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눌 약속을 한다【21】
 
 
 
수학여행 당일. 우리는 교토행 신간센에 타고 있었다. 내 옆에는 유키노가 앉아있고 내 허벅다리에 손을 올리고 어깨에 머리를 올리고 잠들어 있다. 나도 손을 겹치고 멍하니 바깥 경치를 쳐다보고 있었다.
 
주위는 수학여행 텐션으로 왁작지껄 떠들고 있……는 일은 없다. 다들 조용하게 얘기하거나 놀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유키노의 덕분이겠지. 그게 이렇게나 행복해보이게 잠들어있는데 떠들어서 깨우면 죄악감이 장난이 아닌걸. 오히려 떠드는 녀석이 있으면 내가 호통칠 수준이다.
 
내가 앉아있는건 F반 가장 마지막열. 거기에서 두 번째 열이 비어서 급우가 앉아있는 자리가 된다. 여기는 원래 사용불가능이지만 히라츠카 선생님이 신경을 써줘서 쓰게 해줬다. 정말로 속이 깊은 사람이다.
 
거기다 여기에서라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토베와 에비나의 모습을 보기 쉽다. 앉아있는 멤버는 평소와 같지만 토베와 에비나는 마주보고 함께 앉아있다.
 
"그래서 뭐할래 뭐할래? 역시 도둑잡기 하자-"
 
"아아. 나는 그거라도 상관없어. 너희는?"
 
"나아는 그거라도 괜찮지만-, 토베, 너 조용히 해. 유키노시타가 깨어나면 용서 안 할거야"
 
"알고 있대도-. 에비나도 할거지?"
 
"어? 아-, 나는 도둑잡기보다는 신경쇠약 쪽이 좋으려나"
 
"어째서, 히나?"
 
"그치만 저거, 두 장이 같은거라면 커플 성립이라는 소리잖아? 요컨대……곱셈이 여러가지로 된다는 소리라구!? 클로버 3과 스페이드 3이라면 스페이드 3이 공격이라고 생각해! 크읏, 와씁니다아-!"
 
"히나, 시끄러웟. 자, 코피 닦아"
 
……왠지 죄송합니다. 우리들 때문에 떠들지 못하는것 같아서…….
 
나도 들키지 않도록 밖을 보면서 곁눈으로 저 녀석들을 관찰한다. 토베는 에비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고 하지만 그래도 너무 다가가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느낌이다.
 
반대로 에비나는 그런 토베를 멀리하려고 보인다. 혐오라는 부류는 아니고, 조금 멀리서 토베를 잘 보려고 하는걸지도 모른다.
 
나와 유키노가 어드바이스한걸 생각하고 우선 상태를 본다는걸가.
 
"너무 빤히 쳐다보면 유이에게 들킬거야"
 
"알고 있어. 그보다 역시 깨어있는거야?"
 
"당연하잖니.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잘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렇겠지……"
 
나도, 마찬가지니까……음.
 
"그럼 일어나줘. 네가 자고 있으니까 모두가 떠들지 못하는 모양이니까"
 
"므으……어쩔 수 없구나"
 
유키노는 지금 일어난식으로 과대하게 눈을 뜬다. 그걸 본 녀석들이 유키노가 일어났다는걸 전하며 조용했던 차량이 왁자지껄 소란스러워졌다.
 
"얘, 하치만. 그렇겠지 라는건 너도 두근거렸다는 소리지?"
 
"……글쎄, 어떠려나"
 
"후후. 수줍어하지 않아도 되는데"
 
"싯꺼……"
 
확실히 두근거리고 있었어. 두근거렸다고. 솔직히 단 둘이 있었다면 이성을 잃었을지도. 하지만 억지로 하는건 절대로 싫으니까 무리.
 
"그럼……내일 자유시간에 호텔에라도 갈래……?"
 
"――――읏////"
 
"………………~~~읏!//// 노, 농담인게 뻔하잖니, 바봇"
 
"아, 알고 있어.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그렇게 들으면 의식해버린다고 할까……////
 
"정말이지……변태////"
 
"그, 그건 유키노잖아////"
 
"……그럴, 지도 모르겠네……그, 그게……집에 돌아가서……라면……////"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어 고개 숙이면서 우물쭈물 말하는 유키노. 띄엄띄엄밖에 들리지 않지만 국어학년 3위의 실력을 갖고 있으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상상할 수 있다.
 
