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화
최고의 한 순간BIFROST
 
 

 1
 

 조사 의뢰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전부터 추적중이었던 마술사 오렌츠의 거점을 발견했습니다.
 다른 종이에 첨부해둔 지도에 따라 해당하는 장소에 거점을 갖추는 오렌츠를 토벌하세요.
 오렌츠는 불로불사를 전문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만 별동대의 조사에 따르면 이미 이론이 파탄되어 있다는건 명백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렌츠는 연구를 중지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주위에 있는 많은 인명을 말려들 우려가 나왔습니다.
 신속하고 확실하게 오렌츠를 토벌하세요.
 이론이 파탄나 있다는건 알았기 때문에 오렌츠가 사용하고 있는 설비나 자료에 대해서 보존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렌츠 토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그 과정에서 설비나 자료를 파괴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라는 이이기였지만 칸자키 카오리는 도를 뽑아 크게 날뛰지 않고 비치된 의자에 앉아있었다. 길다란 다리를 꼬고 양손을 가볍게 팔짱 끼고 있는 모습은 언제나 냉정침착한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누가 봐도 기분 나쁘다는걸 알만한 몸짓이었다.
 청바지 샵의 점주나 관광가이드 소녀는 여기엔 없다.
 이번 작전에 참가하고 있는건 칸자키 뿐이다.
 점주는『오랜만에 손이 비었다아!! 이걸로 겨우 넷 통판용 청바지를 포장할 수 있어!!』 등을 외치고 있었지만 아마 다른 지점에서 칸자키의 동향을 마술적 모니터, 백업을 맡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 대해산 알 바가 아니다.
 그녀가 있는 곳은 좁은 공간이었다.
 유원지의 관람차를 크게 만든 느낌일까.
 재질은 차가운 질감의 검은 돌인 모양이었지만 지질학자가 보면 저도모르게 눈썹을 찌푸리고 말 것이다. 혹은 미지의 물질을 발견해서 크게 기뻐할지도 모른다.
 오렌츠의 거점이었다.
 보다 엄밀하게는 그 일부라고 표현해야 할까.
 배와 항구같은 것을 이미지하면 된다. 오렌츠는 자신의 거점에 남을 접근시키는걸 싫어하여 긴 교통로를 스스로 부설하고 있었다. 칸자키는 그『배』안에 잠입해 있다는 것이다.
 "어이"
 거기에 칸자키의 귀로 소녀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반대쪽 의자에 12살 정도의 소녀가 앉아있었다. 어깨에 닿을 정도의 금발에다 무턱대고 보는 자를 위압하는 눈동자. 하얀 블라우스에 치마, 가느다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씌워져있어서 왠지 그랜드 피아노 같은 인상이었다. 신장은 140센티에도 미치지 않지만 쓸떼없이 태도가 거만한 아이다. 옆의 검은 예복의 남자를 부리는 소녀는 뺨에 닿는 머리카락을 한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굉장히 성가시다는 어조로 칸자키에게 말을 걸어온다.
 "이제 작작 시시한 노려보기는 그만두지 않을까. 네가『필요악의 교회네세사리우스』의 인간이라는건 알고 있어. 그리고 특별히 넘어가줄 이유도 보이지 않아. 내가 생각하기엔 네가 여기서 나한테 죽을 도리정도는 이해하고 있겠지?"
 "어라, 기막힌 우연이로군요"
 칸자키도 평소엔 보이지 않는 듯한 얇고 얇고 얇은 웃는 얼굴로 대응했다.
 마치 무릎배게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수평으로 놓아두고 있는 길다란 도의 칼집으로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인다.
 "이번에 제게 맡겨진 일은 따로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당신들『새벽녘의 햇살』을 놓아줄 이유는 없습니다.『황금』계열 에선 런던에서 최대규모의 마술결사인 그 통솔자 버드웨이. 잔학비도로 알려진 당신들이 과거에 우리『필요악의 교회』에 얼마만큼의 짓을 해왔는지 가슴에 손을 대고 생각할 시간을 드릴까요?"
 마술사 오렌츠의 토벌을 위해 찾아온 칸자키였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그것 이상으로 성가신 난적과 조우해버린 것이다.
