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 제 3화
 
제 3화
 
미인에게 프로포즈 받은 오늘 이맘.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십니까.
 
"아니아니, 의미 모르겠네"
 
딱히 말을 이해 못한건 아니다. 왜 그 결론이 나온건지 몰랐던 것이다.
 
"부탁해. 너를 생활하는데 부자연스러움을 느끼는 몸으로 만들어버렸어. 그러니까 책임을 지고 싶어! 아니! 책임을 지게 해줘!"
 
뭐야 그 초이론. 뭐야, 나하고 결혼은 죄의 보상이냐. 면죄부냐고. 요컨대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로마법왕. 나 진짜 평화주의자, 라는게 된다.
 
"에, 거절합니다. 그게 동정이나 책임 결혼같은건 싫고. 나, 생겼다고 결혼하는거 싫거든"
 
"에에!? 그, 그래……그럼 앞으로 너를 알고, 반드시 좋아하게 만들겠어!"
 
뭐야, 『좋아하게 만들겠어』라니. 들어본 적이 없는 일본어다. 더는 틀렸다, 동요와 죄악감으로 망가졌어.
 
"아무튼! 이 이야기는 끝! 나는 그런걸로 결혼하고 싶지 않아!"
 
일본인 특기인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나중에』이다. 황공합니다 죄송합니다~
 
"네가…그렇게 말한다면…알았, 어"
 
납득하지 못한 모양이지만 이 교실에선 주권은 나에게 있더. 요컨대 나는 천황이다. 나 진짜 일본 제국 짊어지고 있어.
 
"그렇지. 나는 전업주부를 지향하고 있지만, 그런 이유로는 결혼은 할 수 없어"
 
"……"
 
꺾여준 모양이군. 응, 일단 너는 진정해야 한다고.
 
"……"
 
유키노시타는 그저 아래를 쳐다보며 눈썹을 팔자모양으로 만들고 있다. 왠지 그림상으로 있어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초딩감상)
 
드르르륵
 
교실 문이 열린다. 뭐야 그 초전개. 하치만 이제 지쳤다고, 히라츠카 선생님. 어차피 또 감시나 뭐잖아? 이미 간파했다고! 히라츠카짱!
 
"실례합니다~……에에!? 힛키!?"
 
엉? 누구야? 왠지 옷을 흐뜨려입은 빗치가 들어왔다. 그리고 『켁, 관우!?』같은 기세로 눈을 크게 뜨고 놀라고 있다.
 
"어, 어머. 뭐니? 으음~… 유이가하마였니?"
 
"뭐야 너, 전교생을 외우고 있어?"
 
"아니, 그녀는 조금 유명한것 뿐이야…그러는 김에 말하자면 2학년 F반이야"
 
"에엥!?"
 
에엥!? 같은 반이야!? 아, 아니, 거, 나는 외톨이잖아? 이름 외우는건 특기라고. 벌써 외웠거든. 유이…뭐였더라?
 
"몰랐어!? 진짜 말도 안 돼!! …실은, 부탁이 있어"
 
"그래, 뭐니"
 
"그게…쿠키를 만들고 싶어. 그래서 말야, 그게~……"
 
힐끔힐끔 이쪽을 쳐다본다. 라기보다 호모다. 호모는 레즈이므로, 유이가하마는 레즈인게 틀림없다. 완벽하지 않아?
 
"그래 알았어. 히키가야, 야채주스를 사와주지 않겠니"
 
"나는 립톤으로~"
 
극히 자연스럽게 심부름 당했다. 방금전까지 나에게 캥겨하고 있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라고 생각했더니 미안하다는 듯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
 
 
 
 
사왔다. 나는 장래 좋은 사축이 될것 같다. 그래선 다른 사축에게 미안하므로 일하지 않기로 합니다.
 
저벅저벅
 
이렇게 걷고 있으면 여러가지 일도 생각해버린다. 물론 유키노시타 말이지.
딱히 사랑이니 예쁘니 하고 싶은건 아니다. 동정을 받으면 이쪽이 비참해진다. 부자연스러워서 나에게 겁에 질려하면서 생활하게 만들고 싶진 않다. 서로가 불행해질 뿐이다. ……이제 여기에 대해선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저벅저벅
 
이 복도 먼지 많네~. 왠지 막 밟히고 있고. 어차피 리얼충놈들이 놀러가기 위해 빼먹은거겠지.
 
휘유우
 
청소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창문은 몽땅 열려있다. 물론 먼지는 날아올라서
 
"윽!? 아파아아아!!"
 
눈에 들어간다. 약속된 전개군요, 압니다. 안경을 낄걸 그랬다. 그거 방해되고, 귀 옆이 아프다고.
 
드르르륵.
 
마침 옆에는 화장실이 있어서 눈을 씻는다. 씻는 법은 이와 같다. 물을 푼다. 왼쪽 눈에 대고 끔뻑인다. 오른쪽 눈은 간단하다. 오른쪽 눈을 빼고 씻는다. 그치? 간단하지? 좋아, 이걸로 OK. 남은건 의안에 금이 가지 않은지 체크를 하는거지만 걸으면서 해도 되겠지.
 
 
 
 
 
 
 

 
 
 
 
 
 
 
 
 
 
 
 
 
 
 
 
 
 
"어라? 힛키?"
 
 
 
 
 
 
 
 
 
 
 
 
 
 
 
 
 
 
어익후……
 
 
"어? 뭐야 그거? ……읏!?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지요-
 
"잠깐! 유…으음~. 자, 잠깐. 일단 기다려"
 
이름을 까먹었으니까 막혀버렸다. 미안하다. 그리고 나는 오른쪽 눈에 끼워넣는다. 이미 늦었지만.
 
"…으음~. 힛키? 뭐야 지금 그거"
 
"뭐, 봐봐, 의안이야. 의안"
 
"…저기, 그건 언제부터?"
 
왜 그런걸 묻는거야. 뭐야 너, 나 좋아해? (절대로 좋아하는게) 아닙니다.
 
"작년 봄부터인데?"
 
휘청
 
순간 유이가하마는 눈을 크게 뜨고 시선이 흐트러졌지만 바로 고개를 피하고
 
"오늘은…이만…돌아갈, 게"
 
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불안한 발걸음으로 돌아갔다. 왜 저러는거지. 이 이야기에 뭔가 관계가 있는걸까. 그렇게 생각해서 나는 내일 물어보자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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