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오빠에게 의붓 동생이라고 말하고 싶어! - 지금 당장 오빠에게 의붓 동생이라고 말하고 싶어!③
길잃은 고양이 오버 런!
자, 만나기로 한 장소는 역이었지.
코마치도 오빠도 헤매지 마, 라고 말했지만 역까지 가는것 뿐인데 헤매는 사람이 있는걸까?
애시당초 나는 딱히 방향치는 아니다.
가끔 길이 내가 가는 곳을 방해하듯이 변동하거나 갑자기 눈 앞에 벽이 나타나는것 뿐이다.
그러니까 결코 방향치는 아니다.
그래, 이 대로를 곧장 가면…
"냥-"
"…!?"
고양이!?
지금 고양이 울음소리가…?
쳐다보니 길가 옆에 고양이가 있었다.
귀, 귀여워…
"냥-"
아장아장
아, 잠깐 고양아!
후후후, 삼색 고양이는 요즘에도 있구나. 혹시 사건현장에 나타나서 알게모르게 사건을 해결해주는걸까?
뭐, 그럴리는 없지만.
하지만 고양이의 귀여움을 보면 분명 범죄자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거야.
카마쿠라도 물론 귀엽지만 가끔은 다른 고양이도 만지고 싶고, 폭신폭신하고 싶다.
"냥-"
잠시 따라가보니 스륵스륵 나무 위로 올라가버렸다.
도, 도망친건 아니야. 그래, 정말이야. 그저 저 고양이는 괜히 나무 위로 오르고 싶어진거야.
"…어머?"
문득 꺠닫고 주위를 돌아보니 모르는 풍경.
"여기, 어디지…?"
일단 왔던 길을 돌아가보자. 그러면 분명 원래 길로 나올거야.
빙글 U턴해서 걸어간다.
………이상해.
아무리 걸어도 봤던 길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 휴대폰으로 연락을 해보거나 조사하면 되잖아!
주섬주섬
이, 이상하네.
주섬주섬
…없어.
설마 잊고 온걸까…
게다가 왠지 졸려졌어. 결국 어제 오빠와 데이트 계획을 생각했더니 아침이 되어버려서 못 잤지.
"하아…"
다리도 지쳤고 조금 쉬자. 거기에 타이밍 좋게 벤치가 있고.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지"
그건 언제였더라…?
히키가야 하치만의 우울
"그 녀석, 늦구만"
먼저 쇼핑을 마치고 약속 장소로 왔지만 유키노가 업삳.
나보다 먼저 나갔을테고, 나는 쇼핑을 하고 왔으니까 순전히 나보다 먼저 도착했을거라고 생각했찌만, 내가 도착했을때는 아직 오지 않았고 그러기는커녕 약속 시간을 지나도 오지 않는다.
유키노가 약속 시간에 늦게 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뭔가 사고나 범죄에 휘말렸거나 혹은…
"그러니까 같이 가자고 했잖아…"
길을 헤맸거나다.
허나 십중팔구 길을 헤맨걸테지. 유키노의 방향치는 보통이 아니다.
1학년때는 학교도 나랑 같이 가지 않으면 도착을 못했고, 어째선지 벽을 향해 전진하려고 하고, 그러는 끝에는 지도를 갖고 있으면서 헤매는 꼴이다.
역시 역에 가는데 길을 헤매는건 오빠도 깜짝이다.
힐끔 시계를 본다.
약속 시간까지 30분, 휴대폰에 전화를 걸어봐도 연결되지 않으니 이건 찾으러 가지 않으면 안 되나.
나참, 이쪽도 여러모로 유키노가 가고 싶어하는 곳을 미리 조사해뒀는데.
설마 탈것을 타진 않았을테니까 도보겠지. 거기다 유키노의 체력을 생각하면 그린 먼곳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집에서 여기까지 오는 루트를 생각하면 길을 헷갈릴 가능성이 있는 포인트는 세 군데.
샅샅이 뒤지는 수 밖에 없나.
"…몇 살을 먹어도 손이 가게 만들고 말야"
서두르지 않으면 어두워지고 기온도 내려간다. 유키노가 감기들고 만다.
가방에 아까 사둔것이 든 상자를 집어 넣고 히키가야 하치만은 달린다.
벽에 귀가 있고, 뒤에 동생 있으리
"언니 늦네요"
약속 시간은 진작에 지났는데 언니가 오지 않는다.
"코마치, 역시 엿보는거 그만두자"
"그럼 유이 언니는 오빠랑 언니가 위험한 일선을 넘어도 괜찮아요?"
"아니 몇 번이나 말하지만 유키농이랑 힛키는 남매잖아?"
"그러니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코마치의 사례까 있으니까 그건 부정 재료는 되지 않아요!"
"코마치가 이상한거야!"
정말이지 유이 언니는 모른다. 어렸을 무렵부터 오빠랑 함께 있으면 다른 남자는 그냥 원숭이로밖에 보이지 않아!
오빠보다 다정한 사람도, 오빠보다 우리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사람도 이 세상에는 없으니까.
"그치만 정말로 유키농 늦네"
힐끔 시계를 확인한다. 응. 30분 지각. 이건 그거네!
"언니, 아마 길 헤맨거네요…"
"에엥!? 코마치네 집에서 역까지 오는 길에 헤맬 요소 있어!?"
놀라는건 무리도 아니다. 하지만 그 언니라면 있을 법하다.
어쨌든 곧장 일직선 도로에서 길을 헤맨 적이 있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거랑 비교하면 이번 일은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니까 혼자 보내지 않는 편이 좋다고 오빠가 말했는데"
"어떡할래? 우리도 찾으러 갈까?"
오빠도 역시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뛰어서 찾으러 갔다.
