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력시험이라고 해도 텔레비전에서 할법한 본격적인 것이아니다.
차를 마시는 듯한, 그런 애들 속이기 같은 것이다. 뭐, 실제로 하는건 애들이지만.
파파팟 준비를 마치고 대기장소로 돌아와 브리핑을 한다.
 
"그래서, 어떡할거니?"
 
불씨를 끊은건 역시 유키노였다.
어떡할거니? 란 당연히 츠루미다. 대안은 이미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나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거기다…… 미리 해두지 않으면 안 될것도 있다.
모두와 마찬가지로 내가 입을 다물고 있으니, 마치 성장하지 않는 남자가 성장을 느끼지 못하는 발언을 한다.
 
"역시…… 츠루미가 모두와 대화를 하는 수 밖에 없다, 일지도. 그런 자리를 만들자"
 
"너, 이제 말하지 마. 나중에 떡이라도 줄테니까. 응?"
 
역시 어딘가 어긋난 발언. 거기에 나는 쓴 소리로 답한다. 노려보지 마. 일부러다, 일부러.
 
"에비나가 코피를 뿜으려 하고 있고, 그다지 손짓발짓 가르쳐주는건 싫지만 말이다. 너 말이다. 뭐 착각하는거 아니냐? 그 녀석들 사이에 명확한 문제가 있고, 이야기를 해서 그걸 해결한다. 모두가 사이 좋아져서 잘 됐습니다, 잘 됐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냐?"
 
"……히키타니는 그게 잘못 됐다고?"
 
핫, 하며 바보취급하듯 웃는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뒤엎고 있다. 그 녀석들 사이에 문제는 없어. 애시당초 누가 나쁘고 나가 나쁘지 않다, 그런 문제가 아니다. 그럼 무엇이 나쁜가. 왜 츠루미는 소외되고 있는가. 그건 말이다, 그렇게 당연히,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분위기가 츠루미의 주위에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말하자면 주위가 그런 집단심리에 흘러갔으니까 이렇게 된거지. 확실히, 네가 말하는건 잘못되지 않았어. 해결방법의 일례로 올릴 수 있겠지. 하지만 그건 선동하는 협력자가 필요하다. 츠루미가 모두와 이야기할때, 같이 이야기 넣어준다고 해줄 녀석이 필요하다고. 너, 그거 준비할 수 있냐? 거기까지 제대로 생각하고 말한거냐?"
 
"그, 그건……"
 
말이 막혀, 시선을 지면에 둔다. 그걸 확인하면서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럼 찌그러져있어. 시간 낭비다"
 
뭐, 사전에 말해두는건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본론은 지금부터다.
 
"모두가 하니까 자기도 한다. 그런 집단심리탓에 츠루미가 소외되고 있다면, 그런걸 부숴버리면 된다. 모두와 같이 있어서 그런 집단심리가 발생한다면, 모두가 아니게 되면 된다. 집단심리라는 틀에 둘러쌓여서, 거기에서 벗어난 녀석을 비웃는다면, 틀을 부숴서 너도 똑같다고 보여두면 되지"
 
일단 말을 끊고, 입을 다물고 나를 쳐다보는 모두를 돌아본다.
그리고 천천히 말한다.
 
"내게 대책이 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내 제안은 받아들여졌다. 발언력이 강한 녀석을 논파하고, 입다물게 하고나서 제안한 것이다. 그러면 반대도 하기 힘들 것이다.
일단 해산하여, 대기장소에서 떨어진 집단 속에서 모두와 이야기 하지 않고, 나의 대책에 핵심이 되는 인물을 찾는다.
그 녀석을 찾아내고, 혼자 떨어지게 된 것을 재고나서 말을 건다.
 
"잠깐 괜찮냐"
 
"뭐야, 히키타니"
 
핵심이 되는 인물이란, 방금전까지 충분히 부추겨놓은 그 녀석이다.
 
"아까는 미안했다. 필요했다고는 해도, 정말로 미안했다"
 
"히키타니, 그건 무슨 의미지?"
 
고개를 숙이는 나의 의도를 읽지 못했는지 수상한 얼굴을 지었다. 그렇게나 부추겨놓고 사죄당하면 그렇게 되나.
 
