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인 나와 선배인 저 - 그는 그녀에게 들킨다.
 
그는 그녀에게 들킨다.
 
 
 
 
 
 
삐삐삐삐삐
 
 
 
 
 
 
나는 조금 짜증을 내며 알람시계를 팡 때린다.
아아, 학교구나……준비해야…지…아, 어라?
 
 
그런가, 오늘은 문화제 대체휴일이잖아.
어제 문화제가 즐겁고 바쁘고 굉장히 좋은 추억이 됐다.
미스 콘테스트도 왠지 잘 모르겠지만 우승해버렸고.
미카가 엄청 분해하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까 나가서 좋았던걸지도.
 
 
 
 
나는 배게맡에 충전하고 있던 스마트폰 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킨다.
 
거기에 찍혀있는건 나와 한 명의 남자애였다.
 
 
 
 
× × ×
 
 
 
 
"나, 좋아해. 그 사람을. 겨우 깨달았어"
 
 
 
……어라?
 말했다.
말했어! 야야!
더는 안 돼에-! 죽고 싶어어-!
 
게다가 그거잖아! 히키가야보다 조금 앞을 걷고 있었으니까 히키가야의 반응을 전혀 모르겠어!
 
 
 
 
 
 
뒤돌아보지 않은채로 끙끙대고 있으니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네요"
 
 
스스로도 얼굴이 새빨개지는걸 알 수 있다.
지금 돌아보면 안 된다고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뒤돌아보니 그는 석양에 비추어져서 얼굴 일면이 새빨개져서 안색은 알 수가 없었다.
 
 
동요를 감추지 못한채로 대답을 해버린다.
 
 
"그럴, 까나?"
 
"……아마도요"
 
 
아마도는 뭐야! 라고 저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딴지를 넣어버린다.
 
 
"거기는 그렇다구요, 라고 해야하잖아!"
 
 
뺨을 부풀리며 화난척을 한다.
뿡뿡 입으로 말하고 있으니 히키가야의 얼굴이 약간 경직되어 있었다.
아마 그는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일부러 이런 리액션을 하고 있다는걸.
 
 
 
나는 그의 옆에 앉아 스리슬쩍 다가간다.
이렇게 되면 집 정도는 바래다달라고 하자.
그렇게 생각해서 부탁을 하지만 바로 거절당한다.
그래도 어째선지 기쁘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세상이 드르륵 변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건 남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드르륵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내고 보고 있는 배경이 변하기 시작한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내가 보고 있는 배경을 바꿔준 그에게는 그럼, 나 돌아갈게, 라며 조금만 자신의 감정을 감추기 위해서 폼을 잡고 빙그르 반전한다.
내가 누나니까 가끔은 폼을 잡아야지!
 
 
그리고 반전한 기세로 내 발이 기세 좋게 히키가야를 생각하면서 마시고 있던 그가 정말 좋아하는 MAX 커피 캔을 발로 찬다.
 
기세 좋게 내용물이 뿌려져 나의 사소한 폼잡은 대사를 엉망으로 만든다.
 
 
 
 
 
"……부훗"
 
 
점점 얼굴이 빨개지는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소리질러버렸다.
 
 
 
 
 
 
"웃지마앗!!!"
 
 
 
 
 
 
 
결국 나를 웃은 벌로서 히키가야에게 집까지 자전거로 태워달라고 했다.
 
살짝 허리에 손을 감아보니 히키가야가 초조한지 자, 잠깐! 하고 말하고 있었지만 하나하나 그걸 신경쓰고 있으면 히키가야의 상대는 못 한다.
 
 
얼굴을 그의 등에 대고 조금만 냄새를 맡아본다.
왠지 따뜻한 냄새가 나서 행복한 기분이 든다.
따, 딱히 이상한 성벽이 있는건 아니거든!
 
