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성전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 #1 히키가야 하치만은 신의 유희에 말려든다.
 
 
TSF….
 
Trans Sexual Fiction.
 
성전환 이야기의 앞글자를 딴 단어다.
 
성전환이라는건 여자가 남자로, 남자가 여자로, 누님은 뉴하프가 되는 일이다. 좀 다를지도.
 
어? 갑자기 왜 그래? 너 누구야, 라고?
 
내 이름은 『아프로디테』.
 
사랑과 미와 성을 관장하는 신님이야.
 
우리, 신님은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
 
예를 들면 태양신은 태양과 지구의 거리를 조절하거나, 창조신은 지구나 생명을 만들었다.
 
파괴신은 몇 번이나 운석을 부딪쳐서 생명을 죽였다.
 
그런 큰 일을 반복하는 가운데선 수수한건 나같은 신님.
 
사람에게 사랑을 주고, 미와 성을 나눠주는게 내 역할.
 
나는 힘이 약해서 늘 랜덤으로 사랑이나 미나 성을 인간에게 주고 있다. 뜻대로는 조종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에 알았다. 어느 정도 자란 인간의 성별은 자유롭게 만지작댈 수 있다는걸.
 
 
겨우. 겨우 신다운 유희를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해서 뛰면서 현세를 엿본다.
 
 
그러자 재미있어보이는 남자가 한 명.
 
 
볼록 튀어나온 바보털. 터무니 없는 고양이등. 질척하게 탁한 눈동자. 굉장히 재미있어보여….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재빠르게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손가락 퉁기는거 하나로 지금 자고 있는 이 녀석은 아침에 깨어나면 여자 몸이 되어 있다. 무척이나 애교없는 기술이다.
 
조금 뻔뻔한 기분이 들면서도 나는 현세를 쳐다보면서 살짝 춤춘다.
 
"열심히 신님을 즐겁게 해주. 왜소한 인간군"
 
 
 
――――――――――――――――――――――――
 
 
 
"느어…"
 
나른해.
 
나, 『히키가야 하치만』이 기상해서 처음으로 생각한건 그런거였다.
 
토요일을 제외한 요일의 아침은 빌어먹다 한 마디말고는 없다.
 
일요일은 내일부터 학교라고 절망해버리니까 조금 싫다. 휴일이 없거나 매일이 휴일인 편이 낫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도 조금 많이 나른하다.
 
왠지 가슴이 무겁고, 힘이 들어가지 않고 머리카락이 짜증난다.
 
응?
 
가슴…머리카락?
 
문득 졸린 눈을 비비고 내 가슴을 본다.
 
나는 딱히 낭자애여자 인건 아니다. 어엿한 남자다. 그러니까 가슴 따위는 거의 안 본다.
 
그래서일까?
 
오랜만에 주시했더니 내 가슴이 비대화해있는데….
 
뭐야 이거, 병? 유방암이나 그런 느낌?
 
머리카락도 만져보니 사락사락 흑발이 어깨보다 조금 아래까지 뻗어있다.
 
"…하? 뭐야 이거?"
 
저도 모르게 나온 혼잣말 목소리가 되게 높다.
 
갑자기 변성? 너무 빠르지 않아?
 
아, 꿈인가.
 
뭐어야. 자, 잠이나 자자. 바보같애.
 
안녕히 주무세요-.
 
 
 
…아니아니.
 
아니아니아니아니.
 
다시 잠에 들려고 한 나는 한 가지, 사리에 맞는, 하지만 말도 안 되는 가능성을 떠올렸다.
 
SOA, 그런 오컬트는 없습니다.
 
요컨대 내가 떠올린건 오컬트, 초상현상이다. 자연적으로는 일어날리 없는 신이나 무언가의 장난. 그렇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나쁜 사안. 말도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세면대로 뛰어간다.
 
세면대에 갖춰져있는 큰 거울에 비쳐있던건….
 
 
 
어깨보다도 조금 아래까지 뻗은 흑발.
 
적당하게 너무 크지고 않고 너무 작지도 않은 가슴.
 
단정한, 수려한 얼굴.
 
그걸 지우고도 남을 탁한 눈동자.
 
 
 
이 눈동자는 알고 있다.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매일 아침에 보고 있으니까.
 
이, 눈 앞에 선 눈이 썩은 미인은…
 
나, 다.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저도 모르게 절규한 나에게 아직 집에 있는 사랑하는 동생이 뛰어온다.
 
"뭐, 뭐야?! 여자의 비명…앗, 누, 누구!?"
 
"곳, 고마지이이이"
 
갑자기 이상한 여자가 있는데 놀라는 동생, 코마치와, 코마치가 와준걸로 조금 안심한 결과 눈물을 흘리는 나.
 
…뭐야 이 구도….
 
일단 눈물을 닦고 멍해하는 코마치를 쓰다듬어준다.
 