"너한테 부탁하고 싶은게 있다. 내 대책이 학교측에서 문제가 됐을때, 나를 내버려라. 잘라 버려라. 자기들은 관계없다고, 저 녀석이 멋대로 한거라고 했으면 싶다. 이건 그룹 안에서 발언력이 있는, 너말고는 부탁할 수 없는 일이다"
 
발언력이 있는 이 녀석이 나를 잘라버리면 아마 주위도 거기에 동조한다.
이 녀석이 나를 버리는건 당연.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까지 부추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식으로 부추기진 않는다. 내 주의에 위반하니까.
 
"히키타니의 생각은 잘 알았어. 하지만 약속은 할 수 없어"
 
그렇게만 말하고 가버렸다.
젠장, 미움받지 않았나. 저렇게나 말해버리면 아무리 '모두와 사이 좋게'교의 교주인 저 녀석이라도 즉시 나를 내버린다는 선택을 고를거라 생각했는데. 생각이 얕았나…….
하지만 지금부터 다른 녀석에게 해둘 시간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마지막에 저 녀석이 나를 버리는 선택을 해주기를 빌 뿐이다.
 
 
 
 
 
담력시험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남은건 츠루미들의 반 뿐이었다.
적당한 이유를 내어 출발순서를 조작하여, 그렇게 되도록 진행역인 코마치와 토츠카에게 부탁해뒀으니까 당연하지만.
자, 이런 지시만으로 제안자인 내가 뭘 할 수 있냐고 하면.
 
"기다리는거, 지치는데"
 
"지금 출발했다고 메일이 왔다. 그러니까 슬슬 올거다"
 
미우라와 둘이서 츠루미들이 유도되어올 길 복판에 서 있었다.
이번 나의 대책은 미우라 없이는 성립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미우라라는, 아이를 사랑하지 마지않는 엄마 체질이 필요한 대책인 것이다.
나와 미우라가 마지막 신호를 마친 순간에 길 끝에서 발소리가 들려온다. 아무것도 모르는 불쌍한 새끼양들이 오고 있는거겠지.
 
"아, 언니다"
 
미우라의 모습을 깨달았는지, 초등학생들이 다가온다.
 
"완전 평범한 모습이야!"
 
"그렇네-!"
 
"좀 더 의욕 내줘-!"
 
"이 담력 시험 하나도 안 무서워-!"
 
"고등학생인데 머리 나빠-!"
 
그 말을 듣고 싶었다!
밤의 숲속이라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 속. 평소 차림을 하고 있는 미우라에게 마음이 풀어졌는지, 소녀들은 잽싸게 문제발언을 해줬다.
솔직히 문제발언을 이끌어내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했지만……. 미안, 미우라. 약속한거 의미 없었던 모양이다.
 
"니들 누가 반말하래?"
 
"어……"
 
미우라의 앞으로 나와 달려오던 애들을 멈춰 세운다.
친근한 언니에게 말을 걸려고 했더니,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나와서 혼낸다. 그런 상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아이들의 다리가 멈춘다.
 
"그보다. 지금 누가 머리 나쁘다고 했어? 그거 말한거 누구야"
 
내 말에, 아이들은 시선을 내 뒤로 향한다. 아마, 미우라에게 도움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의미하다.
 
"잠깐만, 히키오. 그만둬. 상대 초등학생이야"
 
미우라가 내 팔을 잡고 달랜다.
 
"시끄러"
 
하지만 나는 그걸 난폭하게 쳐내고, 최대한 큰 소리를 지른다. 큰 목소리란 쫄게하는게 기본이니까.
 
"나, 나아는 몰라!"
 
아이들의 옆을 지나, 미우라가 사라진다. 세이프, 훌륭하다.
믿음직한 상대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아이들은 겁에 질려 입을 다문다.
여기부터는 나의 원맨쇼다.
 
"그래서, 누가 말했는지 물었는데. 못 들었냐?"
 
"죄, 죄송합니다……"
 
"누가 사과해라고 안 했거든. 누가, 말했냐고, 물었다. 아냐? 알면 말해. 누구야. 누구냐고!"
 
