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의 맛은 어떤 맛? Ⅴ
……하아~, 어째서 내가 한숨을 쉬고 있는가, 알려나?
그래, 키스 탓이다. 어쩌다가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에게 키스를 한후, 그게 코마치에게 전해졌고, ……끝났다고 생각했더니 잇시키한테까지 들켰고, 어떻게 안건진 전혀 모르겠지만 하루노 씨한테도 들키고 같이 있던 시로메구리 선배하고도 키스를 해버렸다.
유키노시타네하고는 의외로 평범하게 대화를 할 수 있다. 코마치도 잇시키도 키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대해주고 있다. 그 둘하고는 만나지 않았지만 아마 괜찮겠지.
"앗, ……히키타니"
"……켁!"
엑, 왜 여기에 이 녀석이 있는거야? 아니, 사이제에 혼자 있는건 전혀 상관없지만, 나도 있고. ……그보다 그게 아니라 어째서 말을 걸어온 쪽이 문제인건데. 확실히, 사가미는 나를 싫어했지?
"……"
"……"
저기~, 왜 가만히 서 있는겁니까? 다른 손님한테 방해라구요?
"……있잖아, ……히키가야"
"어, 어어"
……아까 히키타니였는데 왜 갑자기 히키가야로 고친거야? 이젠 의문밖에 남지 않는군.
"……여기, ……앉아도 돼?"
"……하? ……아아, 그래라 그래"
……아뿔싸-! 왜 동석을 허가한거지? 사가미는 나를 싫어할터다. 그런데 일부러 여기에 앉는 이유는 뭐야? 핫, 혹시 나에게 원한이 있으니까 내가 화장실에 간 순간에 독이라도 탈 생각인가? 좋아, 절대로 화장실 안 간다!
"……"
"……"
……저기, ……정말로, 뭐하러 온 겁니까? 부탁한 후에는 말없이 고개 숙이고 있고. 그렇다고 생각했더니 힐끔힐끔 이쪽을 쳐다보고,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저기, ……히키가야"
"느, 느엡!"
부끄럽다, 있는대로 씹어버렸다.
……그냥 집에 갈까.
그렇게 생각했더니 사가미는 갑자기 고개를 숙여왔다.
"히키가야, 미안!"
"엑, 뭐가?"
아니, 정말로 갑자기 사과받아도 모르거든.
"……문화제때, ……히키가야는 나를 도와준거지? ……문화제 서류정리를 하고 있을때 유이한테 들었어"
"……유이가하마 자식"
그러고보니 체육대회가 끝난 후부터 묘한 시선을 느꼈는데, 그건 사가미였나.
"그러니까 나, 작년부터 내내 사과하려고 했지만……기회가 없어서"
"됐어, 딱히"
"엣?"
"나는 도우려고 생각한게 아니야. 사가미를 데려가게 하기 위해선 그게 최선이었던것 뿐이다"
"……하지만"
하아, 그걸 위해 일부러 같은 자리에 앉은거냐. ……뭐, 사과할 마음 정도는 읽어줄까.
"사과해주는거라면 마음은 받아주지. ……그러니까 더는 신경쓰지마"
"……히키가야. ……역시 유이가 말했던대로 다정하구나?"
"뭐 그래. 나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남의 몇 배는 노력하고 있으니까"
"……후훗, 뭐야 그거?"
사가미는 입을 누르며 웃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사가미하고 대화하게 된다고는 생각 못했다.
"……있잖아 히키가야"
"음, 왜?"
한 차례 웃고나서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묻기 어렵다는 듯이 질문했다.
"……그게, ……히키가야는, ……시로메구리 선배나 유키노시타의 언니랑 사귀는거야?"
"그흡!"
음료를 입에 대고 있더니 체해버렸다.
"……뭐, 뭐야……갑자기"
"……응. ……실은"
그렇게 말하고 꼼실거리면서 얼굴을 붉히고 말하기 어렵다는 듯이 말했다.
"……히키가야가, ……그 둘이랑 키스하는걸 봤어. ……노래방에서"
"윽!"
……진짜냐. 짐작가는 구석이 너무 많아서 곤란한데. ……그보다, 그 자리에 사가미도 있었냐.
"저기, ……사귀고 있어?"
"그럴리가 있냐!"
사가미는 어깨를 움찔 떤다. 역시, 큰소리를 지른 탓에 주위 시선도 따갑다. 나는 진정시키도록 심호흡을 한다.
"……하아~, 그래서 사귀고 있냐는 질문이었지?"
"……응"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귀는게 아니야"
"사귀는게 아닌데 키스했어?"
"그리 들으면 아프다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지"
"……흐응~"
……어라? 약간 사가미가 깨는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제비남"
"단연코 아냐!"