 순간 마술결사『새벽녘의 햇살』과 오렌츠의 협력관계에 대해서도 고려했던 칸자키였지만 그 추리는 스스로 부정하게 됬다. 사전정보로서『새벽녘의 햇살』의 멤버가 오렌츠의 재산의 보관고나 마초 재배장 등을 습격하고 있는건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마술사 사이의 이해 불일치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칸자키와는 다른 이유에서 마술사 오렌츠를 토벌하러 온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협력할 필요는 없다.
 하나의 목적을 위해 열 개의 에리어에 손해를 내는 것으로 알려진 흉악한 마술결사의 보스. 여기서 손을 써서『처형탑』인 마술적뇌옥으로 이송시키면 그 만큼 런던의……아니 세계 치안이 퍼센트 단위로 회복한다.
 "마크"
 버드웨이는 의자에 앉은채로 옆의 남자에게 작은 손을 뻗었다.
 "저쪽도 내 취향 선택을 해주는 모양이야. 내 상징무기심볼릭 웨폰을 꺼내. 이번엔『지팡이』가 좋겠어. 끈질긴 오물은 물로 씻어 흘려야지"
 그렇다면 받아들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얼른 도를 뽑아 죽이지만 않고 벨까 라며 눈을 가늘게 뜬 칸자키였지만 마크라고 불린 예복의 남자는 특별히 대응하지 않았다.
 그렇다.
 애초에, 보스인 버드웨이의 명령도 들으려 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로 젓을 뿐이었다.『지팡이』같은걸 꺼내드려는 거동도 하지 않는다.
 "안 됀다구요, 보스"
 손을 내민채로 기분 나쁘게 눈썹을 찌푸리는 버드웨이에게 살짝 타이르듯이 고한 마크는 그리고나서 칸자키 쪽을 보고
 "영국 청교의 성인님도 부디 자중을. 나라의 세금에서 얼마나 받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에서 같이 쓰러질 각오를 할 정도로 일에 열심히 하는 샐러리맨도 아니겠지요"
 버드웨이는 처음으로 부하 쪽을 봤다.
 번뜩 이라는 의성어가 나올 기세로 안구만 그쪽으로 향하고
 "……설마 이 내가 이 정도의 폭유녀한테 뒤를 잡힐거라고 생각하는거냐? 이런 전투중에 젖을 흔들면서 적을 기쁘게 하는것 밖에 못할것 같은 여자한테?"
 "……그 대사만으로도 이미 때려눕힌다가 충분합니다 괜찮겠지요 그럼 때려팬다"
 일촉즉발이 될것 같아서 마크는 솔직하게 문 쪽으로 이동했다. 그대로 자연스럽게 퇴실하려는 모습으로 손잡이로 손을 뻗는다.
 칸자키와 버드웨이의 안색이 변했다.
 "우왓! 당신은 도대체 무슨 짓을―――!?"
 "멍청아! 그걸 열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거냐!?"
 "『밖』에 대해서 생각 나셨습니까"
 마크는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확인을 구하듯이 질문을 했다.
 윽……하고 약간 겸연쩍은 얼굴을 짓는 VIP 두명에게 마크도 이마를 가볍게 닦는다. 솔직히 그 자신도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괴물급 마술사 두 명이 이런 좁은 장소에서 서로 죽이기를 하면 틀림없이 외벽이 안쪽에서 부숴집니다. 그렇게되면 우리들은 끝이다. 당신들이 제로기압의 무산소 상태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공교롭게도 저는 그렇게까지 물리법칙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부탁이니까 저를 말려들게 하지 마세요. 알겠습니까?"
 바깥.
 거기는 지구의 대기로 보호받는 공간이 아니다.
 달려진 작은 창문으로 들여다보면 칠흑의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칸자키의 길다란 포니테일도 자연스럽게 둥신둥실 떠다니고 있고, 버드웨이의 치마도 손으로 누르지 않으면 올라갈것 같다.
 두 명의 괴물은 정면에서 노려보지만 그 허리가 의자에서 뜰 일은 없었다.
 마술사 오렌츠 거점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죽이자.
 적대하는 두 사람은 완전히 똑같은 생각을 머릿속에서 하고 있지만 입밖으로 꺼내진 않는다.
 버드웨이는 불만스런 표정으로 작은 주먹을 쥐고 자신의 머리 앞에서 가볍게 휵휵 휘두르고
 "……네 주장이 올바르다는건 알았지만 네가 나보다 올바른 소리를 하는게 마음에 안들어. 화풀이 좀 당해라"
 "그 사고 프로세스가 이미 완벽하게 잘못된 우와아아악!?"
 용서없이 얻어터진 마크였지만 무중력하에선 다리의 지지대가 힘이 없기 때문에 고양이 펀치 정도의 파괴력밖에 없다. 게다가 때린 쪽인 버드웨이마저 의자에서 떨어져 공중을 둥실둥실 회전하기 시작한다.
 왠지 이제 빨리 돌아가고 싶다아, 칸자키 카오리는 좀처럼 드물게 한숨을 쉬었다.
 얼굴 바로 옆에선 우는 아이도 뚝 그치게 만드는 마술결사 보스의 팬티가 대공개 되고 있다.
 
