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역시 유키노시타 유키노의 매력에는 이길 수 없었어…【22】
 
첫째날 밤. 우리 방에는 나, 사이카, 하야토, 토베의 방이 됐다. 뭐, 지금은 오오오카랑 야마토도 이쪽 방에 와서 상당히 인구밀도는 높지만.
 
"그래서 토베는 언제 고백할거야?"
 
"좀, 오오오카아. 그렇게 불시 소리 하지마-"
 
불시? ……아아, 풍미없다고 하고 싶은건가. 넷시나 빗시나 힛키의 동료라고 생각했잖아.
 
"토베, 고백 무대는 어디서 할건지 정했어?"
 
"오. 괜찮은 소리 하네, 히키타니! 나, 그 죽림이 좋다고 생각해. 호텔에서도 가깝잖아"
 
……그 죽림이라. 확실히 그곳은 밤이 되면 불도 켜져서 예쁘다고 들었지. 출처는 유키노. 초등학생일때 온 적이 있는 모양이다.
 
"호와아……토베, 에비나에게 고백할거구나……왠지 나도 두근거려"
 
"……그렇군"
 
아마 에비나도 지금 두근두근거리지 않을까. 저쪽은 미우라랑 유이가 있으니까, 같은 내용으로 들떠있을것 같다.
 
나는 고백받은 편이지만 갑자기 고백받는것보다 받는다는걸 알면서 기다리게 하는 편이 긴장하는게 당연하다. 오늘은 에비나, 잠 못자겠지…….
 
"그럼 잠깐 음료좀 사고 올게"
 
"응, 다녀와"
 
"어"
 
지갑과 휴대폰을 들고 호텔 로비로 간다. 왜 자판기가 로비에만 있는건데. 모든 층에 놔두라고.
 
선물가게 코너를 지나 찾던 자판기 코너에 도착했다. ……도착한건 좋지만……왜 맥스커피가 없는거야. 이건 괴롭히기냐? 새로운 괴롭히기? 왜 그렇게 맛있는게 여기에 없는건데…….
 
하는 수 없다, 카페오레로 해둘까……. 남은건 하야토네에게도 뭔가 사갖고 가자.
 
음료를 사고 가까운 벤치에 앉아 잠시 쉰다. 맥스커피에는 아득히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카페오레의 단맛이 몸속에 스민다.
 
"후우……"
 
"어머, 하치만?"
 
"……유키노냐"
 
불린쪽을 쳐다보니 선물가게에 유키노가 있었다. 그 손에는 현지 판씨 키홀더가 쥐여져있다.
 
"왜 그러니? 방에 있기 힘들어?"
 
"그럴리가 있나. 하야토도 사이카도 함께고, 토베도……저건 저 녀석대로 좋은 녀석이니까"
 
"후후. 즐거워보이네"
 
"그러는 너도 말이지"
 
옆에 앉은 유키노에게 차를 내미니 고마워라고 하면서 받았다. 역시 교토인만큼 말차계의 차는 상당히 많다.
 
"유키노는 내일 어떻게 된다고 생각해?"
 
"……모르겠어. 하지만 에비나는 보류는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거기다 시간도 있으니까, 그 자리에서 판단도 하지 않을거라 생각하니까……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그게 그들의 결과인거야"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인가…….
 
"있잖아 유키노. 만약 그때, 내가 너랑 루미를 거절했다면 어떻게 됐――"
 
"너를 죽이고 나도 죽을거야"
 
무셧, 유키노 무서웟!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
 
"하치만, 조금 걷지 않을래?"
 
"음? 아아"
 
유키노에게 권유받고 밖으로 나간다. 가을이라 그런지 조금 시리다.
 
유키노도 단단하게 입고 있지만 손끝은 차가운지 숨으로 몇 번이나 손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 추위타는 체질이었지.
 
슥 손을 내밀자 의도를 알아채준건지 얼굴을 붉히면서 손을 잡아줬다. 다행이다-, 여기서 고개를 기울였다면 부끄러워서 죽을뻔했어.
 
손을 잡고 유키노와 주위를 산책한다. 등불이 여기저기에 있으니까 새까맣지는 않지만 유키노가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옆을 걷는다.
 
"유키노, 너무 멀리 가면 선생님한테 혼날거야"
 
"괜찮아, 이제 도착했으니까"
 
도착이라니, 어디……에…….
 
"……오오……"
 
덤불을 나온 곳에는 거대한 단풍 나무가 있었다. 하얀 빛으로 라이트업되어 있지만 붉은 단풍잎이 자라서 환상적인 광경을 자아내고 있다.
 
