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와 그녀는 매우 다정하다.
 
"여어, 늦었잖아 히키가야"
 
지정받은 장소로 향하자 들려온 목소리는 전화로 들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울려퍼져서 나의 귀에 남고, 불쾌감, 짜증, 공포심을 더욱 일으킨다.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몸을 돌리니 딱보아 양키 느낌이 둘, 그 둘 사이에 있듯 외모는 좀 나빠보이는 남자 한 명. 통합 세 명의 남자가 서 있었다. 나이는 전부 나보다 많을 것이다.
 
"오리모토는… 어디야…"
 
똑바로 말하면 무섭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곧잘 히로인 여자애를 양아치로부터 구해내고 있지만, 막상 자신이 그걸 하게 될 입장이 되니 터무니 없는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나는 그 이상으로 화나있다.
 
오리모토를 납치한 이 녀석들에게.
사람을 납치했으면서 껄껄 웃을 수 있는 이 녀석들에게.
 
이번 일의 원인인……나 자신에게.
 
지금 당장이라도 이 기분을 진정시키고 싶다.
눈 앞의 이 녀석들을, 있는대로 때려주고 싶다.
 
"이야아, 그나저나 진짜로 잘 생겼구나, 히키가야. 남동생한테 들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잘 생겼을줄은 몰랐다. 정말로―――――"
 
말하고 있는건 가운데에 있는 좀 나빠보이는 남자.
나한테 전화걸어온 녀석의 목소리다.
 
"…줘…"
 
이 녀석들을 때리는건 가능할까.
 
숫자로 보이면 3대1.
게다가 그 3은 싸움에 익숙할뿐더러 연상. 그에비해 1은 싸움도 세볼 숫자밖에 해보지 못한 꼬마.
 
"……려줘……"
 
때리는건 못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격으로 당할지도 모른다.
쓰러지면, 분명 다친걸로는 끝나지 않는다.
나도, 오리모토도.
오리모토는 다정하니까 내가 다치면 걱정한다. 자신보다도, 나를 우선한다. 해버린다.
분명 여기서 내가 도망쳐도 용서해준다. 용서해주고 만다.
 
"…돌려줘…"
 
하지만, 그렇기에 맞서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다.
오리모토는 다정하니까. 매우 다정하니까.
누가 그 녀석을 걱정하지 않으면, 그 녀석은 점점 상처입고 말테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부숴주고 싶어진다" "오리모토를……돌려줘!!"
 
 
 
 
 
 
 
――――――――――――――――――
 
 
 
 
………여기는, 어딜까………
 
……어둡다. 무슨 천같은걸로 눈을 가려져있다.
 
…어라, 왜 이런데 있는거지…
분명히 러브레터를 받고……러브레터 상대를 만나서…거절하고…
 
…그 후의 기억이 없다.
 
"어-이, 못난동생. 히키가야에게 전화했다"
 
"오, 떙큐 형"
 
목소리가 들린다.
나 말고도 누군가 있나.
 
"그나저나, 홧김에 납치한건 좋지만 말야. 그 여자 어떡할거야"
 
"아아, 제대로 내 마음이 전해지면 집에 보낼거야. 오리모토도, 분명 히키가야 같은게 있으니까 내 고백을 거절한걸테고……히키가야만 사라지면 오리모토도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한쪽 남자의 목소리는 낯이 있었다.
라기보다도 가장 최신 기억에 남아있다.
 
나한테 고백해온 남자다.
 
거기다, 히키가야라니 무슨 소리? 납치라니?
 
상황을 파악 못하겠다.
 
"……내 동생이지만 그 생각에는 압도당하겠네. 솔직히 엄청 기분 나쁘다"
 
"딱히 상관없어. 기분 나빠도. 나한테는 오리모토만 있으면 되니까. 그러니까, 얼른 히키가야를 없애줘"
 
"아-, 예예. 뭐랄까나, 히키가야가 불쌍해지는군. 여자 한명 때문에 일부러 여기에 와야하니까 말이다. 뭐, 전력으로 부숴버릴거지만"
 
역시 상황을 잘 모르겠지만, 이것만큼은 알았다.
 
―――――히키가야가 여기에 온다.
 
아마, 나를 구하러.
 
히키가야는 반드시 구하러 온다.
구하러 오고 만다.
 
그는, 자신의 일보다 남을 우선해버리는 사람이니까.
그는, 너무 다정하니까. 매우 다정하니까.
 
저기, 히키가야…너를 보면,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히키가야는 설령, 누구든간에 자신이 상처입어도 구하려고 할테니까.
 
그런 히키가야를 보고 있으면 나는 되게 괴롭다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히키가야….
나를 위해 다치려고 하지마.
나는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부탁이니까――――――――――――――――구하러 오지마.
 
그런 나의 바램은, 이 후에 바로 박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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