 

   2
 

 
 한동안 시간이 경과했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마술사 오렌츠의 거점에 도착할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좁은 공간에는 기분 나쁜 침묵이 있었다.
 침묵 속에 작은 소리가 섞이고 있다.
 마술결사『새벽녘의 햇살』의 보스 버드웨이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두개로 나눈 휴대 게임기 버튼을 연타하는 소리였다. 너무 집중하고 있는 탓일까 그 작은 몸이 의자를 떠나 둥실둥실 회전하고 있는데 본인은 깨닫지 못한 모양이었다.
 "……이런건 동생이 특기인데. 어이 마크. 협력 플레이로 낑겨올거라면 제대로 어시스트 해라. 이 보스 적의 강도는 보통이 아니다"
 그러자 벽 쪽에서 같은 기종의 게임기를 조종하고 있는 예복 차림의 남자는 한숨을 쉬고
 "저도 익숙하지 않다구요. 뭣하면 솔직하게 패트리시아 아가씨께 초강력 아이템을 거래해서 받으시는게 좋지 않습니까?"
 "저런 동생한테 고개를 숙일 정도라면 100시간을 걸어서라도 자력으로 클리어하는 편이 나아. ……야이 허접아! 마크, 회복계인 네가 가장 먼저 빈사에 빠지면 어쩌잔거야!! 이러니저러니해도 어시스턴트를 부탁하는 내 부담이 커지잖아!!"
 "보스. 그럼 이제 제게 의지하지 말고 자력으로 클리어 하세요"
 여기에 오기전부터 어지간히도 어울리고 있는 것일까, 거의 반쯤 울고 있는 마크에게 버드웨이는 네 개의 버튼을 누르고 귀찮다는 듯이 숨을 뱉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저쪽 자리에서 주머니 사이즈의 성서를 넘기고 있던 칸자키 쪽에 시선을 던지고
 "어이. 넌 이거 잘하냐? 마크의 반사신경과 동체시력은 전혀 못 써먹겠어. 일본에서 유행했던 게임의 영어판이니까 너도 친숙하겠지?"
 "그런 것에 관심은 없습니다. 제가 태어난 고향이 어느 종의 게임대국인건 인정하지만 그 국민 전부가 정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성서에서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하는 칸자키한테 버드웨이는 칫 하고 혀를 차고
 "……결국은 할망구냐. 이 정도의 테크놀리지도 따라오지 못한다니"
 "한번 엉덩이를 맞지 않으면 예의라는걸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군요, 이 빌어먹을 애송이는"
 또 성가신 배틀 분위기에 쌓이고 있었다. 쓸떼없는 죽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마크는 커흠 헛기침을 하고,
 "……그 이상 복잡해지면 이 무중력 공간에서 토할겁니다"
 큭 하고 인질을 붙잡힌것 처럼 두 명의 여성은 입을 다문다.
 두 사람이 전투 자세를 풀은 시점에서 마크는 버드웨이 쪽에 시선을 주고
 "보스도. 슬슬 사업 모드로 들어가지요. 공사의 구별을 못하는 인간은 지휘관으로서의 자질을 의심받습니다"
 "흥. 그럼 세이브 포인트까지 되돌아 간다. 마크, 이것 이상 전격계의 마비공격을 받으면 치료 안하고 그대로 에리어에 버리고 간다"
 한동안 휴대 게임기와 노려보던 마술결사 보스였지만 이윽고 그녀는 소형기계 스위치를 끄고 두 개로 나눈 몸체를 합쳐서 마크 쪽으로 던졌다. 아무래도 일단 끝난 모양이었다.
 "오렌츠는 미친 마술사다"
 라며 다시 의자에 앉은 버드웨이는 말을 꺼냈다.
 부하에게 게임기를 들게해서 한가한걸지도 모른다.
 "저건 영원의 생명이 원한다거나 되살아나길 바라는 소중한 사망자가 있다거나 그런 이유를 내포하고 있는게 아니야. 단순히 자신의 힘으로 남을 휘두르는걸 좋아하는거지. 수명을 고무줄 처럼 늘리는 작업은 그런 취미의 일환에 지나지 않아"
 "목숨을 연장시키는 작업과 같을 정도로 목숨을 줄이는 연구에도 여념이 없는것 같군요"
 시간 떼우기로 칸자키도 어울리기로 했다. 작은 사이즈의 성서는 청바지 주머니에 집어넣고 대화에 참여해간다.
 "즉, 죽이기 위한 기술의 추구"
 "죄다 실패했지만"
 버드웨이는 성가시다는 말투로 말한다.
 "사용하는 비용에 비해 얻어내는 결과가 극단적으로 적어. 인간의 목숨을 사용하는 주제에 인간의 목숨 이하의 내용밖에 만들 수 없다는 거지. 이래서는 동업자한테도 꺼려받는다. 훌륭한 거점을 갖추고 있는것도 거창한 이유가 있는것도 아냐. 있을 장소를 잃고 이런 구석까지 쫓긴것에 지나지 않아"
 "거점 구축에 관해서 몇가지의 기술은 학원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과학사이드 사이에도 접촉을 하고 있는 모양이군요. 덕분에 위쪽은 조기해결을 바라고 있는 모양이지만요"
 "그래서 일부러 성인님이 출장 왔다고? 어이어이. 영국 청교 말고도 학원도시에 엉덩이를 흔들고 있는거냐. 여자의 몸을 무기로 삼는 걸레는 그렇게 오래 쓰지 못하지 않나?"
 "쫑알대는 입은 앞니를 부러뜨리면 다물나요? 아니면 목?"
 복잡해질것 같아서 예복 차림의 남자 마크는 말없이 문 손잡이 쪽으로 향했다. 칸자키와 버드웨이는 황급히 화해모드로 바꿔들어간다.
 "오렌츠의 논리는 냅두기로 하고 영원의 생명이라는 문제는 클리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
 "어려운 문제군요"
