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화

목숨의 이것저것ALFAR.

 

 

 1
 
 

 조사 의뢰 내용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스코틀랜드 북부의 요충·렌거 부두가 적대세력에 점거되었습니다.
 적대세력의 정체는 렌거 부두를 관리하는 마술사 자신이 만들어올린 마술생명체 알파. 이 알파에는 렌거 부두의 설비·비품 등을 이용해서 더욱 복잡하고 고도의 마술생명체나 대규모 영장 등을 만들 뿐인 지능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가 있어서 그러한 문제로 발전되기 전에 알파를 토벌해서 렌거 부두를 제압해주세요.
 더욱이 렌거 부두는 해외에서의 침입자를 막기 위해서 영국 붑부의 방위라인의 중핵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의 정보를 해외세력에 알려지어 좋은 기회라고 보여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알파가 그러한 해외세력에게서 지원을 받지 않는다고 한할 수 없습니다. 세심한 주의와 함께 제압작전에 임해주세요.
 
 그러한 이유로 스코틀랜드에 있다.
 현재 상황의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부 아일랜드의 네개의 문화권으로 성립해 있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안에서도 제일 북쪽에 있는 지방이었다. 더욱이 문제인 렌거 부두는 스코틀랜드의 북쪽의 북쪽. 최북단에 설치되어 있어서 섬나라 영국으로의 바다나 하늘에서 찾아오는 수상한자를 처음부터 침몰시키기 위해 기능하고 있었다……라는 이유다.
 그렇다.
 한나절 전 까지는.
 "겨우 영국까지 돌아왔다고 생각했더니 이런거냐"
 청바지 샵의 점주는 진심으로 지겹다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겨우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단 말이다. 쌓이고 쌓인 주문서를 하나 하나라도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그게……어떻게 된거냐고 빌어먹을!! 나는 언제가 되야 손님한테 청바지를 보낼 수 있는건데!!"
 가게 경영상황을 떠올렸는지 점주는 관자놀이에 혈관을 띄우며 외친다.
 "애초에 적에게 빼앗긴 마술요새를 제압해주세요라니 어떻게 생각해도『성인』인 칸자키의 힘 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이런 곳에 쳐박아놓고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있다면 있는대로 완전 곤란하다!!"
 "아, 아니이, 미안하다고는 생각한다구요? 하지만 사건이 저희들을 기다려주지 않아서"
 관광가이드 소녀는 있기 거북하다는 듯이 말한다.
 그에 대하는 점주는 힘없이 웃고
 "후후. 덕분에 크레임 메일이 너무나도 많아서 메일 서버의 관리회사한테서 걱정받을 정도로 되버렸어. 하지만 안심해. 최근엔 중학생인 사텐 양이 쓰는 영문법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려는 상태니까"
 "으음. 그 상태로는 아직 완벽한 영어롤 쓰고 있다는 느낌은 아닌것 같네요.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인가요?"
 질문을 듣고 점주는 최근 메일에 쓰여진 한 문장을 그대로 읽었다.
 "퍼억 큐아 애쉬이 홀"(역주 - Fuck your asshole(엿먹어라 똥꾸멍))
 "으으. 역시 손님은 열받았다는 의사는 전해지네요"
 한숨쉬는듯한 관광가이드 소녀의 말을 옆에 있던 칸자키는 입다물고 귀를 기울인다.
 칸자키는 칸자키대로 청바지 샵의 경영상황보다 신경쓰이는 일이 있었다.
 "……설마 하필이면 바다에서 오는 침입자를 막기 위한 초장거리 영격신전을 이쪽 영국 내륙부로 향해지다니……"
 그런식으로 중얼거리는 칸자키는 문제인 렌거 부두에서 3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덤불 속에 몸을 숨겼다. 렌거 부두의 대규모 마술의 유효사정 거리는 반경 200킬로 이상이지만 여기까지는 그늘에서 그늘로 몰래 조금씩 이동하는 것으로 어떻게든 알파 쪽으로 들키지 않고 다가갔던 것이다.
 즉.
 이 이상 1센티라도 렌거 부두에 다가가면 즉시 들키고, 무진장 커다란『보이지 않는 포격』을 쳐맞는다는 소리다.
 또 같은 덤불의 그늘에 숨어 있는 청바지 샵의 점주가,
 "그보다 렌거 부두는 뭐냐?"
 소박한 질문에 대해 역시 같은 덤불에 숨어있는 관광가이드 소녀가 대답한다.
 "원래는 산업혁명 때의 시설인 모양이예요. 지금은 쓰여지지 않는 항구의 빈 터를 영국 청교가 징수해서 영격용 마술시설로 변장시켜버린거죠. 현재는 같은 시설을 가진 알파 말고는 아무도 없는 모양이라서 전투에 말려들 걱정은 없을것 같지만요"
 덤불에서 나오면 즉시 영격마술을 쏘아지므로 자연히 관광가이드 소녀는 칸자키나 점주의 몸을 꾸욱 누르듯이 움직인다.
 눌려진 점주는 분하다는 듯한 얼굴로
 "알파라……"
 "이쪽에서의 질문인데요, 알파는 뭔가요? 사람 이름?"
 "……너, 직장이 뭐냐? 관광가이드는 세계각지의 문화나 상식, 유행에 정통하고 있고 그 지식을 사용해 전투용 마술사를 적확하게『잠입시키는』사람 아니었냐? 아니면 북구는 범위밖이란 소리냐?"
 "바보 취급하면 덤불 밖으로 던져버릴거예요. 아니, 그 뭐냐. 알파가 뭔지는 알고 있지만 설마 그 알파가 맞나요? 그치만 알파는……"
 "금색 금발에 귀가 긴 여자애야. 엘프라고 하는 편이 알기 쉬울까?"
 라고.
 그렇게 대답한건 새파란 피부의 병약해보이는 청년이었다. 이번 사건의『알파』한테서 렌거 부두로부터 쫓겨난 원래 관리인이다. 당연하지만 마술사였다.
 슬라펄 이라는 이름인 모양이다.
 점주는 약간 지긋하단 말투로
 "그보다, 역시 네 명이 숨기에는 작은 덤불인데"
 "하지만 알파는 실재하는건가요? 비슷한 흑소인(도베르그)―――도워프는『북구신화의 문화권에선 제작법을 알 수 없는 금속가공 기술을 가지고 있던 이민족』였다는 레포트를 제출되지 않았던가요?
 "리차드 브레이브였나. 너희 쪽에 괜시리 고집부리고 있는 마술사가 있었어"
 "아니, 사실을 말하자면 이쪽도 확고한 이론을 토대로 제조한 건 아니야. 비스무리한 전승을 가진 석화를 발견해서. 거기에서 정보를 축출한데다 거대한 플라스크를 상요해서 제조한것 뿐이니까.『알파』혹은『알파 비슷한 다른 무언가』라는것 밖에 몰라. 뭐 단순한 인간과 다른것 같지만. 알파의 전승에도 여러가지 있지만 도베르그의 대극이라는 느낌으로 조정했으니까 금속과 지하공간을 싫어하는 개성이 생겨버렸고"
 "의외로 자세하구만 어이. 그보다, 좁아. 글렀다 엉덩이가 나와. 칸자키, 너 좀 더 그쪽으로 가!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껴안아주마!!"
 "……그 짓을 하면 싸다귀로 렌거 부두까지 착탄시켜버릴거예요"
 "아니 이쪽도 진짜 한계라고! 포즈적으로!! 그게 안 돼면 관광가이드의 양 다리 사이에 얼굴을 들이대게 된다고!!"
 "꺄아 실행과 동시에 불알 찰거예요!!"
 너무나도 참혹한 저항에 움직임이 멈추는 점주. 그러자 왠지 슬라펄이 부드럽게 양손을 벌렸다. 아무래도 웰컴이라는 모양이지만 점주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로 젓고
 "……칸자키. 이젠 싸다귀 맞아도 좋으니까 힘껏 껴안아도 돼?"
 "굉장히 마일드한 웃는 얼굴로 무슨 소릴 하는겁니까. 그보다 처우치를 계속해보조"
 "듣고 싶다는 일은?"
 일련탁생으로 풀숲에 숨는 슬라펄이 질문을 하자 칸자키는 멀리 떨어진 렌거 부두쪽을 가리키며
 "저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와 저쪽에서 뭐가 일어나려고 하고 있는지를 말해주세요"

 

   2

 

 현대의 마술로는 호흡법이나 정신집중 등을 이용해서 술자의 생명력을 마력으로 변환하고 여러가지 술식을 행사한다.
 하지만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런 마술사들은『혼』이란 무엇인가 라는 것에 대해 명확한 대답은 내지 못 한다. 몇가지 유력한 가설은 있어도 그걸 뒷받침할 결과를 낼 수 없는 것이다. 이 부분은 난해한 수식의 증명행위와도 닮은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혼』의 메카니즘은 모르더라도 그걸 복제·양산하거나 손을 더하거나 하는건 가능하다.
 그렇다.
 예를들면 클론 인간의 연구를 하는 과학자는『혼』이란 무엇인가를 몰라도 유전정보를 복제할 수 있는것 처럼.
 예를들면 장기이식을 하는 의사는『혼』이란 무엇인지를 몰라도 빈사의 환자에게 활력을 주고 몇 십년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것 처럼.
 마술사도 그런 식으로 구조를 모르는『혼』을 그릇인 육체에 모아 제조하는 것이다.
 마술생명체.
 천사나 악마처럼『다른 위상 공간에 존재하는 무언가의 에너지 덩어리』로서의 생명체가 아닌 마술사가 유기물에 손을 더한 아종이거나 또래는 무기물만을 소재로해서 만들어내는 신종이거나……그 패턴은 천차만별, 각양각색이다.
 아까전의 이야기에 나왔던 알파도 화석은 재료에 지나지 않고 생전과 똑같은 혼이 깃들어 있는게 아닐 것이다.
 "아니, 일단은 말야. 이래도 마술생명체의 제조라는 장르는 이미 유행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
 슬라펄은 웃으며 말한다.
 "어쨌건 저건 여러가지 문제가 너무 많아. 한 체를 만드는제 드는 제조 비용이 너무 높다는것도 그렇고 수명도 불안정해서 만든 직후에 죽어버리는 일도 드물지 않아. 자연계에 대응하지 못하고 플라스크나 시험관 속에서 밖에 살 수 없다는 난처한 견본도 있을 정도라고"
 그게 영리한 짐승이든 긴 수명의 미소녀든 마술생명체에겐 공통의 특징이 있다.
 그건 말할것도 없이『독자적 사고능력을 가진다』라는 것이다. 예를들면 진공의 칼날을 만들어내도 술식의 순서는 여러가지로 존재한다. 그리고 독자적으로 변경된 부분이 나쁜 결과로 나오는 일도 있다. 하나의 주문에 대해서 랜덤적으로 방법을 변경된 경우 그 작은 차이가 의식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술자의 목숨마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나온다.
 그런 불안정한 마술생명체에 주력할 정도라면 그 비용을 사용해서 마술사 자신의 성능을 증강시키는 지팡이나 검―――즉 영장을 만들어버리는 편이 나은 것이다.
 (……애초에 골렘같은『도구로서의 인형 단말』도 마술로 만들은거니까요. 즉석에서 만들어 즉석에서 부술 수 있는 아이템 쪽이 편리성 면에선 우수하지요)
 등을 칸자키는 생각한다.
 지금 때 진지한 얼굴로 마술생명체의 제조를 하고 있는 마술사는 전멸 위구종일 것이다. 당연히 제조자가 적어지면 마술생명체의 개체수도 격감해 간다. 필시 청결한 예식장이나 신전, 탑 등의 다른 곳에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을 법한 기능을 추가된 생명체는 그런데다 자연계에 여러가지 문제에는 대처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심해어를 육지에 올려보내면 어떻게 될 지는 생각해보면 알기 쉬운게 아닐까.
 "왜 일부러 그런 연구를……?"
 칸자키가 질문을 하자 슬라펄은 난처하단 듯이 볼을 긁었다.
 "결점의 극복이야"
 "……?"
 "선천적인 특징이야. 나는 일정 이상으로 복잡한 술식의 구성을 할 수 없다라는것도 그렇겠지. 이렇게 감각적인 표현이라서 미안하지만 사고가 풀린다……라고 해야할까. 복잡한 일을 생각하려고 하면 그 복잡한 일이 뭐였는지를 잊어버린다고나 하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즉 고도의 마술을 쓸 수 없는 체질인 모양이지만 거기에서 칸자키나 점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렌거 부두의 관리인이고 바다에서 오는 침입자를 대규모 응격마술로 전멸시키는걸 주임무로서 하고 있다. 그런 인간에게 맡길 거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그걸 위한 알파야"
 "대신 역을 시키고 있었다라는 건가요?"
 "나는 비서라고 하기보다는 DNA컴퓨터같은거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말야. 복잡하고 성가신 연산을 맡기기 위한 장치를 준비하는것으로 나는 내게 불가능한 고도의 작업을 하려고 했지. 이야, 착안점은 나쁘지 않았을텐데 말야"
 "……그 자랑스런 연산장치한테 배신당했다는 거지"
 점주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실제로 슬라펄과 알파가 대립을 하면 선천적으로 고도의 마술을 쓸 수 없는 슬라펄에게 승산은 없다. 슈퍼 컴퓨터의 개발기사는 그 컴퓨터 전부를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계산승부에서 자기가 만든 컴퓨터한테 이길 수 있을리가 없는 것이다.
 관광가이드 소녀가 어째선지 손을 들고 발언했다.
 "저기이. 그래서 알파는 왜 폭발한건가요?"
 "글쎄에"
 슬라펄은 어깨를 움츠렸다.
 "생명체로서 최저한의 안전은 공급할 작정이었는데 그 이상의 안전을 요구하는 정신성을 손에 넣은걸지도 몰라. 그것만큼은 폭주한 알파 본인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
 온화하면서도 미묘하게 차가운 말이었다.
 그 발언에 칸자키는 이 마술사의 위치를 상상한다.
 "어쨌건 상대는 애초에 인간이 아니니까. 행동의 원동력이 되는 욕구에 대해서도 우리 인간으로선 생각이 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거지"


