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수명이 1년…인가요"
 
 
 
 
 
 
"지금 의료로는 손을 쓸 수 없을때까지 암이 진행됐습니다, 1년이라고 했지만,
 생활습관에 따라서는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튼 10대니까요…"
 
하치만"…"
 
"후회없도록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연명 치료는 가능하지만, 금액도 그 만큼 들게 됩니다. 무엇보다 부작용이 무거워서, 별로 추천할 수 없습니다"
 
하치만"돈이 든다면 그만두겠습니다. 부작용도 무섭고"
 
"가족에게 보고해두겠습니다"
 
하치만"아뇨 괜찮아요. 제가 말할테니까요"
 
"아무쪼록 자포자기하지 말아주세요. 무슨 획지겅니 치료법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하치만"학교 안다닐 구실이 생겨서 고마울 정도입니다. 이제 집에 가도 됩니까?"
 
"…네, 검사도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이쪽으로 와주세요"
 
하치만"알겠습니다"
 
8월 8일, 18살 생일에 나는 성인이 되기 전에 죽는다고 선고받았다.
 
1년, 즉 365일 안에 나는 죽는다는 것이다. 외톨이니까 슬퍼할 녀석은 적지만 제로는 아니다. 코마치는 슬퍼하겠지.
 
그러고보니 나는 생명보험 들어갔나? 들어가 있으면 이 가치 없는 인생에 가치가 있어서
 
아버지랑 어머니랑 코마치의 인생이 풍족해지겠지. 아까 내가 보고한다고 했지만, 그건 거짓말이다.
 
암 말기인 만큼 종기 취급받는건 사양이다.
 
남 모르게, 가능하면 인목이 닿지 않는데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은채 죽자.
 
유키노시타도 유이가하마도 내가 죽고 개운할테니 좋은 일이다.
 
지금부터 대충 보아 365일. 무얼 하고 살아갈까?
 
일단 그걸 해둘까
 
 
 
 
 
 
 
학교
 
시즈카"뭐냐 이건?"
 
하치만"퇴학 신청서입니다. 이래저래 일이 있어서 리얼 외톨이가 되어둘까나 싶어서요"
 
시즈카"장난치는거냐?"
 
하치만"진심입니다. 이제 지쳤다구요. 악역도, 봉사부고 뭐고"
 
시즈카"무슨 일이 있었지? 이야기를 들려다오"
 
하치만"죽어도 말 못합니다"
 
시즈카"호오? 나의 라스트 블릿을 먹어도 말이냐?"
 
하치만"오늘로 마지막이니, 마음껏 때려도 되지 않습니까? 피해 신청서도 안 낼테니, 반죽이기 정도라면 달게 받겠습니다"
 
시즈카"…"
 
하치만"그럼 약 2년간 신세 졌습니다. 결혼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꾸벅
 
시즈카"바로 수리는 안 하겠다. 마음이 바뀌어 늦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복학시켜주마"
 
하치만"그런가요. 그럼 생각해둘게요"
 
 

 

 
하치만"후우"
 
이걸로 겨우 자유의 몸이 됐지만, 무얼 할 생각도 들지 않는다. 무얼 한다 한들, 평가받는것도 아니고, 이대로 마지막을
 
맞이하는것도 좋을지도 모른다.
 
부-! 부-!
 
휴대폰 전원을 끄고 나는 왠지 모르게 길거리로 나갔다.
 
 
 
 
치바 시내
 
하치만(자아, 뭘 해볼까. 소지금도 그런대로 있으니, 혼자서 사이젤리아 가볼까)
 
"어서오세요, 혼자신가요?"
 
하치만"네"
 
"그럼 금연석으로 안내하겠습니다"
 
하치만(담배 연기는 별로 맡고 싶지 않아. 왠지 수명이 줄어들것 같다)
 
"주문을 정하시면 그쪽에 있는 버튼으로 불러주세요"
 
하치만"드링크 바와 드리아로"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하치만(가끔은 콜라라도 마실까)
 
유이"어라? 힛키잖아. 뭐하는거야?"
 
하치만"배고파서 밥먹으러 왔다. 너야말로 뭐하는데"
 
유이"어? 나? 나는… 알바 마치고 집가는 길"
 
하치만"과연. 노는데도 선구자가 있으니까"
 
유이"그, 그런거야!"
 
하치만(뭐, 진짜 선구자는 나지만. 이거야 말로 블랙 조크)
 
유이"아, 힛키. 지금부터 시간 돼?"
 