 칸자키는 말장난에 어울리기 위해 조금 머리를 써서
 "사람의 손으로 바라는 형태의 목숨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몇가지가 있습니다. 클론 기술 등과 마찬가지……목숨이란 무엇인가 는 몰랐다고치고 목숨을 둘러싼 육체를 만들어내는건 가능하니까요. 실제로 최근에도 특수한 알파를 만든 마술사와 얼굴을 마주쳤고요. 하지만 알파의 석화를 기초로 제조를 해도 생전과 똑같은 모델이 만들어진다라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내는건 가능해도 과거와 똑같은 생명을 만들어내는건 불가능하다"
 "지금 있는 목숨을 연장시키는 방향으로도……애초에 인체 베이스 그 자체가 쇠약해진거니까요. 세포분열의 프로그램에는 소수점 이하의 어긋남이 있습니다. 테로미아를 무한으로 연장시킨 정도로는 영원의 생명은 얻을 수 없습니다. 필시 세포가 암으로 변해가는 결말이겠죠"
 다른 물품이나 소재에 사람의 목숨을 바꾸는 연구도 몇가지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다만"
 버드웨이는 뭔가를 떠올렸는지 킥킥 미소를 지으면서
 "확실히 페이스트 상태의 뇌를 석탄 속에 섞어서 속에 넣었었지. 켈트 신이 사용한 마탄의 제조법을 참고로 했었어. 좋은 느낌으로 이상한 색깔을 방출하고 있으니까 마탄 속에 인간의 혼이 탄환 채로 깃들여 있는거라고 생각한게 아닐까?"
 "혼이 어떠한 것인지 누구도 몰랐는데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칸자키는 말한다.
 "애초에 뇌에 혼이 깃들어있다는 가설자체가 어디까지 신빙싱이 있는지 원. 도교의 경락이나 요가의 집중법등에선 육체의 각개로 힘을 통하는 것으로 정신의 안정을 얻는 모양이고"
 "신기한거지. 우리는 자신의 생명력을 마력으로 정제해서 여러현상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원천인 혼에 접촉하는것도 이루지 못하는 거니까"
 "어차피 역효과인게 아닙니까?"
 칸자키는 적당한 어조로 말장난을 계속한다.
 "사람의 혼을 수납하기 위한 최고의 그릇은 역시 인간의 몸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인간의 혼은 용기로서 최적의 형태가 되듯이 이 몸은 진화를 이루어 왔으니까요. 무리하게 다른 그릇에 옮긴다해도 반대로 혼의 붕괴 속도가 늘어날 뿐이겠지요"
 "뭐, 가령 어딘가의 마술사가 뭔가의 다른 그릇을 인공적으로 만들었다해도 그건 먼 미래의 인류의 형태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버드웨이는 종이팩 오렌지 주스에 빨대를 꽂고 비누거품처럼 둥실둥실 떠오르는 액체를 입으로 붙잡는다.
 "그 밖에도 진화의 방향성을 좀 더 추상적으로 잡아서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지 않고 어서 천국에 가고 싶어하는 녀석들도 있는것 같지만"
 "그쪽 케이스는 증명할 수가 없습니다"
 칸자키는 한숨을 쉬었다.
 "애초에 신묘한 창의궁리를 하지 않아도 품행방정하게 천수를 다하면 천국으로 간다는 장치가 되어 있으니까요. 오히려 안그래도 수상쩍은 마술사보다도 보통의 일반인 쪽이 천국으로 갈 확률은 높을것 같습니다"
 "뒷 기술로 천국에 가고 싶어하는 녀석들은 그러고 싶다는 이유가 있다는거지. 똑바로 공부 잘하는 아이는 일부러 몰래 입학 같은걸 이용할 필요는 없으니까"
 "애초에 영원의 생명같은것에 의미는 있는겁니까?"
 칸자키는 어깨를 움츠리고 그 움직임으로 의자에서 둥 뜰것 같아서 황급히 의자 등받이를 다시 잡는다.
 "이 혹성이고 우주고 언젠가는 멸망해. 그런 가운데서 혼자만 영원의 생명을 갖고 있었다 해도 먼저 주위의 세계가 부숴져가버리면 결국『개인적인 종언』을 해버리는 게 아닙니까? 뭐, 산소도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떠다니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라고 해버리면 거기까지 입니다만"
 "지구 전인류와 혹성의 자원, 남은건 항성에서의 광량과 열량을 영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클리어 가능하지만 그걸 하기엔 다른 천체에서 자웡늘 끌어올 기술이 필요하니까"
 뭐, 지구 100개 정도의 자원이 갖추어져 있으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지만 라며 버드웨이는 적당하게 산출한다. 당연하지만 그 만큼의 자원을 긁어모으면 인류 쪽이 지구를 탈출해버리는 편이 낫다.
 "그러고보니 오렌츠는 어떤 가설을 세우고 있던 거였죠"
 "어이어이. 지금부터 죽일 상대의 특기분야에 대해서 사전조사도 안한거냐?"
 "이미 이론이 파탄되어 있다는것만 전해들었을 뿐입니다. 상세하게 설명듣지 않았다는 것은 전투에 관해서 중요도가 낮고 모르는대로 싸워도 그 대로 이긴다고 판단한거겠지요"
 "성인은 힘으로 밀어붙이는구만"
 버드웨이는 종이팩을 꼬옥 짜고 빨대로 뿜어나오는 오렌지색 액체를 옆에 선 마크의 입으로 날리면서,
 "아까 너는 이 혹성이나 우주는 언젠가 멸망한다고 말했지. 하지만 현재상태 한없이 영원이 수명에 가까운 것은 이미 인간의 손으로 인해 만들어지고 있어"
 "……?"
 "마도서의『원전』이야"
 
