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의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청춘보다 게임이다! - 제 48화
 
 
 
 
"…………하?"
수학여행도 무사히 끝나고 평소처럼 부실에서 PFP를 하고 있던 우리들에게 히라츠카 선생님은 평소처럼 노크 없이 문을 열고 드높게 선언하지만 셋 모두 이해하지 못해 굳어있고, 유일하게 나만 목소리를 낼 수가 있었다.
"못 들었나? 한번 더 말하마. 오늘은 부활동 쉰다!"
"아니, 그렇게 크게 선언해도 곤란합니다. 그보다 선생님 왜 오늘은 수트가 아닌데요"
그래. 왠일로 선생님은 사복 위에 백의를 입고 있는 것이다.
아마 여자 화장실이나 어딘가에서 재빠르게 옷 갈아입은 거겠지만……진짜로 맨날 이 상태를 유지해서 무거운 메일을 안 보내면 지금쯤 결혼해서 아이도 세 살입니다! 라고 자기소개할 수 있는데.
선생님은 핑크색 치마를 입고 위에는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바디 라인을 강조하기 위해선지 조금 탄력있게 입고 있고 그 위로는 검은 자켓을 입고 있었다. 참고로 하이힐을 신고 긴 머리카락을 슈슈로 하나로 묶고 있다.
들어왔을때 무심코 유이가하마가 귀엽다고 말했을 정도다.
"히라츠카 선생님. 그건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이, 이유!? 그, 그건 나의 일신상의 사정이다! 나는 지금부터 가야할 곳이 있어서 말이지. 너희들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대처할 수가 없다"
"딱히 히라츠카 선생님이 아니라도 교무실에 있는 선생님이라면 누구든 괜찮은게 거짓말입니다.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내가 말한 순간 관절을 뽀각뽀각 울려서 반사적으로 입에 자크를 채웠다.
"……뭐, 선생님이 그리 말씀하신다면 저는 상관없지만요"
"나도"
"나, 나도 히라츠카 각하에게 경례!"
"너는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무서운 나머지 말해버렸다.
그런고로 오늘 봉사부는 갑작스런 휴부가 되어버려서 우리는 부실 열쇠를 선생님에게 반납하고 잽싸게 돌아가려고 했지만 뒤로 휙 잡아당겨졌다.
"뭔데"
"저기말야, 신경쓰이지 않아? 오늘 히라츠카 선생님 차림"
"신경쓰이기야 쓰이지만 냅둬. 우리가 손을 댈 안건이 아니잖아"
"저기, 유키농도 신경쓰이지!?"
"신경은 쓰이지만 선생님의 사적인 일까지 파고들 생각은 없어"
"절대로 오늘 데이트야!"
이 녀석은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히라츠카 각하님이라고 해도 본질은 여성이다. 남성에게 사랑을 하고, 누군가와 데이트라는 이름의 외출을 즐기는 일도 있다.
자칫하면……이 이상 말하면 커맨드 입력한 제트 펀치를 먹을것 같으니까 그만두자.
"응? 중간까지라도 좋으니까 쫓아가보자!"
"유키노시타 각하. 말하주세요"
"그 말투는 조금 불쾌하지만 유이가하마. 남의 사적인 부분까지 파고드는건 좋지 않아"
"우-! 아! 그럼 내 의뢰라는걸로 하구! 진짜 히라츠카 선생님이 신경쓰여서 밤에도 못 자게 될지도!"
유키노시타와 얼굴을 마주보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
오랜만에 유키노시타와 풀 싱크로한것 같다.
"알았어"
"야. 그건 거절해"
"의뢰라면 어쩔 수 없는걸……거기다 나도 조금 신경쓰여"
"그치!? 자, 힛키도!"
"……알았어. 어울려주마"
그런고로 히라츠카 시즈카 스토커 부대가 결성되어 잽싸게 신발로 갈아신고 걸어가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뒤로 들키지 않도록 조용히 쫓아간다.
……라고할까.
"왜 너네 당연하다는 듯이 내 자전거 바구니에 가방을 넣은거야"
"그 정도는 괜찮잖아"
히라츠카 선생님은 이따끔 점프를 섞으면서 곧장 걸어가, 학교와 좀 가까운 곳에 있는 역 앞의 편의점에서 자꾸만 시계를 확인하면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역앞의 주륜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선생님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다.
"역시 데이트야!"
"그래. 하지만 학생시절의 친구를 기다린다는것도 가능해"
"어쩌면 엄마를 기다리는걸지도"
그러자 어째선지 유이가하마한테 너 분위기 좀 읽어, 라는듯한 시선을 받았다.
왜 여자는 이렇게나 연애 토크를 좋아하는거지……응?
그때, 선생님에게 한 명의 남성이 다가와서 다정한 미소를 지으면서 선생님의 손을 잡고 있다.
남성은 추정 30대 전반, 키는 170cm~174cm 정도의 남성이며 외모에도 신경을 썼는지 손목 부근에 반짝 빛나는 것이 보이는 잘생긴 남성이다.
지, 진짜로 데이트냐.
조금 담소를 나눈 후에 둘은 미소를 지으면서 발권기에서 표를 산 후에 개찰구로 들어가서 우리도 적당하게 표를 사서 개찰구를 지나, 둘하고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둘을 감시한다.
"음, 일부러 표를 사면서까지 쫓아갈 일이야?"
