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 제 6화
 
제 6화
 
그리고나서 며칠이 지났다. 유이가하마는 우리 부원으로서 제대로 부실에 오고 있다. 얼마전에 학교 비축고 정리를 했을때 큰 도움이 됐다. 실은 바보라는건 그 정도로 불편한건 아닐지도 모른다. 유이가하마는 친구가 많다. 나는 전혀 없으니까 모르지만 바보인 편이 얕고 넓게 친구를 전개하는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예외를 단 한명만 알고 있다. 그 녀석은 지금 어째선지 늘 활동장소에 있었다.
 
 
"힛키! 교실에 이상한 사람이 서 있어!"
 
 
유이가하마가 허둥대고 있다.
 
 
"당장 교무실에 다녀올게!"
 
 
유키노시타는 안달난듯이 대답한다.
 
 
"기다려줘! 저 녀석은 내…지인이다"
 
 
나는 순간 당혹해서 대답했다.
 
 
드르륵
 
 
교실 문을 여니 바람이 불어온다. 지면에 어질러져있는 종이가 떠오르며 중심에 서 있던 남자는 열심히 회수하고 있었다. 저 녀석은 자이모쿠자 요시테루. 나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조금 중2병에 걸려있지만 어지간한 리얼충 따위보다는 착하다.
 
 
"너 뭐하는거야…"
 
"본관의 벗 하치만이여! 이 부활동은 소원을 이루어준다고 듣고 찾아왔네만. 부디 본관의 소원을 들어주게!"
 
 
에에. 평소 이상으로 뜨겁다. 평소부터 목소리가 갑갑하지만 오늘은 한층 뜨겁다. 너는 용자왕이냐.
 
 
"착각하지마. 어디까지나 네 도움을 주는것 뿐이야"
 
 
유키노시타는 바로 정정을 했다. 매번 그렇다.
 
 
"음? 아아! 미안하네. 그럼 도와줄건가"
 
"그래, 좋아. 그래서 오늘은 무슨 용건이니"
 
"흠, 본관은 작가가 되는게 꿈이라. 감상을 가르쳐줬으면 한다"
 
 
작가라. 아직 꿈은 포기하지 않은 모양이다. 저 녀석하고는 중학교가 같았지만 꿈이 금방 변하는 녀석이었다. 애시당초 체육 조가 남았으니까 사이 좋아졌다는 만남이 더 우습다.
 
 
"그래, 알았어. 하지만 그거라면 투고 사이트라도 괜찮지 않니?"
 
 
드물다. 유키노시타가 다른 방법을 제시하다니
 
 
"흠. 그것도 생각했지만 세세하게 문제를 집어줬으면 싶어서 말이지. 그 자식들은 작품이 아니라 본관을 부정해오니 말이야"
 
"그래. 그럼 내일까지면 되겠니?"
 
"음, 잘 부탁하네. 그럼 하치만. 지금부터 시간이 있는가"
 
 
유키노시타와 대화는 순조롭게 끝나서 돌아가려고 할때 말이 걸려왔다. 뭐야. 나는 집에 가서 코마치를 봐야하는데.
 
 
"아아. 특별히 예정은 없는데… 왜 그래?"
 
"오랜만에 라면이라도 어떤가 생각했거든. 요즘 간장을 맛있게 하는 곳을 찾은 것이다"
 
 
오, 간장은 드물다. 요즘은 돈코츠가 듬뿍 담아줘서 맛있는걸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좋아. 그런거니까 먼저 돌아갈게"
 
"알았어~. 아! 유키농! 요즘 코메다 생겼는데 안 갈래? 시로노와루 사줄게!"
 
"그래, 좋아. 그리고 사주지 않아도 돼"
 
오오, 너네는 치바현민이잖아. 나고야의 카페에 들어가서 뭐하게. 확실히 그 콩은 중독이 되지만 말이지.
 
 
하늘의 목소리 : 코메다는 작주가 수험생일때 학원을 빼먹고 갔습니다.
 
 
뭔가 들려왔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한다.
 
 
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라면 맛있다 맛있어. 이야~ 맛있어라. 역시 라면가게는 사람이 적은 곳이 최고다. 리얼충놈들이 떠들면서 먹을만한 곳은 틀렸다.
 
