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어째선지 카와사키하고만 해프닝이 일어난다"
 
 
 
 
"……………………아아아아아"
 
방과후. 나는 봉사부 부실에서 평소의 정위치에 엎드리면서 탁한 목소리를 낸다.
 
"…………………우으"
 
몸을 젖히면서 한번 더 소리를 지른다. 꽤 진지하게 지쳤다. 라고해도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서 정신적 피로에 가깝다.
 
내가 왜 정신적 피로라는 외톨이하고 가장 거리가 먼 증상을 일으키고 있냐고 하면, 최근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기인하고 있었다.
 
『――――――――――――』
 
"우……"
 
떠올리려고 하면, 얼굴이 붉어지는걸 자각한다. 지금까지 체험한 적이 없는 사건인건 틀림없지만, 뭐든 최근들어 갑자기 일어나게 됐다.
 
 
게다가 왜 그 녀석하고만, 그런 일이――――.
 
 
잠시 후자와라 류우야같은 소리를 하고 있으니, 유키노시타가 언짢은듯이 중얼거렸다.
 
"……귀가 썩으니까 그만두지 않겠니"
 
평소처럼 유키노시타가 독설을 한다.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니 날카로운 시선이 이쪽을 쏘아보고 있었다. 무심코 소리를 지를뻔하지만 어떻게든 참았다. 무서워.
 
하지만 뭐, 확실히 이런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면 짜증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일어서서 헛기침을 하고 유키노시타에게 대답한다.
 
"미안하다. 조금 기분전환으로 음료수 사올게"
 
"나는 야채 주스로"
 
"네 몫도 사온다고는 안 했어……"
 
새침하게 말하나 유키노시타에게 힘이 빠지면서 뭐, 사죄라는걸로 사주기로 했다.
 
 
 
 × × ×
 
 
부실을 나와 자판기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기분탓인지 발걸음은 무겁다.
 
인간, 익숙치 않은 일이 일어나면 이렇게나 지치는걸까, 하고  통감한다. 역시 나는 사축이 되고 싶지 않소이다. 현실은 지옥이다. 사축 따위 그만해-!
 
사축 틀렸다, 절대로. 라는 결론에 도달해서 갑자기 고개를 드니, 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한 명의 소녀가 내려오려고 하는걸 깨달았다.
 
올려다보는 형태가 되어서 발밑에서 핥는듯이 시선이 움직인다. 늘씬하게 뻗은 다리를 따라, 접혀진 짧은 치마가 눈에 들어온다.
 
거기서 움직일때, 검은 레이스 무늬의 속옷이―――――억.
 
단번에 시선을 드니, 익숙해지기 시작한 포니테일이  눈에 들어왔다. 눈물점이 인상적인, 불량소녀로 밖에 보이지 않는 급우.
 
 
"카, 카와사키……"
 
"히, 히키가야!"
 
 
서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커진다. 그거너 어떤 사정 탓이지만, 그보다도 지금 이 상황에 빠져있다는게 더 컸다.
 
"너, 너, 왜 여기에……"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그녀가 뒷걸음질하듯이 내려가려고 하지만. 계단에 발을 댄 상태로 그런 짓을 해버린 탓에, 발을 걸려서 자세가 기울어졌다.
 
"앗"
 
"――카와사키!"
 
나는 무심코 소리를 지르면서 계단 쪽으로 뛰어갔다. 미끄러지듯이, 공중에 뜬 카와사키의 사이에 파고든다.
 
"――――읏!!"
 
순간. 충격이 몸을 덮치고, 등에 묵직한 통증이 달렸다.
 
"아파라……"
 
중얼거리면서 눈을 뜨니, 시야가 어두운 상태였다. 그 대신에 안면에 온기있는 부드러운 감촉과, 비공을 가득 채우는 달콤한 향이 퍼지고 있었다.
 
"으음!?"
 
"악, 야 히키가야, 숨이 닿고 있어……!"
 
머리위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라는건 나, 카와사키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있어?
 
"미, 미안"
 
"――히얏!!"
 
고개를 떼려고 손에 힘을 넣으니 또 카와사키의 목소리가 올라간다. 그것과 동시에 양손에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는 감촉이 있다는걸 깨달았다.
 
"힛, 히키가야……엉덩이 만지고 있으니까……"
 
울것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걸 듣고, 겨우 자신의 자세가 어떻게 된건지 파악했다.
 
 
――여기 최근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 그건……카와사키하고만, 이런 해프닝이 일어나버리는 것이었다.
 
 
 × × ×
 
 
"늦었잖아"
 
"……좀 있어서"
 
부실로 돌아오니 이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유키노시타가 말했다. 나는 이 녀석의 근처에 야채 주스 팩을 두고 자기자리로 물러나서 앉았다.
 