   3

 

 칸자키는 덤불 너머에 있는 렌거 부두까지 거리와 루트를 재확인 한다.
 "렌거 부두에는 알파 제조시에 사용한 영장이나 시설이 남아 있고 알파 자신에게 그걸 다룰만의 지능이 있습니다. ……그렇게되면 알파 이상으로 성가신 마술생명체가 만들어지기 전에 결착을 지을 필요가 있군요"
 "그런가. 남은건 개인적으로 이렇게 이기적인 목적으로 생명을 만들어내거나 죽이거나 하는건 피하고 싶다거나?"
 "……"
 무뚝뚝한 칸자키.
 거기서 슬라펄이 옆에서 말했다.
 "아, 그랬지. 일단 충고해두겠지만 문답무용으로 알파를 암살하는건 큰일일지도 몰라"
 "……?"
 "지금 현재 알파는 렌거 부두의 영격 시스템을 제어하에 두고 있기 때문에 시설의 핵과 마술적으로 링크하고 있어. 그녀가 뭔가의『보험』을 걸어뒀을 가능성도 있다는 소리야. ……예를들면 알파의 생명활동이 멈추는 것과 동시에 렌거 부두의 마술적인 기구가 통째로 파괴되어 쓸 수 없게 된다거나 말야"
 슬라펄은 요리가 맛있어지는 원포인트를 가르쳐주는 말투로 그런 소릴 알린다.
 "북구방위 거점으로서 렌거 부두를 확실하게 되찾고 싶다면 알파는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 편이 좋아. 한 번 무력화 시키면 이쪽에서 체크하게 해줘. 알파가 자신의 육체에 마술적인 세공을 했는지 어떤지는 제조자가 조사하면 금방 알 수 있어"
 습격측에서 보면 불리한 조건을 들이대진 것이었지만 칸자키는 오히려 안도한 모양이었다.『죽이지 않고 끝내는 합릭적인 조건』을 제시받은게 기뻤던걸지도 모른다.
 사람 좋은 놈, 이라며 마음속으로 투덜거리면서 점주는 칸자키에게 질문을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접근할거야? 애초에 렌거 부두의 대규모 영격술식은 행바물이 없는 바다나 하늘을 향해 쏠 예정인 숙식이야. 차폐물의 그늘에서 그늘로 이동해가면 어느 정도 경감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여기가 한계다. 이 이상 근거리로 다가가면 방해물채로 관통하더라도 네놈을 꿰뚫으려고 할 거야. 게다가 거리는 2000나 있으니까. 성인의 각력을 사용해도 렌거 부두에 도착할때까지 한 발 정도는 먹을지도 몰라"
 "확실히, 렌거 부두 시스템은『술식방해형』이었죠"
 "어, 그래? 마술사 자신이 다루는 마술을 일부러 폭주시켜서 안쪽에서 대미지를 주기 위한건가. 뭐, 바다나 공중을 억지로 나아가는 마술사를 침몰시키기위해선 그게 제일 빠르겠지만"
 "아아. 덧붙여서『모든 마술을 사용하지 않고 평범하게 걸어서 렌거 부두로 간다』는 통하지 않아. 마술사라는건 생명체를 마력으로 정제하잖아. 저 영격마술의『보이지 않는 포격』은 대상의 마술사의 몸을 착탄할때 그 생명체를 강제로 마력에 변화시키는 데다 멋대로 몸속에서 폭주시키는 장치를 갖고 있어. 본인이 마술을 쓰든 말든 관계없어"
 "……폭주라는건 그거죠? 전신의 혈관이 랜덤으로 망가진다거나 신경에 대미지를 준다거나 상당히 엉망진창이 된다는 이야기였는데요"
 "뭘 상상하고 있는건지 관광가이드가 부들부들 떨면서 그런 소릴 한다.
 점주는 다시 칸자키를 보고
 "그래서, 어떡 할거야 실동대? 대미지를 각오하고 피투성이로 다가갈거야?"
 "……왜 그렇게 사내다운 짓을 해야하는겁니까?"
 칸자키는 어이없다는 듯이 숨을 뱉었다.
 "어떤 술식이든 간에『술식방해형』의 공격이라면 이쪽에서 특기로 하는 술식을 해석한 데다 가장 효율 좋게 폭주시킬 신호같은걸 쏘는거겠죠"
 "그게 뭐?"
 "요컨대 맨 처음에 해석당하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4

 

