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오늘 부활동은 여기까지 할까."
어제, 그런 일이 있고나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묘하게 유키노시타를 의식해버리고 만다.
수업중에도, 어제 일로 머리가 가득해서 그녀의 달짝지끈한 목소리와 피부 감촉이 뇌내를 엔드리스 리핏트다.
유키노시타의 그걸 체험한건 나 뿐이라는 배덕감이 더욱 나를 흥분시킨다.
부활동중에도 독서를 집중하지 못해, 같은 페이지를 몇 번이나 읽고 있었다.
"그럼 나는 이 쯤에서 실례할게-! 유키농, 힛키! 바이바이-"
"어, 어-"
빠른걸음으로 부실을 나가는 유이가하마.
어이- 유이가하마-, 단 둘이 만들지마-
분위기 읽어-
"하아…뭐니, 아까부터 진정하질 않고. 한심하니까 그만두지 않겠니"
둘이 되어도 츤츤 모드는 건재. 그 때의 유키노시타와 동일인물인지 의심해버린다.
응? 아까부터?
"아까부터?"
"엣. 아까는 아까야. 부활동 내내 두리번두리번 힐끔힐끔 나를 쳐다봐놓곤. 눈치 못 챈다고 생각했어?"
이상하다. 확실히 유키노시타는 보고 있었지만 나는 힐끔 보는건 특기 중의 특기라서 스텔스 히키가야라고 들은 적도 있을 정도다.
나를 주의해서 보지 않는 한, 들킬일은 없다.
"아, 아니. 미안"
"정말이지… 그럼, 히키가야. 부탁할게"
덜컹,
그녀가 앉아있던 의자 소리가 나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온다.
어?? 잠깐만.
"에에!? 여기서??
"그래. 매일 내 집으로 오는것도 번거롭잖니?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학교에서 해주면 돼"
이 사람, 역시 무섭다. 배려해주고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이쪽 입장에선 쓸데없는 간섭니다.
"어, 어이. 잘 생각해봐-, 누가 오면 위험하잖아?"
"문을 잠궈두면 돼"
"그, 그런 문제가-"
"잔말은 됐어. 얼른 하렴"
여기까지는 어제와 같다. 녀석의 페이스. 장소는 한방 먹었지만.
하는 도중에, 유키노시타는 나에게 당하기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다 할 참에 시간이 끝나버렸다.
여자에게 마음대로 휘둘리는 남자는 꼴사납다.
그러니까 오늘이야말로 지금까지의 복수를 겸해, 히키가야 하치만을 유키노시타 유키노에게 알려주는거다!!
"알았어. 1시간이지"
"그, 그래"
휴대폰 타이머로 1시간을 세팅하고, 교실 문을 안에서 잠궜다.
반항하지 않는 나의 태도에 당혹해하면서 팔짱낀 자세로 아직 기세등등하게 행동하고 있다.
자, 어디까지 새침거릴려나.
"팔짱을 껴선 못 만질거 아냐. 이리로 와"
자기 의자에 불러들이고, 어제는 마주보는 자세였지만 오늘은 그대로 내 위에 앉힌다.
설마 이렇게 적극적으로 행동을 일으키다니, 나는 나대로 존경한다.
뭐, 끓어오를 정도로 부끄럽지만.
"읏, 너. 되게 친한척 하잖아//"
하지만 물러서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 만큼 커지고 싶은건가.
그렇게 바로는 효과가 나올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스륵
리본 넥타이를 풀었다.
"좀, 뭐하는거니."
"뭐냐니, 네 손을 묶으려고 하는데"
"누가 하고 있는걸 말해라고 했니? 어째서 그런 짓을 하는지 설명을 요구하고 있는건데"
"너, 어제 입 막았잖아. 그건 안 돼"
"어째서?"
"귀여우니까"
"이, 이유가 안 되는데"
"헤에~ 도망치는구나~"
"큭… 알았어. 바라던 바야, 네 애무 정도엔 아무것도 안 느끼니까"
가벼운 도발이었는데, 너무 쉽게 걸리잖아.
대화가 끝날 무렵엔 뒤로 팔을 묶어서 이중묶기로 유키노시타의 손을 구속할 수 있었다.
시야에 있는건 유키노시타의 길고 살랑거리는 머리카락과 구속된 양손.