"아뇨, 코마치는 쇼핑하고 집에 돌아가서 저녁 준비를 할래요. 아마 둘 다 몸이 식어서 돌아올테니까 따뜻한걸 만들어야죠. 스튜나 전골이나, 어느걸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아니아니, 코마치 너무 차분하네!? 유키농이 미아가 됐다면 찾으러 가야지!"
응? 아아, 그런가. 유이 언니는 모르나.
확실히 언니가 혼자서 나가는 일은 없으니까 요즘은 이런 일이 없었고.
"괜찮아요. 오빠가 찾으러 갔으니까요"
"힛키 혼자선 못 찾을지도 모르잖아!"
"괜찮다구요.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코마치가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무렵에 언니가 오늘처럼 미아가 됐는데 그 때도 오빠가 찾으러 가서 찾아왔으니까요"
"아니, 그치만…"
"정말로 괜찮아요. 어차피 언니로선 그리 멀리는 못 가구요. 거기다…"
"거기다?"
"오빠가 언니를 못찾을리도 없으니까요"
오빠는 언제나 언니라면 뭐든지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도와줬다.
어차피 걱정하는것만으로도 헛수고다. 왜냐면 언니에겐 오빠가 붙어있으니까.
"그치만 길을 헤매는게 코마치였다면, 오빠는 저렇게 필사적으로 찾으러 와줄까나…"
꾸욱 치마를 움켜쥔다.
내가 생각해도 치졸하다고 생각하지만 언니가 좀 부럽다.
"분명 힛키라면 코마치가 상대여도 필사적으로 찾아줄거야. 왜냐면 유키농도 코마치도 소중한 『동생』인걸"
동생, 인가…
선잠의 약속
"훌쩍…오빠야, 어디…?"
모르는 거리.
모르는 사람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른채 걷는다.
그런 와중에 다리가 피곤해져서 웅크려 앉아버린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오늘은 심부름으로 근처 슈퍼까지 가서 시장을 보고 돌아와서 오빠한테 칭찬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이대로 두번 다시 오빠를 못 보게 되는걸까…
오빠, 보고 싶어.
"…오빠야…"
"유키노!"
누군가가 나를 부르고 있다.
지금 가장 듣고 싶은 목소리로.
"유키노!"
"…오빠야…?"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 달려왔다.
"유키노, 늦어져서 미안해"
"오빠야!!!"
무심코 껴안는다. 그러자 지금까지 참고 있던 눈물이 자리를 벗어난듯 흘러나온다.
"이제 괜찮아. 같이 돌아갈까?"
"훌쩍…응…"
좀처럼 울음이 멎지 않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오빠야.
"괜찮아, 유키노가 어디를 가도 내가 마중나갈테니까. 왜냐면 나는 오빠거든!"
생긋 웃는 오빠야.
"…약속이지?"
"그래, 약속이야"
손가락을 걸고 손을 잡고 걸어간다.
잡은 손에서 전해지는 따뜻함과 다정함은 내 안에서 확실한 것으로 변해갔다.
~~~~~~~~~~~~~~~~~~~~~~
"…키노"
"…?"
"유키노!"
아아, 어느샌가 잠들어버린 모양이네.
문득 목소리가 들린 방향을 쳐다보니 숨을 헐떡거린 오빠가 서 있었다.
"오빠…?"
"미안 유키노, 늦어졌어"
"으응. 반드시 와준다는걸 알고 있었어"
언제나 오빠는 나를 찾으러 와주고 도와줬다.
그 어린 날의 약속을 계속 지켜주고 있다.
"하지만, 잘도 여기를 알았네"
고양이를 쫓아 엉뚱하게 꺾은데다 돌아다녀서 스스로도 어디인지 모르는데, 왜 여기를 안 걸까?
"나는 유키노의 오빠니까. 오빠라는건 동생이 있는곳 정도는 아는거야"
역시 그렇게 말하는구나.
"자, 몸 식었지. 유감이지만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감기 걸리면 큰일이니까"
슥 내밀어지는 오른손.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따뜻하고 다정한 손.
꼬옥 손을 잡으면 그것만으로 행복해진다.
그러고보니 할당량 달성이네. 마지막에 손을 잡았던 때와 완전히 같은 시츄에이션이지만.
지금이라면 모든걸 말해도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저기 말야, 오빠, 나…나는 말야"
"아 그래, 유키노. 자, 이거"
문득 생각났다는듯이 오빠가 들뜬 목소리로 가로막는다.
가방을 주섬주섬 뒤지고 꺼낸건 하나의 상자.
"이건…?"
"어제 인터넷으로 보다가 우연히 발견했어. 유키노에게 어울리겠다 싶었거든"
상자 속에 들어있던 목걸이. 고양이를 달래는 디자인이 귀엽다.
"주는거야…?"
"물론. 마음에 들어주면 좋겠는데"
"…기뻐. 저기, 달아줄래?"
조금 부끄러운듯이 목걸이를 매주는 오빠.
"어울려?"
"유키노에게 안 어울리는건 없어"
"고마워, 오빠"
누가 먼저라고 할것 없이 다시 이어지는 손.
실은 오늘 말하려고 생각했지만 그만둘래.
하다못해 오늘만큼은 이 손 안의 행복을 확인해두고 싶으니까.
정말 좋아해, 오빠.
'내청춘 > 짧은 시리즈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로하"선배~" "…"2 (0) | 2015.03.02 |
---|---|
이로하"선배~" "…" (0) | 2015.03.02 |
하치이로 라디오 - 하치이로 라디오 집계결과 (0) | 2015.03.02 |
하치만"어째선지 카와사키하고만 해프닝이 일어난다" 한 그릇 더 (1) | 2015.02.24 |
하치만"어째선지 카와사키하고만 해프닝이 일어난다" (0) | 2015.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