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 제 2화
 
제 2화
 
눈알이 튀어나가는 해프닝이 일어나서 카오스로 변한 교실
 
"미, 미안해. 저기…힉!"
 
그렇지, 눈알은 무섭지. 텅빈 오른쪽 눈도 무섭지. 응, 알고 있었어.
 
"아니, 됐어. 같은 부활동이니까 언젠가는 얘기하려고 생각했어"
 
그렇게 말하고 나는 의안을 주워서 오른쪽 눈에 끼워넣었다. 유키노시타는 교실에 어질러진 상자속에 들어있던 책을 치우고 있었다. 나도 바로 도우려고 한다.
 
"아니, 너는 쉬고 있어. 이건 내가 할테니까"
 
실은 별로 심한 녀석도 아닌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에게 동정하거나 마음을 써주는걸까. 어쨌든간에 거북하다.
 
"하아…이걸로 전부네. 오늘은 이만 활동 종료야. 수고했어"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는 재빠르게 교실을 나갔다. 또 혼자가 되어버렸다.
 
 
 
 
―――――――――――――
 
 
 
 
겨우 집에 도착하니 코마치가 맞이해주었다.
 
"어서와! 오빠야! 밥 먹을래? 목욕할래? 아니면~…코・마・치?"
 
약삭빠르게 올려다보기로 이쪽을 쳐다본다. 뭐야, 선택지 하나잖아.
 
"밥으로"
 
이 시간부터 목욕하러 들어가는건 성가시다. 동생에게 손을 대는건 치바의 오빠로서 금지되었으므로 틀렸다.
 
"우~, 재미없네~. 지금 포인트 낮아!"
 
애시당초 포인트를 쌓으면 어떻게 되느넌데. 뭐 해줄거야?
 
"일단 우선 이거 빼고나서 갈게"
 
오른쪽 눈에서 의안을 빼서 용기에 넣어둔다. 그 후에는 안대를 끼는것 뿐이다. 평범한 안대라고? 독안류 녀석이 쓰는게 아니라고? 실은 그러고 싶었다는건 아니다? 진짜다? 하치만 거짓말 안 해. 이렇게해서 시답잖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밥을 다 먹어버렸다.
 
"오빠는 말야~. 오늘은 한층 피곤한것 같네~"
 
"뭐야 갑자기……오빠는 부활동 들어갔어"
 
벌떡!!!!!!
 
우옷! 놀래라~. 코마치가 의자에서 기세 좋게 일어서고 내 정면으로 돌아서 꼬옥 껴안았다.
 
"오빠야…괴롭힘 안 당해?"
 
"아냐!"
 
뭐야, 오빠가 부활동에 들어간건 그렇게나 이상하냐! 아, 이상하네.
 
"뭐어야~. 그럼 안심이네!"
 
작작하고 떨어져… 딱히 동생한테 흥분은 안 하지만.
 
"정말이지… 나는 목욕하고 올게"
 
"그럼 코마치는 이제 잘게~"
 
정말로 오늘은 여러모로 있었지……
 
 
 
 
 
―――――――――――――
 
 
 
 
 
 
안녕, 나야. 벌써 수업끝이야. 옷, 나는 언제 킹크림존을 쓸 수 있게 된거지!?
 
"어머, 빼먹지 않고 왔구나. 뭐였던거니……인간실격가야. 아니, 사회부적합자가야였던가"
 
왜 교실에 들어간것 만으로 이런 소리를 들어야하는건데. 인간 샌드백(심리)인거냐, 나는.
 
"히키가야다! 히키가야 하치만!"
 
"알 필요도 없는 이름을 가르쳐줘서 고마워'
 
점점 따뜻해지는 오늘 이맘. 나에게 차갑게 대하는건 사회와 유키노시타 정도다. 여전히 교실에는 책상 산과 의자 두개가 나열되어 있을뿐. 그리고 그것들은 두 사람의 마음의 거리를 나타내고 있는 모양이다.
 
"…늘 의뢰는 오는거냐"
 
"아니, 여기 소개는 히라츠카 선생님이 하고 있어. 좀처럼은 안 와"
 
"그러냐…… 저기 유키노시타"
 
오늘 여기에 온건 부활동이기 떄문이기도 하지만 눈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싶었기 떄문이다. 유키노시타는 봐버렸으니까 알 권리가 있다. 아니, 알아뒀으면 싶은 것이다. 만약 이걸 원인으로 동정을 끌어버리거나, 한 발짝 물러난 태도를 취하면 견딜 수가 없다.
 
"이 눈에 대해서 말인데……"
 
움찔!!!!!!
 
"긋, 그래… 뭐니?"
 
어째선지 유키노시타는 살짝 몸을 떨며, 더듬고 있다.
 
"실은 작년 봄에 개를 구하다 치였거든"
 
"그, 그러니…큰일이었구나"
 
……아까부터 왜 저러는거야. 얼굴은 새파랗고 땀이 배어나오고 있다. 그걸 핥고 『이건 거짓말을 하는 녀석의 맛이다!』라고 해주고 싶을 정도로 동요하고 있는 모양이다.
 
"……유키노시타. 뭐 감추고 있지 않아?"
 
움찔!!!!!
 
"…아무것도, 아니, 야"
 
거짓말이다. 이쪽이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보니 시선은 가만히 있질 않고 무릎이 떨리고 있다.
 
"정말이야?"
 
"무, 물론, 이야"
 
아무리봐도 이상하다.
 
"유키노시타. 너
 
 
 
 
 뭔가 알고 있지?"
 
 
 
뚝 뚝
 
갑자기 유키노시타는 울기 시작했다. 눌러죽이고 있던걸 풀어버리듯이. 감정의 댐을 연것 처럼.
 
"…미안해. 너는…나 떄문에…미안해"
 
유키노시타는 고개를 떨구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저주받은듯이 사죄의 말을 연속으로 말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내 책임은 뭔데"
 
"모두, 너에게, 얘기, 할게"
 
 
 
 
 
 
――――――――――――――――
 
 
 
 
모든걸 들었다. 유키노시타가 타고 있던 차가 나를 치었다는 것. 준비단 방이 되게 호화로웠다는 것. 거액의 위자료. 전부다.
 
"…그런가"
 
유키노시타는 침착했다기보다 심하게 침울해하고 있다.
 
"그래… 내 책임이야"
 
"아니, 너만이 아니야. 개 주인도, 나도 나쁘지"
 
딱히 위로하는게 아니다. 실제로 그런 것이다. 어떠한 사건이라도 원인이 하나밖에 없을리는 없다. 환경이, 타인이, 상대가, 자신이, 자연이, 사회가, 시간도 책임은 있다.
 
"아니야! 내가 잘못한거야! 거기다, 나는 실명했다고는 못 들었어! 그저, 눈을 다치게 했다. 그것밖에 듣질 않았어. 그대로, 오늘까지 태평하게 지내왔다니…! 그러니까, 나…
 
 
 
 
 
 
 
 
 
 
 
 
 
 
 
 
 
 
 
 
 
 너와 결혼할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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