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오늘은 4월 1일.
세상에서 말하는 만우절이다.
오늘만큼은 거짓말을 해도 좋다는 날인 모양이지만, 내가 말하자면 그런건 평소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거짓이나 기만투성이며, 진실된 쪽이 적은게 아닐까 그만 비뚤어진 나같은건 생각해버린다.
오늘 아침에는 코마치가
코마치"오빠야……실은 코마치……친동생이 아니라고……어제 엄마가."
하치만"진짜냐, 결혼하자 코마치."
코마치"에-,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진짜로 식겁해버렸다.
하치만"……거짓말이야."
나의 용기를 낸 인생 첫 프로포즈는 허망하게 끝났다.
아침부터 가볍게 마음에 상처를 늘리면서 학교로 가, 특별히 거짓말을 걸어올만한 친구도 없는 나는 평범하게 지내고 있으니 수업 종료 시각이 다가왔다.
아니 뭐, 쓸데없는 심적 피로가 늘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응, 외톨이는 역시 위대하구만.
그리고 평소처럼 부실로 향했다.
허언을 하지 않는 누군가 씨는 벌써 왔겠지, 생각하면서 문을 열었다.
하치만"……여어."
유키노"어머, 안녕 히키가야. 오늘은 유이가하마는 올해 첫 감기를 걸려서 쉬는 모양이야. 너도 몸상태는 괜찮니? 눈이 썩었는데?"
하치만"……늘 그러잖냐. 그런가. 그럼 어떡할래? 간만에 둘이 있으니까 스모라도 할래?"
유키노"…………내가 언제 너랑 스모를 한 적이 있었니. 마침내 부패가 뇌에까지 진행한거야? 부취가 나니까 다가오지 말아줄래?"
하치만"아니, 오늘 4월 1일이니까 말해본것 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평소처럼 의자에 앉았다.
유키노"…그래. 하지만 딱히 너는 존재가 거짓말같으니까 딱히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잖아."
하치만"너 꽤나 심한 소리 하네……. 하지만 너 그거잖냐? 거짓말도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라고? 농담도 통하지 않으면 앞으로 살기 힘들잖아?"
유키노"그런 커뮤니케이션을 취해야만 하는 사람은 사양인데, 뭐. 의뢰인이 그런 사람일 경우도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가능하면 사양하고 싶지만.
하치만"뭐, 그렇지. 나같은 의뢰자가 있으면 제대로 거짓말을 간파하지 않으면 고생할테니까."
유키노"왜 자랑스런 얼굴을 하고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거짓말을 간파하는 연습이라. 지금은 유이가하마도 없어서 유감스럽지만 너와 단 둘이 있으니, 조금 게임이라도 할까?"
하치만"…게임?"
유키노"그래. 서로에게 지금부터 부활동 종료까지 1번만 거짓말을 해도 좋다는걸로 할게. 그걸 지저거해서 맞추면 그 사람의 승리야."
하치만"에-……그거 내가 할 메릿트가 있는거냐."
유키노"……그렇구나. 그럼 네가 이기면 네가 원할때 부활동을 쉬어도 좋은 권리를 줄게. 선생님에게도 내가 얘기를 해둘테니까."
하치만"뭐, 나쁘지 않군. 그래서 유키노시타가 이겼을 경우에는 어떡할건데?"
유키노"그렇구나. 가능한 범위에서 내가 하는 말을 한번 듣는다는건 어떠니."
하치만"으음, 네 경우 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범위에서 명령할것 같아서 무서운데……."
유키노"그래서 어떡할거야? 할거야? 말거야?"
하치만"……요즘 좀처럼 의뢰도 안 와서 너하고 승부도 제대로 안 되고 있으니까. 가끔은 승부해줄게."
유키노"그 내려다보는 시선은 마음에 안 들지만……좋아. 그 코를 꺾어줄게.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는걸로 하자. 스타트."
흠…… 분위기를 타고 승부를 해버렸다고는 해도 상대는 유키노시타다. 어중간한 거짓말로는 간파당해버리겠지.
이 승부에서 중요한건 시간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부활동 종료까지 거짓말을 하면 된다.
그때가지 말한 말 전부가 거짓말로 보이고 말겠지.
그러니까 나는 승리를 포기한다.
하지만 승부는 포기하지 않는다.
상대의 패배를 유도하는 것이다.
아슬아슬한 시간까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할가, 마지막까지 거짓말은 안 한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사실을 말해서 유키노시타에게 "거짓말이네." 라고말하게 해버리면 내 승리다.
이 게임, 애타는 쪽이 패한다.
그러니까 나는 유키노시타의 행동을 그저 기다렸다.
그리고 승부 개시로부터 3분 정도 지났을때 유키노시타는 입을 열었다.
유키노"얘, 히키가야. 홍차 마실래?"
