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의 맛은 어떤 맛?Ⅰ
 
 
내가 봉사부로 들어가려고 했더니,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가 마주보아 키스를 하는 형태가 되어 있었다.
 
"미, 미안! 방해했다!"
 
나는 급하게 봉사부에서 나간다.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상관않고 문을 닫는다. 저 두 사람, 마침내 그런 관계까지 진전해버렸나. ……이 일은 비밀로 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지. 내 마음속에만 담아두자.
 
"……히키가야"
 
"느엡!"
 
갑자기 문이 열리고 유키노시타가 뒤에 서 있어서 놀란 나머지 목소리가 뒤집혀버렸다.
 
"……지금 그거 보고 있던거니?"
 
"아, 아니 안 봤어! 나는 아무것도 안 봤어!"
 
왠지 유키노시타의 뒤로 시커먼 오러가 보이는데. 이런, 본거 들키면 도쿄만에 잠긴다!
 
"……하아, 일단 안에서 얘기하자"
 
"아니, 나는 방해"들어와" ……네"
 
지금 유키노시타의 박력은 하루노 씨 정도로 필적하는게 아닐까? 나는 유키노시타에게 거스르지 못해 얌전히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한번 들어갔을때와 같은 곳에 유이가하마는 앉아있고, 얼굴을 붉히면서 숙이고 있다.
 
"일단 앉으렴"
 
"네, 알겠습니다"
 
나는 평소 자리에 앉는다. 다른건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가 나란히 앉아있는 점이다.
 
"……유이가하마, 어째서 이렇게 됐는지 설명해주렴"
 
"엣, 응 알았어"
 
아무래도 유이가하마가 설명해주는 모양이다. 뭐, 설명을 듣지 안항도 보는 그대로가 아닌가?
 
"……실은 말야, "
 
말하기 어려운지 나는 한 시라도 빨리 풀려나고 싶으므로 빨리 말해줬으면 싶다. 그러면 돌아갈테니까.
 
"……내가 먼저 키스하자고 부탁했어!"
 
나는 그걸 들은 순간 일어서서 문을 향해 쏜살같이 뛰어간다. 하지만 조금도 가는게 불가능해졌다. 이유는 유키노시타가 관절기를 걸어서 나를 멈췄기 때문이다.
 
"이거 놔, 유키노시타! 모든 사정은 알았으니까 빨리 나를 놔줘!"
 
나는 아픈것도 잊고 있는 대로 풀어내려고 한다. 하지만 완벽하게 먹혀든 관절기에는 전혀 저항을 할 수 없다.
 
"부탁해, 히키가야! 얘기를 제대로 들어줘!"
 
유키노시타의 저런 필사적인 목소리를 처음 듣고 뒤돌아보니 울상 지으면서 호소하고 있었다.
 
"유, 유키노시타"
 
솔직히 이렇게까지 유키노시타가 여기까지 한다는건 뭔가 사정이 있는걸지도 모른다. 잘 생각해보면 설명을 한건 바보인 유이가하마다. 유키노시타의 설명을 듣지 않고 도망치는건 잘못된걸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 한번 더 앉을테니까 얘기해줘"
 
"……정말로?"
 
윽, 여기서 왜 그렇게 귀여워지는건데. 그렇게나 나에게 의심당하는게 싫은건가?
 
"아아, 정말이야. 그러니까 놔줘"
 
"……알았어"
 
끄덕이자 유키노시타는 천천히 구속하고 있던 팔을 풀어 확실하게 도망치지 않는지를 알고서 놓아주었다. ……아파라, 조금 더 힘조절을 해줬으면 싶었다. 뭐, 그럴참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유키노시타가 설명해줘"
 
"그래, 알았어. 처음부터 내가 얘기할걸 그랬어"
 
"유키농, 그거 무슨 의미야!"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를 퍽퍽 때리고 있다. 지금은 이렇게 보면 신빙성이 늘어나니까 그만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키노시타. 설명을 부탁한다"
 
"그래, 알았어"
 
그렇게 말하고 유키노시타는 유이가하마의 가방에서 한 권의 잡지를 빌려 내 눈 앞에 내밀었다. 그 잡지를 쥔 유키노시타가 가리킨 곳을 쳐다보니 쓰여 있던건 『키스의 맛은 어떤 맛?』이라고 쓰여있는 기사였다.
 
"……그런거야"
 
"아니, 그런거야로는 모르거든. 하다못해 조금 더 설명을 요구한다"
 
이걸 본것만으로 키스 받아도 곤란한데.
 
"그게 말야, ……유이가하마가 이 잡지를 읽고 있으면서……키스가 어떤걸까……라고 말해서, ……그래서 나도 신경쓰여서……그래서"
 
좋아, 왠지 모르게 알았다. 요컨대 그런 백합같은 의미가 아니라 그저 단순히 『키스』만을 시도해보고 싶었다는 거로군. ……그것도 여자끼리는 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하아, 이유는 알았어. 그럼 나는 나가 있을테니까 계속해줘"
 
"자, 잠깐!"
 
