅땅친것 치곤 대단하지 않다는게 진짜 웃겨! 게다가 이게 최고 걸작이라니! 먹을것 까지도 없어"
이 자식, 유이가하마. 기억해둬라……!
"자자자. 그렇게 말하지 말고 말야, 하나라도 좋으니까 좀 먹어봐줘"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읏?! 이, 이건!"
유키노시타는 말없이, 유이가하마는 불평을 하면서도 쿠키를 하나씩 집어 입에 넣는다.
"딱히 특별하게 뭔가 있는게 아니고, 이따끔 사각 씹혀서 똑바로 말해서 그렇게 맛있지 않아"
유이가하마는 감상을 말하고 나를 노려본다. 유키노시타는 여전히 수상쩍은 시선을 던진다.
그런 둘의 시선을 받은 나는 다음 행동으로 넘어간다.
조금 눈을 깔고.
"그런가…맛없었나. 최고걸작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아…미안"
내가 고개숙이자 유이가하마도 어색한듯이 바닥에 시선을 떨군다.
"맛있지 않은걸 먹여서 미안하다. 버릴게"
그렇게 말하고 접시를 들고 등을 돌렸다.
"자, 잠깐만"
"…왜?"
유이가하마가 내 팔을 잡고 제지하고 내 의문에 쿠키를 먹는다는 행동으로 대답을 돌려준다.
"따, 딱히 버릴건 없잖아. …말할만큼 맛없지도 않고"
"그런가, 고맙네. 너는 좋은 녀석이구만"
조금 울상짓고 함박웃는 느낌의 표정으로 감사를 하자 유이가하마는 조금 볼을 붉히며 고개를 홱 돌렸다.
"뭐, 너의 최고걸작이지만 말이다, 그거"
"…하?"
대뜸 진실을 가르쳐줬다. 거봐, 곧잘 말하잖아. 진실은 늘 하나라고.
나의 최고걸작이라고는 한 번도 말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나쁘지 않아.』라고 말야.
"어? 어?"
유이가하마가 얼빠진 얼굴로 얼빠진 소리를 냈다.
"히키가야, 지금 진행에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아니, 곧잘 말하잖아? 요리는 애정이라고. 그야 최저한 먹을 수 있는건 만들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애정이라는건 중요해"
멋진 미소 + 썸즈업 = 고다이 유스케 씨 리스펙트 = priceless.
엥, 왜 둘다 눈을 피하는거야. 내 미소는 그렇게나 보기 역겨웠나…….
"일단, 허들이 너무 올라갔어. 허들 달리기는 완주가 목적이잖아. 이번에는――"
"하고 싶은 말은 이미 알았으니까 됐어"
건내는게 목적이잖아……. 마지막까지 말하게 해줘!
"지금까지는 수단과 목적을 잘못했구나"
"아아. 거기다 수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수제라는 느낌』이라는건 어필 포인트야. 특히 남자에게 줄 선물에 관해서면 말이지"
"어째서니?"
유키노시타는 둘째치고 왜 유이가하마도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거야?
"맛있게 만들지 못했지만 열심히 당신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단순할까―"
"너무 단순해서 곤란하다고, 진짜"
그래. 정말로 너무 단순해서 싫어졌다. 하하하. 정말로.
"힛키도 그렇게 생각해?"
"아? 아- 그야 생각해버리지. 남자애인걸"
라고는 말했지만 미안, 그거 거짓말이다 유이가하마.
나는 의심해버리니까 솔직하게 기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바보짓 트위터로 피를 넣은 초콜렛을 드립으로 쳐도 어떻게 될까 하는 녀석들이 있을 정도인 이 세대에는 수제는 사람에 따라선 지뢰라고 생각해버린다고.
라는건 입다물고 있지만.
"좋아, 집에 가서 연습해야지-!"
"좋은 마음가짐이야, 유이가하마. 반복연습은 숙달해지는 첫 걸음이야"
"응! 고마워 유키농!"
"유, 유키농? 그, 그래, 천만에"
HAHAHA 유키노시타 너도 나랑 같은 꼴을 껶어라 후하하하하.
고개를 갸웃거리고 싶어질만한 별명을 붙었으니까.
꼴 좋다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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