 칸자키 카오리는 키가 작은 덤불에서 일어섰다.
 목적지인 렌거 부두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3000미터. 그곳을 향해 그녀는 발을 내딛어간다.
 성인의 각력이 있다면 음속이상의 속도도 낼 수 있지만 칸자키는 그런 속도에 의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치 줄타기라도 하는것 처럼 느긋한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간다.
 당연하지만 렌거 부두의 대규모 술식은 즉시 반응했다.
 최대 반경 200킬로 권내의 적을 정확하게 꿰뚫는 초장거리 마술은 새삼스럽다는 듯이 칸자키 카오리를 향해 거대한『보이지 않는 포격』을 정확하게 쏜다.
 직경 1미터를 넘는 막대한 마력의 직선이었다.
 모든 마술사를 폭주시키고 그 안쪽에서 대미지를 주는 영격마술. 경우에 따라선 전신의 혈관이나 신경을 끊어지게 할 정도의 위력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야, 칸자키!! 직격! 지금 있는 힘껏 직격당했는데 괜찮냐?!』
 휴대전화로부터 점주의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칸자키는 서늘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러니까 말했잖습니까.『해석』당하지 않으면 문제 없다고"
 직격은 했다.
 하지만 칸자키의 피부엔 상처 하나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렌거 부두의 영격마술은『마술을 사용하는 마술이 어떤 것인지를 해석한데다 그 마술사를 가장 효율 좋게 폭주시키기 위한 신호』를 즉석으로 만들어내서 쏘아대는 방법을 채용하고 있다.
 크리스트 교에는 크리스트 교의.
 불교에는 불교의.
 신도에겐 신도의.
 각각의 종파, 학파에 대응한 신호를 다루는데다 그 일격을 맞은 마술사는 어떤 대책을 구상하든『폭주』에 휘말리게 된다.
 그렇다.
 본래라면.
 하지만 칸자키 카오리가 사용하고 있는 건, 평범한 크리스트 교하곤 다소 취지가 다르다.
 다각 종교 융합형 크리스트 의식·아마쿠사식 크리스트 처교.
 에도 시대에 일본에 박해받았던 숨은 기독교인을 모체로 하는 조직의 술식이었다. 그들은 크리스트의 숨은 도롱이로서 신도아 불교를 이용한 결과, 어느샌가 어디까지 숨어들 수 있게 되서 어디부터가 진짜인지도 알 수 없는 융합해버린 독특한 양식을 쌓아올렸던 것이다.
 그런 칸자키는 크리스트 교도 불교도 신도도 모두 다룬다. 당연히 각각의 술식의 근원이 되는『마력』의 종류로서도 모두 같다.
 렌거 부두 쪽이 칸자키의 몸에서『크리스트교의 냄새』를 맡고 거기에 대응한 영격마술을 발사한다. 하지만 칸자키는 그 사이에 마력의 패턴을『불교』로 변환. 그렇게 했을 때『크리스트 교를 위해 만든』영격 마술은 칸자키에게 직격해도 대미지를 줄 수 없는 것이다.
 남은건 같은 연쇄.
 크리스트교 가 안된다면 불교로, 불교가 안된다면 신도로, 신도가 안된다면 크리스트로. 다음에서 다음으로 마력의 패턴을 변환시켜가는 것으로 인해 칸자키는 렌거 부두에서의 공격을 무효화시켜간다.
 단순한 고속이동으론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칸자키는 육체의 제어에만 의식을 집중하고 천천히 걸으면서 마력의 질을 교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몇번이나『보이지 않는 포격』의 일격을 맞으면서 칸자키의 안색은 한번도 변하지 않았다.
 효과가 없는 공격은 마력의 물보라가 되어서 그녀의 주위에 뿌려질 뿐이었다.
 3000미터의 산보를 마친 칸자키는 렌거 부두에 도착했다.
 그 이름대로 붉은 렌거로 만들어진 건물이 많은 항구였다. 시설의 크기는 400미터 4방 정도 일까. 거대한 창고나 승조원의 대기소등이 줄지어 있지만 근대적인 항만시설에 있을 법한 대형 크레인이나 컨테이너 등은 보이지 않는다.
 (……어쨌건 빈 터. 시간이 멈춰있는것 같군요)
 폐허라고 하기보다는 문화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필시 단순히 방치되어 있는것이 아닌 사람의 손이 들어 갔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시설보다도 청결하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부지내에 들어간 것으로 렌거 부두에서의 포격은 멈춰있었다.
 시설 내의 사람을 치는건 피하도록 자동기능이라도 있는건지 혹은 단순히 통하지 않는다고 단념하고 다른 작전으로 바꾸기로 한걸까.
 칸자키는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일단 도착했습니다. 렌거 부두의 영격시설을 파괴해버리면 당신들도 안전하게 이쪽 까지 올 수 있을 겁니다만"
 『끄악, 관둬 관둬. 그녀석은 스코틀랜드의 요충이고 북부해상에서의 침입자에 대한 영격망의 중심핵이라는 얘기잖아. 그런걸 쳐부수면 영국 전체의 보안 등급이 떨어져버려. 시설엔 가능한 상처주지 않으면서 끝내는 편이 좋지 않아?』
 "그런건 핑곗거리고 실은 단순히 편히 쉬고 싶은게 아닙니까?"
 『정답―. 그보다 애초에 나는 전투 쪽이 아니라고. 그런건 불끈불끈 마초인 성인님한테 부탁함미다―』
 "……그 불끈불끈 마초에 대해선 전력으로 항의하고 싶습니다만"
 『그럼 불끈불끈 섹시한 성인님한테 여러가지로 부탁하고 싶다――앗!!』
 "그렇습니까. 조만간 쳐날려줄테니까 각오하세요"
 히히히이이익!! 거리는 점주의 떨리는 비명을 무시하고 칸자키는 가까운 건물로 다가간다.
 렌거 부두의 건물은『창고』나『등대』나『대기소』동의 건물이 하나하나 독립해있는게 아닌 렌거로 만들어진 구조물이 연속적으로 이어져있었다. 복수의 건물이 융합한 그 모습은 거대한 성으로도, 무질서하게 확대한 다운 타운처럼도 보인다.
 칸자기가 다가간 문은 원래 선원들이 일시적으로 체제할때 숙박시설같은 장소인 모양이다. 철로 만들어진 문에는 자물쇠는 걸려있지 않았지만 대신에 한 장의 부적이 문과 벽을 잇듯이 붙여져 있었다. 문을 열면 부적이 찢어지는 장치다.
 (……또 알기 쉬워)
 칸자키는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다 이건 더미겠지요)
 다시 문의 주위를 살펴보자 문 손잡이를 잡아당기는 뒤쪽에서 매직으로 작게 인이 그려져 있었다. 그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지만 손잡이를 돌리면 손잡이의 기둥 부분에 딱 맞아져서 다른 신호와 일치해서 룬 글자를 만들도록 되어 있다.
 "……"
 칸자키는 주머니에서 같은 색의 매직을 꺼내들었다.
 함정을 발견했다고 해서 그걸 파회해버리면 넌센스다. 그건 방범 카메라를 부숴버리는 것과 똑같아서『카메라가 망가져서 잿빛 노이즈밖에 찍히지 않는다』는건 상대측에게 알려져버린다.
 거기서 칸자키는 룬 함정을 부수는게 아닌 매직으로 쓸떼없는 문자를 추가하는 것으로 기능 방해를 일으키도록 한 것이다. 손잡이를 돌려도 경보는 울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측은『이상없음』의 보고를 계속 낸다. 그런 식으로 개조해버리는 것이다.
 "뭐, 이런건가요"
 적당하게 작업을 끝내보고 칸자키는 손잡이를 돌려 정정당당하게 침입한다.
 안은 넓다.
 실용중시를 위해선가 안쪽은 비교적 싸보이는 석조물이었다. 정면에 접수 카운터 같은게 있고 벽에 안내판이 걸려있다.
 기본적으로 산업혁명 뒤에 그대로 이용하고 있었지만 일부에는 개장의 자취가 보였다. 예를들면 조명은 전등이었고 화살표 안내판도 그대로『영격마술용 제어실』이라던가『마술생명체 조정실』던가 직접적으로 쓰여있다.
 (……애초에 여기에 민간인이 들어오지 않도록 고려한 결과이겠지만 숨길 생각이 전혀 보이지 않는군요)
 라고는 해도 바보같이 그대로 믿는 칸자키가 아니다.
 그녀는 하나 하나 방을 확인하기 위해 카운터에 있는 여기에서 좌우로 뻗어지는 복도로 시선을 준다.
 칸자키는 휴대전화를 쥔다.
 "예의 알파의 환경적응 능력은? 구체적으로 밖으로 나와도 스스로 활동할 수 있을정도의 먼역력은 갖추어져 있는겁니까?"
 『시험해본 적이 없으니까 몰라. 밖으로 나갈 필요도 특별히 없었고』
 슬라펄은 또렷한 말투로 말했다.
 칸자키는 눈썹을 찌푸리며
 "사고 패턴같은건 모릅니까? 당신이 만든 마술 생명체잖아요?"
 『어떨까』
 슬라펄은 잠시동안 침묵한다.
 머릿속에서 자기 나름대로 시뮬레이터라도 하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만들고나서 한번도 집 밖에 나가지 않은 새끼 고양이가 있다고 하자. 이 새끼 고양이는 눈 앞에 현관문을 열면 어떻게 될거라 생각하지? 야생의 본능에 맡겨서 밖에 흥밀르 갖거나 혹은 사육된 이성과 경험에서 밖을 두려워할까』
 "……"
 『무조건적으로 대답은 못 하겠지? 말할 수 있는 건『각각의 패턴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라는 것뿐이야. 상대는 의지와 정신을 가진 생명체니까. 그렇게 간단하게 분석할 수 있는게 아니야』
 『……무엇보다 너는 그 알파한테 배신당한거니까』
 불쑥 청바지 샵의 점주가 태클을 넣는다.
 슬라펄은 특별하게 참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아까전과 변함없는 말투로 덧붙이듯이 말한다.
 『다만, 알파는 가능한 그 장소를 사수하려고 할거야』
 "……? 그건 여기가 알파에게 있어서 고향이기 때문입니까?"
 『그런 눈물나는 이유가 아냐. 단순하게 알파에게 있어선 그 렌거 부두가 제일 쓸 수 있는 전력이 집중되어 있는 장소니까. 솔직히 밖으로 나가가도 갈 곳이 없으니까. 정말로 죽음을 각오하지 않는 한 알파는 거기에서 방어전에 철저하게 할 거야』
 가볍게 추가 주문을 하는 느낌으로 슬라펄은 더욱 말한다.
 『아까전에 말한대로 알파는 렌거 부두의 영격장치와 마술적인 링크를 하고 있고 그녀의 죽음과 동시에 시스템이 파괴될 가능성이 있어. 알파는 죽이지 않고 제압하고 한번 이쪽에서 그녀를 체크하게 해줘』
 "흠……"
 애초에 알파는 왜 렌거 부두를 빼앗은 걸까.
 그녀는 뭔가의 목적을 가지고 이 렌거 부두에서 슬라펄을 쫓아내고 같은 시설을 점거하고 있는 것이다. 그 목적에 대해서도 조사, 경우에 따라선 저지할 필요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런걸 생각하고 있던 때였다.
 
 "누구"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10대 전반의 소녀같은 목소리였다.
 팟!! 하고 칸자키는 황급히 뒤돌아본다. 음원은 길다란 복도의 끝이었다. 어둠에 사린 그 속에서 목소리는 들려왔다. 하지만 칸자키는 미심쩍어한다. 그녀의 시력은 양쪽 다 8.0이고 어느 정도의 암시(暗示)도 보인다. 복도의 안쪽 깊숙히 구석까지 보는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서있지 않으면 이상할 발언자의 그림자가 보이지도 않는다.
 그 때 한번 더 질문이 왔다.
 "당신은 누구"
 칸자키는 다시 눈을 가늘게 떴다.
 어둠 속에서 뭔가 실같은걸 빙 두르고 있다. 칸자키가 전투용으로 사용하는 강철제 와이어가 아닌 비단같은걸로 만들어진 섬세한 실이다.
 "……타룬캇페를 할 작정인가요?"
 원래는 커다란 망토였을 것이다. 몸을 감싼 자의 힘을 증강시키고 동시에 그 몸을 보이지 않게 하는 망토. 아까전의 발언자는 그 장치를 분해·재구성을 해서 가느다란 실이라는 형태의 영장으로 변환시킨 것이다. 필시, 복도에 둘러진 실로 비누방울 막처럼 마술의 스크린을 형성하고 발언자의 몸을 경치 속에서 지우고 있는 것이다.
 칸자키의 발언에 발언자가 대응했다.
 자신의 몸을 실의 원 속에서 빠져나온 탓일까 아무것도 없었을 허공 속에서 갑자기 하나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작은 체구의 소녀였다.
 긴 금발에 백색의 피부. 눈동자는 녹색이며 기묘하게 길다란 귀가 특정적일까. 의복은 목면이나 뭔가로 생각한다. 작은 단주 하나 하나까지 나무를 깍아 만들어져 있고 금속제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나름대로 정연된 얼굴이지만 칸자키는 맹렬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원인은 불명이다.
 인간과 같은 얼굴을 가졌고 인간과 같은 체형, 두 팔에 두개의 다리. 각각에 달린 다섯 개의 손가락. 평소라면 당연할 일이 반대로 굉장히 부자연스럽게 생각이 들어버린다.
 머리에 떠오르는 직감을 칸자키는 솔직하게 입밖으로 내었다.
 "……알파……?"
 렌거 부두의 점거범의 정체가 작은 여자애였다는 것에 약간 놀란 칸자키였지만 상대는 인간이 아니다. 더욱이 이 소녀는 슬라펄에게 만들어진 존재다. 겉모습과 연령은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
 "당신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금발의 작은 체구의 소녀는 반복한다.
 "이런곳에 찾아오는 칩입자는 숫자가 한정되어 있겠죠"
 "『필요악의 교회네세사리우스』"
 불쑥 중얼거리고나서 알파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대충 렌거 부두의 방위기능을 도로 찾으려고 왔겠지만 그거라면 그만두는 편이 좋아. 더 이상 이쪽으로 다가오면 당신은 굉장히 불행해져"
 그녀의 말은 전의가 있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하지만 반대로 전의가 느껴지지 않는 사실에 칸자키는 경계심을 높힌다.
 (……원래부터 그런건지 제조자인 슬라펄이 그런식으로 설정한건지. 언어기능은 인간을 기준으로 한 모양이지만 그것치고는……. 정말로 살기가 없거나, 혹은 감정을 만드는 프로세스가 인간과는 다르기 때문에 감지할 수 없는건가……)
 "이야기로 해결할 수 있다면 도를 뽑을 필요도 없습니다만"
 "말해도 의미가 없어. 필시 구체적인 이미지가 서질 않아"
 알파는 슥――― 하고 조용히 눈을 가늘게 떴다.
 "나가"
 공연히 감정의 색이 전혀 잡히지 않기 위해 쓸떼없이 불안을 낳는 행동거지였다.
 "이 시설은 내가 뺏었어. 그 사람에게 돌아올 장소는 없고 다른 누구도 초대할 생각은 없어. 방해하는 사람마다 모두 불행해질거야"
 

