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본 곳에 있던 하루노 씨를 따라 유료 공간 안으로 들어간다.
"아버지 대리라서. 인사만 하느라 지루하던 참이야. 이야- 히키가야가 와줘서 다행이야-"
대리, 라. 하루노 씨의 그 말로 모든것이 이어진 느낌이 들었다.
대리로서 이 자리에 하루노 씨가 있다. 그건 하루노 씨가 현의회인 아버지 대리로서, 충분하게 주위에서 인정받는다는 거겠지. 그렇지 않는다면 아내인 어머니나 비서 등, 확실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이 자리에 있을테니까.
이걸 딛고 생각해보면 유키노시타가는 현의에서 후계자인 하루노 씨의 뒤를 유키노가 쫓는것을 바라지 않는다. 라는 답이 나온다.
그야 그렇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유키노는 현의같은 일에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다. 사교성이 없다는것도 그렇지만, 청탁 등을 합병할 필요도 있는 정치 세계에 있어 그 녀석의 강직한 성격, 정의감은 방해가 될 뿐이다. 그야 어머니도 걱정하니 진로 같은데 방해를 하겠지. 언니의 뒤를 쫓는데 노력하여, 설령 쫓아갔다고 해도 그 앞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보다 유키노가 정한 진로, 교다이 경제학부라는건 분명 어머니도 원했을 것이다. 하루노 씨가 현의의 뒤를 잇는다는건 회사 쪽은 유키노가 잇게 되는 걸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나의 페이퍼 컴패니 설립에 맞춘 진로도 쓸모없지 않았군. 왜 유키노가 경제학부로 진학을 정한것 까지는 모르겠지만, 교다이를 지향한건 내가 이유인 모양이니까.
"자자 둘 다. 일단 자리에 앉아!"
"아, 감사합니다"
생글 웃는 하루노 씨의 말을 따라 둘이서 의자에 앉는다. 현의 때문에 준비된 자리인 만큼, 여기서라면 불꽃이 잘 보일것 같다.
"우와-, 굉장히 좋은 자리. 고급이야……"
내 옆에서 유이가 감탄의 목소리를 낸다. 그게 들렸는지 하루노 씨가 후훗 미소짓는다.
"뭐 그래. 알고 있지? 우리 아버지 일. 이런 자치체 계열의 이벤트에는 강하거든"
"현의는 시에도 세게 나갈 수 있으니까요"
"아, 과연 히키가야. 예리한데. 하지만 이건 어느쪽이냐고 하면 현의보다는 회사 쪽이야"
그치만 하루노 씨가 대리지요? 라고는 묻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유키노시타가의 문제――아니, 유키노가 고민하고 있었다고 하는 편이 올바르지만――는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꼬리를 잡고 답을 맞춰볼 필요는 없다. 하루노 씨도 그리고 어머니도 유키노를 엄하고 다정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걸 깨닫지 못한 유키노는 더는 없으니까. 유키노는 가족의 상냥함을 깨달았다. 나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첫 번째 불꽃이 쏘아졌다.
색이 영롱한 큰 원이 음악에 맞춰 밤하늘에 피어난다.
어디, 분명 흰색이 알루미늄이고 금색은 티타늄이었던가-. 그런 풍정이고 나발이고 한 생각을 하는 내 옆에서 유이가 감동을 보인다.
"굉장히……이뻐……. 유키노도 올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사교성 자리는 장녀인 내가 할 일이야. 말했지, 아버지 대리. 딱히 놀러온것 만이 아니니까. 그거 옛날부터 어머니의 방침이야"
"그치만 유키농이 와도 문제 없는게……"
"음-, 거기는 어머니의 의지니까 라고 밖에 말 못하겠네. ……거기다, 알기 쉬운 편이 좋잖니?"
"분명 둘 모두 닮았으니까, 한 명만 있으면 착각할 일은 없겠지만요……"
자, 지금 일련의 하루노씨의 발언을 유키링걸(유키는 유키노의 유키가 아닌, 유키노시타가의 유키)을 통해 물어보자.
유키노는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니까, 이런건 나의 일이야! 유키노가 와도 나와 비교당해서 괴롭기만 할 테니까 그 편이 나아!
뭐, 이런 거겠지. 유키노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조금 깬다.
