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가 유명해진건 잘못됐다.
 
나는 지금 침대에 누워있다.
 
…………응, 완전 지쳤다.
 
치한에게 도움받은 여성은 유키노시타 하루노라고 하는 모양이라, 처음에는 예의 바른 사람이구나- 생각했지만, "아마 연상이니까 경어 쓰지 않아도 된다구요?" 같은 말을 했더니 성격이 변했다.
그게, 진짜. 남자의 이상같은 느낌의 사람이었다.
몸이라던게 되게 접근시켜서, 부드러…괴로웠다.
 
답례에 관해서는 안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이래저래 상대의 교묘한 화술에 걸려버려, 답례를 다음에 받게 되버렸다.
연락처도 훌륭하게 희생이 됐다.
 
똑바로 말하자.
나는 저 사람이 거북하다.
저 사람은 남자의 이상적인 존재.
굳이 말하자면 완벽한 존재다.
하지만 완벽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슨 모신장이 말했다시피, 절대는 절대로 없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완벽도 완벽하게 없는 것이다.
 
요컨대 저건 저 사람의 가면.
 
"이른바 강화외골격이라는건가? 무셔…"
 
뿌-뿌-뿌-뿌-…
 
음, 전화가 울고 있다.
나는 침대에서 손을 뻗어 탁상 위의 휴대폰을 쥔다.
 
"전화냐…"
 
게다가 모르는 번호. 싫다, 뭐야 이거 무서워.
 
뚝 전화를 끊는다.
 
"자자…"
 
뿌-뿌-뿌-뿌-…
 
"네, 여보세요…"
 
단념하고 전화를 받는다.
누구야, 끈질기네 사람 잘못 봤다고….
 
『아, 여보세요, 히키가야?』
 
뚝, 전화를 끊는다.
 
뭐야, 지금 막 내 마음 속으로 쓴소리 발언했는데….
왜 그 사람이 전화하는거야?
 
뿌-뿌-뿌-뿌-…
 
"잘못 전화걸었습니다"
 
『난데없이 전화를 끊다니, 너무해-. 누나 울어버린다』
 
"저한테 누나는 없으니까요. 잘못 전화한거라 생각합니다"
 
『이야-, 오늘은 정말로 고마워-? 누나가 도움 받았어』
 
"사람 얘길 들어…."
 
『이야-, 만약 히키가야가 구해주지 않았으면 누나, 그 사람 집어던졌을테구』
 
"…"
 
내가 구할 필요 없었잖아, 그거.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 얘기가 아니라 큰일이야! 인터넷으로 리얼타임으로 봐!』
 
"뭡니까 갑자기…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컴퓨터 킬테니까요"
 
컴퓨터를 키고 잠시 기다리니 평소의 동영상이 비친다.
그대로 인터넷을 켜서 리얼타임 기사에 실려있는 곳을 열었다.
그러자 동시에 비명이 나올뻔해진다.
 
"…하?"
 
『그치! 큰일이지!?』
 
거기에 비쳐있던건 오늘의 나였다.
 
"하아아아아아아!?"
 
이번에야말로 소리를 지른다.
거기에 실려있던건 동영상으로, 내가 치한으로부터 하루노 씨를 도와주고 있는 장면.
 
"어, 어째서…?"
 
『왠지 카메라 들고 있던 사람 있었잖아? 아마 그 사람. 어쩌지, 나랑 히키가야가 유명인이 되버려!』
 
전화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어딘가 즐거운듯하다.
왜 이런 상황에서 즐기는거야….
 
그 동영상의 시청률은 지금 보고 잇는 사이에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이거 범죄 아냐?
 
"오, 오빠야! 지금 휴대폰으로 여러가지로 보고 있는데, 이거 오빠지!?"
 
…아아, 진짜. 최악이다….
 
 
――――――――――――――――――――
 
"(얘, 오늘 텔레비전에 나왔던 사람, 저 사람 아냐!?)"
 
"(진짜다! 저렇게 멋지고 치한까지 퇴치하다니 쩐다~)"
 
"하아…"
 
월요일.
오늘은 평소보다 시선이 많다.
그것도 그럴게.
 
텔레비전까지 내 동영상을 비추어버렸으니까.
무슨 검토결과가 많은걸 기사로 쓰는것 처럼 멋지게 내가 나와버렸다.
 
덕분에 엄청 시선이 따갑다.
네네, 죄송합니다. 이런게 텔레비전에 나와버려서.
식사가 맛 없어지겠지.
 
수만은 시선을 받으면서 교실로 들어간다.
 
"아, 히키가야!"
 
"아아, 오리모토냐…"
 
"얘! 그 텔레비전에 나왔던거 히키가야지!"
 
"………아닌데?"
 
"역시 히키가야구나! 대단해! 치한을 퇴치하다니!"
 
"아니, 그거 나 아니거든. 잘못 봤겠지"
 
"아니, 히키가야야!"
 
"그 근거는?"
 
"신발이 똑같잖아!"
 
아뿔싸.
그러고보니 확실히 신발은 신을게 없어서 학교에 늘 신고가던 신발을 신었었다.
그보다, 신발까지 본거냐, 오리모토.
 
"자리 앉아라-"
 
담임선생님이 들어와서 다들 자리에 앉는다.
오리모토도 "나중에 자세하게 말해줘!"라고 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아-. 그리고 히키가야. 나중에 교무실로 와라"
 
…진짜. 구해주지 말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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