 


 

 

 "……그렇게 말을 듣고 물러날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여기는 원래 우리들이 소유한 시설입니다. 렌거 부두의 영격마술은 이 나라의 보안 강도에 직결해있습니다. 그걸 되찾지 않으면 외국에서의 위험분자를 불러일으킬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것 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합니다"
 "불행해질걸 알면서도 올거야?"
 "공교롭게도 기분이 나쁠 정도로 저의 강운에는 자신이 있거든요"
 "그래"
 이번에야 말로.
 알파는 명확하게 뭔가의 의지를 가지고 그 작은 주먹을 멀리 떨어진 칸자키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내가 불행해지는건 용서 못해"
 
 쿵!! 뭔가가 날아왔다.
 그건 생물이었다.
 악어의 머리를 한 거대한 개가 있다고 한다면 필시 이건 생물이 될 것이다.
 (마술생명체!?)
 게다가.
 알파가 몇십미터 앞에 있는것에 대해 악어머리의 개는 거의 3미터 정도의 허공에서 갑자기 칸자키의 숨통을 노리고 날아온 것이다.
 타이밍을 놓친다 라는건 상상이상으로 위험한 수준을 초래한다.
 "탄루캇페와 연계하는겁니까!?"
 특정 대상을 시야에서 지우는 영장을 이용해서 악어머리의 개를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의 사랑이라면 이 시점에서 일격으로 목이 날라갔을 것이다. 곡예에서 자신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오는 보우건을 피하는 달인도 있지만 그런 인간이라도 즉사는 피할 수 없다. 왜냐면 악어머리의 개는 사나운『생명체』이며 보우건의 화살처럼 직선만을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초고속으로 이동하면서 사냥감의 움직임에 맞춰서 적확하게 미세 조정을 하는 것이다.
 기습, 속도, 그리고 조정.
 이것들의 요소를 조합한 결과, 칸자키는 확실하게 목이 찢어지지 않으면 이상했다.
 하지만,
 
 애초에.
 성인인 칸자키 카오리는 음속을 넘는 속도로 싸우는 마술사였다.
 
 휘잉!! 하는 바람이 소용돌이 쳤다.
 칸자키는 피하지도 않았다. 피하기 전에 공격을 해서 떨어뜨린다고 어딘가에서 냉정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생명체)
 도의 자루에 길다란 손가락을 꿈쩍도 주저않고 칼집으로 인한 영격으로 변경할 여유마저 있었다.
 파캉!! 하는 마른 소리가 작열한다. 옆에서 돌리듯이 휘두른 장대한 칼집이 악어머리의 개의 입쪽으로 가로 일선으로 내다꽂는다. 그건 이미 경주용 말의 입을 누르는 재갈에 가까웠다. 동물로서의 본능일까, 저도모르게 그걸 칵 깨물어버린 악어 머리 개채로 칸자키는 길다란 칼집을 위로 휘두른다.
 궤도는 반원.
 그대로 기세좋게 칼집을 바닥에 내다꽂은 결과 악어입의 개는 등부터 바닥에 격돌하는 꼴이 되었다. 유도의 던지기에 거의 가까운 권동이었다.
 쿠앙!! 하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할까 거의 충격파 같은 굉음이 작열한다. 칼집을 깨물던 악어머리의 개한테서 힘이 빠진다. 스륵 하고 칼집이 떨어졌다.
 "……"
 칸자키는 바닥에 뻗은 악어머리 개로부터 알파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어느샌가 그녀는 사라져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는 칸자키의 앞에서 일을 마친 비단실이 하늘하늘 바닥으로 떨어져간다.

 

   5

 

 알파를 놓쳤다.
 함정의 유무에 신경을 쓰면서 추적을 하는 칸자키는 문득 통로에 나열된 방 중 하나에서 소리가 들려온 것을 감지했다.
 문을 열어보자 거기는 넓은 방이었다.
 칸자키는 눈썹을 찡그리며
 "……마술 생명체의 제조 플랜트입니까"
 하나 하나의 장치는 직경 1미터 정도의 구형 상태의 유리 용기였다. 어떻게 안에 물건을 넣고 있는지는 불명이지만 원의 3분의 1정도까지 흙이 차 있었고 나머지는 초목으로 채워져 있었다. 원기둥 유리 용기로 인해 숲같은 물건, 사막 같은 물건, 얼음 대륙같은 물건, 심해같은 물건 등 여러가지『환경』이 정리되어 있다.
 모두 2, 30기 정도 있는 유리 기둥에 눈을 주는 칸자키에게 휴대전화로부터 슬라펄이 말한다.
 『거기에 있는 장치는 목적인 생명체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자연환경을 임의적으로 갖춘데다 생명의 근원을 낳을거라고 추측된다, 몇 가지의 미분류현상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으로 바라던 디자인의 생명체를 만들어 나는 방식이지』
 "아미노산 시점의 이야기입니까?"
 『거기부터 시작해도 좋지만, 그 경우라면 희망하는 마술생명체를 완성시킬때까지 10억년 정도 걸리잖아』
 그런가요, 라며 칸자키는 중얼거린다.
 그리고나서 그녀는 가까이 있는 유리용기 표면에 가볍게 손 등으로 치면서.
 "그럼 이 용기 안에 꿈틀거리는 머리가 세 개인 고양이나 바다 아래에 잠겨있는 독사 등은 역시 당신의 자랑스런 수집물입니까?"
 자연스럽게 말투가 뻣뻣해지는걸 칸자키는 자각했다.
 여기에 있는 마술 생명체의 다수는 필시 자연계에 존재하는것보다 각별하게 강인한 이빨이나 손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것밖에 없다. 필시 총합적으로는 부근의 존재하는 개나 고양이가 훨씬 강한 것이다. 여기에 있는 마술생명체는 비뚤어진데다가 자연계에 있는 아무것도 아닌 문제에 대응하지 못하고 간단하게 죽어버릴것 같았다.
 그런데 렌거 부두에서 지금까지 그 연구를 행했을 슬라펄은 칸자키의 예상과는 다른 대답을 했다.
 『……거기에 관해선 짐작이 가는데가 없군. 아까전에도 말했지만 내 목적은 내 연산작업의 대리다. 저 알파 말고의 개체제조엔 관심이 없고 그런 안이한 동물적 기능의 추구는 나의 테마로부터 벗어나있어』
 "그럼 이것들은 전부 알파가 전력보급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냈다고?"
 『글쎄. 그건 알파 본인에게 묻는게 제일 빠른게 아닐까. ……하지만 뭐 그렇다고 하면 난처한 녀석이군. 거기에 있는 장치는 그런 걸 만들기 위한게 아닌데』
 어차피 이런 알파의 존재에 따라서 마술 생명체가 하나하나 만들어 가버리면 의도적으로 비틀려진 몬스터 쪽도 불행해질 뿐이다. 서둘러서 알파를 확보하는 편이 낫다.
 제조 플랜트에서 복도로 돌아오면서 칸자키는 휴대전화를 다시 잡고,
 "알파는 저를 보고 재빨리 도주하는 선택을 취했습니다. 어쩌면 렌거 부두 밖에 나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도망쳐서 어쩐다는거야』
 대답한 것은 청바지 샵의 점주였다.
 『지금 알파의 메인 무장은 렌거 부두의 영격마술과 마술생명체잖아. 거길 잃으면 무기가 다 떨어지는건 눈에 훤하잖아. 진심으로 도망칠 생각이라면 최저한이라도 네가 아까 봤던 마술생명체의 스톡은 전부 들고 가서 간으한 전력을 증강시키고 나서 밖으로 가는게 아니냐?』
 "그러면"
 『야반도주의 준비가 없다는건 아직 렌거 부두 어딘가에서 네놈을 기습할 작정인게 아니냐?』
 그렇게까지 말하고 점주는 목소리 톤을 낮췄다.
 『(……하지만 뭐 묘한 구조의 사건이군. 애초에 알파가 왜 제조자를 쫓아내고 렌거 부두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건지, 그 목적도 모르겠어. "렌거 부두가 점거되어서 국가 수준의 보안이 떨어지는건 곤란하다"라는건 어디까지나 우리들 측의 의견이야. 알파가 그걸 실행할 개인적인 동기가 보이지 않아)』
 "……알파 측에 냉정하게 계획을 짤만한 여유가 없었던걸지도 모릅니다만"
 『어째서?』
 "어째서……냐니"
 칸자키는 살짝 말을 머뭇거리고,
 "……그다지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슬라펄로부터 비인도적인 취급을 받고 쫓아냈다던가"
 『과연 그럴까』
 입밖으로 그 일을 말하는것에 죄악감이라도 느낄것 같은 말투의 칸자키였지만 그에 비해 점주는 회의적이었다.
 『애초에 진심으로 그런 취급을 할 예정으로 알파를 만들었다면 제조단계에서 뭔가 세공을 했을거라고 생각하진 않냐? 그냥 쉽게"주인님에게 증오를 품지 않는다"라는 설정을 뇌나 정신에 추가하면 끝날 얘기잖아』
 "그건 그렇지만요……"
 『……지금 적의 목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건 상대가 알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인 우리들에겐 시뮬레이트 할 수 있는게 아닐지도 몰라』
 "……?"
 『어이어이. 너는 개나 고양이한테 옷을 입히고 기뻐하는 타입의 인간이냐? 저런걸 입혀놓고 기뻐하는건 인간들 뿐이다. 동물 쪽에선 기뻐할리가 없잖아』
 어이없다는 듯이 점주는 말한다.
 『애완동물 애호가라는 녀석은 인간과 동물 사이에 강한 마음의 이어짐이 있다거나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거나 간단하게 말하지만. 실제론 그런게 아니라고. 저건"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먹이를 얻기 위한 포식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아.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르던 개가 새로운 주인에게 친해질리가 없잖아. 일본엔 파치코라는 개 이야기가 있는 모양인데 저것도 이 론에 따르면"주인이 죽는다는 상황을 개의 포식프로그램이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했던것 뿐"이라고도 해석 할 수 있어. ……인간과 그렇지 않은 생물 사이에는 그런 골이 있는거야』
 그야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주인이 돌아와줄거라고 계속 빌고 있었따, 라는 설 쪽이 정답이었으면 하겠지만, 라며 점주는 덧붙였다.
 칸자키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고
 "……알파에게 있어서 극히 합리적이고 알기 쉬운 행동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걸 인간인 우리들에겐 이해·인식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인가요?
 『적의 목적을 모른다는것과 발밑을 근거지로 삼는 위험도 뛰어오른다. 너도 함정일 가능성을 조금 더 깊게 생각해두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
 그런 말을 들으면서 칸자키는 복도 벽에 등을 기대고 조금 생각을 한다.
 확실히 점주가 말하는 것도 일리 있다.
 알파의 정신구조를 인간인 그녀가 예측하는 행위는 애완동물 애호가가 자신의 애견에게 일방적으로 옷을 입히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그저
 (……정말로 그런 복잡한 이야기인걸까요)
 지금의 알파의 전력은 이 렌거 부두에 집중해있다.
 여기에서 도망치면 도망칠 수록 그녀는 전력을 잃고 쉽게 붙잡힌다는 걸 의미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다리고 있는건 가로막길.
 거기에 세계에 20명도 없는『성인』인 칸자키 카오리를 투입된 이상 거의 독안의 쥐랑 마찬가지다.
 그러면 애초에 제일 처음에 알파가 슬라펄에게 반기를 한 행위 그 자체가 합리적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건 스스로 자신을 궁지에 몰아붙이는 것이다.
 언뜻 보면 그런 식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칸자키는 그것과는 별개로 좀 더 인간같은 동기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었다.
 (불합리한 취급을 받은 알파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혼자서는 도망칠 수 없다. 그러니까 렌거 부두를 점거하는것으로 해외에서의 마술세력과 손을 잡는 발판이 필요했다. 극히『인간적』으로 생각하면 그런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 점주와 이야기 해야할까 말까 고민하던 칸자키는 거기에서 깨달았다.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로부터 소리가 일절 끊기고 있었다.
 단순한 전파상황의 문제가 아니다. 실은 그녀는 휴대전화를 사용해서 대화하고 있던것이 아닌 휴대전화의 뒷면에 붙여둔 씰 형식의 부적을 미진동 시켜서 소리를 전달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술식을 절단당했다.
 게다가 술자인 칸자키 자신바저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이건……!?)
 미간에 살짝 힘을 집중하고 주위의 공기가 칭 하고 긴장되는 듯한 감각이었다.
 아니, 비유표현이 아니다.
 칸자키가 등을 기대고 있던 복도의 벽이 희미하게 하얗게 변색하고 있었다. 반경 1미터 정도의 우너형이지만 하얗게 되어가고 있다. 느껴지는것은 차가움. 그 정체는 극히 미세한
 (……서리……?)
 떠올리고 아니라고 부정했다. 대부분 반사적으로 머리에 떠오른 것은 아래의 세 가지.
 북구신화의 마술생명체.
 돌에 새겨진 언어를 이용한 마술.
 결정.
 직접적인 단락.
 하지만 칸자키 카오리가 명확한 대답을 이끌어 낸 것은 살짝 늦었다.
 