실제로는 그거 이외에도 하루노 씨를 후계자로서 대외적으로 넓히기 위해서라던가, 그런 생각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의로서 측면이다. 유키노는 그쪽 밖에 보지 않았던걸지도 모르지만.
아마 유키노는 가족을 가족으로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현의라던가, 후계자라던가, 그런 필터를 통해서 밖에 가족의 추억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녀는 가족의, 유키노를 생각하는 서툰 다정함을 깨닫지 못했다. 분명 그런걸테지.
"있잖아, 우리 집은 어머니가 강해서 무섭거든-. 무슨 일이든 결정하고 따르게 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쪽이 타협하는 수 밖에 없어서 굉장히 힘들어-. 히키가야도 그렇게 생각하지?"
하루노 씨는 내가 그날 학교에서 유키노에게 했던 말을 알고 있다.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당연하다. 그리고 그 말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알고 있기에 더욱, 굳이 어머니의 인상을 내게 물어온다.
이건 확인인 것이다. 너는 제대로 보고 있니, 라고. 적당한 소리를 하며 파고 들어온것 아니니, 라고.
그럼 내가 해줄 답은 하나다.
"강하고, 그리고 다정한 어머니군요"
그보다, 제대로 얘기하면 된다고 생각하는건 나 뿐인가. 특히 어머니.
지배라던가, 소유욕같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건 알고 있을테니까.
유키노는 하루노 씨랑은 다른 사람이라서 남이 뭐라고 하든, 어떻게 비교하든 제대로 알고 있다고, 그러니까 무리하게 하루노 씨의 뒤를 좇을 필요 없다고. 그렇게 말해주면 될 것을.
"……그런가. 히키가야는……제대로 눈치챘구나"
"뭐, 확신을 갖게 된건 오늘이지만요"
고개를 숙이고, 미약한 목소리로 하루노 씨는 말한다.
"그래……. 굉장하네, 히키가야는. 우리들이 줄곧 못했었는데, 유키노에게 들켜버렸는걸. 유키노에게 미움받아도, 언젠간 알아줄거라고. 그렇게 생각해서 열심히 해왔는데. 전부……소용 없었던걸까……"
"아니, 소용 없던건 아니죠"
내 말에 하루노 씨는 고개를 팟 들어 나를 본다. 그 얼굴에는 평소 미소도, 때때로 보여주는 엄한 표정도 아닌, 지금까지 보아온 하루노 씨하고도 다른 표정이었다.
"그 녀석이, 유키노가 제 말로 깨달았으면, 그건 하루노 씨나 유키노의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노 씨들이 없었다면, 유키노가 선택한 길이 조금이라도 틀어졌다면, 저와 유키노는 만날 수 없었으니까요. 그럼 지금을 만들어놓은 하루노 씨들의 마음은 절대로 소용 없던게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루노 씨들의 서툴기 짝이 없는 다정함이 있기에 처음으로 지금의 유키노가 있다. 어쩌면 유키노는 소부고로 진학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봉사부 따위 만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많은 것을 만들어낸 것은 절대로 소용 없는 일이 아니다.
"하루노 씨들의 서툴기 짝이 없는 다정함이 있었으니까 저와 유키노는 만났습니다. 그것에 감사는 해도 소용 없었다고는 절대로 하지 않아요"
"그런가……. 고마워, 히키가야"
하루노 씨는 조금이지만 미소짓는다. 내 마음이 얼마나 전해졌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다소나마 전해졌다고 믿고 싶다.
"그보다, 유키노도 그렇지만 하루노 씨도 솜씨 좋아 보이면서도 의외로 서툰 구석이 있다구요. 그런 점은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뭐, 뭐야, 갑자기-! 그런걸로 귀엽다는 소리 들어도 전혀 기쁘지 않거든!"
볼을 부풀리며 하루노 씨가 반박한다. 다행이다, 평소의 그녀다.
그 후에도 하는 말마다 귀엽다 귀엽다며 하루노 씨를 놀렸다. 뭐, 하루노 씨의 생각을 내가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고는 해도, 부끄럽게 해버린건 확실하다. 조금 정도는 되갚아줘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지나쳐버린 모양이라서, 최종적으로,
"진짜-! 누나 화났어! 그런 심술궂은 히키가야한테는 귀여운 유키노는 안 줄거야!"
라고 해버렸다.
