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콘 - 시스콘 중에 나쁜 녀석은 없다.4
 
"그립네, 그 호칭"
 
"응? 확실히. 생가나네~, 나와 히키가야의 운명의 만남!"
 
"……어떤 의미로 말이지"
 
아무 맥락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안경 미소녀. 그런 녀석과 이런 농담을 하는것도 이 여자가 내 역사상 가장 교제가 긴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 소녀는 유키노시타를 힐끔 본후에 갑자기 시무룩 침울해져버렸다.
아, 이거 그거다.
 
"히키가야, 왜 이런 귀여운 애랑 사이 좋게 있는거야? ……이런건 싫어, 괴로워, 힘들어……나는!! 나는……"
 
이 시점에서 나는 손으로 귀를 막고 가능한 주위의 소리를 차단하고 있었다.
그게 듣고 싶지 않은걸.
 
"불끈불끈 근육질 사람들에게 주물러지는 히키가야라던가!! 모델 체형의 핸섬남에게 살살 여러가지로 배우는 히키가야라던가!! 반대로 낭자애한테 여러가지로 가르치는 히키가야라던가!! 좀 더 그런걸 보고 싶어!! 미소녀와 얽히는 히키가야는 히키가야가 아니야!!"
 
훌륭하게까지 부의 요소밖에 없는 대사를 에비나 히나는 단숨에 말했다.
귀를 막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끄럽다고 생각해버릴 정도로 그 목소리는 크고, 대개의 일로는 동요조차 하지 않을 유키노시타 하루노가 어벙하니 입을 벌린채 굳어있는걸 보면 새삼 이 녀석의 이상성이 엿보인다.
 
"에비나, 오늘 같이 돌아가줄테니까 조금 조용히해"
 
"정말로!? 보육원 갈래?"
 
"어, 갈게 가"
 
"OK! 그럼 잠시 입다물고 있을게요"
 
좋아, 이걸로 조용해졌군.
그럼…….
 
"핫! 나는 그 100배……"
 
"그건 이제 됐어"
 
뭐, 그것도 그렇군.
내 할아버지도 말했다.
 
『인류는 다들 시스콘』
 
의미는 사람은 다들 시스콘이니까 다투지 말고 손을 잡고 사이 좋게 지내자, 라는 소리.
 
세계 평화를 바란 한 마디.
그건 그 자리에 있던 히키가야 일족 전원이 듣고 있었을텐데 반응한건 나의 바보털뿐.
그 밖의 바보털은 귀찮다는듯이 축 늘어뜰어져있었다.
 
"잘 지내려나-, 할아버지"
 
"무슨 얘기를 하는거야……아무튼!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말도 여러가지로 있지만!"
 
"오-, 뭐든 물어봐"
 
그러자 유키노시타는 으응- 하고 끙끙대기 시작했다. 분명 적절한 질문을 찾고 있는거겠지.
하지만 지금 그녀는 에비나 쇼크 상태. 생각대로 말이 나오지 않을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과연 회장의 동생, 뭔가가 생각난것처럼 척 나를 가리킨다.
 
"히키가야 선배는 호모야!?"

 
"아니야! 히키가야는 여자도 남자도 올 OK야!"
 
"둘 다 진정해, 나는 호모가 아니니까 남자는 OK가 아니야. 그리고 에비나는 입다물어"
 
전언철회.
아직도 상당히 혼란해하는것 같다.
 
에비나는 에비나대로 아까전의 대화가 있던후부터 히죽거리면서 유키노시타를 보고 있고……절대로 부의 길로 끌어들이려고 하는거겠지. 뭐, 그건 어떻게서든 저지하겠지만.
 
하며 묻고 싶은건 알았고, 이쪽에서 여러가지로 가르쳐줄까.
이대로라면 시간이 걸리니까.
 
"유키노시타, 일단 이 부녀자에 대해서 설명하면 돼?"
 
"엑? 으, 응"
 
그보다 아까부터 이 녀석 그거구만, 완전히 반말이군.
뭐, 딱히 신경쓰지 않는다고 할까, 그러는 편이 편하기는 하지만.
 