 퍼엉!!
 직후에 뭔가가 발동하고 칸자키의 몸이 폭풍에 말려들었다.

 

   6

 

 렌거 부두에서 떨어진 덤불 속에서 청바지 샵의 점주는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도중에 끊겼다?)
 눈썹을 찌푸린 점주는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첫 번째, 칸자키가 구축하고 있던 술식이 누군가에게 파괴당했다.
 두 번째, 렌거 부두 그 자체의 방벽이 증강되어 내외의 통신이 방해받았다.
 어차피 온당한 상황이 아니다. 점주는 덤불에서 얼굴만 삐쭉 내밀어 렌거 부두가 있는 방향으로 눈을 준다. 거리는 대충 3000미터 정도다.
 그러자 점주의 상태가 바뀐 것에 옆에 있던 관광가이드 소녀가 깨달은것 처럼,
 "(……잠깐. 뭐 하는거예요. 안 된다구요, 그 이상 몸을 들어올리면 렌거 부두의 영격마술에 맞는다구요!)"
 "(……왠지 성가신 일이 된것 같으니까 나는 렌거 부두 까지 좀 갔다올게)"
 "(……더 안 됀다구요!! 칸자키 씨처럼 회피방법도 없잖아요? 3000미터를 나아가기까지 몇발이나 맞을지 모르잖―――앗, 잠깐만요! 왜 제 레포트를 멋대로 훔쳐보는거예요!?)"
 허둥대는 관광가이드를 무시하고 점주는 몇 장째의 양피지를 넘긴다.
 "(……50개의 표적을 동시에 록 온. 그 안에 20개를 순식간에 공격가능, 인가. 이거라면 더미 영장을 날려서 속일 수 있을지도 몰라. 맨인 블랙의 셔츠는 제고가 얼마나 있었더라?)"
 등을 중얼거리면서 점주는 주섬주섬 자신의 가방을 뒤진다. 어디에 사용할 건지 안감에 부싯돌을 붙인 기묘한 셔츠를 꺼내들고 있는 점주는 거기에서 사람의 기척을 느꼈다.
 알파를 만든 마술사 슬라펄이 이쪽을 빤히 보고 있다.
 어쩌면 협력해줄지도 모르지만 점주는 굳이 그러지 않았다. 애초에 실전적인 마술을 쓸 수 없으니까 알파에게 그걸 맡기려고 하고 더욱이 그 알파에게 배신당한 마술사이다. 말하긴 나쁘지만 아무래도 부속품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점주였지만,
 ―――히우우우우우우,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닫이 상태가 나쁜 문의 틈새로부터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새어들어오는 소리였다. 그게 슬래펄의 입에서 새어나오고 있다는걸 깨달은 점주는
 "이 호흡법……네 녀석, 뭘 생명력을 마력으로 정제해서―――!?"
 "아니이, 성인 씨가 나온다고 들었으니까 좀 더 간단하게 일을 처리해줄거라고 생각했지만 말야"
 자세를 갖추는 점주였지만 이미 늦었다.
 이쪽으로 주먹을 치켜든 슬래펄이지만 그 손끝에 기묘한 하얀 서리가 덮어간다.
 "왠지 성가신 일이 되고 있는것 같으니까 잠깐 렌거 부두 까지 갔다와볼까 생각해. ……외부의 민간인에게 부탁했던것도 겨우 도착한 모양이고"
 히쭉 웃은 슬래펄의 옆에서 거대한 물건이 다가왔다.
 그 정체는 탱크 트럭.

 

   7

 

 렌거 부두의 복도는 홍련의 불꽃에 덮여있었다.
 직접 화염이 닿지 않는 곳 까지 뜨거운 열풍이 벽처럼 덮쳐온다. 섣부르게 입으로 숨을 들이킨것 만으로 내장을 당할지도 모를 정도의 공기 속에서 부자연스럴 정도로 귀가 긴 금발의 소녀는 내내 서성거리고 있었다.
 알파였다.
 "……당신이 어디에서 뭘 하려고 하든지 상관없지만……"
 열풍을 무시하고 소녀는 작은 입을 열었다.
 거기에서 대미지를 고려하지 않는건 기존의 생물하고는 다른 구조를 지니기 때문일까.
 "……제 2제조소의『그 아이들』에게 접촉한 것은 실수였어. 인간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역린이 있다는걸 당신은 인식하는 편이 나았어……"
 흑연이 돌 천장에 부딪혀 천천히 퍼져간다.
 알파는 주위에 시선을 주고 입 안에서 작게 명령을 보낸다. 그러자마자 어딘가에서 환풍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유해한 연기가 순시간에 빨려들어간다.
 그녀는 흥 하고 코를 작게 풀었다.
 사체의 확인을 하기 위해 자신이 만들어낸 마술의 불꽃을 없애려고 한 알파였지만 거기에서 가느다란 손끝이 딱 멈춘다.
 
 콰앙!!
 주위 일면을 지배하던 불꽃의 바다가 단번에 꺼져버렸기 때문이다.
 
 기습전의 모습 채로 머리털 하나 타지 않고 칸자키 카오리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다만, 그녀의 몇 개의 와이어가 빙 감아져 있다. 마치 실뜨기처럼 교차하는 라인은 삼차원적인 마법진을 그리고 불꽃과 열의 침입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룬 마술인가요?"
 눈썹을 움적이는 알파에게 칸자키는 와이어를 당긴채로 주위의 벽을 턱으로 가리켰다.
 벽면에는 대량의 물방울이 있었다.
 방금전까지 하얗게 얼어붙어 있던 서리가 붙어있었던 장소다.
 "다른 결정과 달리 얼음 결정은 직접적인 단락이 많습니다. 같은 물 결정일터인 눈이 여러가지 디자인으로 변경되어 가는것은 공기중에 티끌이나 먼지의 영향을 받아 변화되어 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30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대치하는 두 명.
 입을 다무는 알파에 대해 칸자키의 말이 계속된다.
 "당신은 티클이나 먼지에 타당하는 미립자를 산포해서 거기에서 과냉각수의 스프레이를 뿌리는것으로 순간적으로 바라는 형태의『얼음결정』을 만들었습니다. ……가장 상성이 좋은건 룬이겠지요. 저건 직선적인 라인만으로 구성되는 문자니까요.『직접적인』연결이 있어도『얼음 결정』만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룬 마술은 문자의 종류에 따라서 발생하는 마술의 질이 변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문자를 읽히면 다음에 올 마술을 먼저 읽혀질 우려도 있다. 하지만 현미경 사이즈의『얼음결정』으로 문자를 만들어버리면 어지간한 특수한 수단을 쓰지 않는 한 육안으로 문자를 읽힐 우려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다 단번에 대량의 룬을 배치해서 위력을 증강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일석이조.
 환경이나 계절의 문제로부터 이번엔 일찌감찌 위화감을 깨달은 칸자키였지만……가령 겨울장 실외였다면 지뢰처럼 설치하는것도 가능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얼음이라는 소재는 양날의 검이었지요"
 그거야말로 얼음같은 날카로움으로 칸자키는 말한다.
 "룬 마술은 그 문자를 파괴하는것으로 인해 효력을 잃습니다. 나무나 돌에 깊게 새긴것이라면 모를까 무르고 덧없는 얼음 결정이라면 부수는것도 쉽습니다. 예를들면 손바닥을 대는것만으로도 계산되는 문자는 녹아버린 단순한 물방울이 됩니다"
 "……실제로는 마찰을 사용한거네. 눈이나 서리는 부딪혀서 녹으면 거기에서 더욱 형태를 바꾸어 결합하지. 와이어를 사용해서 대량의 마찰렬을 만들어낸데다 나의 정밀한 룬을『다른 디자인』으로 대신하듯이 한번 표면을 녹이고나서 재결합시켰구나"
 "거의 우연이었지만요. 불꽃에 대해서도 완전히 없애버리진 못했습니다"
 현실의 전장에 있어서 강운은 그것 만의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강인한 실력에 지탱받는데다 마지막에 밀기로서 강운은 악몽같은 효력을 낳는다.
 불확정한『강운』을 여가까지 강하게 의식시킨것에 그렇게까지 깊게 돋새기지 않는 칸자키의 능력의 강함에 알파는 얼굴을 찌푸리며 솔직하게 뒤로 물러나려고 한다.
 거기에 칸자키가 쫓는다.
 안직한 날붙이가 아닌 말로.
 "마술생명체를 보여진 것에 그렇게까지 화가난것은 당신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까?"
 딱.
 알파의 발이 멈춘다.
 그에 상관하지않고 칸자키는 말했다.
 "일그러진 방법이라더라도 자신의 아이에겐 애착이 었었거나. 아니면 전력으로서 보충하기 위해서 만들었던 것에 죄악감이 있었거나. 대답은 가능합니까?"
 "――"
 이글, 하고 알파의 주위 공기가 불타오르는 듯한 감각이 있었다.
 이번엔 마술로 인해 뭔가가 변화를 낳았기 때문이 아니다. 순수하게 알파 자신의 감정이 그러한 식으로 착각을 만들어낼 수준에 달해있을 뿐이다.
 "내가 만든게 아니야"
 거의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알파는 말했다.
 "저건 내 주위에 있던 동식물이 멋대로 일그러진것 뿐이야"
 "뭐라고요……?"
 눈썹을 찌푸리는 칸자키에게 알파는 그 하얗고 가느다란 손을 슥 하고 들어올렸다.
 아무 변척도 없는 손바닥.
 하지만 소재로서 보면 기존의 생명체하고는 다른 것.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동식물은 주위의 환경에 맞추어서 몸의 조직을 바꾸어 가. 천적에서 몸을 지키기 위해 반대로 효율 좋게 사냥감을 잡기 위해. 더위나 추위에 견뎌내기 위해. 막대한 수압이나 산소가 없는 곳에서 유황을 들이키기 위해. ……여러가지 있지만 어던 동식물도 자기 혼자만으론 진화는 하지 않아. 반드시 주위에 있는 환경에 이끌린 형태로 기능을 추가·세련시켜 가는거야"
 그럼, 하고 알파는 덧붙인다.
 그녀는 그 작은 손바닥을 자신의 가슴 정 가운데에 대고,
 
 "만약,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환경』에 동식물이 닿아버렸다고 하면?"
 