그것에 대해,
"안 준다고 해도 갖고 싶으면 힘을 써서라도 뺏으러 갈겁니다. 유키노도 그걸 바란다면"
하고 폼잡고 말해봤다. 뭐, 갖고 싶어질 예정은 지금은 없다. 거기다 유키노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말하는것 만이라면 좋다.
자, 그런 불꽃놀이의 귀가 길이다.
덧붙여 그 후에 나와 하루노 씨 사이에 제대로 된 대화는 성립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하루노 씨는 "흐응-" 밖에 답하질 않아, 줄곧 나를 사이에 두고 유이와 즐겁게 떠들었다.
……당신, 유이를 경계하던거 잊고 있지 않아? 학교에서 만났을때, 유키노를 배신하지 말아주라고, 무척이나 경계했잖습니까-.
아니, 대화에 끼워줬으면 하는건 아니지만. 덕분에 차분하게 불꽃을 볼 수 있어서, 불꽃놀이가 좋다는것도 깨달았고. 저거 단순한 염색반응이잖냐. 장인의 혼을 느꼈다. 저 아름다운 동심원이라던가, 어느 정도의 시간을 소비하여 손에 넣은 기술인건지 굉장히 신경 쓰이고. 아, 결국 남들과 다른 불꽃놀이의 즐기는 방법을 알았다.
"이야-, 힛키 멋졌어-! 힘을 써서라도 뺏으러 갈거라던가, 유키농이 들었으면 기뻐할거라 생각해-!"
"아니, 어째선데. 기뻐할리 없잖냐"
유키노와 나의 관계는 친구이며,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까놓고 말해 나는 친구가 있던 적이 없으니까. 유키노가 내게 대하는 태도가 친구의 그것인지, 그것과는 다른건지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에-. 기뻐할거라 생각하는데-. 왜냐면 유키농도 힛키랑 있으면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 뭐. 그리구, 유키농이 즐거워보이면 나도 굉장히 즐거워"
"……즐거워보이는게 왜 기뻐하는거랑 이어지는지 전혀 모르겠구만"
"힛키는 말야, 유키농이랑 있으면 즐겁지 않아?"
"즐겁다고 하면 즐겁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 녀석이 신경 쓰인다. 어째설까. 그만 신경쓰인다고나 할까-"
"저기저기! 그거 러브? 러브야?"
유이는 눈을 반짝이며 빼꼼 내게 얼굴을 가져간다.
"아냐. 뭘까나. 코마치를 보고 있는거랑 가장 가까운걸지도. 적어도 러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야"
내가 말을 하니 유이가 조금 표정을 흐린다.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힛키는 말야, 코마치랑 있을때도 즐거워 보이지만, 유키농이랑 있을때는 완전 다른 얼굴 하고있어. 그러니까 절대로 아니야"
"그, 그런건가?"
응. 있잖아, 힛키. 유키농을 제대로 봐줘. 유키농이랑 코마치는 다르다고, 제대로 깨달아줘"
평소하고는 달리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유이에게 나는 끄덕이는 수 밖에 없었다.
다르다라. 나는 남에게 향하는 감정을 코마치와 그 이외라는 두 종류 밖에 갖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유키노를 향한 감정을 코마치에게, 동생에게 향하는 감정으로서 분류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르다고 하면. 코마치와 유키노와 그 이외라는 세 종류가 됐을 때, 나는 유키노에게 향한 감정을 어떻게 분류하면 좋을지 모른다.
"알았다. 네가 그런다면 나도 제대로 생각할게. 생각할 시간이라면 얼마든지 있으니까. 어쨌든 집에선 안 나가니까"
내가 유키노가 깨닫지 못한 점을 깨달은 듯이, 내가 깨닫지 못한걸 유이는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이의, 내게도 그것과 가까워졌으면 하는 마음을, 나는 헛되게 하고 싶지는 않다.
"응. 제대로 생각해줘. 빼먹으면 벌줄거야!"
"어, 어어"
자신을 보고, 자신이 깨닫지 못한 점을 깨달아주는 존재. 그런걸 친구라고 부른다면. 이 녀석은, 유이가하마는, 내가 깨닫지 못한 사이에 친구가 된걸지도 모른다.
코마치와 유키노와 그 이외. 그 세 종류에 친구라는 항목을 더해서 네 종류로 한다. 조금이지만 세계가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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