 
"너 아직도 작가 지향하고 있었구만"
 
 
자이모쿠자는 이래저래 2년째 작가를 지향하고 있다. 금방 포기하는 자이모쿠자치고는 드물다.
 
 
"확실히 지금까지 많은 꿈을 꿔왔다. 하지만 어째선지 식어버리는 것이다. 그것도 어느날 갑자기. 하지만 작가만큼은 아니었다. 본관을 뜨겁게 만들지. 본관은 설령 가시밭길이라도 반드시 대성해보이겠다. 그러면 그대를 책에 써주지"
 
"그러냐. 뭐, 힘내라"
 
 
꿈이라. 인간은 누구나 꿈이 있다. 하지만 목표가 없는 공상이 많다. 그 중에는 자이모쿠자처럼 진지하게 지향하는 녀석도 있다. 하지만 그런 녀석은 적다. 그걸 리얼충놈들은 비웃는다. 뭘 진심으로 들이대는거냐고.
 
 
"그런데 하치만. 그대에겐 꿈은 없는건가? 혹은 꿈이었떤거라던가"
 
"나? 그렇구만~"
 
 
초등학생일때 몇 번이나 쓰여진 꿈. 하지만 무엇 하나 기억하지 않는다. 아마, 평범하고 무난한걸 골라서 썼던거겠지. 하지만 진짜 꿈은 늘 마음 속에 있었다. 항상 생각하고 있다. 그야말로 자가발전후 세계평화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나의 소원.
 
 
"정원에 피는 민들레처럼 평범하면서 따뜻한 인생을 보내면서 살고 싶어. 큰 행복이 아니고 큰 절망도 없는. 그게 내 꿈이야"
 
 
절대로 이루어보이겠다. 내 인생의 즐거움은 모두 여기에 맺혀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그럼 자이모쿠자. 시작해도 되겠니"
 
 
평소 부실에는 면접처럼 자이모쿠자 한 명과 우리가 마주 보고 앉아있다. 유키노시타의 손에는 포스트잇이 달린 원고가 쥐여져있다.
 
 
"음. 파팍 말해줘도 상관없네"
 
"그래.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나는 친구로서 긴장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건 자이모쿠자의 커다란 한 걸음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동이 빨라지고 주위의 움직임이 슬로우모션처럼 느려진다. 창문 바깥에는 녹색잎이 들기 시작한 벚나무가 보인다.. 지금 그 녹색잎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마치 자이모쿠자의 혼을 표현하고 있는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재미없었어"
 
 
그렇지, 알고 있다. 나도 읽었지만 도중에 단념했다. 왜냐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설정이 너무 많다. 그리고 유키노시타의 퇴짜 선고에 자이모쿠자는 끙끙거리고 있다. 안습
 
 
"으윽… 하치만, 그대는 어땠나?"
 
 
여기서 물어오지마…. 나는 쓰러져있는 자이모쿠자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가능한 따뜻한 눈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천사의 목소리를 의식하고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누구한테 팔건데?"
 
 
자이모쿠자는 새하얗게 불타버린 모양이다. 힘내라 자이모쿠자. 너는 라노벨을 쓴다고 말하지만 소설 쪽이 낫지 않냐? 라는걸 생각하고 있으니 자이모쿠자는 또 오겠다고 하고 교실에서 나갔다.
강하게 살아라.
 
 
"저기 힛키. 꽤나 사이 좋네, 자이모쿠자랑"
 
 
뭐야, 난데없이.
 
 
"뭐 그래. 한번 도움 받았으니까"
 
 
아아, 그립다. 그건 중학교때, 게임 센터에서 날라리한테 둘러싸였을때 일이다. 그 녀석은 태양을 등지고 크게 웃으면서 『본관은 자이모쿠자 요시테루! 도와주러 왔다!』라고 하면서 밀쳐내기로 날라리들을 일망타진하고 가버린걸 기억하고 있다.
 
 
"저 녀석은 친구야. 평범하게 말이지"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어쩌면 저 녀석은 나를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마음만큼은 진짜인거겠찌. 나는 진짜를 조금 이해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흐응~. 좋다~, 저런거. 나는 별루 없거든"
 
"그러네, 나도 없어. 거기다 히키가야의 친구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친우라는거야"
 
 
그런걸까. 잘 모르겠다. 만약 그런거라면 나와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의 관계는 뭘까? 지인? 친구? 부활동 멤버? 역시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한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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