하치만"……그래, 부탁해."
그러자 유키노시타는 전기 포트로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우선 목을 적시는 부분부터 공격해오는걸까.
그리고 물이 끓으니 유키노시타는 내 찻잔에 홍차를 타줬다.
유키노"자, 여기."
하치만"어, 땡큐."
나는 고양이혀라서 조금 놔두고 식히고나서 마셨다.
내가 한입 마시니
유키노"맛있어?"
하치만"어, 맛있네…."
유키노"그래, 다행이야."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는 미소지었다.
이상해. 평소의 유키노시타는 이런 소리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거짓말이라고는 하기 힘들다.
과연. 평소에 하지 않을법한 소리를 해서 나의 다운을 유도하는 전법인가. 이건 대하기 힘들겠네.
유키노"……너는 집에선 홍차는 마시니?"
하치만"아니, 대부분 커피지. 타주는게 있으면 마시는 정도야."
유키노"그래. 늘 달달한 커피만 마시고 있구나. 홍차도 좀 더 달달한 편을 좋아하니?"
하치만"홍차는 이 정도면 딱 좋아. 커피니까 단맛을 좋아하는걸지도."
평소엔 유키노시타가 나에게 질문은 좀처럼 안 하니까. 이건 나도 방어전으로만 해선 힘들겠군.
또 홍차의 맛을 확인하듯 입에 홍차를 머금었을때
유키노"그럼, 유이가하마는 좋아해?"
하치만"……읏!!!!!! ……콜록콜록!"
갑작스런 일에 뿜을뻔한걸 참고 억지로 삼켜버려서 숨이 막혀버렸다.
유키노"어머, 뭘 그렇게 애타는거니. 그래서, 좋아해?"
하치만"…………뭐, 싫어하진 않아."
유키노"좋아하는지를 물었는데……. 뭐 됐어."
그러고 유키노시타는 한 호흡을 두고
평소의 보기 좋은 미소로.
유키노"그럼, 나는 좋아해?"
숨이 막혔다. 심장고동이 시끄럽다.
그녀의 표정에 또 넋이 나가버렸다.
하지만 여기서 밀려도 유키노시타의 생각대로다.
가끔은 공격해보자고 생각해버렸다.
하치만"너는 좋아하는 편이지."
유키노"읏……! …………그래."
유키노시타는 방금전까지의 위세는 어디로 갔는지 창문 쪽을 보고 고개를 감춰버렸다.
훗, 해버렸다. 응, 심장 시끄럽고, 엄청 땀도 나오지만 저 녀석도 이쪽을 안 보고 있으니까 들키진 않겠지.
그보다 뭐야 이거. 유이가하마에게 똑같은 소리를 들어도 쉽게 회피할 수 있는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유키노시타가 자신을 좋아하냐고 물어온다는건 상상할 수 있을리도 없다.
이런 상태로는 부활동 종료까지 버티려나 생각하고 있으니 갑자기 유키노시타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러고 나의 근처 의자를 잡고, 가땅치않게도 내 정면에 앉았다.
하치만"뭐야, 왜 그래?"
유키노"아니, 조금 어프로치를 바꿔볼까 생각해서. 후훗."
석양탓일까, 그녀의 얼굴은 조금 붉게 보였다.
그러고 내 무릎을 살짝 오른손으로 만지며 그녀는 내 얼굴을 약간 아래쪽에서 엿보듯이 말했다.
유키노"얘, 히키가야."
하치만"음?"
유키노"좋아해."
하치만"………그런가."
유키노"그래, 지금 당장 키스하고 싶을 정도야."
하치만"그건………거짓말이지."
역시, 그건 아니라고 내가 아무 생각없이 말한 그 순간.
그녀는 나와 거리를 더욱 좁혔다.
그렇게해서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그녀는 내 무릎에 손을 둔채로 얼굴만 살짝 떼고
유키노"후훗, 내 승리구나. 히키가야."
그녀는 태연하게 평소 모습으로 그렇게 말했다.
하치만"아, 아니 너……."
유키노"어머, 불만이라도 있니? 일단 승자의 권리를 바로 사용하도록 할게."
하치만"어, 어어……."
유키노"이후로, 오늘 이 일에 관해선 추궁하지 않을것. 알겠지?"
하치만"……알았어."
유키노"좋아. 얘, 히키가야. 나 말했지. 허언은 하지 않는다고."
하치만"……그랬었지."
유키노"이걸로 믿어주겠니?"
하치만"그래, 싫을만큼 말이다."
유키노"그럼 다행이야."
그렇게 말하고 웃고는 그녀는 평소 앉던 의자로 돌아갔다.
그리고
둘 다 남은 홍차를 입에 대는 일은 없었다.
눈 앞의 홍차가 식어도, 언제까지도 입술은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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