그리고 내 무릎 위에 앉아있다고 하는 상황이라
이 얼마나 돋우게 하는 절경인걸까.
안고 싶다.
하지만 꾹 참는다.
내 사명은 가슴을 주무르는것 뿐이며, 그것 이외에는 허락되지 않았다.
이걸 초죽음이라고 하는거지만.
블레이저를 벗기고, 커터 셔츠는 3번째 단추까지 연다.
전부 벗겨도 괜찮지만, 한번 더 묶는것도 귀찮고, 더군다나 학교다.
아니, 이런걸 하는 시점에서 이미 마찬가지지만.
"좋아, 만진다"
"서두는 됐어."
오늘 첫번째로 만지는 그녀의 가슴은…장황한 설명은 됐다. 엄청 기분 좋다.
주무르는 와중에 유키노시타를 주목해서 쳐다보니 가볍게 떨고 있다.
떨고 있다고 할까, 부들거리는게 아니라 내 가슴을 주무르는 페이스로 이따끔 움찔하며 몸을 흔드는 것이다.
괴롭히고 싶어져서 귓가에서 속삭인다.
"기분 좋아?"
"…히얏!"
움찔, 하고 상당히 크게 반응했다.
"응?"
"아, 그게, 히키가야. 귓가에서… 말하는건,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하하-앙"
이 녀석 귀가 약한 모양이다. 왜 어제는 몰랐던걸까.
지금도 새빨갛잖아.
위험한데, 이 생물. 이성이 날아갈것 같아.
참을 수 없게 되서 셔츠 속으로 손을 넣는다.
오늘 브래지어는 검은색입니까…… 과연과연.
앞쪽 후크 브래지어 타입같아서 툭, 하고 후크를 푼다.
히키가야 하치만, 무심으로 가라.
마음 속으로 심호흡을 하고 눈을 뜬다.
"~~/////"
어깨너머로 보이는 처음 본 유키노시타의 가슴은 하얗고 정말 예뻐서,
한 가운데의 돌기는 이미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
"응읏…하아"
역시 반응이 변했다.
전혀 다르지, 옷 너머하고는,
손에 빨려드는듯한 촉감. 그리고 유키노시타의 열.
어제 학습한, 튕기는것도 좋아한느것 같으니까 양손의 돌기를 툭툭 왕복하며 괴롭혀봤다.
"큿, …으, 응"
목소리 톤이 한층 높게 변했다.
내 행동에 반응해주는게 기뻐져서 보다 격렬함을 늘렸다.
점점 유키노시타의 몸이 움찔거린다.
어때! 난감하냐, 유키노시타 유키노!
야, 이걸로 나를 보는 눈이 바뀌었냐?
야, 지금 네 안의 나는 어떤 존재야?
야, 나는 너를
어? 나는 왜 그런걸…
"더는 틀렸다"
"에? …좀, 히키가야"
유키노시타를 마침내 바닥에 깔고 누른다.
이것만 보면 최악이군. 손목을 묶고, 옷도 흐트러졌으니까.
누군가가 보면 정학, 아니 퇴학인가.
하지만 이러지 않을 수는 없었다.
"히키가야, 진정해"
"나도 남자야"
"알고 있어"
"아니, 유키노시타. 너는 나를 몰라"
슥-
목에서부터 아래로 하얀 몸에 혀를 기어간다.
이 녀석이 장래에 선택하는 녀석은 어떤 녀석일까. 나와 같은 짓을 이 녀석에게 할까.
"앗, …그만해"
이 녀석도 지금과 같은 얼굴을 그 녀석에게 보여주는걸까.
화가 났다. 얼굴도 모르는 그 녀석을 흠씬 떄려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다.
입에 물어 핥거나 깨물거나 빨고, 다른 손으로 만진다.
"응읏, 응, 음"
그렇게 깨물면 아프지 않아? 괜찮아?
좀 더 솔직한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가슴 중심보다 조금 위쪽을 핥아 올린다. 옛날, 자신의 팔에다 자주 했으니까 요령은 알고 있다.
하얀 피부에 빨개진 꽃이 피어났다.
거기서 책상 위의 휴대폰으로부터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시간이 다 된 것이다.
지금부터였는데.
숨을 헐떡이는 그녀를 안아올려, 팔의 구속을 푼다.