조금 작은 목소리로 말하다 마지막 한 마디만 크게지르는 것이 포인트. 이거 시험에 나옵니다.
입을 다문 아이들에게, 짜증을 보이듯 혀를 차며, 주위에 굴러다니는 소품을 발로 차서 소음을 낸다.
때로는 말없이, 때로는 큰소리를 지르며 한결같이 애들을 공갈한다.
아이들은 내게 겁에 질려, 서있는게 고작이라는 상태. 한자리에 모여 움츠러들어서 나를 젖은 눈으로 쳐다본다.
여기까지가 나의 대책 첫단계. 나라는 명확한 적에, 저녀석들은 집단심리를 극한까지 높아졌을 것이다. 애시당초 집단심리라는것은 외적에 대응하기 위해 인간의 몸에 깃든 본능같은것이다. 누구나가 갖고 있고, 거기에 귀속해 있다. 그런 것이다.
아마, 저 녀석들은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 잇을 것이다. 무거우니까 다같이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내가 그렇게 되도록 유도한것도 모르고.
여기서 츠루미도 데리고 다같이 도망치는 선택을 해주는게 더 나은 선택이었지만.
도망친 곳에서 무서웠지, 뭐였던걸까. 안전한 장소에서 대화한다. 다같이 하나의 생각을 공유하며 공감한다. 거기에는 츠루미도 포함되어 있어서. 그것도 또한 모두의 틀 안에 넣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그럼 뒷일은 치고나갈 뿐이다. 주사위는 던져졌으니까.
한차례 말로 부추기고, 충분히 겁에 질렸을 무렵을 재고 최종단계에 들어간다.
 
 
"아- 이제 됐어. 니들 중에 반만 보내주마. 그리고 남은 반은 여기 남아라. 아-, 나는 누구라도 좋으니까. 니들이 정해도 좋다"
 
다같이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을 뿌리부터 뒤집는 제안. 여기부터는 '다같이'가 되지않는다. 그런 상황으로 몰아붙인다.
 
"……죄송합니다"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누군가가 말한다. 뭐, 의미없지만.
 
"하아. 그러니까 나는 골라라고 했다. 아까부터 니들 제대로 듣고 있는거냐. 그거냐, 니들 머리 옆에 달린건 장식이냐? 지금 그건 못 들은걸로 쳐줄테니까. 얼른 골라라"
 
내 차가운 말에 아이들은 입을 다문다. 하지만 아직 끝난게 아니다.
 
"진짜 누구라도 괜찮다고? 니들이 못 정하면 내가 정해줄까. 그럼……"
 
"츠루미……니가 남아"
 
"그래……"
 
여기까지는 예상대로. 오히려 츠루미가 선택될때까지 시간이 너무 걸렸다고 해도 좋다.
이렇게까지 시간이 걸렸다는건 역시 근본부터 나쁜 녀석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남은 둘은 누가 남을거냐? 오냐, 빨리 해라"
 
"……유카가 아까 그 소리 안했으면 좋았을걸"
 
그리고,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누군가가 이름을 꺼내면 다른 누군가가 거기에 따른다. 그리고 이름을 불린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의 이름을 댄다. 그저 그것들의 반복.
거기에는 집단심리의, 모두의 같은 생각은 없다. 그저 이기적인, 개인의, 개인에 의한, 개인을 위한 말다툼밖에 없다.
그야 그렇다. 누구도 좋아서 산제물이 되고 싶을리는 없다. 누군가를 내버려서 자신이 살아남는다면, 그 누군가를 내버려도 되는 것이다.
딱히 그 생각이 추악하거나, 틀렸다고는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카르네아디스의 판. 긴급피난. 말하고는 달라도, 그 행위는 사회에 용인되는 것이다. 내버렸다고 해서, 아무도 탓하지는 않는다.
……그저 내가 이렇게 되도록 유도했다고는 해도, 솔직히 보고 있어서 좋은 기분이 드는건 아니다.
 
"니들 아까부터 시끄럽네. 10초만 기다려주마. 그래놓고 못 고르겠다면 내가 골라주마"
 
말하고나서 10초가 너무 짧다고 깨닫는다. 하지만 말해버린 이상 번복할 수 없다.
 
"10, 9, 8, 7"
 
그보다 이거, 카운트 다운해서 어쩌자고? 저 녀석들이 골라내지 못했을 경우도 상정하지 않았는데.
 
"6…… 5…… 4…… 3……"
 
"저, 저기……"
 
느긋하게 숫자를 센다.
내가 이 후의 전개를 생각에 고심할때, 츠루미가 슬슬 손을 든다.
나이스 시간벌기! 구명승이라도 되듯 카운트를 멈추고 츠루미를 본다.
순간 내 눈 앞은 새하얗게 변했다. 물리적으로.
 
