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노와 학교에서 헤어진 그날 밤, 유키노에게 메일이 왔다. 역시 원망하는 말인가 싶어 쭈뼛쭈뼛 메일을 열어보니 카마쿠라 사진을 독촉하는 메일이었다.
평소와 다를바 없는 그 내용에 나는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린다.
아마. 아마도지만, 나는 잘못하지 않았던 것이다.
원망하는 말도 없거니와 감사하는 말도 없다. 정말로 평소대로의 내용이었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유키노의 가족 관계가 어떤식으로 진전했는지 까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좋은 방향으로 향했다는것 만큼은 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일처럼 기쁘다.
그 후로 나와 유키노가 나눈 메일에 조금이지만 변화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하루에 두번, 카마쿠라의 사진을 보낼 뿐이었지만, 그 이외에 유키노로부터 잡담성 메일이 오는게 늘어났다.
예를 들어 지금 뭐하고 있냐거나, 이런 고양이 사진을 찾았다거나. 그런 내용이다. 거기에 나도 공부나 예비교의 짬을 보고 답신한다. 그런 대화를 조금이지만 즐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말이다 유키노. 좋아하는 가죽을 물어보는건 그만두지 않겠냐? 까놓고 말해 무섭다. 전에 목걸이를 달아주겠다고 했는데, 그거 아니지? 아니지? 왜 그런걸 묻는거야? 라고는 도저히는 아니지만 무서워서 물을 수 없다.
 
이래저래 하여 시간은 흘러 치바시민 불꽃놀이 대회 날이 찾아왔다.
솔직히 나는 불꽃에 흥미는 없다. 까놓고 말해 저런건 단순한 염색반응이다. 불꽃놀이 보러 안갈래? 라고 물으면 "하? 집의 화로에서 소금이라도 태워라" 라고 답할 것이다. 그 정도로 흥미는 없다.
없지만……,
 
"아, 힛키. 오래 기다렸지-!"
 
어째선지 유이랑 둘이서 불꽃놀이를 보러가게 됐다.
일의 전말은 이렇다. 어느날, 유키노한테서 불꽃놀이 대회에 갈거냐고 물어서 나는 거기에 "코마치와 타이시가 가니까 감시 겸 보호자 겸 지갑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사키도 같이 갈지도. 그 녀석 브라콘이니까" 라고 답신했다. 그 후에 여느때처럼 시간이 지나고나서 날아온 유키노의 메일에는, "유이랑 가. 코마치의 허가는 받아뒀어. 유이는 길을 잃지는 않을테니까 애취급 하지 말도록" 라며 의역하면 그런 느낌으로 쓰여 있었다. 어째서? 라고 물어도 됐으니까 라고만 돌아와서, 나는 추궁을 포기하기로 했다. 아니, 포기하긴 했지만 아직 납득은 하지 않았다.
코마치들의 인솔을 사키에게 맡기는건 좋다 치자. 브라콘인 사키니까 코마치와 타이시가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테고. 실제로 저 둘은 단순한 친구니까. 타이시는 그렇다치고 코마치에게 그럴 마음이 없다는건 알고 있으므로 그 부근은 안심하고 있다.
그저 왜 나와 유이가 같이 가지 않으면 안 되는가. 그것 만큼은 모르겠다.
 
"힛키? 이-봐!"
 
멍하니 생각에 잠긴 나를 유이가 노려본다.
뭐, 생각해봐도 모른다면 어쩔 수 없다. 이미 이렇게 만난 이상 생각해봐야 소용 없으니까.
 
"어, 어어. 미안미안. 유이, 입고 왔구나. 잘 어울리는데"
 
"그치! 그치-!"
 
내가 칭찬하니 유이는 보여주듯이 양손을 벌린다.
 
"그럼 갈까"
 
"오-!"
 
 
 
 
회장에 도착하니 거기는 인파가 넘치고 있었다.
좋구만, 역시 좋다. 나에게 아무런 흥미도, 관심도 갖지 않는 사람무리를 보면 역시 마음이 진정된다.
 
"저, 저기? 뭐부터 먹을까!"
 
"이런데는 비싼 가격에 비해 맛없으니까 먹고 싶지는 않다만"
 
내가 그런 말을 하니 유이가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뭐냐? 틀린건 없잖냐. 절대로 스스로 만든 편이 싸고 맛있다. 다른건 감자랑 버터나 프랭크 후르츠 정도겠지. 저건 누가 만들어도 같은 맛이 될테니까.
 
"이런데 오면 그런걸 하는거야! 이러니까 힛키는……"
 
외인처럼 손을 벌리며, 이거 참, 이라는 듯 고개를 젓는다.
 
"뭐, 네가 먹고 싶다면 상관없지만. 그 대신에 남기지 마라"
 
"에- 힛키도 먹어-! 나눠 먹는 편이 여러가지로 먹을 수 있어서 이득이니까!"
 