 칸자키는 저도모르게 숨이 멎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알파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진화의 이치는 크게 변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환경』에 대해 아무 변척도 없는 동식물은 급속하게 그 형태를 일그러뜨려가. 나를 천적으로 인식하고 방어하려고 하는 곤충, 반대로 씨앗을 멀리 옮길지도 모른다고 판단하는 식물. 그 의도나 구체적인 방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든 동식물은 나와 가까이 있는것만으로 그 디자인을 바꾸어버리는 것엔 변함없어"
 "그럼……"
 칸자키는 침을 삼켰다.
 백전연마의 그녀조차 긴장으로 목이 말라가는걸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제2 제조소의 유리 용기에 들어 있던건……"
 "원래는 이 렌거 부두의 부지내에 있던 동식물. 고양이 비이리도 있었고, 야생 뱀이나 곤충도 비틀어지기 시작하고 나서 용기에 넣었어. \저대로 내버려 두면 어디까지 일그러질지 몰라. 어쨌든 나에겐 그런 성질이 갖추어져 있어. 이건 통상의 온화한 진화론이라기보단 극단적인 조건으로 인한 돌연변이에 가까우니까 순식간에 디자인은 바뀌어 가"
 알파는 고개를 가로로 젓는다.
 "상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아. 나를 중심으로 해서 일그러진 동식물은 더욱이 그 주위에 있는 다른 동식물을 마찬가지로 일그러뜨리는 효력을 가지기 시작해. 그게 일정이상으로 퍼지면 더이상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세상에 모든 동식물은 강제적으로 일그러져서 미래에 있어야 할 형태로 살아가는 것은 하나도 없어지고 말아"
 지금까지 여러 진화를 이뤄온 생물은 당연하지만 지구의 여러가지 지역에 대응하기 위해 긴 시간을 들여 취사선택을 해왔을 것이다.
 그것들의 사정을 무시한 강제적인『알파로 인한 진화』는 반대로 말하자면『지구의 환경에 가장 적당한 생물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만다. 그건 즉 지구의 환경을 맹독에 느끼는 듯한 몸으로 변화시켜버릴지도 모른다는것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렌거 부두 안에서 내가 따르고 있는건『진화』가 안정되 있고 장기간 나의 곁에 있어도 일정 이상으로 변이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확인이 가능한것. 더욱이 2차적, 3차적으로 다른 동식물을 강제적으로 진화시키지 않는 것 뿐이야. 하지만 그렇게 궁합이 좋은 개체는 전체의 1%도 미치지 못해. 본래라면 진화는 제한없이 진행될거야"
 그리고, 알파의 입술이 움직인다.
 그녀는 어째선지 아련한 눈으로 칸자키의 얼굴을 보면서,
 
 "――그 변화는 인류도 예외가 아니야"

 

   8

 

 알파는 렌거 부두 안에 안치되었던 구체상의 유리 용기 안에서 만들어졌다.
 슬라펄이 제시한 렌거 부두의 약도는 몇 색깔로 구분되어 있고 알파를 통해서 장소로 가서는 안되는 장소를 단락짓고 있었다. 알파와 슬라펄이 같은 방에서 지내는 일은 없고 대화를 할 때도 두꺼운 유리를 너머서 하는 일이 늘상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그렇게 하는것 만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모양이다.
 그 출생에도 생활환경에도 그녀는 특별히 불만을 품지 않았다. 자신을 만들어낸 슬라펄은 이따금 세계에 대해서 얘기하는 일이 있었지만 알파에게 있어선 자신의 손이 닿는 곳에 있는것만으로도 채워져있었다.
 거기에 사소한 변화가 있었다.
 계기는 고양이라는 생물이었다. 래그돌이라는 흥미깊은 생물이다. 베이리라고 해, 라고 슬라펄은 말했었다. 그가 기르고 있는 듯 했다. 베이리는 슬라펄과 같은 두꺼운 유리 너머에 있고 알파가 만질 수는 없었다.
 그걸 희망했을 때 슬라펄은 드물게도 난처하단 얼굴을 지었다.
 몇일 뒤, 슬라펄은 인형을 주었다.
 베이리랑 많이 닮은 고양이 인형이었다. 긴 털은 폭신폭신하고 필시 진짜 고양이도 이런 감촉일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만한 퀄리티였다. 덤으로 인형은 베이리처럼 움직였다. 아무래도 비단 외에도 움직이는 뼈대같은 장치가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건 베이리가 아니다.
 겨냥도에 색으로 구분된 렌거 부두의 속을 걸어다닐때마다 문득 생각하게 됬다. 이 규정된 에리어에서 밖으로 나가면 베이리랑 만날 수 있을까. 베이리와 똑같은 커다란 생물이 가득 있는걸까.
 만약 알파가 단순한 영장이었다면 색으로 구분된 에리어의 밖으로 나가려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마술생명체다. 생물이다.
 그런데다 알파는 자신의 의사로 일을 결정하고 최초의 발걸음을 내딛고 말았다.
 딱히 렌거 부두 안에서의 이야기다.
 건물 밖으로 나가려는건 아니고 넓고 넓은 세계로 나가려는것도 아니다.
 같은 시설 안의 다른 방으로 향할 뿐.
 고양이 베이리와 만나서 인형과 가은 촉감일까, 좀 더 기분 좋은 것일까, 그걸 확인하고 싶었을 뿐.
 그런데
 
 알파는 그 앞에서 기괴한『생물』을 보게 된다.
 
 다리 대신에 인간의 손가락 같은게 빽빽히 자란 거대한 지네가 벽을 기어가고 있었다.
 육괴의 주위에 포도처럼 빽빽히 채워진 안구를 달아둔 이상한 덩어리가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앞뒤좌우로 네 개의 머리를 가진 터무니 없는 방향으로 다리를 뻗어 자신의 몸을 지탱 할 수 없어진 네 다리의 동물이 있었다.
 밖에는 생물이 많이 있다고는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그로테스크한 극채색은 알파가 그리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고양이 이베리하곤 180도 달랐다. 그런 식으로 태어나버린 것에는 미안하지만 알파의 앞에 있던건 어떻게 생각해도『괴물』이었다.
 무서워져서 알파는 도망쳤다.
 색깔로 분단된 겨냥도는 머릿속에서 사라져 있었다. 지금 자신이 달리고 있는 장소가 알파가 있어도 좋은 장소인지 안되는 장소인지 그런것 마저 알 수 없었다.
 도망쳐온 좁은 방의 구석에서 떨고 있는 알파를 발견해준건 래그돌인 베이리였다. 그 고양이는 파랗고 동그란 눈동자로 알파를 바라보고 가볍게 목을 갸웃거리는 동작을 했다. 왜 그래? 라고 말을 거는 듯했다.
 조심조심, 처음으로 만져본 베이리는 눈물이 흐를정도로 따뜻했다.
 하지만.
 그 안심도 길게는 이어지지 않았다.
 실제의 시간은 몇 시간이 경과했었던 것일까.
 이변이 있었던 것이다.
 베이리의 호흡이 이상해졌다. 좌우의 눈동자의 높이가 흔들렸다. 얼굴의 형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깨달았을때 다시 공포가 알파를 덮쳤다. 이전에 봤던 괴물처럼 생물이 연상되었다. 베이리도 그 껍질을 뒤집어 썼을 뿐인 괴물인걸까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얼굴이나 몸을 무너뜨리면서. 그래도 베이리는 파랗고 커다란 눈동자로 알파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라고 고양이는 말하고 있는것 같았다. 목을 갸웃 거리는 동작으로. 알파의 감정을 읽어내어 안심시키려고 하는것 처럼.
 그 권동은 손 쓸 수도 없는 베이리였다.
 베이리가. 베이리가 아닌 것으로 밥뀌어 간다. 어째서 라고 알파는 생각했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고……그리고나서 그녀는 짐작 가는 곳이 있었다.
 색으로 구분된 장소로부터 나가면 안 돼.
 슬라펄이 말했던 말을 알파는 떠올린 것이다.
 이렇게 되니까.
 그렇다면.
 
 모두가 이렇게 된 것은 나 때문이야?
 내버려두면 나를 만들어준 슬라펄도 이렇게 되는 거야?
 
 그리고 알파는 절규했다.
 지금도 시시각각 변화를 계속하는 베이리를 양손으로 붙잡고 들어올리고 알파는 시설 안을 돌아다녔다. 사실은 달리고 싶었지만 머리가 혼란해져 있어서 걷는것이 기껏이었다. 알파는 자신이 만들어진 방으로 향했다. 거기에 있던 구체상 유리 용기의 안에 베이리를 집어넣고 간신히『변이』가 일시적으로 멈춘것을 보고 겨우 그녀는 힘없이 바닥에 주저 앉는다. 이미 베이리의 머리는 세 개로 늘어나 있었다.
 알파는 같은 방에 놓여진 레포트를 읽었다.
 자기 자신에게 갖추어진 특성과 그걸 만들어낸 슬라펄의 의도를 알았다.
 이제 싫다. 그녀는 생각했다.
 더 이상은 누구 하나, 무엇 하나 다른 생물을 괴물로 만들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모든 생물을 멀리 한다.
 사실은 죽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알파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생물을 무조건으로 변이시킨다. 그 특성은 그녀가 사체가 되어도 어느 정도는『열화한 형태』로 유지된다고 레포트에 쓰여 있었다.
 알파는 원래『뭔가의 동물의 화석을 마술적으로 복원시킨 것』인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정말로 무해하게 되는건 육체나 뼈에 붙은 사체로선 안 되는 것이다. 완전하게 원래의 화석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그 사이에 생물이 하나라도 접근하면 동물 변이는 일어나버린다.
 그러면.
 그렇다면.
 해야할 일은 하나밖에 없다.
 다행이 이 렌거 부두의 건물 외벽자체는 알파의『특성』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우선 이 건물에서 모든 생물을 멀어지게 한다. 그런데다 자기 자신의 사체를. 완전한 화석으로 되돌릴 방법을 찾는다. 사체를 방치해서 완전히 풍화시키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생체의 부패나 분해에는 다른 생물의 힘을 빌리는것 같다. 거기다 뼈와 화석은 다르다. 뼈만이라도 이레귤러적인 변이가 일어날 여지가 남는 이상 그 방법으로는 안 되었다. 뭔가의 다른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되었다.
 사실은 알파도 무서웠다.
 무섭고 무서워서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구체상의 유리 용기 안에는 지금도 베이리가 푸른 눈동자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왜 그래? 그 눈동자는 질문을 하고 있다.
 아마, 머리가 세 개로 늘어나버린 베이리는 원래의 래그돌로는 돌아갈 수 없다. 단순한 상처나 병과는 다르다. 종족으로서 유전자 레벨까지 한번『진화』해버린 것을 상황 좋은 곳 까지 되돌리는 듯한『퇴화』시키는 기술은 누구나 다룰 수 있는건 아닐 것이다.
 이제 두번 다시 베이리같은 경우를 다른 생물에게 떠맡겨선 안 된다고 알파는 생각했다.