하치만"아? 없다 그런거"
 
유이"응, 알았어.그럼 파셀라 가자"
 
하치만"내 이야기 들었냐? 시간 없다고"
 
유이"또 그런다-, 알바 끝나지도 않은 주제에 혼자서 사이제에 올리 없잖아"
 
하치만(이제 364일밖에 없다고… 아, 그러고보니 빚을 갚기에는 딱인가)
 
유이"힛키? 왜 그래?"
 
하치만"유이가하마, 허니 토스트 사줄게"
 
유이"에!?"///
 
하치만"갑자기 생각나서. 어떡할래?"
 
유이"무무무물론 갈래!"///
 
하치만(신변 정리 제 1탄, 스타트다)
 
유이"드리아 맛있네-"꿀꺽꿀꺽
 
하치만"뭐 그러게"우적우적
 
유이"에헤헤-"
 
 
 
 
 
 
파셀라
 
하치만"자, 왔다. 파슬리 허니 토스트"
 
유이"파슬리! 허니 토스트-!"
 
하치만"어느거든 상관없지만"
 
유이"좋지 않아!"뿌-뿌!
 
하치만"얼른 먹어"
 
유이"잘 먹겠습니다-!"
 
30분 후
 
하치만"음, 맛있었다. 그럼 집에 간다"
 
유이"아! 자, 잠깐만!"///
 
하치만"왜 그래?"
 
유이"조금만 더 어울려줄래…?"///
 
하치만"…금방 끝나?"
 
유이"응, 30분 정도만 있으면 괜찮으려나…"///
 
하치만"그럼 같이 가 줄게. …(이걸로 마지막이니까)"
 
유이가하마 집 근처
 
유이"래서 말야? 유미코가 말야-"
 
하치만"무슨 용건 있던거 아냐?"
 
유이"…이거, 줄게"///
 
하치만"뭐야 이건?"
 
유이"생일 선물. 나도 받았으니까 답례"///
 
하치만"아-, 그러고보니 나 18살인가. 실감이 안 솟아"
 
유이"벌써 1년 이상 지났는걸-, 유키농이랑 힛키랑 나랑 같이 봉사부 한거"
 
하치만"그렇군"
 
유이"여기, 기억해?"
 
하치만"음? 분명 축제때 한번 왔던것 같은데…"
 
유이"휴대폰은 매너모드 해뒀으니, 이번에야말로 전부 말할게?
시작이 좋지 않아도 좋아한다는 마음에 거짓된 점은 없어. 그러니까 히키가야 하치만, 나는 너를 좋아해요.
나랑 사귀어주세요"
 
하치만"무리야"
 
유이"…그런가, 유키농이 상대여선 어쩔 수 없네"
 
하치만"그런 이유가 아냐. 무리야"
 
유이"무슨 소리야…?"
 
하치만"나는 너처럼 다정한 여자애를 싫어해. 유키노시타처럼 서툰 여자애도 싫다…그저 그것 뿐이다"
 
유이"…훌쩍…그런가…미안해…어울…리게…히끅…해서…"
 
하치만"더는 만날 일도 없을테지. 작별이다 유이가하마. 잘 지내라…"
 
유이"좋아했었어…힛키"
 
해질 무렵, 또 두 가지의 소중한 것을 나는 놓아버렸다.
 
 
 
 
적당하게 가족이 잠에 들때까지 시간을 죽이고, 귀가한다.
 
몰래 문을 열어 집에 들어가니 코마치가 화내며 서 있었다.
 
하치만"다, 다녀왔어…"
 
코마치"오빠? 묻고 싶은게 좀 있는데"
 
도, 동생의 뒤에 아수라가 보인다…
 
코마치"그래서 오빠. 학교 그만둔다니, 무슨 소리야?"
 
하치만"…"
 
코마치"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전화가 안 된다고 불평을 들었는데. 여름방학이라고 해도 농담이 성질 나쁘잖아?"
 
하치만"진심이다"
 
코마치"무슨 생각이야!?"
 
하치만"이제 나는 나를 위해서만 인생을 쓰기로 마음 먹었어. 누구도 방해할 수 없어"
 
코마치"…무슨 일 있었지? 나는 아는데? 남매니까"
 
하치만"이미 결심한거야. 나는 죽을떄까지 이렇게 마음대로 살아갈거야"
 
코마치"정말로 왜 그래? 말 안해주면 몰라"
 
하치만"말 안해"
 
코마치"말해"
 
하치만"죽어도 말 안해"
 
코마치"그럼 죽어도 물을거야"
 
하치만"잘래"
 
코마치"야! 자지마!"
 
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띵동!
 
코마치"이런 시간에 시끄럽게-!"
 
하치만"그렇군. 화재라도 났나?"
 