나는 일어서니 또 유이가하마에게 저지당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매를 살짝 쥐고 있을 뿐이지만.
 
"힛키가 왔으니까 힛키에게도 협력 받을래!"
 
"……제정신이니?"
 
유이가하마의 말에 유키노시타는 놀라고 있다. 하지만 귓속말을 듣고 얼굴을 붉히고나서 긍정했다.
 
"그러네. 역시 협력 받을게"
 
거부권은 없어보이는군요.
그보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뭘 협력하면 되는건데.
 
"나, 협력할거 없잖아. 둘이서 키스를 하는 모습이라도 보고 있으면 돼?"
 
"아니야. 그런걸 시킬바에야 창문으로 나가게 할거야!"
 
"나보고 뛰어내리라고 하는거야?"
 
"힛키, 기분 나빠!"
 
"저기, 직접적인 말은 정말로 상처입는다고. 뛰어내려버린다!?"
 
그보다 오늘은 진짜 집에 가고 싶다, 정말로.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는데?"
 
""……""
 
아니, 왜 거기서 굳어서 얼굴을 붉히는거야? 나, 무슨 짓 당하는거야?
 
"……저기, 저기말야, ……힛키가 우리에게 키스를 해주지 않을까나 해서"
 
"……하아?"
 
아니, 아니아니! 키스해줬으면 좋겠다니 뭐야! 그런 부탁을 받을줄은 전혀 생각 못했어!
 
"뭘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거야! 그런건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소,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뭐! 나, 힛키한테라면 키스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뭐……라고? 아니, 유이가하마의 호의에는 다소나마 깨닫고 있지만, 설마 이 타이밍에 들을 줄은 생각 못했다.
 
"아, 아니, 유이가하마는 그렇다치더라도 유키노시타는 나하고 키스는 절대로 싫을거 아냐!"
 
"나, 나는"
 
어라, 뭐야 이 반응? 이 상황에서 그렇게 얼굴을 붉히면 착각해버린다?
 
"유키농,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어!"
 
"유이가하마, ……알았어. ……히키가야'
 
"어, 어어 뭔데?"
 
"……나도, ……나도, 처음은 히키가야가 아니면 싫어. 그러니까 나하고도 키스해줘"
 
……이건 꿈인가? 꿈인가? 키스해줬으면 싶다고 들은건 솔직히 상당히 기쁘다. 그게, 우리 학교에서도 상위의 귀여움을 가진 둘이라고. 그 둘에게 키스를 해줬으면 싶다고 들은거야. 그리고 하나 부족한건 내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것 뿐이다.
 
"너네들, 오늘 이상해"
 
"아무것도 이상할건 없어. 모두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데 여기에 뭐가 부족하다는거니?"
 
"힛키는 우리랑 키스하고 싶지 않아?"
 
아니, 그렇게 묻는건 치사하잖아. 하고싶냐 하고 싶지 않냐고 하면 10명중 10명이 즉답할 수준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히키가야"
 
"……힛키"
 
"……"
 
이 둘의 눈을 보면 진심인건 명백하다. 이 진심을 헛되게 할 수도 없다.
 
"……정말로, ……괜찮은거야?"
 
"그래(응)"
 
"후회 안 해?"
 
"오히려 너 말고 다른 사람에게 첫키스를 빼앗기는 편을 후회할거라 생각해"
 
"응, 나도 힛키 말고 다른 사람한테 이런 말은 안 해!"
 
이 두 사람은 진지하게 대답해줬다. 그럼 여기서 내가 도밍칠 수는 없다.
 
"……알았어"
 
"정말이지!"
 
"괜찮은거지"
 
"아아, ……그러니까 순서를 정해줘"
 
그렇게 말하자 둘은 서로 양보하면서 얘기하고 있었다. 어라, 이상한데? 나를 좋아하는거지? 왜 양보하는거야?
 
"유키농, 아까 폐를 끼쳤으니까 유키농이 먼저 해도 돼"
 
"하지만, 유이가하마도 처음에 하고 싶은게 아니니?"
 
이 전개가 잠시 계속되어, 결국 가위바위보를 하게 됐다.
 
그 결과, 처음에 유키노시타, 그 다음에 유이가하마의 순서가 됐다.
 
"……그럼 히키가야. ……부탁해도 괜찮겠니?"
 
"아, 아아"
 
이젠 각오를 굳히는 수밖에 없다. 나는 유키노시타의 눈 앞까지 이동한다.
 
"……좋아"
 
"……아아"
 
새삼 정면으로 보니 유키노시타는 예쁜 얼굴이구나. 나는 유키노시타의 어깨에 천천히 손을 올려 얼굴을 가져간다.
 
"……음"
 
"…읍!"
 
한 마디로 말하자면 부드럽다. 첫키스라는걸 했는데 이렇게나 입술은 부드러운건가? 아니, 유키노시타가 특별한건가?
 
"자, 스톱!"
 