 

   9

 

 칸자키 카오리는 구체상의 유리 용기에 들어간 머리 수가 늘어난 고양이를 이미지하고 몸이 떨린다고 생각했다.
 사태는 알파 개인의 선악 문제가 아니다.
 현재 진행형으로 칸자키의 몸에 닥쳐들고 있는 위기는 그런 단순한 차원을 넘어버리고 있다.
 저도 모르게 뒤로 한발짝 물러난 칸자키를 알파는 냉정한 눈으로 관찰하고 있었다.
 "최초로 고양이 베이리가 일그러기 시작했던건 3, 4시간 정도 걸렸다고 생각해. 도망칠거라면 막지 않겠지만 용기 안에 들어가고 싶지 않으면 빨라 나가는 편이 좋아"
 알파의 목적은 알았다.
 그녀는 단순히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나 동식물을 일그러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 주인인 슬라펄을 쫓아내고 자신은 렌거 부두의 안에서 나오는 것도 할 수 없었다.
 다만,
 "동식물의 진화는 본래라면 수만년을 걸친 장대한 것일 겁니다"
 뒤로 물러나면서도 칸자키는 질문을 한다.
 "아무리 당신이 특수한『환경』을 제공한다고 해서 한나절만에 저렇게까지 겉모습이나 기능이 크게 변화한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건……"
 말을 머뭇거리는 알파.
 하지만 그녀를 강하게 추구하지 않아도 대답은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뻔하잖아. 처음부터 그런식으로 되도록 만들었으니까"
 
 하얀 서리가 내렸다.
 아까전의 알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광범위였다.
 그리고 칸자키를 향해 대량의 강산이 덮쳐왔다.
 직선적인 통로의 흐름을 무시하고 바로 옆의 벽을 녹이듯이 덮쳐온 막대한 양의 액체는 설령 성분이 단순한 물이라고 하더라도 칸자키를 익사―――아니, 어쩌면 압사시킬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콰앙!! 하는 폭음이 작열했다. 톤 단위의 방대한 강산의 홍수는 칸자키에게 돌격하기 전에 저절로 갈라졌다.
 "와핫. 굉장하군, 모세가 바다를 가른것과는 방식이 다른 모양이다. ……아니면 이쪽의 문자를 먼저 읽힌건가. 『제련Uruz』은 원래 철을 만들때 나오는 남은 가스다. 나는 거기로부터『철을 녹일 정도의 효과=강산』이라는 의미를 강제로 가공한거지만 어쩌면 그 강철 와이어나 뭔가를 사용해서 유도된거겠지"
 목소리가 들려와서 칸자키는 녹은 벽에서 급속히 멀어진다.
 스스로 녹은 벽에도 바닥에도 강산의 웅덩이가 생겨 있었지만 무너가의 방어를 해두고 있는지 누군가는 무시하고 침입해온다. 첨벙첨벙 거리는 발소리만이 칸자키의 귀에 닿는다.
 알파의 안색이 변했다.
 무리도 아니다.
 침입자는 그녀를 만든 슬라펄이었으니까.
 "……"
 칸자키는 다시 슬라펄의 얼굴을 본다.
 그는 청바지 샵의 점주나 관광가이드 소녀와 함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슬라펄이 독단으로 수상한 행동을 하면 적어도 저지하려고 했을 것인데…….
 말이없는 칸자키로부터 뭔가를 감지했는지 슬라펄은 검지손가락을 가볍게 흔들고,
 "죽이지는 않았어"
 "―――"
 칸자키의 눈이 희미하게 가늘어진다.
 마술사의 말만이 계속된다.
 "라고는 해도 별로 자비심을 보여준것도 아니지만. 그 남자 쪽은 의외로 순간의 판단력은 우수한 것 같아. 정면에서 근거리로 걸었는데 치명상을 입힐 수 없었어. 이래봬도 조금은 놀라고 있다고?"
 겉보기엔 찬사의 말은 뒤집어서 모멸의 감정을 보이고 있다.
 칸자키는 천천히 입술을 움직여 물었다.
 "그렇게까지 해서 뭘 하러 온겁니까?"
 "아니. 사실을 말하자면 어딘가에서 방해를 해야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타이밍을 계속 놓치고 있었어. 하지만 네가 내 주문대로 알파를 순살하지 않아줘서 다행이야. 그 아이는 설계도대로 만들었다고 해도 똑같은 효력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떤지는 미지수라서 말이지. 단순하게 잃으면 똑같은걸 만들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야"
 렌거 부두의 본래의 주인은 알파보다 훨씬 이 시설의 공기에 친숙해져 있었다.
 "원래 천연의 알파가 있었을『깊숙한 숲』은 보통과는 다른 생태계가 숨쉬고 있었지만 그렇다고해도 여기까지 극단적으로 몇시간 단위로 다른 동물을 강제 진화시킬 정도의 특성이 갖춰져 있던건 아니야. 그거라면 지구상의 생물 전체가 일찍이 변이를 마쳤을 테고. 이 녀석은 알파에게 갖춰진『다른 동식물과 지나치게 어긋난 것』을 내 디자인으로 특출나게 눈에 띄게 만든 결과……라고 해야할까. 어떤『눈에 띄는』건지는 만들어볼때까지 몰라서 말이지. 상황좋은 개체를 만드는데는 상당히 우연적인 확률에 믿는 부분도 있다는거지"
 습격 전에 슬라펄은『지금의 알파는 렌거 부두의 영격 시스템과 링크하고 있어서 생명활동의 정지와 함께 시스템이 파괴되도록 설정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견제 하고 있었다. 어쩌면 저것도 단순한 위협이었을 지도 모른다.
 성인인 칸자키에게 알파를 부수지 못하기 위한 협박.
 "……분명 당신은 일정 이상으로 복잡한 마술을 쓸 수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만……"
 "그렇지. 그러니까 간단하잖나. 배치하는 문자는 한 종류. 과냉각수와 미립자를 사용해 그걸 단번에 대량생산하고 조악한 질을 압도적인 양으로 붙잡고 있는것 뿐이야. 겨우 이것만의 효과를 낳는데 10만 문자 이상의 룬을 소비하는 마술사같은건 나 말고는 없겠지? 보통이라면 그 만큼 쓸떼없는 소비를 할바에야 신전을 세울테니까"
 알파는 슬라펄의 상태를 의심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마술사 쪽은 돌아보지도 않는다. 필시 피아의 실력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조금 과장떠는 느낌으로
 "죽여서 멈추는건 간단하지만 역시 이 아이의 가치가 걸려서 말이지. 아까전에도 말한대로 설계도대로 만들어도 똑같은게 완성될거라고는 한할 수 없거든. 이러저러하는 사이에 렌거 부두의 영격마술에 작은 세공을 되버렸어. 조금 문제가 커져버렸지. 과연『필요악의 교회네세사리우스』에 통보하지 않는건 큰일이니까. 더미 정보를 뿌려두기 위해서도 한번 렌거 부두로 부터『패주』해서 너희들과 합류할 필요가 다가섰다는 이유지"
 "……"
 칸자키는 슬라펄을 얼굴을 다시 노려본다.
 그러면 당연히 알파를 만든 목적은 단순한 마술적인 연산을 맡기기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별로 장대한 야망을 품고 있는건 아니야. 세계 속의 동식물을 일그러뜨리고 싶다거나 전투용 키메라군이라도 만들어서 세계정복을 하고 싶다거나 그런 성가신 일을 생각하는것도 아니야. 나의 목적은 굉장히 간단한거야"
 마술사는 지루하단 말투로 자못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다.
 "진화를 하고 싶어"
 막연한 단어였다.
 만약 이 자리에 알파마저 없었다면.
 "처음에 말했을거야. 나는 선천적으로 일정이상의 복잡한 마술을 구축할 수 없다고.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치료약을 개발하려고 해도 이것만큼은 도무지 어떻게 되지 않아. 뭐, 거기서 시선을 둔 것이 알파다. ……생물로서의 근본부터 고쳐만들어버리면 나는 나의 약점을 극복할수 있을 지도 몰라"
 "……혹시 그 결과가 인간만이 아닌 한 지방의 동식물의 균형 그 자체를 크게 무너뜨리려고 한다해도 말입니까?"
 "물론"
 "……일의 문제는 지금 이 시간만이 아닌 수백년, 수 천년의 미래의 생태계까지 영향을 준다해도 말입니까?"
 "고려할 필요가 있는건가?"
 그 대답에 칸자키는 자연히 도의 자루에 손을 뻗었다.
 이 거리라면 순식간이다.
 그의 주변의 바닥에 강산의 물웅덩이가 있는것이 난관이지만,『성인』의 각력을 사용하면 그 마음이 들면 20미터 정도의 비약은 할 수 있다. 공중을 날듯이 공격하는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좋아"
 하지만 슬라펄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필시 성인이 어떠한 것인지를 이해하면서도.
 "다만 쓸떼없다고 평가해둘까. ……애초에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채로 기습을 걸거라고 생각하는건가?"
 마술사는 말하면서 녹은 벽의 너머를 가리켰다.
 칸자키가 있는 곳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손끝만을 움직여서 와이어를 사용해 통로의 벽을 사각으로 베어낸 칸자키는 거기서 겨우 슬라펄이 뭘 말하고 싶은지를 깨달았다.
 
 일면에 퍼져있는 새하얀 서리.
 
 렌거 부두의 부지에 눈이 녹아 쌓인것 처럼 지면은 건물의 벽, 천장 등이 희미하게 변색해 있었다. 필시 그 전부가 인위적으로 가공을 한 극소의 룬 문자. 그 숫자는 억일까 조일까. 전체로 몇 문자가 될지는 상상도 가질 않는다.
 "대량의 과냉각수를 준비하기 위해 액체산소 군선용 탱크 트럭을 조달하고 있었지. 그래도 이것만으론 광대한 부지 내에 산포하는건 조금 힘이 들었다고"
 하나하나의 위력은 극히 낮다. 손가락으로 누르는 정도 밖에 안될 것이다.
 다만, 그것이 만, 억, 조로 연이어지는 것으로 막대한 위력을 발휘한다. 개인으로서 압도적인 전력인『성인』인 칸자키지만 저걸 정면으로 먹으면 막대한『숫자의 폭력』에 지워지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
 눈 앞의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칸자키는 이렇게도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복잡한 마술을 구축 할 수 없는 상태이면서 이 만큼의 역량. 만약 알파를 이용해서 정말로 그 약점을 극복했다고 하면 얼마나 강대한 마술사가 될까)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슬라펄이『진화』라는 우선의 모교를 달성할 정도로 관둘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한 가지의 목적을 달성하면 다음의 목적을. 그걸 달성하면 더욱 다음 목적을 한다는 식으로 계속 갈 것임에 틀림없다. 그 때마다 피해가 무진장으로 확대되어간다면 역시 여기에서 이 마술사를 멈출 수 밖에 없다.
 칸자키는 힐끔 알파를 봤다.
 한번은 제조자를 지키기 위해 조반을 일으킨 마술생명체. 그녀는 기본적으로 슬라펄을 지키도록 생각해서 행동하고 있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마술사가 명령을 내렸을 경우 그녀도 적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성인. 내가 자유롭게 있는 동안에 말해둘게"
 알파는 칸자키의 눈을 올곧게 보고 말했다.
 "그 녀석을 멈출 방법은 굉장히 간단해. ―――죽여버리면 돼"
 소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마술사의 입이 반사적으로 미소를 만들었다. 상당히 일그러졌다고 해도 나름대로 집착을 갖고 만들어낸 마술생명체의 말이었기 때문일까.
 이 마술사는 알파를 완전한 도구로서 다루고 있다.
 반대로 알파도 완전한 도구로서 다루어지고 싶었던걸지도 모른다.
 칸자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도의 자루를 명확하게 쥐었다.
 하지만 슬라펄의 몸은 이완되어 있었다. 물론 경계는 하고 있겠지만 간단하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 있는건 여유였다. 이족에서 공격이 오면 카운터로 처치하겠다는 의사마저 느껴진다.
 그리고.
 