 
 

 3
 

 
 
 많이 이야기를 해서 조금 지친건지 버드웨이는 거기에서 한번 말을 중단했다. 대화에 참가하고 있는 칸자키의 페이스는 상관이 없었다. 마술결사의 보스로서 많은 부하에게 둘러싸이는 일에서 어쩌면 다소 제멋대로일지도 모른다.
 "조금 배가 고프군. 비상식량을 먹자"
 "……당신은 아까전에도 주스를 마시지 않았습니까?"
 칸자키가 미심쩍은 얼굴을 짓지만 버드웨이는 신경쓰는 태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걸로 배가 차겠냐. 어이 마크. 비상 식량을 내놔. 캐러멜 맛이 좋다"
 네, 네. 말하면서 마크는 품에 손을 넣는다. 안에서 꺼내든것은 일본에도 팔고 있는 스낵 과자였다. 결사의 부하의 움직임도 여러가지로 힘들어 보였다.
 "보스. 여기는 무중력공간이니까 부스러기가 흩날리지 않도록 먹어주세요. 봉투를 열었을 때도 조심하세요. 파앙 열어버리면 주변이 스낵 과자 투성이가 되버리니까요"
 "하나하나 끈질기네. 괜찮아, 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야"
 한숨을 섞어 과자 봉지를 받아드는 버드웨이. 작은 두 손을 사용해 봉지의 상부를 팟 하고 기세좋게 연다.
 하지만 여기는 무중력 공간이다.
 어떤식으로 힘이 움직였는지 과자 봉지가 두 손 사이에서 거슬로 오르듯이 회전했다. 순식간에 봉지의 내용물이 자유를 손에 넣고 좁은 공간 구석구석까지 퍼져가고 있다.
 잠자코 있을 수 없었던건 칸자키였다.
 "『이 나』는 대체 누구였던 겁니까!? 있는 힘껏 흩뿌려졌잖습니까!!"
 "호탕한 내가 주는 전별(餞別)이다. 고맙게 먹는게 좋을거야"
 "글렀다. 그쪽의 예복 차림의 분, 마크라고 하셨나요. 지금부터 이 빌어먹을 애송이를 때려날릴텐데 승낙해주실거지요!?"
 "저도 이번만큼은 보스의 볼을 잡아당기고 싶은 심경이지만 당신에게 맡기면 큰 배틀 전개 가운데 다같이 줄지어 기압제로인 무산소공간에 방출될것 같아서 부디 염려를 부탁합니다만"
 말하면서도 버드웨이의 손에서 과자봉지를 몰수한 마크는 주변 일면에 떠다니는 스낵을 재빠르게 집어서 봉지 속으로 되돌려간다. 바닥에 떨어지지 않은것에 관해선 세이프 취급인 모양이다.
 그러긴 커녕 원흉인 버드웨이는 불만스럽게 볼을 부풀리고
 "……전에도 말했지만 네가 정론을 말하고 대단하단 듯이 표정을 하는건 엄청 열받는데"
 "어? 잠깐, 왜 제 양다리를 쥐고 있는겁니까 보스!?"
 "전부터 연구해보고 싶었던 테마가 있어. 무중력 하에서 자이언트 스윙을 하면 어떻게 될지 말야"
 우와악! 하는 외침과 함께 헬리곱터처럼 회전을 시작하는 예복 차림의 남자 마크. 그러자 모처럼 회수했던 스낵 과자가 다시 흩뿌려져서 칸자기가 폭발했다.
 "이 놈의 빌어먹을 애송이!! 아까부터 머리카락에 달라붙어서 성가시단 말이야아아아!!!!!!"
 "시끄러워. 일본에는 요리 도중에 머리카락이 들어가 있으면 요금이 공짜가 된다는 풍습이 있잖아? 즉 럭키 라는거잖아"
 "저건 별로 우마이봉에 당첨 같은 친숙한 포지션인게 아니고, 애초에 현재 상황과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자유연구 중에 탈선하는 듯한 얘기를 하지 마, 할망구. 하핫, 굉장해 마크. 중력이 없으면 이런 나라도 어른 남성을 끝없이 돌릴 수 있을것 같다"
 "보, 보스? 시간의 경과와 함께 회전속도가 올라가는게 굉장히 무섭습니다만, 이제 슬슬 용서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응? 실은 내 다리도 바닥을 떠나있어서 말야. 공중에 서 있으니까 다리 버티기가 소용 없어. 즉 일절 브레이크를 걸 수 없는 모양이다"
 냐아악!! 하는 고양이같은 외침소리가 질러진 직후 마크의 상반신이 좁은 공간의 벽에 격돌한다.
 한번 헤집어 놀고 만족한건지 버드웨이는 주위를 둥실둥실 떠다니는 스낵 과자를 손가락으로 집고 입에 던져넣고 다시 의자에 앉는다.
 칸자키는 하마터면 칠천칠도에 손이 갈뻔했지만 끝난일에 단념한다.
 이 녀석하고 싸우는건 오렌츠의 거점에 도착하고 나서다.
 "오, 오렌츠가 마도서워『원전』을 이용하려고 있다, 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뭐어. 현재 상황에선 그게 이 세상에서 가장 길게 유지될것 같은 물품인건 확실하고"
 칸자키의 질문에 버드웨이는 가볍게 대답했다.
 마도서.
 문자 그대로 그건 마술의 지식을 모아넣은 책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원전』이라 불리지만 위험도는 높다. 너무나도 순도 높은 이질적인 지식은 그걸 읽는것만으로도 인간의 뇌를『오염』시킨다고 까지 말을 한다. 농담을 제외하고 인간의 인격을 강제적으로 분쇄시켜버릴 정도의 수준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실제로 공부에 이용되는 마도서의 태반은『사본』이라 불리고 있다.『원전』을 토대로 어느 정도 지식의 순도를 옅은 형태로 기록된 마도서이다.『사본』은『원전』의 속에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이용할건지 라는 목적에 따라서 찬차만별로 변화하기 때문에 마치 변이하는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여러가지 아종을 흩뿌리게 된다.