손바닥을 쳐다본다. 이  장면만 보면 『잠재되어 있는 힘에 눈을 떠서 그 강대함에 당혹해하는 남고생』으로 보이지 않는것도 아니지만, 자이모쿠자도 아니고 그런 망상은 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걸 생각한 시점에서 그거인걸지도 모르지만.
 
그런건 아니라, 떠오르는건 방금전의 일이었다. 손바닥에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볼륨이지만, 결코 두터운건 아니고, 탄력있게 조여진 카와사키의 엉덩이――――아, 안돼 안 돼. 이래선 차라리 중2적인 발상을 하는 편이 나을것 같다.
 
문득 옆을 쳐다보니 유키노시타가 수상쩍은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손 놀림이 음란해. 신고하는 편이 좋으려나"
 
듣고나서 눈치챘지만 손을 쥐락펴락, 마치 주무르는 듯한 동작을 하고 있었다. 이거 무의식으로 했다니, 나 되게 위험하잖아. 꽤 진심으로 침울해지는데.
 
라고는 해도 여기 최근에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카와사키와 해프닝 탓에 도무지 사회로가 복숭아색으로 물들어버리고 있다.
 
원래는 진로희망 조사표를 받으러 갔을때 카와사키의 검은 레이스를 보고만 것이 시작이었던것 같다. 거기에서 교실에서 한번 더 보고, 동생인 타이시의 의뢰를 받고, 거기서 일단 관계가 사라졌다.
 
하지만 문화제, 수학여행을 지난 부근부터 여기저기서 조우하는 일이 많아졌다.
 
거기에서다. 해프닝이 일어나게 된 것은.
 
 
『히, 히키가야, 얼른 떨어져……!』
 
『부, 붉은 레이스……아니, 카와사키 아파아파, 등을 밟지마라고!?』
 
내가 넘어졌을때 카와사키의 치마 속에 얼굴을 파묻어버리거나.
 
 
『우와, 엄청 내리는구만 이거……아나그래, 카와사, 키?』
 
『――앗!? 보, 보지마 히키가야!!』
 
갑자기 내린 비에 처마밑에 비를 피하다 속옷이 비친 카와사키를 목도해버리거나.
 
 
『읏, 위험해!? ……어라, 뭐야 이 부드러운거』
 
『~~~~~~~~~~읏!? 주, 주무르지마 히키가야아!?』
 
넘어질뻔한 카와사키를 안아붙들었을때 있는 힘껏 가슴을 주물러버리거나.
 
 
――그 밖에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일단 마랗자면 요즘 카와사키를 보는거서 만으로 끙끙 거리게 되버렸다. 남고생 입장으로는 건전한 본능일지도 모르지만,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건 좋지 않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유키노시타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표정까지 음란해. 히키가야의 머리속은 그것 뿐이니?"
 
"……그런거 아냐"
 
양볼을 찰딱찰딱 치면서 내가 답변하니 유키노시타는 한숨을 쉬고 읽던 책을 덮어, 야채 주스에 빨대를 꽂았다.
 
유키노시타가 조용히 빨대를 빨기 시작했을때 기세 좋게 부실 문이 열렸다.
 
"얏하로-!!"
 
"실례합니다-"
 
낙천적인 목소리가 울려퍼져서 안 봐도 딱 유이가하마라는걸 알았다. 그런 바보를 뒤따른 이 약삭빠른 목소리는 틀림없이 잇시키 일것이다.
 
둘은 쾌활한 발걸음으로 평소의 정위치에 앉는다. 유이가하마는 그렇다치고 왜 잇시키는 늘 내 옆에 앉는거야. 카바레 아가씨냐. 우와 엄청 어울릴것 같아.
 
유이가하마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면서 우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까 말야, 여기 오는 도중에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사키사키랑 만났어-"
 
"윽!"
 
"……선배?"
 
"………………"
 
무심코 반응해버린 탓에 잇시키와 유키노시타에게 수상쩍은 표정으로 응시받는다.
 
유이가하마는 그걸 이상하게 쳐다보면서도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야-, 왜 그래? 라고 물었더니 말야-. 왠지 작은목소리로 중얼중얼 거려서 마지막에는 잘 못들었지만, 『요즘 곤란한 일이 있어』라고 해. 이건 봉사부의 차례가 아닐까나- 생각하는데, 어때 유키농?"
 
초등학생 수준으로 막연하게 말하는 유이가하마였지만, 말하는 내용은 꽤 위험한 흐름인것 같다. 아니, 어쩌냐고. 『요즘 히키가야한테 몸을 만져지는데』라는 의뢰받으면. 농담없이 신고당해버리잖습니까- 싫다-.
 
전전긍긍하고 있으니, 질문받은 유키노시타는 동요하지 않고 태연하게, 당연하게 대답했다.
 
"……그녀가 의뢰를 할지 아닐지에 달려있는거 아니겠니?"
 
"그런가, 그렇지"
 
부장님의 대답에 유이가하마는 응응, 하며 끄덕이고 자기완결한 모양이었다.
 