"신경쓰이잖아. 딱히 1000엔을 쓴것도 아니구"
왠지 이 녀석 돈에 세세한건지 아닌건지 잘 모르겠군. 써야할 곳은 팍 쓰고 안 써야할 곳은 일절 안 쓴다는 느낌인가.
각 역 전차가 들어오자 우리는 선생님네가 탄 옆 차량에 올라타서 접속구로부터 둘의 모습을 살핀다.
"저기, 이제부터 두 사람은 어디 가는걸까"
"남녀가 가는곳이라고 하면 역시 커플들이 가는 곳이 아닐까"
"야경이 보이는 곳일까"
여자 두명이 꺅꺅 사랑얘기로 들떠있는 가운데 나는 좌석에 앉아서 PFP로 몬헌을 한다.
솔직히 사랑 얘기에 관해서는 나는 노터치가 좋다. 그보다 오히려 이런 이야기에 끼어들면 제대로 된 일이 없다. 출처는 나. 중학교 시절에 벌게임 대상이 됐으니까. 특별히 추억도 없나.
"아, 내렸어. 힛키!"
"예이예이"
PFP를 슬립모드로 바꿔서 주머니에 집어넣고 전차에서 내리자 출발한 역에서 4역 정도 지났지만 별로 여기에 커플이 올만한 아경이 예쁜 곳이라고는 들은 적이 없다.
환승 청산으로 출장권을 받아들고 개찰구를 나가자 이미 태양은 반쯤 이상 지고 있어서 가로등이 여기저기 빛나고 있다.
그런 가운데를 두 사람은 담소하면서 걸어간다.
"그러고보니 이 부근은"
"뭔가 있어?"
"여기는 고급 레스토랑이 많이 들어선 곳이야. 완전 예약제, 코스는 싸도 2만엔이야"
"어? 코스는 뭐야? 세트가 아니라?"
"우리하고는 인연이 먼 곳이야"
유이가하마의 질문에 유키노시타는 그렇게 말하지만 유키노시타의 친가가 부자인걸 생각하면 아마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일은 몇 번인가 있었을 것이다.
뭐, 우리 집은 1접시에 100엔 하는 초밥이나 만두가 맛있는 중화요리점이 주된 외식 장소지만.
"…………뭐, 뭐야 여기"
두 사람이 들어간 곳은 딱보아도 하룻밤 당 10만엔은 태연하게 들만한 방이 있어보이는 고급 호텔.
"우리들이 들어갈 수 있는건 여기까지네"
"신경쓰여! 저 사람 선생님의 연인일까?"
"그건 아니겠지. 연인이 있다면 여름방학에……역시 아무것도 아냐"
순간 여름방학에 드레스를 입은 선생님과 만났다고 말할뻔 했지만 바로 선생님에게 철권을 맞는 미래가 떠올라서 바로 입을 닫았다.
"슬슬 돌아가자. 배고프다"
"그래. 우리가 쫓아갈 수 있는건 여기까지인 모양이고"
"우-. 신경쓰여~"
마지못해하는 유이가하마를 데리고 우리는 역으로 돌아가 각역 정차를 타고 처음 역까지 돌아왔다.
"그럼 나는 버스로 돌아가니까"
"나는 전차로 돌아갈게"
"그럼 간다"
유키노시타하고는 개찰구에서 헤어지고 유이가하마하고는 버스 로타리 부근에서 헤어졌다.
주륜장에 세워둔 자전거를 타고 자, 돌아갈까 하고 조금 나아가던 차에 아까 헤어졌던 유이가하마의 뒷모습이 보여서 신경쓰여서 옆에 섰다.
"너 뭐하는거야"
"아, 힛키……그러고보니 오늘 버스 정기표를 잊어서 말야"
"뭐야 그거……음"
"헤?"
자전거 짐칸을 쳐서 타라고 하자 유이가하마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짓지만 바로 눈치챘는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을 조금 붉히고 뒤에 타서 내 배 부근에 팔을 감았다.
그걸 확인하고 자전거를 탄다.
"있잖아, 힛키"
"음?"
"히라츠카 선생님 말야, 결혼하는걸까"
"하는거 아니냐? 그 모습을 보면"
어쨌든간에 히라츠카 선생님의 그 장문 메일이라는 공격을 견뎌낸 남자니까. 거기다 저런 고급 레스토랑에 여성을 초대할 수 있는 시점에서 고급 직종이겠지. 의사나 변호사나 사장이거나. 뭐, 평소부터 결혼결혼거리는 사람이니까 돈으로만 낚인건 아니겠지만.
"있잖아, 만약 힛키는 말야. 눈 앞에 부자 여자애랑 평범한 여자애가 있으면 누구랑 결혼할거야?"
"갑자기 뭐야"
"됐으니까 대답해줘"
어떠려나…………인간, 외모만 보고 고른 생활은 확실하게 파탄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패키지로 구입한 게임은 확실하게 재미없다. 재미있다는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에 하는 게임도 재미있어 지는 것이다. 아마도 연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돈이나 지위만을 보고 사귀는 녀석들은 무슨 형태로 붕괴한다.
"결국은 내 마음이 향하는 쪽이겠지"
"……의외네. 힛키라면 게임을 많이 사니까 부자를 선택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야야. 나를 바보 취급하면 안 되지. 게임비 정도는 번다고?"
"게임비 정도라니……그런가. 힛키에게 달려있는거지"
그렇게 말하고 유이가하마는 팔에 힘을 꼬옥 넣고 내 등에 기대온다.
뭘까……이 상황에 싸여있는 내 마음은.
그런걸 생각하면서도 시간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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