 "으―음. 생각해보면 저것도 목숨을 건거로군"
 버드웨이는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원전』을 읽으면 인격붕괴한다고 하는데 일부러 그『사본』을 만들려는 녀석들이 있는거니까. 알고 있어? 저거의『사본』을 만드는 녀석들은 마지막엔 반쯤 눈을 뒤집고 거품을 뿜으면서도 손가락만은 기계처럼 움직이는 모양이야"
 "일부 특수한 성질을 가진 사람들은『원전』에서의 오염을 막는 기구를 뇌에 갖추고 있는 모양이지만요"
 "금서목록 같은거? 그쪽이 목숨을 건거겠지. 대체 얼마만큼의 많은 방어기구를 격납시키고 있는거야. 종교방벽이라고 하면 듣기엔 좋지만 한 발짝 잘못하면 인간으로서의 기본성능마저 잃는 레벨의 정신조정을 대체 몇십번이나 반복하는거야"
 "…… 그렇네요"
 칸자키 카오리는 살짝 입을 다문다.
 "그것에 오렌츠의 이론과 어떤 관계가 있다는겁니까?"
 "『원전』은 누구도 파괴할 수 없어"
 버드웨이는 공중을 떠다니던 종이팩 주스를 잡지만 내용물은 이미 텅비어 있다는걸 깨닫고 다시 버렸다.
 "고순도의 마술지식 덩어리인『원전』은 그 페이지가, 문맥이, 도면이, 마치 고도의 마법진처럼 작용해. 말하자면 자립형 마술장치로군. 지맥이나 욕맥에서 흘러나오는 미약한 힘을 긁어모아 몇백배로 증폭시키고……그리고 자신의 책 안에 있는 지식이 만일에 하나라도 소실, 파기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위, 영격을 재촉하지. 그 효과는 양피지의 자연풍화를 허락치 않고 모든 마술사가 다같이 덤벼도 절대로 파괴할 수는 없어"
 "가령 혹성을 탈출했을 경우는 어떻게 되는걸까요. 지맥이나 용맥에서 힘을 빌리고 있다는 것은 그 힘이 새어나오고 있는 대지에서 극단적으로 떨어져버리면 지금까지의 가설은 뒤집혀질지도 모릅니다"
 "글쎄. 하지만 가령 그 정도로『원전』이 힘을 잃는다고 하면……애초에 그 탈출을『원전』의 방어기능이 허락할거라 생각지 않아"
 그『원전』이 어떻다고 하는겁니까. 영원의 생명에 관하는 기술이라도 발견했다고?"
 "아니"
 버드웨이는 검지손가락을 가볍기 흔들고.
 "오렌츠는 좀 더 깊은 의미로『원전』이라는 것에 착안을 한것 같아. 즉,『원전』이 갖고 있는 방어기능을 인체에 장비할 수 없을까 생각한거지"
 "……자살행위다"
 칸자키는 신음짓듯이 말했다.
 버드웨이도 한숨을 쉬고
 "고대의 중국에는 종이 다발을 사용해 갑옷을 만드는 기술이 있었던 모양이군. 값싼 방탄베스트로 조합은 함께였지만, 실은 금속 갑옷보다도 무거웠던게 아닐까 말을 하고 있어. 안성맞춤이잖아. 소재를 필요하지 않는 종이 덩어리에서 다른 것으로 교환하면 꿈의 원전 아머 완성이지"
 "고순도의 마술지식의『오염』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는겁니까……?"
 "나한테 묻지 마"
 "프로 마술사마저도 페이지를 힐끔 본것 만으로도 기절할지 모를 정도의 두통을 겪는 물건이라구요. 그런걸 46시간 안에 달고 있으면 외적요인보다도 먼저 자신의 내측에서 멸해지는게 뻔하잖습니까"
 "으응? 네 작전지시서에는 이런 식으로 쓰여지지 않았나?"
 버드웨이는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의 혈관을 가볍게 찔렀다.
 "마술사 오렌츠의 이론은 이미 파탄되어 있어서 사용할 수 없다고"
 "……"
 "그런거야. 부숴져있는거지. 어떤 의미로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 유토피아라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다지 참고 하고 싶다고는 생각들지 않는 삶이지"
 "서류에는 오렌츠는 파탄된 연구를 그만두려고 하지 않고 다른 많은 민간인을 말려드 우려가 나왔다고 쓰여 있었습니다만"
 "몰라. 우리가 잡아낸건 원전 아머를 만들려고해서 멋지게 머리가 맛이간 오렌츠 군이 더욱이 대규모적인『원전』을 장비하려고 계략을 꾸미고 있다, 라는 정도야. 추적 벽화가 단순한 모양이 아닌 종교적인 신활르 모티브로 그려진것은 왕의 무덤 전체를『원전』화 시키는 것으로 왕의 유체에 뭔가의 간섭을 하려고 했다는 증거다……던가 주장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버드웨이는 빈정거리게 입술을 일그러뜨리고,
 "요컨대 지금부터 향하는 거점을 피라미드라도 바꾸려고 하고 있는게 아닐까? 확실히 왕의 무덤에는 사후 세계의 사자로서 많은 평민을 생매장 하는 풍습이 있었던 모양이고"