문제자체는 잠재한 상태지만, 일단 이 자리의 화제로서는 끝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니 냅다 파고든 녀석이 있었다. 이 ㅅ시키다.
 
"아까 선배, 반응한것 같았는데요, 뭔가 알고 있나요-?"
 
모른다는 말투로 묻고 있지만, 틀림없이 고의로 하고 있다. 이 년……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냉정하게 대답한다.
 
"아무것도 아냐. 좀 다른 생각을 하던것 뿐이다"
 
"흐-응, 그런가요-"
 
내 대답에 얼빵하게 대답한 잇시키였지만, 다음 순간 히쭉 미소를 짓고 부실 문을 가리켰다.
 
 
"――그럼 아까부터 계속 문의 틈새로부터 카와사키 선배가 선배를 쳐다보고 있는건 관계 없는건가요-?"
 
"……………………………하?"
 
 
잇시키가 가리킨 방향을 쳐다보니, 확실히 카와사키가 문 틈새로부터 나를 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니, 이쪽을 손짓하고 있었다.
 
일단 나는 일어서서 입구로 향한다. 그 모습을 유이가하마, 잇시키, 유키노시타 셋이서 응시하고 있었다.
 
입구까지 도착한 나는 문을 탁 닫고 고개숙이고 있는 카와사키에게 묻는다.
 
"왜 그래, 카와사키?"
 
내 짊룬에 그녀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이윽고 조심조심 입을 열었다.
 
"최, 최근에 그,……그거 말인데"
 
그래, 나도 머리를 골썩히고 있는 그거다. 어떡할까 생각하고 있으니, 카와사키가 말을 이었다.
 
"히키가야에게 여러모로 당해서, 나 더는………아무튼, 채, 책임 져줬으면 좋겠는데!"
 
"……하아!?"
 
카와사키의 말에 등 뒤의 문에서 소음이 들려왔다. ……듣고 있었구만, 그 녀석들.
 
발꿈치로 문을 가볍게 차자 뒤쪽에서 『히얏!?』하는 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카와사키에게 말한다.
 
"아, 아니, 미안하다고는 새애각하고 있는데 말야. 사고 같은거잖아?"
 
카와사키가 내 말을 듣고 울상을 지으면서 노려본다.
 
"……뭐야, 그렇게 싫어?"
 
"그, 그런건, 아니지만……"
 
울상이지만 묘하게 박력이 있는 시선을 받고 나는 종잡지 못하게 대답한다. 다그치듯 카와사키가 말을 잇는다.
 
……하지만, 나온 말은 약간 폭발력이 지나쳤다.
 
 
"무, 문화제때, 사랑한다고 말한 주제에……"
 
"엥"
 
어라, 나 그런말 했던가. 기억을 되짚어보니, 확실히 문화제때 카와사키랑 뭔가 대화를 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건 사가미가 있을 확률이 높았던 옥상으로 올라갈 방법을 물었을때일것이다. 카와사키는 그 방법을 대답하고, 내가 답례를………………앗, 말했다. 있는대로 말했잖아!!
 
"그, 그랬었지요……"
 
무심코 경어로 대답을 하니, 등 뒤에서 또 소음이 성대하게 들려왔다. ……조금 더 감출 노력을 해줘.
 
"……그래서, 어떡할건데, 책임 져줄거야?"
 
그렇게 묻는 카와사키에게 몰려, 문에 등을 기대는 형태가 된다. 거기서 카와사키가 문에 손을 대서 마침 벽쿵같은 구도가 되어버렸다.
 
"그, 그건……"
 
대답에 궁해있으니, 등 뒤에서 유이가하마의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스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옵!!!"
 
그것과 동시에, 등을 기대하고 있던 문이 사라졌다. 즉, 나는 등뒤로, 카와사키는 앞을오 넘어지는 듯한 형태로――――.
 
"우옷!?"
 
"꺅ㄱ?!"
 
등에 충격을 느끼고, 다음으로 느낀것은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그 감촉은, 어째선지 입술에도 느껴졌다. 눈 앞에는 카와사키의 얼굴.
 
"무, 무, 무무무무무무무무"
 
"……아차-"
 
"………………"
 
세 사람이 우리를 내려다보는 형태로 쳐다보고 있다. 그 반응은 삼인삼색.
 
나는 겨우 사태를 파악한다. 즉, 지금 나는.
 
 
――카와사키와 입술을 겹치고 있다.
 
 
"읏! 이, 이래도 안 돼, 는거야?"
 
입술을 뗀 카와사키가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면서 나에게 묻는다. 마치 그 말투, 노린것 같다…….
 
나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긁으면서 고개를 돌리며 대답한다.
 
 
"……선처합니다"
 
내 말에 카와사키는 『……그래』라고 한 마디 대답하고, 그대로 내 가슴팍에 체중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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