이번에는 성량에 신경을 쓰고 소리지른다. 아니, 사가미가 하는 말도 틀린건 아니지만.
"저기, ……혹시, ……유이랑 유키노시타하고도 한거야……키스?"
왜 여자는 이렇게나 감이 날카로운걸까. ……여자는 무서워!
"하, 햘리갸 엽자나!"
냉정하게 대답하려고 했지만 무리였습니다. 거, 엄청 의심하는 눈치!
"사실대로 말 안하면 유이한테 물어본다?"
"죄송합니다, 했습니다. 그러니까 묻지 말아주세요"
더는 책상에 머리를 박을 정도로 고개를 숙였다. 그치만 이상한 식으로 물으면 내가 하루노 씨네에게도 키스한게 들켜버리고.
"……제비남"
"……말씀하신대롭니다"
더는 부정은 할 수 없다. 어느샌가 대화의 주도권이 쥐여져 있고. ……그보다 늘 쥐여져있기만 하지, 나. ……너무 슬프다.
여기까지 얘기하고 겨우 요리가 옮겨졌다. 일단 다 먹고나서 얘기를 계속하게 됐다. ……이젠 싫다.
―――
나와 사가미는 다 먹고서 가게를 나갔다. 왠지 캥겨서 그러너지 나는 사가미의 몫을 자신의 의사로 지불했다. 사가미는 됐다고 말했지만 내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공원에 와 있다. 저녁을 혼자서 먹으면 자주 여기서 맥캔을 마시고나서 집에 돌아간다. ……이미 상당히 밖이 어두워서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 아슬아슬하게 사가미가 보일 정도다.
"……저기, 히키가야"
"……뭡니까?"
어느샌가 나는 경어를 쓰고 있었다, 사가미에게 거스르면 협박당할것 같은 기분이 든다.
"왜 경어야? 평범하게 얘기해. 신경 쓰이니까"
"……알았어"
아니, 라고해도 내가 할 얘기는 없지만.
"저기, 어째서 그렇게 여러 사람이랑 키스를 하는거야?"
"……거기에는 깊은 사정이 있어"
"사정?"
"아아"
이젠 여기까지 알려지면 오해를 풀기 위해서도 얘기하는 수밖에 없겠지.
나는 하나하나 일어난 일을 얘기했다. 깜빡해서 코마치나 잇시키 얘기까지 해버렸다.
엄청나게 깨긴 했지만. 하지만 어떻게든 마지막까지 얘끼할 수가 있었다.
"……"
"……"
어색하다. 나, 혼자서 조용히 있는건 좋아하지만 익숙하지도 않은 사람이랑 둘이서 조용히 있는건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여러 사람이랑 키스 했구나"
"아니, 어쩔 수 없잖아. 협박해오는 쪽이 나쁘지"
"처음에 거절하지 않았던 쪽이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진짜로, 완전 정말로 말씀하신 대로네요.
"그럼 말야, ……나한테도……할 수 있어?"
"……뭐를?"
아니, 듣고 있는건 알고 있지만 그걸 뇌가 이해하질 못한다.
"……나한테, ……키스할 수 있어?"
"……아니아니아니아니, 잠깐만 기다려보실까, 사가미!"
"……뭐를?"
어째서 이렇게 되는건데!? 사가미는 나를 싫어할거 아냐!
"히키가야, 뭐 착각하고 있구나?"
"……착각?"
"응. ……확실히 나는 히키가야를 싫어했어. 하지만 그건 히키가야가 한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야"
"!"
그러고보니 그렇다. 사가미가 나를 싫어했던건 옥상에서 까댄게 가장 큰 요인이다. 하지만 사정을 알고 사과한 시점에서 싫었다는 사실은 사라진다.
오히려 도와줬는데도 심한 짓을 한 죄악감같은것을 품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나, 말할 수 있게 됐으니까 말하는거지만, 모르는 사이에 히키가야를 신경쓰기 시작했어"
"어, 어어"
"그러니까 나도, ……히키가야와 키스 해보고 싶달까"
뇌의 용량이 넘어버려서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더는, 흘러가는건 벅벅. ……뭐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사람하고 키스해놓고 여기서 하지 않으면 사가미를 상처입힐 뿐이다.
"……하아, ……알았어"
"……엣?"
"해줄게. ……그 대신에, 이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으, 응! 약속할게!"
……사가미는 이런 캐릭터엿나? 그보다 나 사가미의 캐릭터는 모르겠어.
"그럼, ……부탁해"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는 사가미.
"아니아니, 잠깐만!"
"……왜?"
사가미는 눈을 뜨고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아니, 나도 불만이거든!
"……여기서 할거야?"
"그 밖에 어디서 할건데?"
