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는 아닙니다, 엘리트입니다. - 바보와 천사와 의심암귀
 
하야토가 봉사부에 온 다음날 학교, 하치만은 교실에서 어떤 그룹을 쳐다보고 있었다. 금발에 껄렁남이 크게 어깨를 떨구고 있고 훈남과 덩치남과 쬐끄만남이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무래도 혼자 따돌려진건 토베가 된 모양이었다. 이걸로 체인메일이 사라지면 범인은 야마토나 오오오카. 사라지지 않으면 토베라는 선이 짙어진다. 아냐-, 너무해-, 라고 떠들어대는 토베에게 흥미를 없앤 하치만은 휴대폰을 꺼낸다. 그러자 여기서 휴대폰 화면을 가로막듯이 손인 하치만의 시야밖에서 날아왔다.
 
 
"안녕"
 
"안녕하세요"
 
 
하야토하고는 다른 산뜻함을 느끼게 하면서 사이카가 미소지으며 인사를 한다.
 
 
"히키가야는 말야, 이미 직장견학 그룹 짜기, 누구랑 갈지 정했어?"
 
"아뇨, 정하지 않았습니다만…뭐하면 같이 가겠습니까?"
 
"……그래도 돼?"
 
 
입고 있는 체육복 소매를 꼬옥 잡고 올려다보기로 사이카가 묻는다. 그 모습에 조금 말못할 감정을 품으면서도 하치만은 끄덕였다. 사이카는 불안해하는 표정을 일변시켜서 파앗 꽃이 핀 듯이 웃었다.
 
 
"다행이다, 나도 아직 누구랑 갈지 정하지 않았으니까…"
 
"그렇습니까. 한 사람 더 짐작가는건 있습니까?"
 
"으응. 히키가야는?"
 
"유감이지만 없습니다. 뭐, 남은 사람이라도 상관없겠지요"
 
"그러게…"
 
 
얘기는 끝났다는 듯이 또 휴대폰을 꺼내는 하치만. 하지만 사이카는 아직 하치만의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갑자기 손을 내밀어왔다.
 
 
"잘 부탁해, 히키가야!"
 
 
웃는 얼굴의 사이카에게 밀린듯이 하치만은 내밀어진 손을 잡는다. 사이카는 그걸로 만족한건지 손을 작게 흔들어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하치만은 잠시 멍하게 있는 후, 휴대폰 전화 주소록 기능을 열어서 『사이짱(남자)』에서 『사이짱(천사)』로 등록명을 변경했다.
 
 
 
 
~~~~~~~
 
 
 
 
토베가 따돌려지고나서 며칠이 지났다. 부실에서 유키노가 체인 메일이 아직 계속 되고 있는지를 유이랑 하야토에게 확인한다.
 
 
"그래서, 아직 계속되고 있는거니"
 
"으응……완전히 안 오게 됐어. 그치, 하야토…"
 
"………아아"
 
 
침통한 얼굴의 하야토에게 마찬가지로 거북해하는 유이. 설령 계속되든 말든, 범인은 그들의 가까운 인물이 되니까 당연한 일이겠지.
 
 
"그래… 그럼 범인은 아마 오오오카나 야마토라는게 되는구나"
 
"……저기, 하야토. 정말로 말할거야?"
 
"……그럴 생각이야"
 
 
갑자기 지면에 시선을 떨구면서 하야토가 한숨을 쉰다. 하치만은 평소의 무뚝뚝한 얼굴로 하야토를 관찰하고 있었다.
 
 
"괜찮아, 본성은 괜찮은 녀석이니까 말하면 알아줄거야"
 
"……그러면 좋겠지만"
 
 
유키노가 차가운 눈으로 하야토를 본다. 하야토는 거기에 쓴웃음을 짓고 짐을 채익고 부실에서 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나가기 전에 하치만이 하야토를 불러세웠다.
 
 
"하야마군, 범인이 둘 중 누군지 알고 있는겁니까?"
 
"…아아. 확증은 없지만"
 
"가능하면 가르쳐줬으면 싶군요"
 
"…읏……그건 참아주지 않겠어? 그게, 유이도 있고. 범인이 누군지 알면 유이의 반응으로 들킬지도 모르니까…"
 
"윽……그건 부정할 수 없네에…"
 
 
유이가 쓴웃음을 지시고 머리를 긁적이자 하야토도 마찬가지로 쓴웃음을 지으면서 한손으로 얼굴 앞에 가져와서 빌듯이 입을 연다.
 
 
"부탁해, 여기서만 하는 얘기로 해줘"
 
"……알겠습니다"
 
"고마워"
 
 
하야토는 가슴을 쓰러내리고 빠른 걸음으로 봉사부에서 나갔다.
 
 
"유이가하마. 그는 저렇게 말했지만 만약 또 같은 내용의 체인메일이 오면 가르쳐줘. 갱생하지 못한다면 이번에는 봉사부의 일이 될거야"
 
"아, 응. 알았어 유키농"
 
 
일단 의뢰가 끝나고 유키노는 독서를 시작하고 거기에 유이가 엉킨다. 하지만 하치만의 탁한 눈동자는 하야토가 간 방향을 본채 움직이지 않았다. 이때, 하치만은 놓치지 않았다. 범인을 가르쳐달라고 말했을때 하야토가 순간 대답에 막힌것을. 그것이 의미하는건 아마……
 
 
 
