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담임교사는 잘못됐다.
"――자, 뭐. 나한테서 일주일간 도망친건 칭찬해주마…. 각오는 되어 이지?"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방과후.
교사의 호출을 무시하던 나였지만, 마침내 오늘 붙잡혀버렸다.
왜 이렇게까지 화난걸가.
내 탓이지요, 네.
"그래서, 일주일이나 끈기있기 불러댄 이유는 뭡니까? 사이토 선생님"
사이토 유키.
나를 부르던 교사의 이름이다.
무슨 일이 있다며 나를 불러대며, 나를 끈질기게 신경써서 엄청 민폐스럽기 짝이없는 교사지만, 일주일이나 달라붙은건 이번이 처음이다.
끈질긴 인간은 미움받는다고요?
"아니, 그거에 대해선 이제 됐다. 네가 구해준 유키노시타 학생? 이 사례를 하고 싶다고 전화를 걸어와서 말이다. 뭐, 그 후에 너한테 직접 전화를 걸게 됐으니까 불러낸 이유는 별개다"
"하아…그 이유는 뭡니까?"
"너, 요즘 지나치게 인기 많지 않냐? 아앙? 라고 하고 싶었던것 뿐이다"
"어이, 교사"
되게 민폐스런 교사다.
인근의 양아치라고 하는게 어울리지 않나, 이 교사.
"뭐, 반쯤 농담이다"
어? 반쯤 진심이었어?
"…아-, 그게 말이다…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조금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서 말이다……너, 누구한테 원한사지 않았냐?"
"하?"
사이토 선생님이 하는 소리를 이해하지 못해 무심코 되묻고 만다.
아니, 나 모두에게 미움받고 있으니까요.
뭐야 그거, 알면서 묻는거야? 때리고 싶어….
"아니, 뭐. 짐작가는게 없다면 됐다. 신경쓰지 말거라"
"하아…. 일단 집에 가도 됩니까?
"어. 가라 가"
"그럼…"
"히키가야"
"…뭡니까?"
교무실에서 나가려고 하니 사이토 선생님이 부른다.
그 목소리에 반응하여 뒤돌아보니, 사이토 선생님이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나에게 연락해라. 나는 교사고, 너는 학생이다. 염려말고 의지해라. 알겠지"
선생님한테 평소 분위기가 아닌, 선생님의 진지한 말이 나에게 오고 있었다.
"…알았어요"
평소와 다른 선생님에게 나는 대답하는게 기껏이었다.
――――――――――――――――――――――
집에 돌아가 휴대전화를 보니 착신이 한건 와 있었다.
상대는…오리모토 인가.
"정말이지…러브레터로 부르는거 아니냐…"
삣, 부재중 전화 메세지를 재생시킨다.
『아- 여보세요』
……들려온건 남자 목소리였다.
『안녕, 처음뵙겠어. 히키가야가 맞지? 뭐, 히키가야겠지. 그럼 본론을 말하지. …오리모토 카오리를 맡고 있다. 이 메시지를 들으면 지금 말하는 곳으로 와라. 얼른 와라고? 나는 지금 혈기 왕성한 시기니까…뭘 할지 모른다? 크하핫! 아, 물론 혼자서 와라? 그럼, 장소는――――』
무심코 휴대전화를 짓부숴버릴것 같았다.
이건 대체 무슨 농담이지?
나에게 하는 거짓 고백도 대개 그렇지만, 이건 더 질이 나쁘다.
상당히 맛이갔다, 이 녀석.
나는 형용못할 분노를 느끼면서, 지정된 장소를 듣고 집을 뛰쳐나갔다.
순간, 한명의 교사가 머리를 스쳤다.
어쩌면 선생님이 신경쓰고 있던건 이거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 범인은 나와 같은 중학생이라는게 된다.
"빌어먹을…!"
선생님의 언동을 생각하건데, 분명 범인의 노림수는 오리모토가 아니라 나일것이다.
아침에, 역시 저지할껄 그랬다.
자신의 직감을 믿고, 오리모토를 제지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다.
"젠장…빌어먹을…!!"
그럼, 왜 오리모토는 말려든거지?
어째서 이런 사태가 된거지?
"…내…"
그렇다, 이번일은 전부,
"내 탓이다…!"
내가 뭘 한건진 모른다.
범인이 누구인지도 짐작이 안간다.
하지만 아마 내가 원인일 것이다.
그 때문에 오리모토는 말려든 것이다.
그 이상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생각하는걸 멈추고 그저 목적지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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