"……아니, ……뭐 그렇긴 하지만"
확실히 이동한다고 해도 서로의 집에 가는건 이상하고. 하루노 씨때처럼 키스를 위해서만 노래방에는 갈 수 없고. ……응, 어디도 못 가는군.
"좋아, 다시 하자"
"이번에는 제대로 해줘"
한번 더 사가미는 눈을 감는다. 나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사가미의 어깨에 손을 둔다. ……정말로 나는 여자의 부탁에 약한것 같다. 아니, 나만이 아니지? 세상 남자도 귀여운 여자애한테 약하지!?
나는 천천히 다가가 입을 막는다. 역시, 여섯명의 여자애와 키스를 하게 되면 다소나마 익숙해진다.
사가미는 아마 처음일 것이다. 엄청 긴장하고 있는 모양이라, 내가 키스를 해도 굳어있다. 나는 사가미한테 천천히 떨어진다.
"……사가미?"
"……히키가야"
사가미는 멍해하고 있다. 그대로 나를 쳐다보는 채로 굳어있다.
"……사가미, 이제 끝낼까?"
"……조, 조금만 더. ……계속해줄래?"
"……알았어"
여기까지 오면 내 의사는 모두 상대의 의사가 된다. 뭐, 거절 못하는것 뿐이지만.
"……응"
"읍"
나는 다시 사가미가 눈을 감으니 사가미가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입맞춤을 한다. 이번에는 아까보다도 진정한 모양이라 자연히 내 목에 팔을 감아왔다.
"……앙……히키가야……좀 더"
"……알았어"
나는 좀 더라고 듣고 혀로 사가미의 입을 억지로 열듯이 비집어 넣는다. 그러자 잠깐이지만 움찔 떨었지만 그래도 바로 상황을 이해했는지 혀를 움직여온다.
처음이라 버벅이긴 했지만 필사적으로 혀를 움직이는게 조금 귀엽게 보인다. 솔직히 사가미를 그런 대상으로 본 적은 요만치도 없지만, 지금만큼은 소중히 여기고 싶다고 생각한다.
"응앗, 응츄……푸핫……히키가야……"
"……사가미"
나는 숨잇기를 몰랐던건지 어깨를 들썩이며 크게 숨을 내쉬는 사가미를 껴안는다. 차분해질때까지 그러고 있다가 진정을 했을때 천천히 떨어진다.
"……괜찮아?"
"……응, ……괜찮아"
사가미의 얼굴은 어두워도 충분히 알 정도로 새빨갛다. 분명 나도 마찬가지로 빨갈터다.
"……잠깐만 기다려"
"엣, 히키가야?"
나는 근처 자판기로 가서 음료를 산다. 그리고 사가미가 앉아있는 벤치로 가서 음료를 건낸다.
"홍차면 돼?"
"응, 고마워"
사가미는 캔 뚜껑을 따서 마시기 시작한다. 나도 옆에 앉아 맥캔을 마신다. ……뜨거워진 얼굴에는 달고 차가운 이 정도가 딱 좋다.
"……왠지 굉장했어"
"……뭐가?"
"……키스"
"뭐, 겉멋으로 몇 명이랑 한게 아니라는 소리지"
실제로 처음에는 상당히 당혹했었고.
"……제비남"
"아니, 그 중에 사가미도 들어있거든?"
"그러고보니 그렇네"
나와 사가미는 그대로 미소짓는다. 그리고 한차례 웃고 일어선다.
"좋아, 슬슬 돌아갈까"
"응, 그러네"
사가미한테 캔을 받고 근처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리고 공원을 나온다.
"그럼 근처까지 바래다줄게"
"……응, 고마워"
우리는 사가미의 집 방향으로 걸어간다. 오늘은 정말로 갑작스러웠다. ……그보다 사가미와 키스하게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사가미와 키스는 지금까지와 달리 산뜻한 향이 났다. 그리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후기
안녕하세요, M입니다.
졸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시츄에이션을 생각하는게 힘듭니다.
특히 이번에는 조금 어려웠네요. 원작에서 사가미가 히키가야를 싫어하므로 일단은 그걸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됐으니까요.
솔직히 다른 시리즈의 내용이 전혀 떠오르지 않습니다. 기세로 써도 괜찮다면 가스결을 일으켰습니다. 뭐, 일단 생각은 하고 있지만요.
그럼 코멘트 등이 있으면 보내주세요.
'내청춘 > 짧은 시리즈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 제 1화 (0) | 2015.09.16 |
---|---|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0) | 2015.09.16 |
키스의 맛은 어떤 맛? Ⅳ (0) | 2015.09.16 |
키스의 맛은 어떤 맛? Ⅲ (0) | 2015.09.16 |
키스의 맛은 어떤 맛? Ⅱ (0) | 2015.09.16 |