그럼 설명해갈까.
 
"우선 이름은 에비나 히나, 나와 같은 3학년이고 일단 반도 같아"
 
"……선배였구나"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고 생각했겠지만 다 들린다고?
에비나가 충격을 받고 "어른스럽게 보인다고 곧잘 들었는데……"라고 말하면서 찰딱찰딱 자신의 몸을 만지고 있고.
 
확실히 외모는 어른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만난 순간부터 저래선 선배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
 
"그리고 학생회 회계. 뭐, 이렇긴 하지만 할때는 제대로 하는 녀석이니까 업무면에서 폐를 끼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
 
"업무면에선……라는건 다른걸로는 민폐를 끼치는구나……싫다아"
 
유키노시타 씨이, 다 들린다고요?
뭐야? 일부러야?
에비나가 울상으로 "나, 뭔가 한걸가아……"라고 하고 있고.
 
뭐, 했지요. 엄청 성가신 등장을 했지요.
 
"……뭐, 사이 좋게 지내는것도 마는것도 네 자유지만 가능한 다정하게 대해줘"
 
의외로 멘탈이 약하니까. 라고 덧붙이고 후우 숨을 내쉰다.
왠지 지쳤다.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유키노시타, 오늘은 할 일이 없으니까 집에 가도 돼"
 
"……그래?"
 
"어. 말 안했던가?"
 
"응"
 
그렇겠지, 말한 기억도 없고.
그보다 그거잖아, 내가 학생회실에 온거 유키노시타에게 이거 말하기 위해서잖아.
그래서 지금 몇시지-?
아, 벌써 4시인가. 슬슬 맞이하러 가야지.
 
"뭐, 그런고로 나는 용건이 있으니까 돌아갈건데, 아직 여기에 있을거면 열쇠 줄까?"
 
"앗, 나도 돌아갈래…요"
 
막 생각났다는것처럼 경어를 쓰는군. 지금 그걸 경어라고 부른다면 그렇지만.
 
"아, 그리고 딱히 반말써도 상관없어. 그럼 돌아가자, 에비나"
 
"아이아이서-"
 
어라, 아까까지 침울해하고 있었는데 부활 빠르네, 과연 부녀자. 관계없지만.
 
셋 다 부실을 나오고 문을 잠근다.
달칵달칵, 달칵달칵. 그게 문단속은 중요하니까.
 
"음, 그럼 안녕 유키노시타"
 
"헷, 아, 응"
 
계속 주춤거리네, 유키노시타. 뭐, 어쩔 수 없나.
 
"그리고 내일도 특별하게는 뭐 없으니까 참가는 자유야"
 
"응, 알았어……으음, 안녕"
 
그러고 유키노시타는 빠른걸음으로 갔다.
 
 
 
 
그 모습이 마치 우리로부터 도망치는걸로 보인건 기분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뭐야 저거 뭐야 저거 뭐야 저거?
저기 학생회실이지? 이상한 사람들이 모이는곳 아니지?
아니, 히키가야 선배는 이상한 사람은 아니지만……아마, 모르게 되어버렸다.
 
그보다 나는 뭐하러 학생회실로 간거야.
아-, 어제 일을 사과하러 갔나. 아니, 그 이전에 나 부회장이잖아.
 
 
………이런, 자신이 없어.
지금까지 대개의 일은 가볍게 해내온 나지만 이건 틀렸다. 해내갈 느낌이 들지 않아.
 
에비나 선배는 말할것도 없이 위험하지만 익숙해지면 전혀 괜찮을것 같다.
저거에 익숙해지는걸 허용할 수 있다면…….
 
문제는 히키가야 선배다. 뭐야 저 사람은, 너무 강하잖아.
뭐라고 할까, 갖고 놀아지는 느낌이 대단하다. 계속 히키가야 선배의 페이스에 놀아나고 있고…….
 
하아, 언니 말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건 피곤한데-.
앞으로는 어떡하지?
아니, 나 나름대로 하면 되나.
 
모든건 언니를 알기 위해서!
 
 
 
 
 
 
그만두면 안 될까?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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