그러자 코마치는 뭔가를 깨달은듯이 제정신을 차린다.
 
"이 쓰다듬는 방식, 쓰다듬는 구도…, 오빠…야?"
 
역시 15년을 함께 살아선지 머리를 쓰다듬은걸로 통한 모양이다.
 
"아아…. 자세한건 밥 먹으면서 얘기하자"
 
나는 조금 더듬거리면서도 평소대로 버석버석한 말투로 말을 하니 코마치는 확신한듯이, 팔짱을 기면서 세면대를 뒤로했다.
 
 
 
――――――――――――――――――――
 
 
 
"음, 그래서…오빠야? 언니야?"
 
"그만해! 언니야라고 하면 오빠야 울어버려!"
 
저도 모르게 늘 마음속에서 장난칠때 마담 어조가 나와버린다. 평소 용모라면 기분 나쁘기 짝이없지만, 지금은 그래도 여자라서 위화감은 없다. 옆에서 본다면의 이야기지만.
 
외모는 여자! 속은 남자! 그 이름은 명탐정 하치만!
 
매년마다 유원지처럼 약을 먹고 쪼그라든 모 명탐정식으로 장난친들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내 머리속은 쉐이크 쉐이크한 비바 소동이다.
 
"이, 일단 오빠야. 오늘은 학교 쉬어야해! 갑자기 가도 영문 모를거야!"
 
확실히.
 
오늘은 금요일. 내일 토요일은 주에 2번 쉬므로 거리낌없이 편히 쉴 수가 있다.
 
요컨대 오늘부터 3일안에 이 상황을 어떻게하는 수밖에 없다, 라는거겠지.
 
일단 나는 교사 중에서도 가장 사이가 좋은(?)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전화를 건다.
 
『뭐냐, 히키가야냐. 이런 아침부터 무슨 일이냐, 땡땡이를 치면 그에 상응한 대응을 받게 될거다』
 
아침 일찍(이라고는 해도 7시 정도지만) 전화해서 그런지 히라츠카 선생님은 어딘지 모르게 나른해한다.
 
조금 얼빠지긴 했지만 히라츠카 선생님은 아무 변함이 없다는데 조금 안심을 느낀다.
 
조금 진정이 된 나는 휴대전화 마이크를 향해 말을 한다.
 
"저기, 히라츠카 선생님. 오늘은 학교 쉴게요"
 
그렇게 말한 직후 휴대폰 스피커에서 와당탕!! 하는 소음이 들려왔다.
 
"괘, 괜찮습니까! 무슨 일이 있나요!"
 
저도 모르게 당황하니 히라츠카 선생님이 아파라… 하고 중얼거리면서 휴대전화를 집어 드는 소리가 났다.
 
"죄, 죄송합니다 어머님! 아닙니다! 아까전에 그건 가벼운 농담이라고 할까, 학생과 스킨쉽이라서요! 그만두세요! PTA와 교육위원회에 통보는 그만두세요오오오오!!"
 
……
 
아무래도 내 목소리가 코마치도 아닌, 히라츠카 선생님이 알고 있는 내 지인 여자 목소리도 아닌, 라고 할까 나를 엄마라고 착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사정에 좋다. 이대로 이용하도록 하자.
 
"괜찮다구요오~ 아무말도 안 해요! 그럼그럼-"
 
그렇게만 말을 남기고 전화를 빨리 끊는다.
 
내가 생각해도 잘 아양떠는 목소리다. 라고 감탄해하고 있으니 코마치가 가볍게 깨고 있었다.
 
"아니, 오빠가 무슨 소리를 들은건진 모르겠찌만, 가족이 그걸 하면 좀 오는게 있어…"
 
"어, 어어, 미안"
 
식겁하는 코마치, 줄여서 식마치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역시 사과하는수밖에 없다.
 
"됐어. 코마치는 수험때문에 결석날이 늘어나면 안 되니까 학교 다녀올게. 집보기 해줘"
 
"어, 어어"
 
엄청 마른 대응을 하는 코마치에게 반쯤 울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던 나는 마지못해 집보기 강요를 허용했다.
 
강요를…허용. 푸쿱쿱
 
코마치의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나는 혼자서 히죽히죽거리는것 말고는 세상에 대항할 수단이 없었다.
 
 
 
 
 
 
빌어먹을….
 
 
어째서 이렇게 된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코마치가 학교에 간후, 할 일도 없어서 제독일을 하면서 애니맥스를 보고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치유할까 사고착오를 했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아서 생각해봐도 소용없다고 생각해서 하치만은 생각하는걸 그만뒀다.
 
밀어서 안 되면 포기해라, 가 좌우명인 나에게 있어서 이 이상 파고드는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한번 진정하면 신선한 생각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진짜 나 의식 높아.
 
종종 현실도피를 하면서 시계를 보니 점심 시간이 되어 있었다.
 