지면에 깔린 낙엽의 융단이나 하늘하늘 떨어지는 잎도 아름답다. 밤에 보는 낙엽은 이렇게나 예쁘구나…….
 
"이 나무는 이로하 단풍이라고 해서, 단풍과인데……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풍이야"
 
"……아아. 나도 좋아해……"
 
이런 예쁜 낙엽, 치바에서도 본 적이 없다……꽤 하네, 교토. 나의 치바 사랑이 약간 흔들렸다고.
 
그나저나 이로하 낙엽이라……왠지 모르게 약아빠진 느낌이 드는 이름이군. 신기하네…….
 
"……하치만, 이로하 낙엽의 꽃말, 알고 있어?"
 
"글쎄. 꽃말은 내 인생하고는 관계없었으니까 조사한적도 없어"
 
"하치만답네. ……이로하 낙엽, 꽃말은……【소중한 추억】"
 
――――.
 
"……그런가, 좋은 꽃말이네"
 
"그래. 너와 볼 수 있어서 다행이야……"
 
"……유키노……"
 
"하치만……"
 
살짝 빨개진 뺨을 쓰다듬으니 눈을 감고 살짝 위를 쳐다본다. 나도 눈을 감고 천천히, 그러면서도 확인하듯이 입술을 맞댔다.
 
촉촉하게 젖어있어서 조금 달게 느끼는……. 몇 번이나 했지만 이러한 시츄에이션에서 키스하는건 처음이다.
 
10초일까, 1분일까, 5분일까……시간을 잊을만큼 우리는 키스에 열중했다. 서로의 입술을, 혀를, 입안을 탐한다.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 아직, 좀 더 유키노를 원해…….
 
"……후아……!? 자, 잠깐 하치만!////"
 
"무리일지도……유키노가 너무 귀여워서 참을 수 없어……"
 
"그, 그래도, 이런데서……응아……!////"
 
목덜미를 핥으니 걸었기 때문인지 조금 짠맛이 났다. 하지만 유키노의 냄새와 합쳐져서……왠지 맛있게 느낀다.
 
"유키노, 나는 너를 원해. 하지만, 유키노가 정말로 싫다면 나는 아무것도 안 해. 유키노가 싫은데 해도 의미 없고, 무엇보다……유키노하고는 제대로 합의하고나서……"
 
"하치만……응읍……"
 
"읏……"
 
유키노는 내 뺨에 손을 대고 상냥하게 키스를 해왔다.
 
"……실은 처음은 분위기 있는곳이 좋았지만……여기도, 로맨틱하네……"
 
"……살살할게……"
 
"괜찮아. 신경쓰지말고, 하치만이 좋을대로 해줘……. 응읏……앗……////"
 
* * *
 
"! 유키노랑 하치만이 경사스런 느낌이 들어!"
 
"하야토, 쩔어-"
 
"그거 좀 기분 나빠……"
 
* * *
 
행위는 1시간에 미쳐, 마지막은 둘이서 가버렸다. ……아, 안에 싸버렸는데, 괜찮…겠지……?
 
"하아, 하아……유키노, 괜찮아……?"
 
"앙……응, 괜찮아……후후. 하치만이랑 나, 상성 좋을지도……처음인데, 지금까지 없을 정도로 느껴버렸어////"
 
"지금까지라니……혼자서 한거야?"
 
"바, 바보////"
 
꿍했다.
 
"그나저나……하치만의 거기, 일본인 평균보다 크구나. 인터넷에서 조사한 평균을 아득히 상회했어"
 
"그거 아닐까? 그런 과거가 있었으니까 생존본능이 너무 발달해서 자식을 남기는 힘이 강해졌다거나"
 
"그렇네……그럼 앞으로 좀 더 많이 할 수 있구나"
 
"그렇군……"
 
내 팔 안에서 유키노는 기쁘다는듯이 웃는다. 설마 빠져버린……건가?
 
"……슬슬 돌아가자. 밖에 너무 오래 있었어"
 
"……아쉽지만 그러네"
 
산발된 머리를 정리하며 옷에 묻은 낙엽을 떨군다.
 
"……이로하 단풍. 좋은 추억이 됐네"
 
"소중한 추억……잊을 수 없는 추억이야"
 
"아아"
 
절대로 오늘 일은 잊을 수 없겠지. 앞으로 몇 번이나 피부를 겹쳐도, 몇 년이 지나도……오늘이라는 날은 절대로 잊을 수 없다. 그렇게 맹세하듯이 마지막에 상냥하게 키스를 했다.
 
 
 
 
 
 
 
 
 
 
 
 
 
 
 
 
 
 
 
"점주우! 아쯔캉 한잔 더!"
 
"선생님, 당신 너무 마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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