"……알았다"
 
와-아- 거리며 뛰어가는 유이의 뒤를 쫓는다.
 
"아, 사가밍이다. 얏호-!"
 
"오, 유이"
 
아는 사이인지 유이가 한 명의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너, 두고 가지마"
 
"아, 히키가야도. 유이, 히키가야랑 같이 있었구나"
 
나는 이 녀석을 모르지만 저쪽은 나를 알고 있다. 왠지 그런 상황 많은데.
 
"맞아-! 집에서 안 나오는 힛키를 지켜달라고 부탁받아서. 이야- 믿음직스런 여자는 힘들구나-"
 
그 힛키는 더블미닝이냐? 전혀 안 어울리거든, 그거.
 
"나는 집에서 안 나오는게 아니다. 나갈 필요가 없는것 뿐이다"
 
찰딱, 하며 유이의 머리를 가볍게 친다.
유이는 불만스럽게 나를 본다.
 
"집에서 안나온다는건 변함없잖아-"
 
"공부하고 있다, 공부. 그러고보니 너 과제는 끝냈냐?"
 
"윽. 왜 그런 애길 꺼내는거야, 힛키는. 그런건 잊고 오늘은 불꽃놀이를 즐겨야한다구!"
 
"끝내지 않았구만……. 절대로, 보여주지도 가르쳐주지도 않을거다"
 
"에-! 마지막 일주일 정도는 힛키한테 가르쳐달라고 생각했는데. 괜찮잖아, 가르쳐줘-"
 
"단고히 거절한다"
 
내 팔을 잡고 흔들어대는 유이에게 NO를 관철한다. 과제는 자신의 힘으로 하지 않으면 의미 없잖냐.
그런 우리들의 대화를 사가밍이라 불렸던 여자가 약간 어두운 얼굴로 보고 있는걸 깨닫는다.
그 얼굴을 보고 있었는지 유이가 화제를 바꾼다.
 
"사가밍은 누구랑 왔어?"
 
"나? 나는 유이랑 달리 여자끼리 불꽃놀이 대회 온거야-. 유이는 좋겠다-. 나도 청춘하고 싶다-"
 
"에-!? 뭐야 그 수영대회같은 발언! 전혀 그런거 아니야-!"
 
여자투성이 불꽃놀이 대회에 오는건 청춘이 아닌 모양이다. 내가 알고 있는 청춘 속에는 친구랑 꺅꺅 불꽃놀이 대회를 즐기는것도 들어있었는데, 아닌가. 몰랐다.
그보다 왜 어두운 표정인채로 있는걸까, 이 녀석은. 내팽겨쳐진건가? 잘 모르겠군.
 
"아, 둘의 방해해서 미안해. 나 갈게. 유이, 히키가야 또 봐-"
 
손을 흔들고 사라지는 사가밍을 쳐다본다.
옆을 보니 유이가 으음 신음거리고 있었다.
 
"우으-. 어쩌지……. 왠지 오해받아버렸어-. 유키농한테 혼나겠어……"
 
무슨 오해인건지, 왜 거기서 유키노가 나오는건지, 여러모로 신경쓰이지만 지금은 내버려두자.
그보다도,
 
"그래서 결국 뭐 먹을거냐?"
 
"에, 아, 응. 그게……타코야끼! 타코야끼 먹자-!"
 
생각전환을 한건지, 유이의 얼굴이 파악 꽃을 핀다.
타코야끼, 타코야끼- 거리며 앞을 걷는 유이를 따라가면서 문득 생각한다. 결국 그 녀석 누구야?
 
 
 
 
 
도쿄만에 해가 지고 불꽃놀이 쏘기까지 조금만 더 있으면 시작할 무렵. 나와 유이는 아직 회장을 헤메고 있었다.
 
"시트를 갖고 오긴 했지만. 이래선 서서보는 수 밖에 없잖냐"
 
"우, 우으. 미안. 내가 계속 쪽자를 해서 그렇지. 진짜 미안해"
 
침울해하는 유이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툭툭 두드리듯 쓰다듬어준다.
 
"바보냐. 그런건 오차 범위다 오차범위. 분명 앉아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포장마차를 돌고 있을때보다도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걸테니까. 딱히 네가 신경쓸 일은 아니야"
 
"……고마워"
 
"뭐, 조금만 더 찾아볼까. 나는 서서봐도 괜찮지만, 유이는 힘들거 아냐. 최악의 경우엔 유료석이라도 좋고. 내가 낼 테니까. 자, 가자"
 
에, 미안하잖아 라며 사양하는 유이의 팔을 끌고 유료석으로 걷는다.
유이가 들키지 않도록 하고 있으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익숙치 않은 나막신으로 힘들어보였다. 장소를 찾아 돌아다니는것도 한계일테니,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게 최고다.
로프로 구분 지어진 유료 구역에 도착해서, 접수처 쯤을 돌아보고 있으니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어라-? 히키가야잖아"
 
뒤돌아보니 굉장한 미인이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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