"뛸 수 있어? 이쪽으로. 서둘러"
 
 
 
음양탄을 먹은 나는 그대로 지면에 굴러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닥히 섬광을 눈에 맞고 못 설수 있게 된건 아니다. 그저 그렇게 하고 싶은 기분이 든 것이다.
츠루미는 마지막에 자신을 방해하던 그녀들을 도와준다는 선택을 했다. 그건 단순히 은혜를 팔려고 한것 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들도 자신과 똑같다고 깨달은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딱히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나는 츠루미가 아니라서 그 녀석들의 생각을 모두 꿰뚫어본게 아니니까.
하지만 이것만큼은 절대적인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는 츠루미를 둘러싼 환경은 일변할 것이라고.
츠루미에게 구해진 그녀들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츠루미를 방해하기 힘들어진다. 오히려 비호하는 측으로 돌아설 것이다. 숫자로 보면 4명이지만, 반안에서 생각하면 약 10%, 여자만이라면 약 20%다. 그 만큼의 인간이 츠루미측으로 돌아서면 집단심리의 방향을 바꾸기에는 충분한 것이다.
내가 생각한 대안을 마지막에 마지막으로 츠루미가 좋은 의미로 배신하여, 상정한것 이상의 결과를 내게 되어 기쁘게 생각했다.
자, 그럼 마지막은 그걸로 끝내기로 할까.
 
"눈이-! 눈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생각이니"
 
설령 아무도 보고 있지 않더라도, 남자에게는 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다. 지금 경우는 모 대좌의 흉내다. 그저 보여질 생각은 없었는데, 실은 누군가가 제대로 보고 있었다는걸 알면 꽤 부끄럽다.
 
"유키노냐"
 
아무일도 없었듯이 일어서서 말한다. 지적하지마. 절대로 지적하지마!
 
"나, 조금 화났는데"
 
"뭘 말이냐? 그보다 내가 혼날만한 짓을 한거냐?"
 
대좌의 흉내에 관해서는 보여주지 않을 생각이었으니까 용서해줬으면 싶다.
 
"미우라 말이야. 미우라가 사라지고, 너 혼자 남았어. 그런건 너 말하지 않았잖니. 너, 혼자서 죄를 뒤집어 쓸 생각이었어?"
 
"아아, 그거 말이군. 착각하지 않도록 말해두겠지만, 딱히 자기희생이니 고상한게 아니야. 내가 결심하고 내가 한 거니까, 책임은 전부 나에게 있다. 유키노는 내가 그런 녀석이라고 알고 있잖아?"
 
미우라가 가버린 것은 미우라와 사전 지시할때 얘기해뒀다. 그래서 그걸 알고 있던건 나와 미우라 뿐이다.
가능하면 나 한 사람의 손으로 모든걸 해내고 싶었지만, 그건 도무지 무리였다. 다른 누군가의 협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거기에 책임을 지는 부분까지는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입학식날 사고. 보통이라면 차에 치인 측이 피해자고, 친 측이 가해자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걸 좋게 여기지 않았다.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고는 해도 내가 한 거니까, 나의 책임. 혼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남에게 미룰 필요는 없는 것이다.
 
진지한 눈으로 유키노를 쳐다보니 유키노는 훗, 하며 힘없이 웃었다.
 
"그렇네. 너는 그런 사람이었지. 그저 조금 확인하고 싶어진것 뿐이야"
 
"확인할 수 있었냐?"
 
"그래. 너는 너대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언제까지고 혼자 있으려고 하는, 그런 사람. 그리고……"
 
"그리고?"
 
"혼자 있으려고 하면서 누구보다도 남을 보려고 하는 사람. 고민도 괴로움도, 강함도 약함도. 전부 받아들여서 그 사람을 보려고 해. 그런 다정한 사람이야"
 
그렇게 말하며 유키노는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그런 유키노로부터 눈을 피하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마지막은 나도 몰랐는데, 너한테는 그렇게 보인거냐?"
 
"그래. 나한테는 그렇게 보였어"
 
"네가 말한다면 그런걸지도. 뭐, 나는 모르겠지만"
 
"그거면 돼. 분명"
 
하늘을 올려다보는 내 옆으로 유키노가 살며시 다가온다. 둥실, 좋은 향기가 난다.
 
"히키가야. ……너, 실은 누구를 위해 해결하고 싶었어?"
 
"누구냐니, 그야 나를 위해서다"
 
유키노의 질문에 시선은 하늘을 향한채로 대답한다.
유키노가 일찍이 자신을 츠루미와 겹친것 처럼, 나도 츠루미에게 예전 유키노를 봤다. 츠루미에게 손을 내밀고, 그녀가 구원받았으니까 라고 해도 예전 유키노가 구원받은건 아니다. 그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러고 싶었다. 예전 유키노도, 그걸 보고 어두운 표정을 짓는 유키노도. 그 둘 모두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싶었다.
그렇다면 전부 나 자신을 위해서일것이다. 유키노를 구하고 싶다. 과거도 미래도 전부. 그걸 위해 내가 멋대로 한것 뿐이니까.
 