 쿠웅!!
 뭔가를 절단하는 둔한 소리가 렌거 부두에 작열했다.

 

   10

 

 칸자키 카오리와 슬라펄의 사이에는 20미터의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관계는 없었다.
 그녀는 도를 휘두르는것 뿐만 아니라 그 움직임에 숨기듯이 손안의 와이어를 조작했던 것이다. 거의 불가시에 가까울 정도로 가늘고 예리한 7개의 와이어는 칸자키의 손끝 움직임에 따라서 정확하게 표적을 공격하고 있었다.
 슬라펄의 뺨에 얕은 상처가 생겼다.
 피 방울이 얼마 흐르지만 그의 안색은 변함 없었다.
 다만.
 애초에 칸자키의 표적은 슬라펄이 아니다.
 그의 뒤에 있던 알파 소녀였다.
 
 "――"
 알파 소녀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상반신으로 비스듬이 커다란 상처가 생겨 있었다. 한 박자 늦게 대량의 피가 분출되고 그녀의 몸이 힘없이 바닥으로 무너졌다.
 "그녀는 말했습니다"
 칸자키는 냉정한 얼굴로 고한다.
 오로지, 냉혹하게.
 "마술사를 멈추는 방법은 빨리 죽여버리는 거라고"
 선천적으로 일정이상의 복잡한 마술을 구축할 수 없는 마술사에게 있어서『알파로 인한 인위적인 진화』는 마지막 구원이었다. 동시에 그 계획은 굉장히 섬세한 것이고 설계도대로 알파를 만들었다고 해도 똑같은 효력을 가진 개체가 만들어질거라고 한할 수 없을 정도였다.
 거기에 집착하는 마술사의 계획을 박살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대답은 간단.
 두번 다시 만들 수 없는 알파를 눈 앞에서 빼앗아버리는 것이다.
 "――아――"
 슬라펄은 몸을 비틀어 알파의 참상을 확인하고 잠시동앙 망연하게 굳어 있었다.
 그리고.
 쉬익……하는 듣기 거북한 소리가 들려왔다.
 슬라펄의 발밑에서다. 지금까지 뭔가의 방법으로 강산 물덩어리로부터의 간섭을 막고 있었던 마술사였지만 그 술식이 풀려버린 것이다. 양다리의 구두 밑에서 연기같은 것이 분출되기 시작하고 있다.
 마술사에게 신경쓸 상황은 아니었다.
 여기서 그에게는 몇 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그 안에는 사전에 설치한 함정을 사용해서 분노에 맡기어 칸자키를 죽여버리려고 한다는것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마술사가 행동하던 모든 이유에는, 목적에는, 그 중심에는 알파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니까. 그녀가 죽는걸 저지하지 못한 이상 사체로는 섬세한『진화의 조정』이 불가능할 것이다.
 너무나도 쉽게 그 희망을 빼앗긴 청년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강산의 위에 직접. 의복도 피부도 태우지만 역시 그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얼굴 근육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윽!!"
 과연 보고 있을 수 없게 된건지 칸자키는 고속으로 마술사에게 접근한다. 물덩어리는 균일하게 퍼져있지 않다. 희미하게 남아있는 강산이 없는 장소만을 밟고 망연자실해하는 마술사의 목덜미를 한손으로 쥐고 휘두르듯이 힘껏 내던졌다. 인간의 몸이 마치 자그만 인형처럼 10미터 이상이나 날아갔다.
 "간단하게 죽지 마세요"
 칸지키는 시시하다는 말투로 말한다.
 "재판 방법은 이쪽에서 정할테니까요"
 바닥을 구르는 마술사한테서 반응은 없었다.
 살기 위한 목적을 빼앗긴 슬라펄의 입술은 그 말고는 절대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계속 중얼거릴 뿐이었다.

 

   11

 

 "그래서?"
 청바지 샵의 점주는 시시하다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그는 현재 겉보기는 클래식 카지만 내부는 전기자동차라는 환경 자가용차의 핸들을 쥐고 있었다. 스코틀랜드에서의 일이 끝났으므로 지금부터 런던으로 돌아가는 도중인 것이다.
 점주의 얼굴에는 푸른 멍이 있다.
 "나는 말야. 런던 구석에서 작은 청바지 샵을 경영하고 나날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차금을 얻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정말이야. 그런데……왜 정신을 차리니 이렇게 되있는거야!? 그 망할 마술사한테 정면으로 죽을뻔 했다고!! 그 녀석은『필요악의 교회네세사리우스』의 소속이지? 그럼 이번에 본래라면 지켜져야할 민간인인 나는 이 분노를 네놈들에게 갖다대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때!?"
 "정면에서 프로 마술사의 일격을 받고도 그 만큼 화낸다면 문제는 없는게 아닌가요? 애초에 관광가이드를 감쌀만큼 여유를 보여준 당신의 어디가 민간인인겁니까?"
 "야야, 난처하게. 가끔 발룬티어 정신을 발휘했더니 이 취급이냐!?"
 절규하는 점주지만 칸자키도 관광가이드도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
 눈꼬리에 눈물을 띄운 점주는 룸미러로 후부좌석을 힐끔 보면서 그녀들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말야. 그 알파는 결국 어쩔 작정이야?"
 "일부러 더미 선지피까지 준비해서 제조자의 눈을 속인겁니다. 저대로 내버려두는것도 무책임하겠죠"
 칸자키는 흐르는 듯한 말투로 대답한다.
 룬 마술사에게도 몇가지의 양식이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어떤 문자를 어떤 장소에 새기는지를 끝까지 본다』『실제로 문자를 새긴다』『그 문자에 피든 재료든 흘려넣어서 주문을 자아낸다』등의 프로세스를 경과해서 실행시킨다.
 칸자키는 이 사이에『새겨둔 문자를 피로 물들인다』라는 점을 착안.
 와이어를 사용해 알파의 몸 표면을 극히 얇게 벤데다 마치『거기에서 피분수가 뿜어나오도록』마술적인 세공을 한 것이다.
 관광가이드 소녀는 아무래도 감탄했다는 모양이라
 "그야 상반신을 어깨부터 허리까지 비스듬히 슥 베고 분수처럼 붉은 액체가 뿜어나오고 그대로 쓰러지기라도 하면 이미 완전히 죽었다고 생각하겠죠. 게다가 들은 이야기로는 상당히 거리도 있었던것 같구요"
 "현대전에선 룬의 사용방법도 적시전략화 되어 있으니까 말이죠. 제가 아는 한에선 복사기로 대량생산해서 사용하는 마술사도 있으니까요. ……옛날부터 이 방법을 썼으면『술자에게 새긴 도랑에서 피나 염료가 뿜어나온』시점에서 함정의 가능성을 수상쩍어 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상대는 과냉각수나 얼음 결정의 구조까지 이용해서 룬 마술을 철저하게 어레인지 하는 마술사다. 사용하기 익숙한데다 반대로 그러한 기본적인 것을 잊어버렸던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과를 들어도 점주는 약간 기분 나빠보였다
 "그 염료는 어디에서 손에 넣었지?"
 "……그건……"
 "어차피 네놈의 피일거 아냐. 나참, 치사량 한계까지 사용하다니. 나중에 병원 들러라. 네놈은 성인이지만 수혈은 보통의 피로 오케이였으니까"
 타고난 혈액에 묘한 치유효과 등이 부가되어 있는 성인의 경우엔 수혈을 하지 않는 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칸자키는 그러한 타입의 성인은 아니다.
 그런걸 말하던 칸자키 일행이었지만 갑자기 대화가 멈추었다. 뒷자석에 밀어넣었던 알파가 눈을 떴기 때문이다.
 그녀는 최초에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불안해지고 이어서 자신이 누가봐도 어울리지 않는 뻣뻣한 청바지를 입고 있다는 것에 위화감을 느낀 모양이었다.
 칸자키는 흐르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일단 영장의 일종이라구요 어떤 효과가 있어더 뭘 봉인하고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지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거다. 애초에 그녀석은 그런 사용법을 하기 위한 거잖냐. 일단 몇개의 즉흥적으로 꿰매뒀지만 말야. 꿰매는 방법 정도로 어떻게 될 레벨을 넘었어"
 알파의 성질에 맞추기 위해선지 금속제 단추나 지퍼는 제외되어 있고 대신에 나무를 깍은 새로운 단추가 달려있었다.
 차는 철제지만 주위의 거부감정은 적다. 청바지에는『진화』로의 내구성 말고 금속에 대한 반응을 억누르는 효과가 있는걸지도 모른다.
 그녀는 무의미하다는걸 알면서도 좁은 차 안에서 가능한 만큼 주위와 거리를 두려고 하면서 주의깊게 질문한다.
 "……그 때, 나는 죽여라고 했는데. 의미를 잘못 해석 해석한거야……?"
 "글쎄요. 당신이 그렇게 느낀거라면 필시 저의 실수겠지요"
 칸자키는 딱히 마음에 두지 않고 말했다.
 치사량 한계까지 자신의 피를 소비한 것을 알고 있는 점주는 무심결에 혀를 찰뻔했지만 이성의 힘으로 그걸 억누른다.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거야……"
 "호수 지방에 있는 대량의 성터 안에 우리『필요악의 교회네세사리우스』의 연구시설이 있습니다. 20세기 초반가지는 마술생명체의 제조도 행했던 기록도 있으니까 거기라면 적절하게 격리보호할 수 있겠지요. 당신이 염려할만한 생태계의 심각한 영향을 막을 수 있습니다. 렌거 부두에 있던 다른 동식물에 대해서도 바로 별동대가 보호합니다"
 "연구시설……이라는건 기브 앤 테이크구나"
 "표면적으로는"
 "……?"
 고개를 갸웃거리는 알파에게 칸자키는 어깨를 늘어뜨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런 명목으로 해두지 않으면 나라의 기관은 이용할 수 없다구요. 예를들면……그『진화체질』을 완전하게 억누르기 위한 영장을 개발한다고 해도 말이죠"
 
 제 5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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