~~~~~~~~~~
 
 
 
직장 견학 그룹이 정해져지는 가운데, 하치만은 하야토네 그룹을 관찰하고 있었다. 특별히 분쟁이 있는것도 아니고, 하야토는 오오오카하고도 야마토하고도 평범하게 대화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하치만은 봉사부에서 하야토가 갔을때 자신이 품었던 의문을 확신으로 바꿨다.
 
 
 
 
――――하야마 하야토는 범인과 얘기를 하지 않는다.
 
 
 
 
원래는 범인 찾기는 아니고, 원만하게 수습하는 방법을 봉사부에 의뢰하러 온 하야토. 아마 범인을 똑바로 잡아서 풍파가 이는걸 막으려고 한거겠지. 하지만 현실은 잔혹. 그런 하야토의 생각하고는 반대로 해결하는데 범인을 찾아내는수밖에 없다고 선고를 받고, 거기다 용의자는 가까운 인물들. 원만하게 수습하기는커녕 자신의 그룹 관계에 금이 가는 사태는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용의자를 쥐어짜는 과정에서 체인 메일이 멎은걸로 어떤 의미로 원만하게 수습된 상태가 되었다. 하야마 하야토는 범인을 찾는게 아니라 방치해서 얼렁뚱땅 넘겨서 풍파를 일지 않는것을 우선했다. 토베네와 접점이 있는 유이를 핑계대면 유키노나 하치만도 섣불리 개입하지 못하고 자신이 범인과 대화하지 않은게 들키는 일은 없다고 내다봤다.
 
 
"(……대충 이런거겠죠)"
 
 
퍼즐 조각을 모두 맞춘 하치만은 턱을 괴었다. 하야토에게 질문하면 이 추리가 맞는지 틀린지 확인은 어거지로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할 생각은 없었다. 거기까지 편들 이유는 없고, 범인을 특정하지 않아도 손해를 입는건 하야토 뿐이므로 아무래도 좋았다.
 
 
"(저런 얄팍한 우정놀이가 그렇게까지 중요할까요오…)"
 
 
히키가야 하치만에겐 하야마 하야토가 지키려고 하는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표면만으로 웃는 사이, 속으로는 서로를 욕하고 있을지도 모를 주위 관계가. 범인이 누구인지 똑바로 알리지 않은채, 의혹을 눌러죽이고 태연하게 보내는 환경이. 하치만에게 있어서 익살로밖에 생각 못할 지금 상태를 어째서 지키려고 하는건지.
 
 
"(……그러고보니 한 사람 더 어떡할까요)"
 
 
이해 못하므로 생각하는걸 그만뒀을때, 아직 조원이 한 명 정해지지 않은걸 떠올렸다. 교실의 대부분이 그룹을 정하고 있으므로 슬슬 남게 되는 사람을 알게 된다. 일단 사이카에게 말을 걸어서 남은 사람을 부르러 가자고 결심했을때――――
 
 
"힛키-!!"
 
"우오으…"
 
 
책상에 세게 양손을 치며 유이가하마 유이가 들이닥쳤다. 기세에 눌려 하치만은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뒤로 몸을 젖힌다. 그 뒤에는 사이카가 생글생글 거리면서 서 있었다.
 
 
"직장견학, 나도 같이 갈거야!"
 
"이걸로 그룹 완성이네, 히키가야!"
 
"…………엑"
 
 
오늘, 소부고에서 히키가야 하치만은 예상밖의 사건을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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