 본인은 프로스트 던가 이름을 밝히고 있었으니까, 북구신화의 천계 빌할라로 이어지는 무지개의 다리라는 거지, 라고 소녀는 호언장담했다.
 "……"
 칸자키 카오리의 눈이 희미하게 가늘어졌다.
 파탄나는데도 정도가 있다.
 그러고 보다 커다란 것에 마도서 내용을 휘갈겨 쓰고 싶다라는 욕구 자체는 마도서의『원전』의 목적인『자신의 지식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퍼뜨리기 위해』라는 항목에 합치한다. 어쩌면『원전』의 보호기능은 정말로 어느정도, 오렌츠에게 힘을 빌려주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거점 그 자체가 아머화 되어 있는게 되면 이야기는 성가시게 되는군요.『원전』과 같은 경도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 인류의 기술로는 파괴할 수가 없어집니다"
 "이론상은 말이지. 하지만 실제로 어려운게 아닐까"
 "어째서"
 "네 작전지시서에 쓰여져 있지 않았지? 모르는채로 싸워도 평범하게 이길 테니까, 전달하지 않은 채로 전장에 뛰어들라고. 즉, 그런 위험한 사태가 되지 않았다는 걸 네 상부는 알고 있었다는 거지"
 "……듣고보니……"
 "『원전』이라는건 그렇게 간단하게 순화되는게 아니야. 대전제인 원전 아머로 했다해도 그 마도서의 방어기능이 페이지를 낱낱이 해석하는걸 허가할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어"
 "『원전』이 있다는건 사실이겠죠"
 지극히 성가시단 어조로 칸자키는 한숨을 쉰다.
 "마도서는 자신의 지식을 퍼뜨리려고 하는 자를 아군으로 삼고 그걸 봉인하려고 하는 자를 적대시 합니다. 그렇게되면 오렌츠의 거점에 발을 디디는 우리들은 원전 아머의 유무는 내버려두고『원전』의 방어기능과 싸우게 될 꼴이 될지도 모릅니다"
 "어라. 마술결사『새벽녘의 햇살』인 우리들이 행실 좋게『원전』의 지식을 봉인하려고 생각한다고 한정할 수 없지 않나?"
 "이 애송……"
 "농담이다"
 버드웨이는 적당하게 혀를 내밀고
 "우리는 오렌츠의『원전』에 그만큼 강한 흥미는 갖고 있지 않아. 오히려 세상을『오염』하는 마술서에 대해선 어느 정도 증오마저 느끼고 있지. 우리들은 정말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단순한 마술결사가 아니니까"
 "……?"
 "말해두지만 지금건 농담이 아니야"
 "보스"
 버드웨이의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예복 차림의 남자 마크가 작은 창문의 밖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슬슬 도착할것 같습니다. 준비 정도를"
 "흠"
 마술결사의 보스는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바닥을 밟은 순간에 공중을 빙글빙글 회전하는 꼴이 됬다. 본인은 무중력공간을 비교적 즐기고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마크는 미리 치마 끝을 잡고 펼쳐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어이, 마크. 이제 작작 내 상징무기심볼릭 웨폰을 내놔.『지팡이』다. 도착하는것과 동시에 저 폭유 성인과 결착을 내지 않으면 성이 안차니까"
 "애송이가 지가 하고 싶은말을 쫑알쫑알. ……애초에 연령에 차이가 있으니까 사이즈를 이래저래 말해도 어쩔 수 없잖습니까. 솔직히 말할까요. 냅둬도 커지는거니까 초조해하지 않아도 괜찮다구요. ……뭐, 개중에는 어른이 되어도 글러먹은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마크, 변경이다. 남을 애송이 취급한데다 은근히 자신의 젖을 이겼다고 자랑하는 벌은 만번죽어 마땅해. 지휘봉인 마술검을 내놔. 십자장에서 헤브라이 문자를 굴절하고 시질을 그려 박살 내서 날려버려주마"
 "말하고 싶은건 지금 하나 모르겠습니다만……하지만 신경쓰이는 소릴 하는군요. 십자장? 혹시 십자장의 대응표로 노려보지 않으면 진을 그리는것도 못하는겁니까? 그런대로『황금』계열의 마술결사의 보스라는 자가?"
 "힘 기술로 도를 휘두르고 젖을 흔드는 정도의 능력밖에 없는 근육 바보는 준비가 적어서 편할것 같군. 『신과 같은 자미카엘』의 힘이라도 조금 불러내도 상관없다만?"
 "정말, 곤란하네요. 자신의 힘에 자신감이 없는 아가씨는. 일단 메이저쯤의 힘을 빌리는 것으로 어떻게든 결판을 지으려고 한다면 받아들이겠습다만"
 또 이야기가 성가실것 같아져서 예복 차림의 남자 마크는 문 손잡이 쪽으로 향했다. 저도 모르게 그 쪽으로 시선을 주는 두 사람이었지만,
 "아뇨아뇨"
 마크는 고개를 가로로 젓고
 "이번에야 말로 도착한것 같습니다"
 