"별, 아름답구나"
 
"……그, 그렇네"
 
내가 말하니, 조금, 조금이지만 유키노가 거리를 좁혀왔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특별히 대화도 없이 유키노와 둘이서 별을 쳐다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큰일날 느낌이 들어서 어두운 밤길을 오두막까지 돌아온다.
목욕하고 방으로 돌아가니 이미 모두 잠들어 있었다.
유키노와 줄곧 별을 보고 있었으니까, 일의 진말은 모르지만, 나. 내일 아침부터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호출받으면 어쩌지. 그녀석은 제대로 나를 버려줬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비어있는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히키타니……"
 
"미안, 깨웠냐?"
 
"아니,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일의 전말을 들려주기 위해서겠지만, 그 말만 들으니 엄청 밥맛이다. 그거, 에비나의 앞에선 절대로 말하지 마.
 
"……역시 문제가 됐나"
 
"아니, 거기는 괜찮아. 히키타니가 걱정할만한 그런 사태는 되지 않았어"
 
앗싸-! 책임은 내거지만, 없다면 없는대로 좋다.
저만큼 신경써서 예방선을 쳤던 나지만, 실제로 문제가 될 확률은 낮다고 보고 있었다.
적은 시간동안 어울린 우리들이 눈치챈 것이다. 교사들이 츠루미들의 관계 변화를 깨닫지 못할리가 없다. 대응의 준비단계였던걸까, 단순한 미루기 주의였던걸까. 거기까지는 모르겠지만 문제를 방치하고 있었다는데는 변함없다. 그렇기에 내가 한 행동을 문제삼기 어려워진다.문제를 삼으면 츠루미가 따돌려지고 있었다는게 밝혀져서 '왜 교사로서 대응도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던거지?' 가 될테니까.
 
"……그런가"
 
힘내서 냉정하게 대답한다.
 
"……있잖아. 만약 나랑 히키타니가 같은 초등학교였으면 어떻게 됐을까"
 
"집단에서 튕겨나갈 일 없이, 집단 밖에 내가 있겠지. 츠루미처럼 저런 괴롭히기 흉내는 일어나지 않았을거다. 나 말고는"
 
집단 밖에 있는 녀석을 공격한다면, 항상 집단 밖에 있는 나는 무척이나 공격하기 쉬울 것이다. 거기다 말하자면 집단 안에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와 선 위치가 변할 일도 없다.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난 존재라고 하면 왠지 멋지게 들린다.
 
"그럴까. 나는 여러가지로 다른 결말이 됐을거라고 생각해. 그저, 그래도……"
 
그건, 말을 고르는듯한 뜸이었다.
 
"히키가야하고는 사이 좋게 못 지냈겠지"
 
"하야마, 너 좋은 녀석이구나. 악수하자"
 
"어? 하?"
 
"농담이다. 잘 자라"
 
"어, 어어. 잘 자"
 
나의 즉답이 예상밖이었는지, 허둥대는 하야마를 무시하고 취침 인사를 나눈다.
결국, 하야마는 나와 똑같았을 것이다. 내가 하야마의 이름을 완고히 부르고 싶지 않았듯이, 하야마 또한 내 이름을 부르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하야마의 모두 사이좋게라는 집단에 들어가는걸 당연하게 고집하는 가치관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것 뿐이지만.
하지만 달랐다. 하야마가 말하는 '모두' 에 나는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럼 나는 저 녀석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저 녀서의 가치관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보다, 하야마가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이유는 대체 뭘까. 첫번째 후보는 유키노. 소꿉친구인 모양이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틀린 방법이었지만 줄곧 신경쓰고 있던것 같으니까. 그런 유키노의 옆에 있는 나를 인정할 수 없다. ……충분히 있을 법하군.
뭐, 아무래도 좋지만. 하야마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나를 어떻게 부르든. 하야마 좋을대로 내버려두면 도는 것이다. 그것이 하야마가 선택한 것이니까.
잠에들때, 문득 휴대폰에 메일이 와 있는걸 눈치챈다. 확인해보니 모르는 메일 주소로 온 메일이었다. 메일을 열어, 내용을 확인하고 답신도 하지 않고 배게맡에 휴대폰을 둔다.
본문은 한 마디. 고마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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