어느 정도 키스를 하고 있던건진 모르겠지만, 새빨갛게 얼굴을 붉힌 유이가하마에게 저지당했다. 조금, 아쉽지만 어깨에 올리고 있던 손을 뗀다.
 
"정말, 너무 길어! 1분 이상은 했어!"
 
"그, 그렇게나 길었어?"
 
"미안해, 유이가하마"
 
정말로 시간 감각이 없었다. 아마, 제지당하지 않았으면 조금 더 오래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다음은 나지!"
 
"……왠지 즐거워보이네"
 
"응, 그기 힛키랑 키스할 수 있어서 기쁜걸!"
 
윽, 지금 그런 말을 들으면 괜히 더 의식해버리니까 그만뒀으면 싶다.
 
"……좋아, 간다"
 
"응, 와줘"
 
그렇게 말하면서 팔을 벌리는 유이가하마. 이거, 키스하면 저 큰게 나에게 밀려오는거 아니야?
 
"……음"
 
"읍"
 
유키노시타 때와 같은 요령으로 키스를 한다. 예상대로 유이가하마의 부드러운것이 나에게 밀려온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그보다도 유키노시타의 부드러움과 다른 부드러움이 있다. 왠지 떨어지는게 아까운 느낌이다.
 
"이제, 됐니?"
 
이번에는 유키노시타에게 제지받아서 서로 떨어진다. 유이가하마는 머리가 멍한건지 시선이 맞춰지지 않는다.
 
"……왠지, ……굉장했어"
 
"그, 그런가"
 
유이가하마는 아직도 멍한건지 유키노시타가 천천히 앉혀서 진정시킨다.
 
셋 모두 말없이 다시 앉는다. ……너무 어색해. 평소엔 침묵이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위험하다. 아무튼 위험해.
 
"……히키가야, 고마워"
 
처음에 입을 연건 유키노시타였다. 유키노시타는 드물게도 나를 향해 고맙다고 말을 했다.
 
"아니, 나는 대단한건 안 했어"
 
정말로, 그저 키스를 요구당한것 뿐이고.
 
"힛키, 고마워"
 
"……뭐어, 고맙다고 해준다면 고맙게 받아둘게"
 
이젠 지쳤다. 주로 정신적으로 피곤해졌다.
 
"그래서, ……어땠니, 우리와 키스는?"
 
"아니, 어떠냐고 들어도"
 
뭐야, 이 부끄러운 플레이. 그냥 집 가고 싶어.
 
"제대로 대답해주면 돌아가게 해줄게"
 
"야, 대수롭지 않게 마음을 읽지마. ……정말로 돌아가도 돼?"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는 끄떡인다. 아직 귀가 시간까지 상당히 시간이 있는데 돌아갈 수 있다니, 나한테 있어서 좋은 교섭 재료로군.
 
"……그게, 부드러웠어"
 
""읏///""
 
"둘 다, 다른 부드러움이 있어서……그게, ……좋았습니다"
 
"그, 그래//"
 
"기, 기쁘네//"
 
정말로 부끄러워. 빨리 집에 가서 배게에 얼굴을 묻고 싶다.
 
"그, 그럼 이제 됐어. 정말로 고마워. ……내일, ……또 봐"
 
"히, 힛키, 내일……봐"
 
"어, 어어. ……내일 봐"
 
나는 빠른 걸음으로 나간다. 그리고 아까 말한대로 집에 돌아가 바로 배게에 얼굴을 묻어 코마치에게 혼났다.
 
 
 
 
 
여담
 
히키가야가 돌아간 후, 나와 유이가하마는 둘이서 대화를 나눴다.
 
"저기, 유키농. ……어땠어?"
 
"그, 그러네. ……남자애라도 입술은 부드럽다고 생각했어"
 
"응, 그렇지. 조금 더, 퍼석퍼석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기분 좋았다고 생각한다. 한번 더, 하고 싶을 정도야.
 
"저기 유키농. 오늘 자고 가도 돼?"
 
갑자기 그런 말을 해왔다.
 
"그래, 괜찮은데. ……갑자기 왜 그러니?"
 
"오늘일, 유키농이랑 잔뜩 얘기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유이가하마의 생각은 왠지 모르게 알았다. 뭐, 나도 오늘은 혼자 있으면 방금전의 키스만 떠올라버리는걸.
 
"그럼 우리도 슬슬 돌아갈까?"
 
"응!"
 
우리도 돌아갈 준비를 하고 부실을 나왔다. 그리고 우리 집에서 잠들 시간까지 오늘 일을 얘기하고 있었다.
 
우리가 공통으로 생각한건 히키가야의 키스는 무척이나 상냥해서 평소 마시는 MAX커피처럼 달았다고 하는 것이었다.
 
 
 
 
 
 
 
 
 
 
후기
안녕하세요, M입니다.
졸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쓰는 작품의 어떠한것과도 다릅니다. 왠지 모르게 쓰고 싶어져서 썼습니다.
 
그럼 코멘트 등이 있으면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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