너무 세게 묶었다. 손목 주위가 끈으로 빨개져있다.
면목없다. 나, 최악이다.
교복을 원래대로 돌리고나서 사과했다.
"미안, 유키노시타. 아팠지?"
"……."
대답이 없다. 멍해져 있다.
"읏, , 으응……읏"
"어?"
뺨을 흐르는 눈물. 유키노시타가 울고 있는건가.
아니, 그 이전에 내가 유키노시타를 울린건가.
"하아…응…우우우…"
조용히 울고 있는 그녀를 거절 당하는걸 우려하면서 껴안았다.
거절도, 수용도 하지 않았던 유키노시타. 그저 눈물을 흘릴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던건 사과하는 수 밖에 없었다.
~
시간은 오후 9시 반.
저녁을 먹을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대로 자려고 욕실로 들어간다.
머리카락을 싯고 몸을 씻는다.
몸을 씻을때 흉부 부근에 내출혈이 생긴 곳이 있다.
남에게 보일 위치가 아니라는건 다행이지만, 이걸 만든 그는 무슨 생각을 했던걸까.
한 차례 씻고나서 욕조에 들어간다.
오늘은 한심한 모습을 보여버렸다.
내가 울어버리는 짓을 하다니.
정신을 차리니 눈물이 나오고 있었다. 멈출 수도 없어서, 그의, 히키가야의 얼굴을 보면 점점 흘러 나왔다.
무서웠던게 아니다. 아팠던것도 아니다. 그래. 기분 좋았다.
그가 나에게 해준 것이 모두.
내가 울고 있는 동안, 그는 껴안으면서 계속 사과해주었다.
히키가야가 사과할 일은 없다. 나의 제멋대로된 소망에 어울려준것 뿐이지, 모든건 내가 나쁘니까.
"나도, 나 답지 않구나"
나도 남자야__
아니, 유키노시타. 너는 나를 몰라____
그의 말이 뇌리에 되살아난다.
그래. 모른다.
나는 히키가야를.
그럼 알고 싶어? 그런게 아니다.
하지만 신경스인다.
연인도, 친구도 아닌 그는 나에게 있어 어떤 존재일까.
봉사부의 일개 부원이며, 놀리는 보람이 있고, 나를 구해준다.
아까부터 계속 잘 모르겠다. 해답이 없고, 답이 없는 문제는 싫다.
빨리 해결해야한다.
히키가야, 히키가야, 히키가야…
**
다음날, 가기 힘든 부실에 찾아갔지만,
"안녕. 너 뿐이냐"
"그래. 그렇구나"
어색한 대화.
왜 녀석은 이 정도로까지 분위기를 못 읽는거야. 유이가하마 유이.
오늘에 한해서 왜 안오는건데.
나를 이 분위기로 죽일 생각이냐.
자기 자리에 앉고 가방에서 책을 꺼낸다. 또 같은 페이지를 읽게 될까.
"어제는 미안해. 착란해버려서"
시선은 바꾸지 않고 그대로 얘기한 유키노시타.
"아. 아니, 나야말로. 주제 모르고 기어올라서 미안했다"
"얘, 히키가야. 오늘은 유이가하마는 올 기색도 없어보이니까, …지금부터 할까."
이 여자, 무슨 소리를 한거야.
또 하자고? 그렇게 말한건가?
싫었던거 아닌가?
"뭣! 너, 싫었던거 아니냐고!"
"그런 말을 한 기억도 없고, 멋대로 해석하지 말아주겟니"
"하, 하지만! 어제. 마지막에"
"그러니까 그건…그, 기…좋, 았으…니, 까"얼굴빨개
"어? 안 들려"
"히키가야 주제에 건방지네. 이 내가 모처럼 부탁하고 있는데"
"나 주제에라니, 뭐야. 뭐, 너한테 미움사지 않아서__"
다행이다. 문득 그렇게 생각하고. 입을 다문다.
자연스럽게 나온 그 단어에 의문을 가졌다.
나는 이 녀석에게 미움사지 않아서 다행이다? 왜?
내가 내가 아닌것 같아서,
"왜 그러니?"
"아니, 아무것도 아냐"
"얘, 부탁할 수 있을까? 히키가야"
"너, 터무니 없는 치녀구만…"
우리들의, 이 관계는 한동안 계속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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