"음……가, 각오해둘게……////"
 
"읏……으, 응……////"
 
…………치, 침묵이, 아픕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버렸으니까……근성을 보여줘야지. 조, 좋아. 각오를 정해라, 나……!
 
하며 몰래 각오를 굳히면서 유키노의 손을 다정하게 포갠다. 유키노도 거기에 응하듯이 손을 감으며 미소지어왔다. 아아……정말로 귀여운 녀석이네…….
 
 
 
 
 
 
 
 
 
 
 
여자스(((((뭐야 저 공간, 하트가 마구 날아다니는데! 유키노시타랑 히키가야 너무 귀여워! 지켜주고 싶어, 저 미소!)))))
 
남자스(((((히키가야아……!)))))
 
"생각한건데 말야, 유키노시타의 아버지는 치바현 의원이지? 히키가야에게 손을 대면 치바에서 못 사는거 아냐?"
 
"그 말대로야, 카케루. 사실 못 보게된 녀석들을 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봤으니까"
 
남자스(((((…………)))))
 
"그나저나……다행이네, 하치만. 돌아가면 팥밥을 짓자"
 
"하야토, 너 보호자 같아"
 
***
 
교토에 도착한 첫날은 각 교실, 각반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유키노하고는 일단 헤어졌다. 마지막으로 본, 버려진 아기 고양이같은 얼굴의 유키노가 너무 귀여워서 기르고 싶은 수준이었다는건 마음에 담아둔다.
 
뭐, 첫날은 특별히 이렇다할 진전은 없었다. 하야토네랑 행동했지만 토베와 에비나는 평소대로라는 느낌이었다.
 
어떤 신사의 앞에서 둘이서 참배하는 모습을 멀리서 쳐다보고 있으니 하야토와 미우라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하치만이 보고 둘은 어떻게 보여?"
 
"글쎄? 에비나는 토베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까 평소보다도 거리를 두고 있어. 하지만 토베가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전과 거리는 다를바없다는 느낌이야"
 
"역시, 잘 보고 있네. 말 그대로야"
 
역시나…….
 
"뭐야뭐야? 토베랑 히나한테 뭐 있어?"
 
"미우라는 하야토한테 못 들었어?"
 
"암것도"
 
"뭐, 그다지 퍼뜨릴 일도 아니니까. ……유미코, 이 일은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않는걸 부탁해"
 
"……알았어"
 
하야토는 미우라에게 지금까지의 경위와 앞으로 저 녀석들이 어떻게 할건지를 전했다. 뭐, 우리를 지켜보는것 뿐이니까 특별히 아무것도 안 하지만.
 
"……라는거지.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하지만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저 녀석들에게 달려있어"
 
"흐응-. 토베가 히나를 말이지……확실히 이런 중요한 일을 당사자를 제외한 녀석이 파고드는건 잘못됐고. 히키가야랑 유키노시타, 역시 좋은 녀석이네"
 
……뭐……라고……?
 
"미우라, 너……"
 
"뭐, 뭔데……히키가야, 왜 그렇게 놀란 얼굴을 하는데"
 
"아니, 그치만 너……
 
 
 
 
 
 
 
 
 
 
 
 
 
 
 
 
 

 당사자라는 말 알고 있었어!?"
 
"히키가야, 나아를 너무 바보취급하는거 아냐!?"
 
"아니, 솔직히 나도 놀랬어……"
 
"하야토까지!?"
 
그치만……나아고, 금발 드릴이고, 어딘지 모르게 바보같고…….
 
"아니, 미안 미우라. 그렇지. 인간은 외모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 내가 바보였어, 미안해"
 
"위로받고 있는데 바보취급당하는 느낌이 장난 아니네……"
 
응, 반쯤 위로하고 있지만 반쯤 바보취급하고 있어. 그러니까 꼭 틀린건 아니야.
 
"하-야-토-! 힛키타-니-! 유-미-코-! 얼른 가자-!"
 
"토베 시끄러워! 여기 신사니까 조용히 해!"
 
"아아, 지금 갈게. 하치만, 가자"
 
"어"
 
이 고백, 어디로 굴러갈진 모르겠지만……마지막까지 지켜보도록 하자고. ……까놓고말해 그저 보고 싶은것 뿐이지만.
 
 
 

:
BLOG main image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fpvmsk) by 모래마녀

공지사항

카테고리

모래마녀의 번역관 (1998)
내청춘 (1613)
어떤 과학의 금서목록 (365)
추천 종합본 (2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
05-18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