 
 
 4
 

 
 
 마술사 오렌츠 트라이스는 만전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자재 반입용『콘테이너』안에 불순물이 섞여있다는건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었던건『컨테이너』하나만 퉁겨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걸 실행하기 위해서는 항로 그자체를 한번 소실시키고 반송중인『컨테이너』와 그 자료 전부를 폐기할 각오가 없다면 할 수 없다.
 언젠가는 적대하는 마술사 올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장비도 준비해뒀다.
 마도서의『원전』.
 그 페이지를 분해해서 갑옷화 하는 프로젝트는 완전하게 성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죽의 거대한 북 커퍼의 뒷면에 금속제 플레이트를 붙이는 것으로『어쩐지 모르게 가슴에 닿아도 쓸 수 있을만한 완고한 책 커버로 책을 보호하고 있다』라는 식으로『원전』의 자동방어기능을 속이는데는 성공했었다. 이로 인해 본래예상했던 출력에는 아득히 미치지 않지만『원전』의 힘의 일부를 장비할 수가 있도록 된 것이다.
 오렌츠의 거점은『원전』의 힘의 근원인 지맥이나 용맥의 힘은 극단적으로 닿기 힘든 환경에 있다. 하지만 그걸 오렌츠에게 있어서 유리하게 작용했다.『원전』의 힘은 너무나도 강해서 오렌츠의 손에는 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약체화 하고 있는 정도가 딱 좋은 것이다.
 어지간한 마술사 정도라면 처치할 수 있다.
 마도서를 장비하는 마술사 오렌츠는 자신의 거점 속으로 들어온『콘테이너』앞에 섰다. 상대는 트로이 목마를 할 작정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지옥을 보는건 그들 쪽이다.
 (나오는건 기다려주마)
 가볍게 자신의 가슴을……장비한『원전』을 가볍게 손끝으로 두드리면서 오렌츠는 생각했다.
 (공평한 입장에서 때려눕히는것으로 변명할 수 없는 절망을 줄 수 있는거니까)
 덜컥,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컨테이너』의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그리고.
 
 갑자기.
 굉장한 섬광과 함께 오렌츠 트레이스는 날려버려졌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오렌츠를 노린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어쨌건 섬광은『컨테이너』의 외벽을 꿰뚫는것 처럼 전방위로 향해 평등하게 쏘아졌으니까. 상자형태의『컨테이너』가 안쪽에서의 폭발로 인해 커다란 꽃처럼 열려있었다. 그 한순간의 전에 예복 차림의 남자가 성가시단 느낌으로『컨테이너』의 밖으로 탈출해 가는 모습도 보인다.
 일격으로 분쇄당한 오렌츠는 중력이 없는 곳에서 둥실둥실 샌드위치 상태가 된다.
 폭발 현장의 중심에서 두 종류의 도와 검을 끼긱끼긱 맞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얼뤠, 니들 나를 쓰러뜨리기 위해 콧김을 뿜으면서 이런 곳 까지 온거 아니었나-? 라고 오렌츠는 거품을 뿜은 입을 어떻게든 움직여서 중얼거리려고 했지만 그에 대해 싸우는 여자들의 대답은 극히 간단했다.
 
 ""닥쳐 빌어먹을 마술사!! 송사리는 나중에다!!!!!!""
 
 제 7화에 계속

 


 

 



 

:
BLOG main image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fpvmsk) by 모래마녀

공지사항

카테고리

모래마녀의 번역관 (1998)
내청춘 (1613)
어떤 과학의 금서목록 (365)
추천 종합본 (2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
05-19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