코마치가 학교를 가기 전에
 
"어차피 점심은 오빠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식재 사와줘. 오늘 아침 먹은걸로 다 떨어졌어. 누가 먹은걸까? 저렇게나 많은걸"
 
라고 말했던걸 떠올렸다.
 
까놓고 말해 엄청 귀찮고, 누구하고도 만나고 싶지 않지만 코마치의 의뢰를 거절할 수는 없어서 애용하는 『I♥치바』T셔츠를 옷장에서 꺼낸다.
 
딱히 잠옷상태로 나가도 상관없지만 가끔 탱크톱을 입기 때문에 나는 허들이 너무 높아서 치바 T셔츠를 입는수밖에 없었다. 다른걸 입으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탱크톱을 벗어버리니 당연히 위의 속옷 따위 입지 않은 내 상반신은 감추는 일 없이 그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저도 모르게 자신의 흉부를 빤히 쳐다본다.
 
지인인 여자 둘은 절벽과 거유라는 대극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건 그 중간쯤인가, 라고 분석한다.
 
그렇게까지 하니 자신의 기분 나쁨에 놀라고 구토를 느낀다. 나 여자가슴 너무 보잖아…들키지 않았지?
 
내 외톨이 스카우터를 삐삐비 울리면서 외모를 분석한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시험해보고 싶은것이 있었다.
 
 
그건 감촉.
 
 
태어나서 지금까지 동생의 절벽이 등에 닿은 적이 있다 정도말고는 다른건 접한적도 없다.
 
남자라면 한번은 만져보고 싶은 것이다. 하치만 남자애.
 
지금은 여자지마안…하며 낙담하면서 자신에게 붙어있는 가슴을 가볍게 만진다.
 
 
몽실몽실, 뭉클뭉클.
 
 
생각외로 부드럽고 만지는 기분이 좋은 그건 속이 남자인 내 손에 빨려들어가서 떨어지지 않는다.
 
손바닥 사이즈 정도의 형태 좋은 가슴이 내 손으로 만져질때마다 그 형태를 일그러뜨리며 바꾸어간다.
 
마치 마약같은 중독성이 있는 그걸 한 차례 주무르니, 가슴 속이 지이잉 했다.
 
그 감촉에 위화감을 느끼니 저도 모르게 손이 미끄러져 그 중심부근에 존재하는 유두에 손이 닿는다.
 
 
"응읏…!?"
 
 
저도 모르게 새어나온 목소리는 마치 자신의 목소리라고는 생각못할 정도로 요염한 여자다운 목소리.
 
이런 목소리가 자신에게 나왔다는데 수치심을 느낀 나는 자신의 흉부를 만지는 행위를 정지한다.
 
설마 가슴이 이렇게나 위험했다니….
 
자신의 가슴 파괴력에 공포를 느끼면서 치바 T셔츠에 소매를 넣는다.
 
아래는 잠옷 바지를 입은 상태라서 그대로 슈퍼로 향한다.
 
겸사로 책 신작도 살까.
 
연휴라는 기분으로 테년이 약간 오르면서 나는 쇼핑 바구니를 한 손에 들거 슈퍼 마켓으로 향했다.
 
 
 
 
―――――――――――――――――――
 
 
1만엔을 한 손에 들고 슈퍼에 도착해서 코마치에게 부탁받은 식재를 바구니에 넣는다.
 
주위에는 주부투성이라 나를 신경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이가 나이라서 조그 눈에 띄지만 신경쓸 정도는 아니겠지.
 
무사히 아무 지장없이 쇼핑을 마친 나는 그대로 근처 서점으로 향한다.
 
서점에 도착하니 낯익은 서점 아저씨가 먼지떨이로 책장을 팡팡 치고 있었다.
 
나를 모르는 사이는 아니라서 조금 시선을 신경쓰면서 늘 읽는 작가의 신간을 든다.
 
그러자 거기에 한 가지 신경쓰이는 책이 있었다.
 
 
『TSF물의 완벽 가이드북!』
 
 
수상쩍은 게임 공략본같은 제목.
 
TSF….
 
라이트노벨 작가 ()를 담당하는 지인의 영향으로 그 단어에는 기억이 있었다.
 
확실히 Trans Sexual FIction, 성전환 이야기의 약칭이었을 것이다.
 
지금 현재, 성전환 피해를 입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이런건 단순한 광고지라도 정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말로 약간의 희망을 담아 그 책도 계산대에 올린다.
 
책 2권의 바코드를 읽어내는 아저씨를 보고 있으니, 갑자기 서점 문이 열린다.
 
"어서오세요"
 
아저씨가 상냥한 목소리로 말하자 그 입점자는 고개를 든다.
 
거기에 있던건.
 
"어라? 하치만?"
 
굉장히 귀여운 천사 『토츠카 사이카』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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