현관
 
코마치"뭐에요!? 아무리 그래도 너무 누르… 유키노 언니? 유이 언니도"
 
하치만"설마 집에 네가 올 줄이야…"
 
유키노"내 친구를 울린 보복을 하러 왔어. 히키가야"
 
유이"얏하로-… 힛키, 코마치"
 
코마치"여기서 말하는건 뭐하니까 들어오세요, 자자"
 
유키노"실례할게"
 
유이"실례할게…"
 
 
 
 
 
 
하치만"그래서? 뭐하러 왔는데. 보복이니 뭐라고 했지만, 보복받지 않는게 내 인생이라고"
 
유키노"그런건 알바 아냐. 유이가하마를 울린 벌은 무거워"
 
하치만"나의 가벼운 목숨으로 갚으라는거냐? 할복이라도 하라는거냐"
 
유키노"장난치지마.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들었어. 학교 그만둔다며. 이유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도, 난데없이 선언하고
도망칠 생각이겠지만 그렇게는 안 돼. 숨기는걸 전부 말해"
 
하치만"그딴거 없다. 그저 지친것 뿐이야"
 
유키노"아무리 너라도 그런 이유로 학교를 그만둘리 없어. 네가 그럴 생각이라면 신흥소든 뭐든 이용해서
조사하는것도 가능하단다? 남은건 시간 문제야. 늦든 빠르든 그 차이야"
 
하치만"……"
 
코마치"코마치도 알고 싶어, 오빠. 오빠한테 직접 듣고 싶어"
 
유이"나도 같은 마음이야. 힛키는 중요한걸 감추고 있어. 우리들이 뭔가 힘이 될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얘기해줘…"
 
하치만"…364일"
 
유키노"…"
 
코마치"…"
 
유이"…"
 
하치만"내 남은 시간이다"
 
 
 
 
유키노"그런거였구나"
 
코마치"왜 말 안했어!?"
 
유이"코마치, 진정해!"
 
하치만"엄마랑 아버지는 이걸 알고 있었어. 생명보험 관계도 있으니까. 내가 죽으면 8자리는 될것 같다"
 
유키노"어째서 입다물고 있었니"
 
하치만"말할 필요도 없잖아.  나니와부시(浪花節)는 기대할 수 없으니까. 지금까지대로 남모르게 몰래 사라지고 싶었다"
 
유이"나도 유키농도 코마치도 분명 눈치챘을거야!"
 
하치만"눈치챈다한들 어떻게 되는것도 아니잖아. 19살이 되기 전에는 뒈졌을테니까"
 
쾅!
 
유키노"장난 치지마!"
 
하치만"…하, 때리고 싶으면 마음껏 때려라. 1년 안에 고통이고 자시고 몽땅 사라진다. 빌어먹을 인생도 가슴 펴며 죽어주마"
 
코마치"오빠 바보!"
 
유이"힛키의 인생은 그런거 아냐!"
 
유키노"남의 마음도 모르면서…너는 그렇게…"까득
 
하치만"몽땅 말했다. 얼른 집에 가라"
 
 
 
 
 
 
유키노"얘 히키가야"
 
하치만"뭐"
 
유키노"우리는 밤늦게 인터폰을 연타하는 불량 학생이란다? 순순히 돌아갈거라 생각해?"
 
하치만"하아?"
 
유이"나는 아직 힛키를 포기한게 아니야!"
 
코마치"이런 오빠지만, 두분 다 잘 부탁해요"
 
하치만"그렇게까지 해서너희들을 나를 죽을때까지 괴롭히고 싶은거냐. 잘 알았다"
 
코마치"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둘 다 오빠를 걱정해주는거잖아!?"
 
하치만"야, 너희들. 마침 마침 계절도 그러니까 물어보겠다만, 괴담에서 나올법한 유령이란건 왜 있다고 생각해?"
 
유키노"대충 미련이나 무념, 원한…아…"
 
하치만"그런거다. 왜 수명의 끝이 보이는데 냉정하냐고 하면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도 훨씬 그런게 적으니까 그런거다.
그게 너네들을 떼어내면 남은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런 와중에 앞으로 살가라 너희들의 자기만족으로 얼마 남지도 않은 시간까지 뺏겨버린다니 말도 안 되지"
 
 
 
 
유이"…"
 
하치만"알았냐? 나는 혼자서 죽을거다. 뭣하면 사체마저도 남기지 않도록 태우고 싶을 정도다"
 
유키노"너는 정말로 그거면 되겠어?"
 
하치만"그야 오래살 수 있다면 살고 싶지. 외톨이는 현재 있는 상태로 최대한까지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그러니까 너희들의 인생 속에서 나를 지워주면 된다고"
 
코마치"…"
 
유이"…"
 
유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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