 
집 앞에 도착해서 바이바이 손을 흔드는 히키가야는 겸양쩍게 손을 들어 대답해줬다.
상당히 싫어보이는 얼굴을 했찌만 뭐, 그건 나중에 제대로 뭔가를 사주게 하자.
미스 콘테스트에서 어째선지 1위였으니까 그 축하라는걸로 또 어디로 데려갈까.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을때 교복을 냄새맡아보니 조금이지만 히키가야의 냄새가 났다.
 
그래, 뭐어…그게-……으음………네, 변태라고 들어도 별 수가 없습니다. 이다.
 
 
 
 
× × ×
 
 
 
 
그런걸 생각하면서 한번 더 스마트폰 화면에 눈을 떨구니 메이드복인 나와 한 명의 남자애……히키가야의 투 샷이 찍혀있다.
 
 
이건 문화제 첫날에 내 친……급우인 미카가 촬영한 것이다.
 
내가 히키가야에게 잠깐 말을 걸려고 한걸 사진으로 찍혀버렸다.
미카 나이스……가 아니라, 미카도 참, 난처하다니까……
 
 
그런고로 그 한장의 사진을 두르고 가격 흥정과 깎기 배틀이 작렬하여 어떻게든 800엔으로 교섭에 성공했다.
큭……500엔 정도로 떨구고 싶었어……
 
 
 
사진을 받은 내 스마트폰은 정신을 차리니 배경화면이 그 사진이 되어 있었다.
어라라~, 이상한데에~?
 
 
 
그런걸 생각해서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으니 화면이 바뀌어 미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칫, 미카년. 모처럼 문화제 축제에 담겨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아, 카나? 전화받는거 빠르네? 혹시 그 남자애한테 메일이라도 안 왔나-? 하면서 화면 계속 보고 있었어?"
 
"조, 좀! 그럴리가 없잖아!? 그보다 용건은 뭐야"
 
"어? 용건? 아무것도 없는데? 그냥 어차피 카나니까 보내준 사진을 쳐다보고 있을까나- 생각해서 방해해봤어! 자 그럼 끊을게-"
 
 
뚝, 통화가 종료한다.
 
 
……
 
 
 
…………
 
 
 
 
……내일 일찍 학교에 가서 실내화라도 숨겨두자.
 
 
나는 그렇게 굳게 마음먹었다.
 
 
 
 
× × ×
 
 
 
 
 
벌써 점심시간이다.
 
아까 히키가야를 전화로 불러봤다.
 
 
"히키가야~! 오늘 한가해?"
 
"아니, 오늘은 녹화한 프리……교육방송을 보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럼"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절대로 프리큐어지? 왜 공부하는 느낌으로 말을 고친거야? 내일 신발장에 미카의 신발을 넣어두자.
 
오늘 두 번째 맹세를 마음에 새기고 막상 직면한 문제를 돌아본다.
 
 
점심 어떡하지……
 
 
딱히 못 만드는건 아니지만 그런 기분은 아니다
그렇게 되면 그것밖에 없다.
 
 
나는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온다.
 
 
 
 
Yes! let's go 나리타케!
 
 
 
 
× × ×
 
 
 
 
가게 앞에서 두리번두리번 2, 3번 주위를 돌아보고 지인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가게로 들어간다.
 
그치만 그게, 그거잖아? 여자 혼자 라면은 좀 그렇잖아?
 
그런고로 가게에 들어오니 어째선지 낯익은 바보털이……
 
 
 
카운터에 앉은 그의 옆에 일부러 앉으려고 한다.
싫다는듯이 올려다본 그의 그 썩은 눈이 크게 뜨인다.
 
 
왜 이렇게 두근두근하는걸까.
분면 눈 앞의 그가 나의 제안을 거절하고 이런데서 라면같은걸 먹으니까 분노로 동공이……
 
뭐, 이번에는 그런걸로 해둬도 좋지만 말야?
 
그리고 나는 있는대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을 건다.
 
 
 
 
 
"안녕! 히키가야"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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